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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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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있는 한중 해빙기를 준비해야 한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중국경제팀 연구위원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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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7월 한반도 사드(THAAD)배치가 결정되면서 15개월간 지속된 한·중 간 갈등이 2017년 10월 31일 양국 외교부에서 내놓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를 통해 극적인 외교적 합의가 성사되면서 일단 봉합되었다. 이러한 화해 분위기는 2017년 12월 한·중 정상회담 개최 뿐 아니라, 그 동안 지연되었던 한·중FTA 추가협상에 대한 논의도 재개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한·중 해빙기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2017년 한 해는 한·중 간 외교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도 상호간 교역이 급격히 냉각되었던 한 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배경에는 지난 해 3월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중단이 단행되면서 방한(訪韓) 요우커(遊客) 수가 급격히 감소했던 점이 양국 간 교역이 냉각되었다고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근거라 할 수 있다. 다만 수출 부문만 살펴보면 양국 간 경제적 교역 수준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볼 수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1992년 수교 당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3.5% 수준으로 중국은 우리의 6번째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한중 수교 25주년이었던 2017년은 사드갈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24.7%로 여전히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국 자리를 유지하였다. 더욱이 2017년 대중국 수출 증가율도 14.2%로 급증하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이 지속되었던 양상을 뒤엎는 한 해이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다행스러운 결과지만 대중국 수출이 좋았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 무엇보다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4%에 이르는 한중간 수출 구조 때문이라는 사실이 우려스럽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한·중 간 분업구조가 이어져서 우리 중간재 품목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영원히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이미 수많은 분석과 연구에서 논거를 제기하고 있어서이다. 

 

현대경제연구원(2017)에 따르면, 중국의 중간재 수요에서 자국산 투입 비중은 2000년 약 58%에서 2014년 약 63%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즉, 앞으로 우리의 중간재를 중국이 필요치 않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향후 사드갈등이 해소 국면으로 진입하는 지금 우리는 어떠한 전략으로 실질적인 한중 해빙기에 대비해야 할까? 단순히 포스트 차이나 전략만을 부르짖기엔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어떠한 신흥국 시장보다 매력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앞으로 대중국 진출 전략은 더욱 정교해 질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이 자국 내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고급화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맞는 수출 전략으로 기존의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 가공 단계별로 살펴보면, 2017년 우리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수출 증가율은 21.9%로 2016년 -8.6%에 비해 급증했다.하지만 소비재는 각각 33.2% 감소하며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화장품 등 주요 소비재가  사드갈등에 따른 여파로 상당부분 교역이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처가 미흡했던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12차 5개년 플랜부터 중국은 성장 전략을 양적 성장에서 내수중심의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한 대처가 늦은 건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소비재 부문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0년 4.8%에서 2016년 5.6%로 지난 16년간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도 일본 등 국가들에 비해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중국 고급화 제품 수요에도 대응이 미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Lall (2000) 기준에 따라, 2000~2016년까지 기술 수준별로 대중국 수출 제품을 고위기술(High Technology Manufactures), 중위기술 (Medium Technology Manufactures), 저위기술 (Low Technology Manufactures) 등 3가지로 분류해서 살펴보면  우리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 16년간 저위기술 부문이 가장 크게 감소했고, 중위기술 부문은 30%대가 지속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위기술 부문이 2000년 20.6%에서 2016년 43.7%로 급증한 건 사실이다. 다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고위기술 부문 제품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5년 40% 안팎으로 올라선 후 2016년까지 그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즉, 지난 11년간 중국의 혁신적인 고급화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어서, 새로운 중국 發 투자유치를 위한 혁신형 산업 발굴을 준비해야 한다. 한중간 직접투자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상호간 투자 규모 뿐 아니라 투자 분야에서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 규모 면에서 살펴 보면, 우리의 대중국 직접 투자 금액은 중국의 대한국 직접투자 규모의 10배 정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현대경제연구원(2017)에 따르면, 2000~2008년 누적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해외직접투자(ODI, Overseas Direct Investment) 중 중국으로 향하는 투자비중은 24.7%(약 231억 달러)로 나타난 반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중 중국 비중은 2.7% (약 18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소 변화를 보였지만 추세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09~2016년 누적기준으로, 한국의 對중국 직접투자 비중은 12.4%(약 284억 달러)인 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 중 중국 비중은 4.0%(32억 달러)로 소폭 확대된 것에 불과하다. 한편, 산업별로 살펴보면 우리의 대중국 투자 분야는 지나치게 제조업에 편중된 것을 볼 수 있다. 2000~2008년 누적기준으로, 제조업에 대한 우리의 전체 해외직접투자 중 중국 비중은 약 47%에 이르고 있다. 비록 2009~2016년 동기준 34.1%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반면에 대중국 서비스업 투자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10.5%에서 6.2%로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 부문 역시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대한 전략적 대처가 미흡했다는 증거다. 또한 중국의 대한국 직접투자 유형은 제조업은 줄고 서비스업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2008년 누적 기준, 제조업 및 서비스업 부문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 중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5.4%, 1.0%였다. 하지만 2009~2016년 동기준 각각 1.4%, 5.7%로 중국의 대한국 직접투자에서 서비스업이 확연하게 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보험, 부동산·임대, 문화·오락 등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 투자에서 기계·장비 분야에 대한 대한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은 2017년 7차 개정을 한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 지도목록 중 장려업종인 스마트 응급의학 설비 제조, VR·AR(Virtual & Augmented Reality) 설비 제조, 3D 프린터 부품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 대한 육성과 관련이 있다는 점도 향후 중국의 투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즉, 앞으로 중국이 로봇 등 혁신형 첨단 제조업 분야에 대한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이를 유인해 자본유치를 준비하는 한편, 서비스업 분야도 IT·인터넷 등 융합형 콘텐츠 부문을 더욱 강화하여 고부가 서비스업 유치를 늘리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또, 중국의 기술추격에 맞설 새로운 산업구조 재편 플랜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 플랜을 통해 차세대 IT, 로봇, 신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중점분야를 선별하여 산업경쟁력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더 나아가서는 4차 산업혁명의 기초적 마스트플랜 구축을 실현하려는 목표를 가속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 경쟁력이 급상승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IMD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과학인프라 순위는 1997년 각각 20위, 28위로 우리가 8단계 우위를 보여 왔으나, 2016년 각각 8위, 5위로 중국에게 추월을 허용했고, 2017년에는 각각 8위, 3위로 중국이 오히려 우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인프라 순위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1997년 각각 28위, 45위에서 2017년 각각 17위, 4위로 중국에게 우위를 뺏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기술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매년 120개(2012~2016년 기준) 국가전략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최고기술 국가와의 기술격차를 국가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는 최고기술 국가와 비교해 2008년 각각 6.6년, 9.3년에서 2016년 각각 4.2년, 5.2년으로 지난 9년간 한국과 중국 모두 최고기술 국가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중간 기술격차를 재계산하면 2008년 2.7년에서 2016년 1.0년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대로라면 향후 5년 내에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추세는 실제로 한·중 간 주요 8대 산업의 수출경쟁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995~2016년까지 석유화학, 철강, 철강제품, 기계, IT, 자동차, 조선, 정밀기기 등 8대 중점 산업에 대해 국가간 절대적 비교우위를 지표화할 수 있는 무역특화지수(TSI, Trade Specification Index)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1995년 0.02에서 2016년 0.18로 수출경쟁력이 향상되고 있지만 중국도 동기준 -0.19에서 0.12로 수출경쟁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수입특화에서 수출특화로 전환되는 등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한중간 수출경합도(Export Similarity Index)에서도 석유화학, 철강, 철강제품, IT, 자동차, 정밀 기기 등 6대 산업에서 지난 15년간 양국 간 산업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3대 산업분야에서 한·중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의 산업경쟁력 추격에 대비한 혁신형 산업구조로의 환경 개편은 이미 불가피한 선택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의 인적 및 문화 콘텐츠 교류의 질적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선 언급한 것처럼, 지난해 3월 중국과의 사드갈등으로 중국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국내 관광산업은 매우 큰 경제적 손실에 직면한 한 해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2017년 3~10월까지 방한 중국인 수는 238만 명으로 2016년 동기간 595만 명에 비해 약 60%가 감소하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5월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사드갈등으로 야기된 우리의 경제적 손실은 8.5조원 이르며, 이 가운데 관광 손실이 전체 손실의 약 84%인 약 7조 원으로 추정될 정도로 관광산업이 이번 사드갈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문화·콘텐츠 부문도 한한령 (限韓令)으로 타격이 적지 않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향 영상 및 관련 서비스수지 (문화 · 콘텐츠 분야 대리지표로 가정)는 2017년 1~9월 누적으로 2억 4,380만 달러로 2016년 동기간 4억 830만 달러보다 약 4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향후 국내 관광 산업이 요우커 (遊客)에 대한 양적 위주의 마케팅에서 탈피하여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의 고소득 관광객에 맞는 스마트 관광 등 혁신형  콘텐츠 개발 전략을 통한 관광 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사드갈등으로 초래한 경제적 측면에서의 막대한 손실이 있었지만, 그 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무섭게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중국의 전방위적 경쟁력이라고 판단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한중 해빙은 단순히 양국간 외교적 관계 개선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한중 수교 25년 동안 우리가 중국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었던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중 간 빙벽(ICE Cliff)은 또다시 재현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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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드배치 요우커 대중국 수출 혁신형 산업 고급화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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