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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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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대중외교정책 성과 및 전망

이성현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겸 중국연구센터장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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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을 막 지난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대중외교 성과는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관계 최대의 난제였던 사드 갈등을 ‘봉합’ 시킨 것일 것이다. 이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 간에는 타결을 보았지만 사드 갈등으로 불거진 한·중 양 국민 사이의 우호 감정 저하는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 공공외교의 역할이 더 커짐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에 따른 한·중관계 ‘비대칭화’ 심화 속에서 중국 정부가 이전만큼 한·중관계의 우호적 관리에 정책적 리소스를 배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전임 정부로부터 사드라는 큰 외교 숙제를 떠안은채 출범했다. 사드 문제가 본래의 군사적 성격뿐만 아니라 미·중간 한반도 영향력 경쟁의 정치적 상징성을 띄게 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철폐 여부를 한국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의 척도’로 보는 반면, 미국은 사드 배치를 ‘굳건한 한·미 동맹의 척도’로 보았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사드 갈등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12월 방중을 계기로 점차 회복의 길로 들어서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는 사드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과 관방 언론을 통한 언론전/심리전 전개가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한국이 중국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 때에 한국이 치뤄야 할 정치적/사회적 ‘비용’ (cost)를 각인 시킨 것이다. 사드 배치 찬반을 둘러싼 우리 사회 내부의 내홍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향후 한국이 중국의 의중에 반하는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심리적 기제를 형성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의 지난 대중외교정책 1년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결국 ‘사드’였다. 사드 갈등은 한·중관계에 있어서 군사적 측면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인적 교류, 국민 호감도 등등 여러 증상을 망라해 드러낸 양국 관계의 ‘종합 병원’과 같은 것이었다. 사드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양국관계를 들여다보면 이 모든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또 여기엔 한·중관계 뿐만 아니라 북한, 미국 요소도 다 들어가 있다. 지난 1년을 회고하면서 한국의 대중국외교는 우선 다음의 몇가지 사항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국의 대중국외교에 있어서 북한은 여전한 ‘굴절 요소’다. 한국의 중국관은 북한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으로 인해 상당히 굴절되어있다는 뜻이다. 중국을 중국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사이에 ‘북한’이란 큼지막한 신호등이 놓여있으면서 북한이 빨간불/파란불을 켜느냐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외교는 그것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의 대한국외교 역시 ‘북한 요소’에 의해 상당히 영향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북한 요소가 양국의 관계를 규정하는 적도 있었다. 천안함폭침/연평도 포격을 두고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자 한·중관계 자체가 냉각되어버린 근년의 사건들은 이를 시사한다. 심지어 1992년 한·중 수교때부터 중국 외교에 관여 했던 한 외교관은 “만약 북한 요소가 없다면 한·중 양국은 본질적으로 갈등이 없는 구조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중관계에 있어서 ‘북한 요소’는 협력 요인이기 보다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큰 숙제로 남을 것이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한·중 사이에 진행되는 비공개 ‘1.5트랙 정책 대화’ 거의 대부분은 사실상 북한 문제다. 

 

동시에 한국은 침체되었던 북·중관계가 시진핑(習近平) 2기에 들어서 회복된 함의를 잘 살펴야 한다. 6.12 북·미 싱가포르 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 해제 안한다,”고 단언 했지만 그 관건적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중국이다. 수년간의 북·중 갈등을 막 회복한 중국은 미국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를 또다시 희생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 천명하였기 때문에 국제사회도 이에 맞춰 ‘대북 제재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큰 틀에서 볼 때 작금은 미·중갈등이 심화되는 시기다. 이런 정국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자국에게 여전히 유용한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게 한다. 냉전시기는 지났지만  냉전시기의 ‘진영 논리’는 여전히 유혹적이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차례 방중으로 구축된 북·중관계 회복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심지어 시진핑 집권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들어 미국과 무역갈등, 남중국해 갈등, 사이버 해킹, 대만 문제 등 관계 악화의 시점에서 북핵 문제가 미·중 사이에서 누가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잡는가의 성격을 갖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북·중관계 회복은 중국에게 역내 지정학적 영향력 확보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은 북·중관계 회복이 한·중관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최근 6월 19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당시 시진핑 주석은 “변하지 않는 세 가지(三個不變),” 를 약속하였다. 그것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시진핑이 북한을 “사회주의 북한(社會主義朝鮮),” 이라 칭한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시진핑은 일관적으로 ‘사회주의’ 국가 로서의 북한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후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있어 남북한 의견이 엇갈리면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편을 들 가능성이 자본주의인 남한의 편을 들 가능성보다 큼을 시사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투철한 사회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둘째, 한국은 미·중관계 악화에 따라 양 강대국 사이에서 ‘포지셔닝’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미·중관계 ‘악화’는 미·중이 반드시 물리적 충돌로 간다는 극단 편향적 결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중 ‘강대강’ 정치 구조 중간에 위치한 한국으로서는 ‘저강도’의 미·중 갈등도 그것이 한반도에 투사될 때는 ‘국가적’ 수준의 도전이 될 수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이 한바탕 치룬 홍역은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한·중 사이의 비대칭관계가 심화될 수 있다. ‘스트롱맨’ 시진핑은 과거의 ‘중화주의’ 질서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굴기’로 대변되는 중국의 양적/질적 팽창으로 인한 한·중 관계 방정식을 근본적으로 ‘동급’으로 보지 않는 중국의 강대국 자아의식의 대외적 투사는 더욱 가시화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5월18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을 면담 시 좌석 배치를 둘러싼 ‘외교 결례’가 있었다. 논란이 일자 중국의 한 관방학자는 그것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인데 한국이 중국이 보인 성의는 생각지 않고 사소한 실수 하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사소한 실수’는 그로부터 1년 후인 2018년 5월12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면담 시에도 교정되지 않았다. 마오쩌둥·저우언라이 통역사를 지낸 우젠민(吳建民) 전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이자 전 외교학원 총장은 작고하기전 근년에 칭화대학에서 진행한 한 강연에서 중국이 외교 의전에 얼마나 만전에 기하는 지를 여러 예를 들어서 설명한 한 적이 있다. 한·중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 당시 외교부 대변인을 했던 그의 발언 요지는 ‘중국의 의전에는 실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한국에는 한·중관계에 대해서 크게 다음과 같은 두 부류의 생각이 있다. 한 부류는 한·중관계가 지속적으로 해빙의 길을 걸어 사드 파동 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 한가지는 사드 파동 이후 양국 관계는 ‘뉴 노멀’의 시대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른 시기다. 하지만 만약 후자라면 그 길은 적응하고 극복하는데 쉽지 않는 여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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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외교정책 문재인 정부 한·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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