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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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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國進民退’ 논란과 민영기업 자금난 점검

이은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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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시진핑 지도부의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기존 금융정책의 ‘오류’와 ‘수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기 시작하였다. ‘금융 리스크와의 전쟁’ 선봉장인 류허 부총리는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금융 리스크 예방 10차 특별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안정 성장’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고, 판궁셩 인민은행 부총재 겸 국가외환 관리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민영 기업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은행권을 겨냥해 쓴소리를 하였다. 급기야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전면에 나섰다. 시 주석은 10월 31일 개최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고 일부 기업이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언급한 뒤 관련 대책 마련을 주문하였다. 그간 중국정부는 성장속도 둔화를 감내하더라도 금융 리스크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정책 의지를 강하게 표명해왔는데 이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최근 중국의 경기하방 압력이 증대되고 있으며 최고 지도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그러나 이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이 엇갈 리고 있다. 그간 중국 경제 리스크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된 문제는 미국과의 통상마찰과 高부채 및 그림자금융이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WTO 제소가 아닌 국내 무역법을 주요 수단으로 강력한 수입규제 정책을 전개해왔다. 동시에 중국과의 통상마찰 쟁점을 자국의 대규모 무역적자에서 중국제조2025 등 중국의 첨단 기술 육성전략과 지재권 및 기술탈취 문제로 확장시키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실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며 중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불가피하다. 대외 통상압력 심화로 중국 내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급격하게 둔화되었고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2017년 말 대비 약 20%가량 하락 하였다. 그러나 이는 간접적 영향으로 수출지표에 대한 직접적 영향이 현실화되었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미국은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수입관세를 발효하였으나 동기간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오히려 두 자리 수로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對美 무역흑자는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5.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중국 수입품을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데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대체하는 것 자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임을 의미한다.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인 高부채와 그림자금융은 중국정부의 디레버리징 조치에 힘입어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2017년 들어 연일 막대한 기업부채와 그림자금융을 ‘회색 코뿔소’, 즉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쉽게 간과되는 위험이라고 강조하면서, 금융 리스크 억제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그림자금융과 인터넷 금융에 대한 규제감독을 계속 강화하였다.​1 그 결과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6년 2분기 166.9%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2018년 들어서는 사회융자총액 중 그림자금융에 해당하는 항목의 잔액이 축소되었다(그림 1 참고).

 

그림1 이미지

 

 

금융리스크 예방은 시진핑 집권 2기 핵심정책으로서 2017년 말 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3년간 매진해야 할 중장기 ‘3대 임무’ 중 하나로 공표된 바 있으며, 앞서 언급한 성과로 볼 때 이러한 정책은 비교적 빠르게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 금융 디레버리징 기조가 지속되었음을 감안하면 기업 부문과 은행권의 실적도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액 2,000만 위안 이상 광공업 기업의 세전이익은 2018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14.7% 증가하였다. 또한 전체 상업은행의 순이익은 동기간 5.9% 증가하고 자본적정성 지표인 기본자본 비율(Tier1)은 11.33%를 기록하며 바젤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치 6.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국유기업은 세전이익 증가율이 20.6%에 달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인민은행은 미국의 통상압력이 고조됨에 따라 이를 완충하기 위해 올해 4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디레버리징 정책 강도가 약화되고 있으며 기업부채 리스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중국 내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기업 부문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중소 민영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은 인민은행의 완화적 조치 등을 반영하여 2018년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회사채 수익률은 전년대비 상승하여, 2년물 국채와 회사채 A간 금리 스프레드는 2017년 말 642bp에서 2018년 11월 20일 770bp로 상승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채권 디폴트 업체가 급증하였는데 총 33개 중 28개는 민영기업이었다.

 

그림2 이미지

 

 

무엇보다 중국 지도부와 금융당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2014년부터 줄곧 중소, 영세기업에 대한 대출을 권장하는 선별적인 지준율 인하 정책을 실시해왔고 올해 6월에는 인민은행의 주요 유동성 공급 수단 중 하나인 중기유동성 창구(MLF)의 담보범위​2에 영세기업 대출전용 금융채AA 등급, 회사채AA+, AA 등급을 포함시키는 등 중소, 민영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음에도 은행권이 이를 꺼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영기업은 국유기업에 비해 여전히 수익성이 높고 부채비율은 낮다. 민영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3는 2018년 3분기 기준 5.3%로 국유기업의 3.5%를 상회한다. 동기간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각각 56.1%와 59.0%이다. 게다가 전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로 둔화된 반면 민간투자 증가율은 2017년 6%대에서 2018년 8% 후반대로 상승하며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주목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을 기점으로 민영기업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中型기업에 대한 은행권 대출 중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3.6%에서 2014년 40.2%까지 축소되었으나 이후에는 확대되어 2016년 49.6%를 기록하였다. 반면 민영기업 비중은 동기간 35.4%에서 42.3%까지 증가했다가 2016년 35.9%로 하락하였다. 大型기업과 小型기업에 대한 대출에서도 같은 현상이 감지된다. 

 

이러한 현상을 초래한 원인으로 소위 ‘국진민퇴’가 제기되고 있다. 그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시진핑 지도부가 민영기업을 홀대하고 국유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강화하고자 한다는 인식이 금융권에 형성되어 대출 행위에 영향을 미쳤을 소지는 있다. 중국 정부가 금융 리스크 억제 조치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민영기업들이 타격을 입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방 보험, HNA, 완다 등 대형 민영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으로 화신에너지, 밍톈 등의 경영진이 경제 범죄를 사유로 사정 대상에 올랐고 그중 다수는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여기에 민영 상장기업 중 최소 32개가 국유화 되었다는 언론보도​4까지 더해져 ‘국진민퇴’에 대한 의혹이 더욱 확산되기도 하였다.

 

11월 2일 시진핑 주석은 집권 후 처음으로 주재한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세금부담 경감, 자금난 해소, 공정 경쟁 환경 조성, 정책 집행방식 개선, 정부와 재계간 소통 강화, 기업가의 신체 안전 및 재산 보호 등 6개의 민영기업 지원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후 인민은행, 兩大 금융당국, 각 지방정부와 시중은행들도 앞 다투어 민영기업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현시점에서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대외적인 요인이 아닌 대내적 요인에 의한 것이며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다만 중국은 금융개혁 추진에 있어 단순히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국유 기업에 편향된 자본조달 구조를 개선하여 금융자원이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규제 대상으로만 인식되어왔던 그림자금융이 사실은 국유기업-국유은행 위주의 기존 금융 시스템을 보완해주는 긍정적 역할도 수행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제도권 금융이 이러한 역할을 수용 하지 못하는 국면에서 그림자금융을 무조건적으로 축소할 경우 ‘회색 코뿔소’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금융 리스크, 즉 ‘블랙스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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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은영(2017), ‘중국의 단기 금융시장 규제 강화와 은행권 영향’, 월간 KDB국제금융 제140호; 전수경(2018), ‘중국 핀테크 산업의 발전 현황과 정책 방향’, KIEP 기초자료 18-03 등 참고

2) 인민은행은 2014년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PSL(담보보완대출) 등 새로운 유동성 공급 수단을 도입. 중소기업과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자산을 담보로 시중은행과 정책은행에 대출 시행

3)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연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 광공업 기업의 총자산, 세전이익 데이터를 활용하여 계산

4) SCMP, "Is Chinese capitalism in crisis, as stock market rout drives private companies into the state's arms?",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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