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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영 후룬퉁(“沪伦通”) 개설에서 보는 한 · 중 자본시장 협력 방향

안유화

중·영 후룬퉁(“沪伦通”) 개설에서 보는 한 · 중 자본시장 협력 방향

  •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
  • 안유화
  • 2018.01.31
  • 조회수 :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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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북경에서 열린 제9회 중·영재경대화(中英经济财经对话)에서 중국과 영국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상해거래소와 런던거래소를 연계하는 ‘후룬퉁(沪伦通)’을 개설할 것을 합의하였다. 양국정부는 2015년부터 상해증권거래소와 런던 증권 거래소간의 교차거래 가능성에 대한 연구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상해와 런던은 시차가 클뿐더러 감독관리와 거래제도, 시장 인프라 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여 추진방안에 있어서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최근 협의에서 우선 주식예탁증서(DR) 연계시범사업부터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주식예탁증서(DR)란 기업의 해외증권거래소 주식상장의 어려움을 완화하고자 마련된 제도로 원주는 본국에 소재한 예탁기관에 보관하고, 해외투자자에게는 원주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는 표시로서 발행하여 주는 증서를 말한다. 즉 원래 주식은 본국에 보관한 채 이를 대신하는 증서를 만들어 외국에서 유통시키는 증권이 주식예탁증서이다. 이는 국제 자본시장에서 주로 주식의 유통수단으로 이용되는 대체증권으로 기업의 외국 주식시장 직접 발행과 거래 시 발생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면서도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한 제도적 조치이다.

 

중국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한 경험이 많을뿐더러 최근에는 유럽시장에서 EDR(European Depository Receipts) 및 글로벌 여러 주식시장에서 복수로 발행하는 GDR(Global Depository Receipts)로도 많이 발행한다. 중국과 영국 양국 거래소는 우선 조건에 부합하는 우량한 상장회사부터 DR형식으로 상대국 시장에서 발행 및 거래하는 것으로 양국시장의 연계투자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기존의 QFII, QDII 방식은 거래한도가 있기에 거래량이 큰 런던거래소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DR방식의 거래는 외환 태환한도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장가치가 큰  기업의  경우에도  충분히 거래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영국은 시차가 크기에 거래일과 결제일  차이에 따른 환율위험이 크다. 따라서 DR형식의  교차거래 허용은 이러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비록  DR형식은 2차 발행에 해당되기에 절차적인 문제가  존재하지만 상해와 런던 거래소는 DR 형태의 상호거래 허용은 시차가 존재하고 개방 정도와 시장제도가  차이가 큰 중·영 양국 주식시장간의 상호연계를 실행하기 위한 가장 성숙된 업무방식으로 판단하였다. ‘후룬퉁(沪伦通)’ 시범방식으로 DR 교차상장부터 시작하는 것에 대해 양국 거래소는 실현가능성이 크고 전체적인 리스크 통제가 가능하여 양국시장의 상호개방과 협력에 유리하다고 합의를 보았다. 

 

후룬퉁은 중국이 홍콩 이외 자본시장과 연계하는 최초 시범프로그램으로서 중·영 양국의 금융서비스영역에서의 장기적인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중영금융서비스전략규획(中英金融服务战略规划)” 에서는 8대 중점 영역(자본시장, 자산관리, 보험업과  양로금(养老金, 중국의 국민 연금에 해당), 은행업, 녹색금융, 핀테크, 일대일로 창의 및 보혜금융)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양국은  “중영핀테크브릿지(中英金融科技桥)”를 만들어 핀테크  영역에서의 시장협력도 추진할 것에 대해 협의하였다. 

 

영국이 이처럼 중국과의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위안화 허브가 되고자 하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2015년 10월 홍콩거래소의 자회사인 홍콩 선물거래소 (HKFE)와 런던금속거래소(LME)가 상품거래 분야를 연계하는 ‘룬강퉁’(倫港通, London-Hong Kong Connect)을 시행하기로 MOU도 체결하였다. 만약 성사가 된다면 이를 통해 유럽투자자가 위안화 선물 및 기타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영국이 우선으로 집중하고 있는 추진방향은 위안화 거래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중국정부는 홍콩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범위에서 국가 간 금융인프라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다른 국가와의 주식 및 채권거래소와 같은 방식의 금융인프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상해거래소와 심천거래소는 홍콩거래소와 2014년과 2016년에 각 각 주식시장 연계사업인 후강퉁과 선강퉁 시범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였다. 작년 7월에는 중국 본토 채권시장 개방 조치의 일환으로 홍콩과 채권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을 개통하였다. 이에 따라 약 

10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3대 채권시장이 개방되었다. 2015년 11월에는 상해거래소와 독일거래소가 합작으로 독일 프랑크프루트 소재 위안화 표시 현물 거래소 ‘CEINEX’를 발족하였으며, 이는 유럽투자자의 중국 증권시장 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CEINEX는 초기단계의 위안화 표시 현물 증권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시장조건에 따라 점차 위안화 표시 금융파생상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한중 양국 정부는 FTA 투자.서비스 후속협상을 앞두고 있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의 협력은 국내 위안화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한국정부와 중국 지방정부간의 FTA협력을 통한 방식으로 자본시장 플랫폼 연결 시범사업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선진금융중심지와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시장개설에 있어 양국 중앙정부의 부담을 줄이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메이저 자본시장이 아닌 지방정부간에 FIN–Tech· Block Chain 등의 신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자본시장 연계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여 한중 시범지역이 신금융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우선 한국과 자본시장 협력 가능한 지방정부는 지리적 거리가 가깝고 경제협력이 활발한 산둥성 지역과 랴오닝성 지역을 전략적인 협력파트너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 협력도시 지정에 있어서 이미 중국 국내 시범특구로 지정된 지역과 추진할 경우 혁신적인 금융시범협력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산둥성은 리커창(李克强)총리 방한 시 양국 정상간 합의로 한국의 위안화 특구로 지정되었으며, 산둥성 청두시는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재부관리(wealth management) 금융 종합개혁실험구로 지정되었다. 랴오닝성의 다롄시의 경우 한국의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에서 지정한 11개 자유무역실험구 중에서 유일한 동북 3성 지역인 금보(金普)국가신구 자유 무역실험구가 있다. 자유무역실험구의 가장 큰 제도적 특징은 상하이 푸동 신구가 추진해온 것처럼 선도적인 자본항목 개방 시범프로그램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음 선도적 적용모델로 한·중 크라우드펀딩 시장 연계 시범사업을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한·중 크라우드펀딩 연계 시범 사업을 통해 한국인의 중국내 크라우드 펀딩시장 투자 및 중국인의 해외(한국) 크라우드 펀딩시장 투자를 시범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양국 혁신기업 자금조달 시장의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즉, 한국 부산 소재 한국예탁결제원(KSD)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과 중국 시범도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간의 연계를 통해 양국 중앙정부로부터 시범제도 관련 정책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양국의 투자자는 각각 한·중 잠재 가능성이 높은 초기 창업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방도시간 금융협력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도시의 금융기능을 특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중국정부에 있어서 이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을 장외시장으로 확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기존 중국 자본시장 개방프로그램(후강퉁, 선강퉁, 채권퉁, QFII, RQFII)으로는 외국인이 중국 비상장 혁신기업 지분을 투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동 시범프로그램을 통해 한·중 양국투자자 모두 외국의 비상장 혁신기업 지분을 합법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제도적 기회가 선도적으로 마련되는 것이다. 양국 지방도시는 이 기회를 빌려 크라우드펀딩 중심의 장외시장의 허브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강퉁‧선강퉁 및 상해자유무역실험구와 같은 국제금융특구 시범운영사례가 있듯이 한.중 양국정부는 크라우드펀딩 영역에서도 비슷한 정책혁신을 취함으로써 자본규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국제합작을 통해 벤처기업을 위한 자본유동성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국내외 투자가 제한되고, 외환관리 제약을 크게 받는다. 이는 중국 지방도시와의 금융시범협력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나스닥이 전 세계 많은 혁신기업의 상장을 통하여 글로벌 자본시장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듯이 한·중 양국도 글로벌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구축을 통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자본시장 국제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국제금융지위 향상과 함께 ‘서민금융’의 국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에도 수요확대 측면에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 활성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위의 시범사업이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협력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중국은 현재 본토와 홍콩간의 플랫폼 연결(후강퉁, 선강퉁) 시범사업과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QDII2제도를 시행함으로써 해외 자본의 중국 국내 상장기업 지분 투자와 중국 국내자본의 해외 상장기업 지분 투자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한국과의 협력사업에서도 양국 기업들의 지분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범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 즉, 청두시나 다롄과 같은 잠재적 중국 협력 시범도시에 QDII2 제도를 확장 허용하거나 신설 라이선스 제도를 시행하여, 투자대상으로 한국의 크라우드펀딩 대상 증권 및 중간 회수시장 투자가 가능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또한 한국 관련기관과 개인투자자에 크라우드펀딩 투자 전용 라이센스와 쿼터를 부여(즉 QFII2를 시행하거나 신설이 필요)해야 한다. 

 

다음 한국 정부가 협력해야 할 사항은 중국과는 달리 외국인투자가 허용되어 있으므로 한·중 지방도시 연계 시 효율성 확보나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후강통 시행 시 채택한 효율성 확보방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한국은 크라우드펀딩 시장 협력 시범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중국투자자에 한하여 외국인투자등록 면제가 필요하다. 감독기관은 양국 예탁기관간 통합계좌(Omnibus A/C) 연계를 통해 모니터링 가능하다. 

 

한마디로 이미 시작된 한.중 FTA 투자.서비스 후속 협상에서 위와 같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금융시범협력 프로그램들이 많이 토론되기를 기대해본다. 

* 본 페이지에 등재된 모든 자료는 KIEP 및 CS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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