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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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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미중 무역분쟁의 전망

김인식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 초빙연구원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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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40년간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특히 2001년 WTO 가입을 통하여 자유무역 질서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중국은 자국 시장의 개방에는 대단히 소극적이며 다양한 수단을 통하여 자국의 시장과 기업을 보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하여 적극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호 관세 부과와 보복을 반복하는 무역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국은 일정 부분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2018년 6월 발표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의 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은 외국 자본의 중국 시장 진입을 장려, 제한 및 금지 유형으로 구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제한과 금지 항목을 규정한 네거티브 리스트로도 볼 수 있지만, 장려 항목을 동시에 발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지티브 리스트로서의 성격도 동시에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은 1995년 발표된 이래 중국 시장과 산업의 변화에 따라 매 2-4년마다(1997, 2002, 2004, 2007, 2011, 2015, 2017) 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2018년의 개정은 2017년의 ‘외상투자진입 특별 제한 조치’, 즉 제한 및 금지 항목을 규정한 부분을 수정한 것이다. 이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2017년판을 단 1년 만에 개정하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조치였으며,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제한 및 금지 항목을 63개에서 48개로 축소하는 한편 미국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은행, 보험 등 서비스업과 자동차 제조 등 핵심 산업의 제한을 철폐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은행업에 대해서는 2017년판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이 외국 자본의 중국은행 지분 취득 비중을 단일 외국 자본은 20%, 복수의 외국 투자자 합계는 25%로 제한하였던 것을 전면 삭제하여, 외국 자본이 중국은행의 지배주주가 되는 것을 허용한 대단히 의미 있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미국의주장과 그 근거

 

 

그렇다면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의 전부일까? 먼저 미국이 주장하는 은행업의 불공정 무역사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USTR은 중국이 ① 외국계자본에 대해서는 국내 은행과 별도의 추가 요건을 요구하고 있으며, ② 영업 활동에 일정한 제약을 두고 있고, ③ 과도한 행정 재량권을 근거로 외국 자본의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USTR, 2018 : 28).

 

 

이를 사안별로 살펴보면, 먼저 외국계 자본에 대한 추가 요건으로서 ① 외국계 독자 은행 및 중외합작은행은 직전연도 기준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요구되며(외자은행 관리조례 제10-11조, 중국 자본 상업은행의 은행 행정허가사항 실시 방법 제9조), ② 외국자본은 은행 설립의 기본적 요건 이외에도국제 평가기구의 양호한 평가, 최근 2개 연도의 연속된 영업이익 발생, 평균 이상의 자본 충족률(동 실시 방법 제10조 2-4항)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③ 지점 설치 요건 중 지점 운영자금이 총 자본의 60%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은 내 외자 은행이 동일하지만, 외국계 은행은 직전연도 자산이 20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하며(외자은행 관리조례 제12조), 지원하는 운영자금도 2억 위안 이상(동 조례 제8조 3문)을 반드시 무상(无偿)으로 지원할 것이 요구된다(동 조례 제8조 1문). 이 외에도 인민폐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의 영업실적, 2년 이상의 연속된 영업이익, 기타 건전성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 등(동 조례 제34조) 다양한 추가 요건이 부가되고 있다.

 

 

둘째, 외국 독자은행 및 중외합자은행은 중국 내 은행 설립을 한 경우라도 모든 영역의 활동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상업은행의 업무 중 원칙적으로 금융채권 발행 업무와 국채의 대리 발행, 대리 환매 및 위탁판매 업무는 제한된다(동 조례 제29-31조).

 

 

셋째, 중국은 행정당국이 강력한 행정 재량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실질적으로는 외국 자본이 중국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은행은 ‘국민경제와 사회 발전의 요구에 따라  산업정책의 지도하에서 업무를 집행’(상업은행 법 제34조) 하여야 하며, 구체적인 업무에 있어서도 인민은행은 이율의 상하한선 및 수수료를 정할 수 있고(상업은행 법 제38, 50조) 새로운 상품은 모두 행정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은행업관리 감독법 제18조). 또한 외국계 기업은 자본금의 증감, 영업의 양도는 모두 국무원의 비준을 필요로 하는데(중외합자기업 법 실시 조례 제21조, 외자은행 관리조례 제27조, 외자 기업 법 실시 세칙 제22조), 이러한 규제는 외국계 기업이 자유롭게 경쟁하고 활동할 수 없는 환경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 대우의 수단이 되고 있다.

 

 

WTO 역시 이러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은행 카드 청산시장의 개방 요구를 수용하여 외국 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은행 카드 청산기구 시장 진입 관리에 관한 규정’(2015.4) 및 ‘은행 카드 청산기구 관리 방법’(2016.6)을 발표한 바 있는데, 외국통화로만 지불 업무를 제공하는 기관은 중국 내 은행 카드 청산기구 설립 의무를 면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기관이 관련 시스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는 모호한 기준을 두어(동 방법 제3조) 중국 내 영업허가 취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WTO, 2018 : 156-157). 

 

 

반면 실제 시장에 진입하려는 비자, 마스터카드는 허가 취득에 실패한 반면, 아멕스 카드는 시장 진입이 허용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① 아멕스 카드가 중국 기업과의 합작 형태로 진출한 점, ② 사실상 유니온 페이의 독점 시장에서 점유율이 비교적 낮은 아멕스 카드만 허용했을 가능성 등이 지적되고 있지만(매일경제, 2019), 명확한 근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결국 규정의 문제도 상당하지만, 법률과 제도 운용상의 문제 역시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변화와 이에 대한 평가

 

 

그렇다면 중국은 과연 실질적으로 변화한 것인가?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하여 먼저 외국 자본에 대한 중국의 법률적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외국자본이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규정의 다층적으로 적용된다. 먼저 시장 진입 과정에서는 앞서 논의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의 적용을 받으며, 상하이, 광둥, 랴오닝, 저장 등 12개 자유 무역구에는 해당 지역에 적용되는 별도의 자유무역구 네거티브 리스트가 적용되어 비교적 넓은 범위의 시장 진입이 허용된다.

 

 

실제 중국 내에 기업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중국 회사에 관한 통칙 법인 ‘중화인민공화국 회사법’ 및 업종 법인 ‘중화인민공화국 상업은행 법’과 같은 일반법의 적용을 받음과 동시에, 외국 자본에 관한 다양한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다. 즉 ‘중외합자경영 기업 법’, ‘중외합작경영 기업 법’ 및 ‘외자 기업 법’ 등 소위 삼자기업 법을 비롯하여, 앞서 논의한 외국계 은행에게만 적용되는 ‘외자은행 관리조례’ 등의 다양한 규범들이 적용된다. 정리하면 중국 내 외국자본에 대한 법률적용은 내 외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반법에 더하여 외국계 기업에 대한 다수의 특별법이 다층적으로 적용되는 복잡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이 모든 법률과 법규가 동시에 개선되어야만 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김인식, 2018).

 

 

이렇게 볼 때, 중국의 최근 변화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은 외국자본의 중국 진입에 매우 핵심적인 규정의 하나로서 이것이 제한을 폐지한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 외에도 외국자본을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법률과 제도를 가지고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전면적인 조치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 대표적인 예가 앞서 논의한 상당수의 불공정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는 ‘외자은행 관리조례’라고 할 수 있다.

 

 

동 조례는 2018년 10월, 즉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 개정 이후 개정안이 발표되었는데, 주요한 내용으로는 ① 중국 내국인 정기예금의 최소금액을 100만 위안에서 50만 위안으로 완화하고, ② 운영자금과 준비금 중 인민폐 위험자산 준비금 비중은 유지하면서, 소재지 금융관리 당국 혹은 국무원은행관리 감독 기구가 규정하는 외국은행은 위와 같은 규정을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완화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에 대한 다양한 불공정 대우는 전혀 논의가 이루어진 바 없으며, 이에 대한 개정 논의 역시 없다. 특히 중국은 CEPA에서 홍콩 자본의 은행 설립 자산의 요건을 100억 달러가 아닌 60억 달러로 완화하여 절대적으로 이러한 기준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아니나, 외국자본에 대한 규정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김인식, 2019). 

 

 

결국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역의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점은 향후 불공정 무역관행의 개선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미중협상의 전망

 

 

미중간 무역 규모는 매우 크고 산업 간 연계도 이미 성숙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는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의 이익에 반하는 것은 분명하며, 빠른 시일 내에 무역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또한 개방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제한적이지만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은 단순히 일부의 법률이나 정책, 제도의 개정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다수 규정의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한데, 이는 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일 뿐만 아니라 설사 받아들인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중국법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과도한 행정 재량권의 문제는 실질적으로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수단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실효성 있는 조치를 위해서는 중국 법률과 제도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의 전망은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은 매우 견고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총체적인 변화가 없이 진행되는 무역협상의 전면적인 타결은 어렵다. 무역분쟁의 확전을 자제하면서 일부 중점 사안에 대한 협상 타결과 쟁점 사안에 대한 협상을 지속하는 정도가 최선의 결과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으로서도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리의 제 1무역국이자 최대 흑자국이며 미국은 우리의 제 2무역국이다. 양국의 무역분쟁의 영향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중국 및 미국 모두와 통상분쟁을 겪은 당사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산업 고도화로 한중간 무역분쟁은 불가피하며,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미중 무역분쟁의 주장과 근거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협상의 기초가 되는 법률 및 제도에 대한 규범적 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 김인식. (2018). 중국 통상분쟁 담당 기관의 권한에 관한 소고. 중국지역학회 2018춘계 학술대회 자료집(2018.5.26.).

 

· 김인식. (2019). 중국 대외개방정책의 변화에 관한 소고. 2019년 경제학공동학술대회 자료집(2019.2.15.).

 

· 매일경제. (2019). 中, 금융시장 개방한다더니… 비자 •마스터 시장 진입 막아.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9&aid=0004288569)

 

· U.S. Trade Representative. (2018). Update Concerning China’s Acts, Policies and Practices related to Technology Transfer, Intellectual Property, and Innovation.

(https://ustr.gov/sites/default/files/enforcement/301Investigations/301%20Report%20Update.pdf) 

 

· WTO. (2018). Trade Policy Review 2017(WT/TPR/G/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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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무역관행 WTO 가입 상호 관세 부과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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