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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한·중 환경협력

강택구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한·중 환경협력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 강택구
  • 2018.02.13
  • 조회수 :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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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수교 다음해 「환경협력협정」을 체결한 1993년부터 시작한 한·중 환경협력은 올해 25주년을 맞이한다. 상기 협정에 근거하여 이듬해부터 양국 환경협력공동위원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1997년부터는 양국의 환경장관급 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7년 12월 중국에서 만난 한·중 양국 정상은 여러 합의 중 하나로 2022년까지 추진할 「한·중 환경협력계획」도 서명하였다. 본 계획은 2018년부터 향후 5년간 대기, 물, 토양·폐기물, 자연 4개 분야에서 정책교류, 공동연구, 기술산업협력의 추진을 담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이행기구로서 양국은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베이징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합의 성과는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한 인식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특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미세먼지를 한·중 정상회담 의제로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업무 지시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의 경우 환경오염 해결을 위해 2017년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장 (党章)에 공식 삽입하면서 생태문명건설을 국정 운영에 중요 전략임을 분명히 하였다.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이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정치적 책임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심각한 대기오염은 중국 정권의 안정적 집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중국은 제13차 5개년 규획 기간 (2016~2020년) 동안 환경보호 관련하여 약 8.2조 위안 (한화 약 1,500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5년간 한·중 환경협력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개발과 성장의 패러다임이 주도하는 환경협력을 진행해온 측면이 크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선진 환경기술과 환경산업을 수입하여 자국의 경제성장에 활용하였으며 한국은 중국의 환경산업 내수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아온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진행되었다. 

둘째,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덕분에 2012년 APEC에서 지정한 환경상품 리스트 54개 품목을 근거로 볼 때, 우리의 중국 환경상품 시장 점유율은 2011년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약 1/5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는 24.8%로 최고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셋째, 환경기술 분야에서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중국과의 교역량은 상대적으로 높다. 우선 환경기술 분야에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과 수입은 약 3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40개의 환경기술 중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환경기술은 21개이고 환경기술부문의 전 세계 총 수출액 1조 6천 957억 1천 만원에서 대중 수출액은 5천 22억여 원으로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환경기술은 40개 중에서 8개로 대중 수출 환경기술 21개에 비해 적다. 한편, 일부 환경기술의 경우 우리의 대중 의존도가 매우 높다. Non-CO2 온실가스 저감 기술과 지능형 상수도 시스템 기술의 경우 수입액은 많지 않으나 중국의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화학물질 위해 관리 기술은 280억 원 중 약 170여 억 원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오고 있다. 

넷째, 한편, 다른 분야 서비스업과 비교할 때 우리의 대중 환경보호서비스업의 투자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에서 다른 업종과 비교하여 볼 때 환경보호 서비스업 관련한 투자 역시 매우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섯째, 환경협력의 이슈의 다양화이다. 한·중 간 환경협력은 당시 주목되고 있는 이슈에 따라 선정된 측면이 강하다. 한·중 환경협력 초기에는 황사, 산성비, 생태보호를 위한 협력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 한국의 대중국 시장 진출 본격화 등에 발맞추어 환경기술 확대 이슈가 논의되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생태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녹색성장 등 분야의 협력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폭발에 따른 방사능 오염 사고로 인해 한·중·일 동북아 3국은 원전 사고 예방과 환경 재난 대응을 중요 아젠다로 선정하여 협력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2013년 양국에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본격적인 협력 이슈로 등장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역내 국가 등 양국 환경문제 해결에 다양한 행위자가 참여하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에서 시작된 양국 환경협력은 회를 거듭하면서 역내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편,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해외도시와는 처음으로 베이징 시와 함께 ‘대기질 개선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양 도시 대기개선 정책․기술․정보․인적 교류 및 협력,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내에 환경팀 신설, 서울-베이징이 주도하는 동북아 대기질 개선 포럼 공동 개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물론 지방정부, 비 정부단체, 산업계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한·중은 2017년 10월 31일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합의 결과’를 통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로 불거진 양국 간 갈등을 일단 봉합하였다. 그러나 양국에 중요한 군사안보이익을 둘러싼 이슈로 인한 갈등은 향후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다른 협력 분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양국은 협력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전환하여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도약하는 동시에 우리의 국가적 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작년 12월 방중 기간에 양국 경제협력 패러다임이 새로워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도 있다.

첫째, 최근 몇 년간 벌어지고 있는 대기오염의 상황과 변화한 한·중 관계를 고려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한 양국 간 환경협력을 추진한다. 기존 양국의 환경협력은 개발과 발전에 중점을 두고 중국의 환경보호 시장 진출과 확대에 초점을 둔 경향이 있다. 개발과 발전의 패러다임에 기초한 환경협력에서 벗어나 양국 국민 보건에 중점을 둔 환경협력과 글로벌 사회가 관심을 갖고 있는 지속가능발전 패러다임에 중점을 둘 수 있는 협력의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한·중 간 합의하여 올해 설치 예정인 ‘한·중 환경협력센터’ 에서는 시급히 상호 재원 마련을 통해 집중과 선택을 한다. 미세먼지는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민 보건에 기초한 양국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양국의 협력 방안 마련에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전환기 한·중 관계를 반영하여 환경협력은 정치안보 협력과 전략적으로 분리하여 진행한다. 이번 사드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에서도 확인되듯이 정치안보의 갈등이 사회문화 분야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일 간 정치안보관계의 악화가 사회문화 특히 환경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바 있는 것처럼 한·중 간 정치안보 관계의 경색이 다른 분야의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정치안보 상황과 분리하여 협력을 진행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어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안보 상황이 다른 분야로 확대되어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이를 위해 양국 민간 영역 간에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 그간 양국 간 환경협력은 중앙 정부주도로 진행되어온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양국의 정치안보 상황에 따라 환경협력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을 둔 합의를 이루기 위해 정부 차원뿐 아니라 민간 전문가 차원에서도 상호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단체, 기업, 대학, 연구기관, 언론 등의 다양한 당사자들 간의 지속적이고 정례적으로 집단지성을 활용한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양국 간 갈등이 발생할 경우 해결을 위한 대화 통로 중 하나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보다 20여 년 앞서 관계를 진행해온 일본의 대중 환경협력이 정부주도의 차관협력에서 민간주도의 협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넷째, 대중 환경협력에 대한 우리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중국은 환경기술과 산업이 낙후되어 있는 반면에 한국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어 중국과의 기술 및 산업 협력이 양국 환경협력을 추동 하는데 유리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중국은 우리가 20여 년 전 수교를 맺을 당시 중국이 아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여러 통계수치를 열거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세계적 위상은 과거와 크게 변하였다. 물론 여전히 낙후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나 중국은 일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중국의 일부 환경기술이긴 하지만 전부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섯째, 이러한 점에서 중국에서 최근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생태환경 관련 산업에 녹색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여 중국과 윈-윈 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의 환경보호 산업 및 서비스의 시장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으로 도시와 농촌지역의 수 처리와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정 및 신재생 에너지 시장 확대 정책을 고려할 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기존 진출해 있던 일부 해외 업체들도 고전하는 등 시장 접근이 쉽지 않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 수질, 폐기물 분야의 경우 일부 글로벌 기업들만이 일부 제품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을 뿐 중국의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넉넉한 자본과 선진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환경보호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의 녹색성장 강화 정책은 환경보호 관련 제조업의 성장과 더불어 금융 시장의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8년으로 예정된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중국 전국에서 실시된다면 관련 시장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으며, 녹색금융채권 발행 규모도 성장 추세이다.

* 본 페이지에 등재된 모든 자료는 KIEP 및 CS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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