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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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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북미자유무역협정 합의 가능성 높아

쉬만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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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서명한 북미자유무역 협정(NAFTA·나프타)이 발효된 후 이들 세 국가의 매년 무역액은 1조 달러(약 1,100조 원)를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이후 나프타의 일부 조항으로 미국이 손해를 입었다며 같은 해 4월 재협상 의사를 시사했고, 마침내 작년 8월 나프타 재협상 1차 회의가 열렸다.

 

미국과 멕시코는 올 8월 27일 나프타 개정을 위한 양자 협상을 타결했다. 양국은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최저임금(시간당 16달러) 이상을 받는 노동자가 생산하도록 노동조항을 개정했으며, 이는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멕시코로의 일자리 이전 계획을 철회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동차 분야 개정 협상에서 4년 내로 무관세 적용 자동차 부품의 역내 생산 비율을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멕시코의 양보로 미국은 5년마다 재협상을 벌여 협정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파기되는 일몰조항(Sunset Provision)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미국과 멕시코는 협정 유효기한을 16년으로 설정하고 6년마다 협정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며 재검토 결과에 따라 협의 기한을 16년 연장하는데 동의했다,”라고 못 박았다.

 

미국과 멕시코가 나프타를 대폭 수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캐나다가 받는 압력이 커졌다. 트럼프 정부는 캐나다와의 조속한 합의를 바라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중간 선거에서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퇴임하는 12월 1일 전에 세 국가가 새로운 협정에 서명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와 공화당은 농민을 비롯한 기타 유권자들의 표가 필요한 상황이며 유권자들은 캐나다, 멕시코와의 무역협정이 불러올 일자리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역시 임기 안에 협정에 서명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으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경우 내년 10월 전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봤을 때, 만약 삼국이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지 못한다면 이와 관련한 법률, 정치, 경제적 리스크가 휘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을 바에 새로운 나프타에 캐나다를 계속 머무르게 할 정치적 필요성이 없다. 수십 년간 나프타가 악용된 이후에도 우리가 공정한 합의를 만들지 못하면 캐나다는 아웃 될 것이다,”라며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여하겠다는 등 캐나다에 여러 차례 압력을 행사했다. 멕시코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폐지에 동의했을 뿐 아니라 미국과 멕시코 양자 간 협정에 충분히 만족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미국 입장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캐나다 총리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는 나프타 개정안의 ‘핵심요소’로 캐나다는 핵심 분야에서 양보하지 않을 것,” 이라고 재차 강조했으며, “캐나다 국민들에게는 나쁜 나프타 협상보다는 협상에 합의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는 나프타 재협상에서 ‘유제품 시장개방,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 언론 기업 등 자국 문화 관련 기업들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보호 조치’ 이 세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과 약품 특허문제 에서도 갈등을 겪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 유제품이 제한적으로 캐나다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는 등 유제품 시장개방 문제에서 한발 물러설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는 그동안 가격 통제와 높은 관세를 통해 자국의 유제품 업자들이 타국과의 경쟁으로 인한 충격을 받지 않도록 보호했다. 하지만 10월 1일 나프타 재협상 마감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캐나다는 유제품 분야에서 유럽연합(EU),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조항과 비슷한 양보를 제안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캐나다가 유제품 시장 개방 문제에서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국내 정치라는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은 캐나다 농장주의 표가 절실하고, 농업 대도시인 퀘벡과 온타리오 주의 낙농업자들의 요청에 대해 나프타 재협상에서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지라, 캐나다 유제품 업계는 자신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자국 정부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것이다.

 

캐나다는 미국 역시 그 대가로 무역분쟁 해결제도에서 양보하길 바라고 있다. 미 언론들은 나프타 제19조에 명시한 무역분쟁 해결제도 조항이 현재 미국과 캐나다의 핵심 쟁점 분야라고 보도한 바 있다. 제19조 규정에 따르면 만약 협정국의 수출업체나 생산업체가 다른 국가로부터 덤핑이나 보조금 지급 등의 불공정 대우를 받았다고 여겼을 경우 양측의 당사국 관계자들이 공동 참여해 구성되는 분쟁 조정 패널을 통해 구속력 있는 중재 조치를 내리도록 할 수 있다. 미국은 해당 조항이 미국의 사법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캐나다는 이 조항을 유지해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 주의를 저지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 기구 없이 협의 체결국이 무역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캐나다에게 불리한 처사로 캐나다는 이러한 합의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분쟁해결제도의 존속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나프타 협상에 참여했던 데릭 버니 주미 캐나다 전(前)대사는 “이 조항은 캐나다가 미국의 독단적이고 변덕스런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캐나다에게 매우 중요한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협정이 캐나다의 문화 산업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면 캐나다 출판업과 방송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멕시코와의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막 시작한 나프타 재협상 중에서 양국이 바로 이 문제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보호를 포기하는 것은 캐나다의 주권과 신분을 내버리는 것과 같다며 캐나다인 에게 자국의 문화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약 미국이 만족할 만한 ‘공정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캐나다를 나프타에서 아웃시킬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캐나다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나프타는 ‘3자 합의’로서 협정 종료를 포함한 모든 개정안 에는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다. 만약 백악관이 신속승인절차 (TPA) 형식으로 의회의 비준을 받고자 한다면 반드시 캐나다와의 합의를 도출해야 하며, 캐나다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멕시코 양자간 협의는 신속승인절차를 밟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미국이 멕시코와 맺은 어떠한 협의서도 발효될 수 없다. 신속승인절차는 상원 100개 의석 중 51개의 찬성표를 얻으면 바로 비준을 통과하는 형식으로 정상적인 절차로는 60표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의 상원 의석수는 50석이기 때문에 미국과 멕시코 간 최종 합의가 신속승인 절차를 밟지 못할 경우, 반드시 민주당 의원의 지지를 받아야만 이 난관을 뚫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가 이미 미국에 대한 유제품 시장개방 문제에서 타협점을 내놓아 재협상을 이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캐나다 협상대표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은 관련 상황에 대해서 트뤼도 총리와 의견을 나눈 상태로 두 사람은 최후 협상에서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수출 품목의 75%가 미국 시장을 향하고 있으며 이것이 캐나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나프타에서 퇴출될 경우 캐나다는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캐나다가 나프타 재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새로운 3자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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