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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새로운 실험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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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4년차를 보내는 시진핑은 중국 정치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강인(强人) 정치를 구현하고 있는 느낌이다. 내년 19차 당 대표 대회를 앞두고 중앙과 지방에 대한 기본적인 인사 배치를 마무리 했고, 대외적으로도 강력한 중국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펼쳐진 시진핑 시대를 보고 있노라면 강력한 당 중심 정치, 사회주의성의 회복이 떠오른다. 18기 6중전회에서 소위 ‘핵심’ 지위를 부여받고, 부정부패 일소를 앞세워 사회 정화 운동을 펼치면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기(異己)세력들을 축출했고, 국가감찰위원회를 신설해 당원 이외의 일반 공무원이나 당외(黨外) 인사들에 대한 사정 체제도 확립했다. 문화지식계에까지 인민과 당에 대한 서비스, 문화적 자신감의 견지, 문화 혁신과 창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마오저뚱이 연안에서 강조한 이위방침(二爲方針:사회주의를 위해, 인민을 위해)이라는 연안문예강좌(延安文藝講座)의 재판이다.

 

시진핑식 권위주의 체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의미 있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자고로 중국 사회주의 역사에서 한 시기를 자신의 시대로 만든 인물은 엄격히 말해 시진핑 이전에는 두 사람밖에 없다. 마오저뚱 사상(毛澤東思想)으로 28년간의 지하투쟁을 거쳐 사회주의 중국을 건국한 마오저뚱, 떵샤오핑 이론(鄧小平理論)으로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중국 경제발전의 길을 연 덩샤오핑이 그들이다. 이제 시진핑은 개혁개방을 계승하며 그 그림자를 자신의 방식으로 치유하면서 강대국 중국을 건설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관찰자들이 문혁으로의 회귀를 걱정할 만큼 강성정치를 펼치고 있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시진핑식 중국 사회주의가 탄생할 수도 있다.

 

자신의 색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최근 시진핑이 중국의 사회주의성을 재삼 강조하는 이론적 무기를 꺼내들었다. 최대 정치파트너로 당 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이며 신설되는 국가감찰위원회의 책임자가 확실시되는 왕치산(王岐山)의 발언을 통해 나온 이 말은 바로 ‘좌의 관건은 과도하면 안 된다(左的关键是不能过)라는 말이다. 일찍이 떵샤오핑은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경색된 좌우 이데올로기 논쟁에서 탈피해야함을 주장하면서 ‘우도 경계해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좌는 방지해야한다는 것이다 (中国要警惕右,但主要是防止左)’라는 말로 중국발전에 유리한 시장경제 사조 도입의 융통성을 강조한바 있다. 중국은 이렇게 좌우 논쟁을 정리하면서 적극적인 시장화 정책을 실시했고 그 결과 세계 2대 경제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정치사회 질서가 더 이상 문란해지면 안 된다고 느낀 시진핑은 이 개념에 수정을 가하고 나섰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좌’가 기본이 될 수밖에 없으며 다만 지나친 좌편향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4년여에 걸친 이데올로기적 논란에서 시진핑 지도부가 이념적으로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이며, ‘사회주의 정당으로서의 공산당’을 확인한 것이다. 향후 시진핑 통치가 소위 ‘좌’편향을 띠게 될 것이라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변화는 인사 문제에서 발생했다. 최근 단행된 일련의 지방 성 위원회와 부 성장 급 인사에서 약간의 부정행위에 연루됐지만 부정부패 척결 기준인 ‘팔항규정(八項規定)’의 마지노선을 넘지 않은 인사들이 발탁됐다는 점이다. 팔항규정은 2013년 시진핑 지도부가 내놓은 공금 소비 억제 등을 제시한 여덟 가지 항목의 근검절약 반부패 정책이다. 대표적으로 한 국유기업의 공금 접대를 받아 일 년 전에 당 기율위의 처분을 받았던 상하이시 부시장 저우버(周波)가 12월 7일 상하이 시위원회 상무위원으로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은 과거 개혁개방의 대 조류 속에서 일 잘하는 관리가 대거 등용되었다. 물론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성과주의에 빠진 나머지 필요 악(惡)적인 각종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경우가 생겼고 이들은 시진핑 시대에 직권남용을 일삼는 탐관오리라는 명목으로 철퇴를 맞았다. 그러나 국가 발전을 위해 여전히 일 잘하는 관리는 필요하다. 이는 일찍이 시진핑이 강조한 기계적 나이 제한보다 능력 있는 사람의 등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능상능하(能上能下:능력 있는 사람은 계속 등용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은 도태시킨다) 원칙을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모든 관리를 자신의 사람으로 채울 수 없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아니라면 그 능력을 보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시진핑식 인사 배치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는 능력 있는 인사의 보충이라는 차원에서, 부정부패를 이유로 정권에서 소외된 개인에게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리들의 불만 정서를 일부 잠재우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러한 와중에 2017년 가을에 개최되는 제19차 중국공산당 당 대회를 앞두고 차기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다양한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상무위원회를 폐지한다는 예상에서부터 총서기 직책을 주석으로 바꾸고 부주석제를 신설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일찍이 장쩌민(江澤民)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당시 리펑(李鵬)총리가 은퇴를 거부하고 당 부주석제 신설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당연히 그 권력을 극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당 중심 정치와 당에 대한 충성을 더욱 강조하는지도 모른다. 물론 시진핑이 어떻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의도대로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한 체제의 내부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렇게 용이한 일은 아니다. 특히 중국 같이 여전히 합의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시진핑 집권 2기를 규정하는 19차 당 대회까지 남은 10개월 간 중국 정치는 다양한 세력들의 복잡한 셈법 속에서 격동의 세월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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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진핑 강인정치 권력구조 개편 팔항규정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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