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하의 배경과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
KIEP 북경사무소 2015-08-24
■ 중국 외환교역센터는 11일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하루 변동 폭 사상 최대치였던 1.86%(일일 변동제한폭 2%)까지 절하한데 이어 12일에도 위안화 가치를 1.62% 인하했으며, 13일 1.11%를 추가 절하해 6.4010위안으로 고시
-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중국의 환율제도는 줄곧 고정환율제를 유지해오다가 2005년 복수통화 바스켓제도를 도입한 후,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
- 그러나 최근 위안화 실질 실효환율이 시장 예측에서 크게 벗어남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고시환율 결정 방식을 개선하고, 환율의 결정을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표명(<표1>참고)
- 연이은 위안화 추가 절하 실시 역시 시장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 및 다른 주요 환율들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시장조성자들이 전날 마감 가와 최근 발표된 7월 금융자료에 근거해 시세를 산출(<표2>참고)
■ 이번 평가절하는 크게 △ 내수·수출경기 부양 △ 환율메커니즘의 개혁 등을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음.
- (내수·수출경기 부양) 중국 정부는 여러 번의 금리인하 조치에도 제조업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금융권까지 위기가 전염될 조짐이 보이자 위안화 절하 카드를 제시
◦ 지난 7월 무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4% 하락하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둔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한층 높아짐.
◦ BIS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위안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약 14% 절상된 상태로, 외수부진과 실효환율의 지속적인 상승 아래, 중국의 수출 압력은 매우 높아졌음.
◦ 또한, 자국 내 수요부진에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가세하면서 중국 제조업 부문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짐.
- (환율제도 개혁) 위안화 환율의 유동성 및 시장 메커니즘을 강화하고자 함.
◦ 최근 미국정부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달러화 강세, 유로화 및 엔화의 약세 등 국제 자본 흐름에 큰 변화가 예상
◦ 위안화의 경우, 고시환율이 시장에서 크게 괴리되고, 듀레이션도 커지면서 시장 기준과 중심 환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함.
◦ 이에, 기존 중국 인민은행이 전적으로 기준 환율을 결정하던 방식에서 향후 전일의 마감 가와 시장조성자들의 주문가격(market makers quotes)을 반영하기로 함으로써, 누적된 격차를 조정하고,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흐름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함.
◦ 위안화 환율 결정에 시장의 참여도를 높임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의 위안화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에 보다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
■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의 급격한 감소세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도 제시
- (보유 자산의 평가 손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외환보유액의 구성 자산 중 미국 국채 비중을 크게 줄이고 유로와 엔 등의 비중을 늘렸는데, 1년 새 달러 가치가 20% 가까이 상승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도 감소
- (외국인 자금의 중국 이탈) 외국인들이 위안화를 달러로 바꿔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위안화 가치 하락을 ‘달러 매도’라는 외환시장 개입의 방법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외환보유액이 약 1,150억 달러 감소
- (국제금융기구 자본금 충당) 6월, 57개국의 참여로 결성된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본금 1,000억 달러 중 중국이 분담할 부분은 297억8000만 달러에 달하고, 지난달 상하이에서 출범한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의 초기 자본금(1,000억 달러) 중 20%를 부담해야 함.
■ 장기적으로,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는 중국의 경제구조 조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지난 십여 년 간 금융 및 부동산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동시에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자산 거품 형성 및 핫머니 유입 등을 초래하며 자산의 편중현상과 함께 경제구조를 악화시켜왔음.
- 이에, 이번 환율 평가 절하 조치는 부동산과 기타 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거품을 걷어내고 중소기업과 신흥 산업으로 자원을 재분배해 왜곡된 경제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음.
◦ 특히 5%의 평가절하를 통해, 기존 이윤이 비교적 낮았던 계량기, 방직, 통신계산기 등 산업의 이윤을 배로 늘릴 수 있고, 수입 비중이 비교적 높은 에너지관련 산업인 천연가스, 금속광업산업의 이윤은 다소 줄어들 수 있음.
◦ 또한 국내 경제성장을 가속화시켜 국민수입을 증대,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수입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대부분 고급제품 위주로 국한되어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인 소비 진작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
■ 중국의 환율정책의 변화는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으로, 현재 이와 관련해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 두 가지로 나뉘고 있음.
- 우선, 중국 내 현지 생산비중 및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품 중 70% 이상이 중간재인 만큼 중국 수출이 늘면 우리나라 수출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
◦ 원화 역시 평가절하 된 위안화에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고, 한국의 수출 비중이 높아 중국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업종의 경우 상당한 수혜가 예상됨.
- 그러나, 위안화의 평가 절하가 지속 및 가속화될 경우 일부 한국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음.
◦ 의류, 섬유, 신발, 식음료품 등 일부 중국 노동집약적 제품의 가격 인하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 중인 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 및 채산성 악화 가능성
◦ 위안화 가치에 따른 한국 여행객이 감소함으로써 중국인 관광객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화장품, 생활 소비재, 고급 소비재 산업 및 관광관련 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 위안화의 지속적인 평가절하로 야기된 원화의 가치 하락이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외국인 자본의 금융시장 이탈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 존재
【참고자료】
人民币贬值促进经济结构调整, 2015年8月11日, 中信证券研究部
中国人民银行新闻发言人就人民币汇率有关问题进一步答记者问, 2015年8月12日, 中国人民银行网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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