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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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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 경제 영향

이은영 KDB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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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준은 올해 10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보유 채권의 재투자를 줄여나가면서 자산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총 3차에 걸쳐 실행되었던 미국의 양적완화는 이미 3년 전 완료되었으나 연준의 자산 규모는 재투자의 방식으로 유지되어왔으므로, 이번 자산 축소 결정이야말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격화됨을 알리는 분기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1980년대 중남미 외채위기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었던 신흥국들로서는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중요한 대외변수 중 하나이다. 높은 외채 비중과 낮은 외환보유고가 미국의 통화긴축과 결합되었을 때 자국 경제가 어떤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 이들 국가 전반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현재 대외건전성이 매우 양호한 수준임에도 20년 전 ‘외환위기의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어 연준의 자산 축소가 자본유출이나 원달러 환율 급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직접적인 충격 지대에서 벗어나 있었던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 2013년 5월 벤 버냉키 前 연준의장이 양적완화 축소(QE Tapering)를 언급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일으킨 이후 공교롭게도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여러 차례 불거졌다. 2013년 6월 단기자금 경색으로 7일물 Shibor(상하이시장간) 금리가 역대 최고치인 11%까지 상승하였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있었던 2015년 6월의 증시 급락과 8월의 위안화 평가절하, 그리고 이후 지속된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 등으로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가 나라 안팎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여파로 2015년 세계 명목GDP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금융시장이 더 이상 자본유출과 환율불안의 ‘무풍지대’가 아니란 사실을 체감하였고 이는 최근 추진 중인 각종 금융디레버리징 정책과 자본 유출입 규제 등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증가한 중국의 외채 규모는 이러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중국의 총외채는 2008년 0.4조 달러에서 2016년 1.4조 달러로 증가하여 신흥국 전체 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4%에 달한다. 특히 연준이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던 2014년에는 중국 기업의 달러채 발행이 급증하여 단기외채 규모가 전년도의 0.7조 달러에서 1.3조 달러로 늘었다. 현재 중국 외환보유고 잔액은 3.1조 달러에 달해 외채 상환 리스크는 낮은 편이나 연준의 자산 축소 등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2015년, 2016년과 같은 중국의 대규모 자본유출 사태를 유발하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전개된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와 같은 외부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2013년 6월의 단기금리 급등은 인민은행이 예대비율을 비롯한 관리감독지표 심사, 자산관리상품(WMP) 만기 도래 등에 따른 은행권의 반기(半期) 자금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시중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고 자금경색을 방관한 탓이 컸다. 중국의 은행들에 ‘디폴트의 공포’를 심어준 인민은행의 이례적 태도에 대해 당시 UBS의 경제고문 조지 매그너스는 중국 금융권에 대한 ‘정풍운동’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하였으며, 돌이켜보면 실제로 중국 금융당국은 이를 기점으로 그림자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방만한 자금 공급에도 제동을 걸기 시작하였다. 2015년, 2016년의 증시 급락,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 확대에는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헤지펀드의 위안화 약세 베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으나, 이에 앞서 증시 과열을 유발하는 레버리징 투자에 대한 규제 시그널이 시장 불안심리를 촉발하고 서킷 브레이크 발동 등과 관련된 중국 정책 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겹쳐져서 시장 불안이 증폭된 측면이 컸다. 자본유출 확대도 BIS가 분석한 바 있듯이 외국인투자의 이탈보다는 달러 강세 기대에 따른 중국 기업들의 외채 상환 수요 증가와 해외투자 확대의 결과였다.
  
종합해보면 현재까지 진행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중국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우며 앞으로의 자산 축소가 중국경제에 미치게 될 영향 역시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소지도 감안해야 한다. 2015년 중국의 증시 불안과 위안화 약세는 세계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보다 지연시켰고 선진국 증시의 급락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연이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축소 결정에도 중국의 금융디레버리징 정책 영향으로 인해 중국의 은행 간 단기자금 금리는 물론 장기 국채금리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여 미·중 간 10년물 국채금리차는 오히려 확대되었다. 내년도 중국경제의 금융디레버리징 기조는 지속되고 성장률 역시 6% 중반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자본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설사 이러한 예상이 빗나가 중국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재현한다고 하더라도 세계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미치게 되어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실시했던 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 4개국의 GDP 대비 양적완화 비율은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내년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의 600억 유로에서 300억 유로로 축소하기로 한 ECB가 향후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이러한 결정을 되돌려 양적완화 규모를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는 사실 역시 미 연준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중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해 준다. 

 

다만 주요 선진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와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일이므로 그 영향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2018년 6월부터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이 반영될 예정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확대와 환율 개혁 등의 실질적인 진전은 상당 기간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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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GDP 양적완화 자본시장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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