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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산업의 신(新)동향과 한중협력

최병헌 소속/직책 : 공주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 2015-07-13

■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 영향력의 지속적인 확대

 

- 2014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2,372 만 대, 2,349만 대에 달해 전년대비 각각 7.3%, 6.9% 증가하였음.

 

- 세계 자동차 생산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2.6%에서 2013년 25.3%로 늘어났고 2014년에는 27.2%에 달했음. 

 

- 사실 GDP 규모와 증가율,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에서 중국이 세계 1위라는 점은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며, 적어도 2020년경까지는 중국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임.  

 

- 중국 자동차 산업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6대 국유기업 중심의 정부 주도형 발전모델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임. 아울러 주목할 만한 산업 동향으로서 6대 국유기업을 제외한 현지 기업의 위상 약화, 승용차 사업 확대와 다국적 기업의 영향력 확대, 차세대 신(新)에너지 자동차 개발이 차별화의 핵심으로 부상한 점을 꼽을 수 있음.   

 

■  6대 국유기업 과점체제 심화 

 

- 중국 자동차 산업의 6대 국유기업은 상하이자동차(上汽), 둥펑자동차(东风), 디이자동차(一汽), 창안자동차(长安), 베이징자동차(北汽), 광조우자동차(广汽) 등이며, 이들 6대 기업들이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산업발전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음.  

ㅇ 2014년 현재 6대 국유기업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점유율)을 살펴보면, 상하이가 558.4만         대(23.8%)로 1위였고, 둥펑과 디이가 각각 380.3만 대(16.2%), 308.6만 대(13.1%)로 2위,           3위를 차지했음. 그 뒤를 이어, 창안이 254.8만 대(10.8%), 베이징과 광조우가 각각 240.1만 대        (10.2%), 117.2만 대(5.0%)였음. 6대 국유기업 점유율 합계는 79.2%로 어느새 80%에 육박함.

 

- 중국에서 6대 국유기업의 자동차 판매량 점유율 합계는 2010년 73.8%에서 2012년 75.3%로 늘어났고, 2014년에는 79.2%까지 상승, 6대 기업 과점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음. 사실 6대 국유기업은 2004년 이후 10년 동안 자동차 판매량 상위 6위까지 순위에 다른 기업들의 진입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음.  

 

- 6대 국유기업 중에서 상하이의 독주체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둥펑과 디이의 2~3위권과 창안과 베이징의 4~5위권 사이의 점유율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4~5위권과 6위 광조우간 점유율 차이도 점점 커지고 있음. 

 

- 결국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6대 국유기업과 그 밖의 기업간 구분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과 동시에 6대 국유기업 내부 순위의 고착화 현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음.    

 

■ 6대 국유기업을 제외한 현지 기업의 위상 약화

 

- 6대 국유기업의 점유율이 계속 커지면서 그 밖의 현지 기업들, 치루이(Chery), 지리(Geely), 비야디(BYD), 창청(GWM), 장화이(JAC)의 위상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음.   

 

- 6대 국유기업과 달리, 자동차 판매량 순위 7~10위까지 기업 구성과 순위는 매년 바뀌었고, 6대 기업으로 인해 해마다 줄어드는 시장을 놓고 그 밖의 현지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임. 

 

- 치루이는 시장점유율이 2010년 3.8%에서 2012년 2.9%로 하락했고 2014년 2.1%까지 떨어졌음. 비야디도 2010년 점유율이 2.9%에서 2012년 2.4%, 2014년 2.0% 밑으로 추락했고 지리도 2010년 2.3%에서 2012년 2.5%로 잠시 올랐다가 2014년 2.0% 아래로 내려앉았음. 

 

-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2% 수준의 ‘마이너(minor) 업체’들은 사실상 여전히 ‘미생(未生)’ 상태이며 향후 정부 주도 산업구조조정에서 통합 및 합병 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음.   

 

- ‘마이너 업체’들은 지난 10여년간 승용차 사업에서 독자모델 출시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6대 국유기업 산하 합자기업들과 경쟁하여왔으나, 최근 2~3년간 중국 내 자동차 구매성향이 고급화, 고성능, 안전과 친환경으로 급속히 바뀌면서 독자모델의 가격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음.

 

■ 승용차 사업의 확대와 다국적 기업의 영향력 확대 

 

- 중국 자동차 판매량에서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71.6%에서 2010년 76.2%로 상승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1.6%, 83.9%에 달했음. 현재 추세라면 2020년경 승용차 비중이 9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됨.

 

- 중국에서 승용차 비중의 확대는 승용차 모델의 다양화와 관련이 깊으며, 특히 세단보다 SUV와 MPV (Multiple Purpose Vehicle)의 판매량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2014년 승용차 판매량에서 SUV와 MPV의 비중은 각각 20.7%, 9.7%였으며 이는 전년보다 각각 4% 포인트, 2.4% 포인트 늘어난 것임.

 

- 중국의 승용차 제조업은 6대 국유기업들과 다국적 기업간 전략적 제휴의 산물인 합자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2013년 승용차 판매량 상위 10개 기업 중 8개, 2014년에는 9개가 합자기업이었음. 

 

- 승용차 판매량 상위 4개 기업, 상하이GM, 상하이폭스바겐, 이치폭스바겐, 상하이GM우링은 2007년 이후 다른 기업들의 최상위권 진입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고, 4강 체제를 공고히 다져왔음. 여기에 5~6위권인 베이징현대와 둥펑닛산을 첨가하면, 사실상 이들 기업이 중국의 승용차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할 수 있음. 

 

- 다만 승용차 판매량 1~5위까지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합계는 2010년 34.4%에서 2012년 39.7%, 2014년 40.3%로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전체 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큼 심각한 과점 상황은 아님. 

 

-  6대 국유기업을 제외한 현지 기업들이 주력해왔던 독자개발 승용차의 판매 상황도 최근 2~3년간 부진에 빠져있음.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독자모델이 비중은 2007년 34.7%에서 2010년 45.6%까지 올랐으나, 2011년 42.2%로 뚝 떨어진 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40.3%, 38.4%로 하락세를 이어갔음. 

 

■ 차세대 신(新)에너지 자동차 개발이 차별화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    

 

- 시진핑을 필두로 하는 5세대 지도부는 12.5계획 (2011~2015년)기간에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 공학, 인공위성과 항공기 등 최첨단 장비제조, 대체소재와 신(新)물질 개발산업, 신(新)에너지 개발, 친환경 자동차를 ‘7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였음. 

 

- 아울러 ‘7대 전략산업’ 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10년 3% 수준에서 2020년 15%까지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음. 흥미로운 점은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다른 전략산업들과 긴밀한 연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임.

 

- 결국 앞으로 자동차 산업은 ‘에너지 절약, 신소재를 통한 경량화, 신(新)에너지 개발과 활용, 오염물질 제로(zero),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 증대, 인공지능형 무인(無人) 운행’ 등 7대 전략산업을 다각적으로 실험하고 구현할 수 있는 핵심 연결고리로 다루어질 것임.  

 

- 중국 정부는 2009년 3월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과 진흥규획’을 통하여, 2011년 말까지 대체에너지 자동차 판매량 50만 대 달성 및 내수시장 점유율 5% 달성 목표를 제시하였음. 그러나 결국 두 가지 목표 달성에 모두 실패하였고, 2014년에도 중국의 대체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7만 4,700여대로 내수시장 점유율이 0.3%에 불과하였음.  

 

■ 중국 정부 주도형 신(新)에너지 자동차 개발 사업의 부진

 

- 중국 정부 4개 기관, 즉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과학기술부(MOST), 재정부(MOF), 산업 정보통신부(MIIT)가 주축이 되어 진행하고 있는 신(新)에너지(대체에너지) 자동차 보급 촉진 계획과 관련 정책들은 2014년 말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 

 

-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대체에너지 자동차 보급계획은 기본적으로 순수 전기차(EV)와 충전식 하이브리드(Plug-in HEV) 자동차에 대한 취득세, 등록세 감면과 구매 보조금 지급에 초점을 맞추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미함. 하이브리드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기업들이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특허 등 기술표준을 장악해왔고, 중국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임. 

 

- 아울러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초기에 신속히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를 확보하여 일반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풀(Pull) 전략’보다는 지방정부와 산하 공공기관 및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의 신차 수요에 전기차를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푸시(Push) 전략’ 을 더욱 중시하였고, 이는 전기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과 커다란 인식 차이를 초래하였음.

 

- 결국 정부 주도형 정책들은 대체로 단기적인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으며, 무엇보다도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들보다 먼저 전기차 양산과 운영에 관한 사업모델을 확립하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욕에서 비롯된 것임.   

 

- 사실, 2014년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체에너지 자동차 모델은 하이브리드가 유일하고, 그 밖에 순수 전기자동차, 연료전지 자동차(FCV) 등은 여전히 시범 생산 수준에 머물러 있음. 2013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세계 대체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의 약 88%를 차지하였고 2014년에 82%, 2015년에도 82~8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 

   

■ 한중간 협력 방안 

 

- 앞으로 한국의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은 중국 현지기업들과 전기차, 연료전지자동차 개발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와 정비소 설립 등 구체적인 사업모델 수립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음. 특히 한국 기업들은 신소재 개발 및 운전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IT,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중국 기업에 밀리지 않도록 경쟁우위를 꾸준히 확보해야 할 것임.

 

- 특히 전기차나 연료전지자동차 사업은 자동차 제조업이라기보다 전기, 전자, 화학, 정보통신업을 포괄하는 융복합 산업이며, 운전자 입장에서 에너지 절감과 편의성,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정주(定住)공간의 리모델링 및 도시설계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 

 

- 따라서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전기차, 연료전지자동차의 기술혁신과 실제 운용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국 중서부 지역의 친환경 도시설계에 적극 참여하여, 다양한 사업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발판(Base)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 무엇보다도 ‘제조와 판매, 소유’에서 ‘서비스와 렌탈, 리스(lease)'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임.  

 

 

※ 참고자료 

- Choi, Byung Hun, 2015, "Limitation of Alternative Fuel Vehicle (AFV) Development Plan in China: 

   Mismatch between Government Initiative Model and Market," China and Sinology, Vol. 25. 

- Zhang, Yong, Yu, Yifeng & Zou, Bai, 2011, "Analyzing Public Awareness and Acceptance of Alternativel Vehicles in China: The Case of EV” EnergyPolicy, Vol. 39(11).

- 강정화, 2015, “세계 친환경 자동차 산업 동향,”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Issue Paper, 2015-04

- 한국자동차공업협회, 2014, “세계 전기동력차 시장 동향 및 특징,” CEO리포트, 20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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