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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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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일대일로 전략과 신북방 및 신남방 정책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 센터장 겸 지역연구실 실장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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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19차 당 대회 개막 보고에서 공산당 창당 100주년 (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 (小康) 사회 실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 (2049년)까지 ‘부강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실현’이라는 ‘양대 100년의 꿈’을 실현할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0년부터 2035년까지 샤오캉 (小康) 사회의 전면적인 기초 아래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35년부터 21세기 중반까지 부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러한 미래 청사진 실현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에 일대일로 (一帶一路)를 포함시켰다. 시진핑(习近平) 집권 2기의 기본 전략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일대일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에서 제시한 중국 경제 10대 키워드에 일대일로 구상이 1 순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한국정부도 적극적으로 일대일로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2017년 12월 14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과 한국의 발전 전략을 서로 연계하여 공동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공동으로 천명했다. 2017년 12월 한중 정상회담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중순 베트남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 회의 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반도 신 경제지도’ 구상을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연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일대일로 구상이 중국의 전략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과정에서 한국의 구상이 어떻게 연계되어 한중 협력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로드맵이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한중 양국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연결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나 구체화된 연계전략은 제시되지 못했다. 사드로 인한 한중 갈등과 북한 핵 문제가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정치적 요인 외에도 한중 상호간에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한중의 공동발전을 위한 전략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실현되는 전략과 그 로드맵을 제대로 이해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한중의 공동 이익이 제시되는 전략이어야 한다. 희망적이고 선언적인 청사진 제시로 그쳐서는 별 진전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일대일로의 전략적 의미부터 짚어보고 한중 공동의 이익이 무엇인지 전략적 관점에서 분석한 후 한중 협력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2013년 9월과 10월, 시진핑 주석의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순방 기간에 ‘실크로드 경제벨트 (一帶)’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一路)’에 대한 구상이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일대(一帶)는 중국과 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권을, 일로(一路)는 중국에서 출발해서 동·서남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바닷길을 의미한다. 일대일로 주변 국가는 60개국이 넘고 주변 국가들의 인구는 44억 명으로 전 세계인구의 63%에 달하고, 경제 규모도 21조 달러로 세계경제규모의 29% 정도를 차지한다. 때문에 중국은 공동으로 상의하고, 공동으로 건설하며, 공동으로 누리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일대일로 건설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전되어왔을 뿐 아니라 중국은 이를 시진핑 시대의 기본 전략으로 매우 중시하고 있다.

2017년 5월 개최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서는 일대일로 추진 메커니즘의 체계화가 이루어졌다.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의 정례화가 실현된 것이다. 또한 일대일로의 오통 (五通)이 즉 정책소통 (政策沟通), 인프라 연결(设施联通), 무역원활화 (贸易畅通), 자금융통 (资金融通), 민심상통 (民心相通) 실현을 통해 국제협력의 새로운 무대를 구축할 것이 다시 한번 강조되었다. 중국이 일대일로 건설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는 것은 일대일로가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당장에 포함된 데에도 잘 드러난다. 시진핑 총서기는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일대일로 건설을 중점으로 삼고 국제협력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일대일로 건설 추진을 당장에 포함시킴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함께 일대일로를 공동 건설하면서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추진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공동건설을 추진하는데 있어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의 잉여생산 설비의 해외 방출 필요와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대 전략의 일환으로 제시된 구상이다.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 역시 일대일로 구상의 중요한 요인이다. 중국은 원유수입의 80%, 천연가스수입의 50%, 그리고 전체 수출입의 42.6%를 말라카 해협을 통해서 운송하고 있다. 따라서 해상실크로드 건설을 통하여 안전한 수송로를 확보하는 것은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육상 실크로드는 중국의 오랜 숙원인 ‘중동 원유의 육로수송’을 가능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되며, 동시에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를 통해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대일로를 통해 추구하는 중국의 직접적인 이익은 에너지 공급처 및 물류노선 다원화, 인프라 건설시장 및 상품시장의 확대, 글로벌 영향력 확장 등이다. 

그러나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려는 의도에 대해 견제하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미국·일본·호주·인도가 손잡고 중국의 일대일로 (一帶一路·신 실크로드)를 대체할 새로운 지역 인프라 구축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과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을 잇는 '아시아·아프리카 성장 회랑 (AAGC)'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있지만 중국은 호혜협력을 강조하며 일대일로 구상의 실행계획을 세워 추진해오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공동 구축을 위한 비전과 행동>을 2015년 3월 보아 포럼에서 발표했다. 발표된 세부 실행 계획에서도 일대 일로가 중국판 마샬플랜이 아닌 참가국들이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상호 호혜적인 지역 경제협력 전략임을 강조했다. 

원래 구상에서 발표된 6대 경제회랑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실행계획에서는 동북 3성이 일대일로 구상에 포함되었다. ‘동북3성과 러시아 극동지역 해륙 연계 운송 협력 추진, 베이징~모스크바 유라시아 고속 운송 회랑 건설을 추진하여 북방을 향한 중요한 게이트를 건설’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중국의 33개 성시 중 18개가 중국 일대일로 계획의 추진대상인데 동북지역에서 헤이룽장 (黑龍江), 랴오닝 (遼寧), 지린 (吉林) 등이 극동지역과의 육·해상 창구로서 명시되어 있다.

일대일로 건설 공작영도소조가 주관한 국가신식중심 일대일로 빅데이터 센터 연구결과에 의하면 성과가 가장 큰 지역이 동북지역이고 동남아, 중앙아시아, 남 아시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동북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성과를 올린 부문은 정책 소통, 민심 상통, 그리고 교통인프라 구축 등이다. 그러나 이 성과는 러시아와 몽골을 중심으로 한 협력이고 평가이기 때문에 남북한이나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아 지역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면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 신남방 정책은 어떻게 연계 될 수 있을 것이고 구체적인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 우선 현재 중국의 일대일로와 협력이 이루어지는 범위와 정도에 대한 평가를 해 보면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일대일로와 관련한 한중간 협력을 오통을 중심으로 보면 인프라 연통부문 (设施联通), 과 민간 네트워킹과 인적 교류를 보여주는 민심상통 (民心相通)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무역 (贸易畅通)이나 금융 (资金融通)에서 협력은 별로 진전이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정책 소통이다. 중국 정부가 동북지역의 범위를 러시아와 몽골을 중심으로 보고 있는 것은 중국의 정책이 아직 일대일로와 관련한 한중 협력에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방증일수 있다. 양국 정부가 일대일로와 관련된 협력을 아무리 강조해도 상호 연계가 이루어지는 정책적인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일대일로이든 신북방이든 정책으로 뒷받침 되지 않는 구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및 제안도 시도되고 있다. 일대일로와 한중 협력에 대한 중국측 연구에 의하면 양국의 대외 개방 전략과 정책을 연계하는 정책 소통, 화물 서비스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종류의 무역소통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다. 교통, 전력 에너지 통신정보 등의 인프라 연결도 중요한 협력 부문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기업이 공동으로 제3자 시장 개척을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제시한 협력 방안은 좀 더 포괄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16일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에서 신북방, 신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연계하기 위한 4대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첫째, 중국과 한국 뿐 아니라 몽골, 러시아 등 역내 국가 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일대일로가 추진하는 6대 경제회랑 건설에는 유라시아 동쪽 끝,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한반도와 연결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를 메꾸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ㆍ몽골ㆍ러시아 경제회랑 건설이 제시되었다. 

둘째, 친환경 에너지 육성과 초국가 간 전력망 연계와 같은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 한중 기업 간 장점을 결합하여 제3국 공동 진출을 적극 지원하여 제 3자 인프라시장 개척을 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중 정상 회담 시 한국의 무역보험공사와 중국 건설은행이 양국 기업의 인프라 시장 공동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넷째, 무역 창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 간의 교역ㆍ투자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방안을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2018년 2월 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제15차 한중 경제장관회의에서 한중 양국은 일대일로와 신북방ㆍ신남방 정책을 연계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12월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두 구상의 연계가 원칙적으로 합의된 데 따른 것이다. 신북방 정책과 일대일로의 접점인 중국 동북 3성 (랴오닝ㆍ헤이룽장ㆍ지린성) 지역과 관련한 거점 별 협력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원래는 박근혜 정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연계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으나, 신북방ㆍ신남방 정책 연계로 내용을 변경하기로 했다.

2017년 12월에 출범한 북방경제위원회에 의하면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의 한 축인 신 (新)북방정책의 전략과 실행방안 등을 담은 '북방경제협력 로드맵'이 2018년 4월경 완성될 예정이다. 유라시아를 동부·중부·서부 3대 권역으로 구분해 차별화된 전략이 추진될 예정이다. 동부권에서는 나인브릿지 (9-Bridge: 9개 다리) 전략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을 활용해 중국, 몽골, 러시아와 연계 사업을 발굴하고 중국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은 열어두지만 북한의 참여 없이도 다른 나라와 양자로 할 수 있는 사업을 먼저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 몽골, 러시아등과 남북한이 협력하는 동북경제회랑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이 회랑에 북한이 참여하는 것은 장기적 과제로 하더라도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 극동과 한국이 협력을 제도화 할 수 있도록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경제적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 동북아 경제회랑의 형성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중국과 러시아 측에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러시아의 싱크 탱크들과의 네트워킹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구상을 실천할 수 있는 실행계획을 마련해 나가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신남방 정책과 일대 일로의 연계도 아직 구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세안과 인도와의 외교를 주변 4강 수준의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수준으로 격상한다는 신남방 정책은 전에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차원의 정책이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다자안보협력을 추구하며 경제외교의 지평을 확대하면서 인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인도 태평양 시대에 맞는 외교 다변화를 추진하는 구상이고 정책이다. 하지만 중국의 일대일로와의 연계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해상실크로드 전략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세안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과 공동의 이익이 되는 아세안과의 협력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인도간 협력을 강화하려 할 때도 안보와 경제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추진하려는 인도 태평양전략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략적, 지정학적 고려를 하여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일,호주,인도등과의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도록 하는 로드맵의 마련이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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