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과 한중 협력

이태환 소속/직책 :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한중싱크넷 회장 2015-05-25

중국의 일대 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전략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시진핑이 제시한 중국의 꿈을 이루기 위한 대전략의 일환이다. 2010년 중국의 GDP 규모가 세계 2위가 된 이래 중국은 자신감을 갖고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새로운 중국적 특색의 외교전략 구상을 내놓고 있다. 신중국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향후 35년을 내다보며 아시아와 유렵 아프리카를 잇는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따라 인프라 개발과 무역증대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일대 일로는 시 주석이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실크로드 경제벨트(綢之路經濟帶) 구상을 처음 언급한데 이어 그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을 제안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2015년 3월 28일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가 공동으로‘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비전 및 행동’이라는 세부 실행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구상의 전략적 의도는 4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적절히 활용하여 주변국들의 인프라 개발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무역을 통해 철강과 시멘트를 비롯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60개국이 넘는 실크로드 주변국들과 손잡고 전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자금 지원을 받아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시설을 건설하고자 하는 주변국들 수요는 엄청나다. 아시아에서만 2020년까지 인프라 개발 수요가 8조 달러에 이르고 아시아를 넘어 전 지역의 국가들 교통인프라 투자액도 5조달러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은 2014년 한해에만 247억 달러 규모의 348개의 철도공사를 했고 2015년에는 태국과 러시아와 고속철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중국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위해 2014년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을 형성했고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설립을 주도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4조 달러에 이르는 외화보유고의 많은 외화가 인프라 개발에 투자됨으로써 위안화의 국제화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전략목표는 에너지 안보이다. 중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의 확보가 관건이다. 때문에‘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비전 및 행동’에서도 에너지의 확보와 수송을 위한 소통이 일대일로 전략의 중요한 목적임을 밝히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의 상호연계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송유관, 가스관등 파이프라인의 안전을 공동으로 수호하기 위한 협력도 명시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안보는 원유와 가스 수송로 안보라고 할 정도로 중국은 석유와 가스 대외의존도가 높고 원유수입의 80%, 천연가스수입의 50%, 그리고 전체 수출입의 42.6%를 말라카 해협을 통해서 운송한다. 따라서 해상실크로드 건설을 통하여 안전한 수송로를 확보하고 수송로 다변화를 위해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해상 신실크로드는 중국 부상에 있어 양대 날개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전략 구상에 따른 중국과 주변국가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 것인가가 이 구상의 성패여부를 가름할 것이다. 인프라 개발 수요가 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러한 구상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미국을 포함한 주요 강대국들과 주변국들 중에는 중국이 이를 통해 세력권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어왔다. 미국, 일본, 인도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일대일로를 모두의 합주가 아닌 중국의 독주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반응이 관심사다. 2011년 당시 힐러리 국무장관이 중앙아시아 4개국을 순방하며 중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증대하기 위해 지역 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신실크로드 경제권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힌바 있어 이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를 미국의 아시아회귀 전략에 맞서 이에 정면대응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중국의 세력권을 확대하면서 미국에 대응해 가는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AIIB 설립 시에도 미국은 중국이 새로운 금융질서를 주도적으로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서유럽국가들과 동맹국들이 이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영국을 포함, 독일 프랑스등이 가입을 하고 한국 호주도 가입하는 등 이러한 시도가 먹히지 않자 세계은행 총재가 AIIB를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며 미국 정부도 협력하는 입장임을 밝히는 등 미국도 입장의 변화를 보인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러나 국제정치경제질서가 구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일대일로 전략구상도 이제 첫 단추를 채운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둘러싼 미중관계도 아직은 미지수이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하고 지난 3월 보아포럼에서 발표된‘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비전 및 행동’이라는 세부 실행 계획에서도 일대 일로가 중국판 마샬플랜이 아닌 참가국들이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상호 호혜적인 지역 경제협력 전략임을 강조했다. 사실상 ‘일대일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대일로 주변의 개도국들만이 아니라 선진국들의 협조도 있어야 한다. 일대일로 주변 국가는 60개국이 넘고 인구는 44억 명으로 전 세계인구의 63%, 경제 규모도 세계경제규모의 29% 정도를 차지하는 정도의 규모에서 중국이 독주하는 형태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보아포럼 개막연설에서 시진핑 주석도 이는 독주가 아닌 합창임을 강조했다. 

 

한국은 합창으로 이루어질 것을 바라고 있다. 합창으로서 일대일로 전략 구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하며 한중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한반도와 동북아에도 경제적 기회가 주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난 3월 발표된‘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비전 및 행동’실행 계획에 따르면 동북3성(랴오닝, 지린, 헤이롱장)이 러시아 몽골 등 극동지역과의 육해상의 창구역할을 맡도록 되어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협력할 점이 많이 있고 동북아 경제권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한반도 종단철도와 대륙횡단철도를 기본 축으로 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의 건설이고 이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달성이다. 중국은 북한과 도로, 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 중에 있으므로 이에 한국이 같이 참여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핵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하여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는 기대난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연계시켜 나가려는 의지는 양국 모두 갖고 있다. 북핵문제 등으로 한반도 종단 철도건설이 어렵다 하더라도 한중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 한국이 개도국 인프라 개발에 동참할 뿐 아니라 물류, 자원개발,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통해 한중이 함께 발전하는 전략이다. 이는 한중간 상호이익이 되기도 하지만 동북아 경제권 형성에도 기여할 것이므로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일대일로는 향후 35년을 내다보며 아시아에 따통(大同)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대전략이다. 시진핑 주석이 부르짖는 중국의 꿈이 현실이 되려면 일대일로 전략 성공은 필수적이다. 중국은 이 전략이 일정한 성과를 내려면 적어도 8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간 내에 중국의 일대일로가 동북3성지역과 한반도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대일로 추진과정에서 한중 협력을 통해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필요할 것이다. 일대일로의 합창이 동북아에서 크게 울려 퍼질 날을 기대해 본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