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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의미

장잉춘(張迎春) 소속/직책 : 언론인 2015-09-04

9월 3일이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국의 반(反)파시즘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한 막을 올리게 될 것이다. 미국과 대부분의 구미국가 지도자들이 불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근혜대통령은 열병식에 참석하겠다고 결정하며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박근혜대통령의 결정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이며, 한국이 ‘자주외교’의 길을 걷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열병식은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이지만, 금번 행사의 메시지는 ‘역사를 가슴 깊이 새기고, 선열들을 기리며, 평화를 중시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언론들은 열병식이 금번 기념행사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만으로 중국이 열병식을 통해 국제사회를 향해 힘을 과시하는 ‘쇼’를 벌이고 있다거나 주변 국가에 무력을 과시하고 위세를 떨치려 한다는 식의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아직도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에 깊게 젖어있는 일부 국가들은 중국의 기념행사가 ‘지정학적 정치’를 위한 것이라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고, 특히 미국은 동맹국들의 열병식 참석을 원치 않는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 박근혜대통령의 참석 결정은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박근혜대통령뿐만 아니라 한국 군대 측에서도 중장급 간부를 포함해 총 세 명으로 구성된 대표단도 열병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이번 기념행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국가는 바로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혜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한국이 중국 열병식은 단순히 기념행사가 아니며, 주변국 국가의 원수급 지도자가 한 명이라도 더 동 행사 참석함으로써 아시아 기타 국가에게 모범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 이는 중국이 원하는 바 임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박근혜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 이유는 충분하다. 예를 들어, 최근 한-중 양국은 역사적으로 가장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국 모두 70년 전 일본 침략전쟁의 피해국이자 일본 군국주의에 유린당한 동일한 역사적 아픔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무려 35년동안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았었고, 과거 한국과 중국은 힘을 모아 일본에 대항했었다. 또한 박근혜대통령이 이번 열병식에 참여함으로써 한-중 양국간의 경제무역 확대, 북핵 대응, 일본 군국주의 부활 저지 등 다방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박근혜 정부가 열병식에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박근혜대통령에게 전승일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줄 것을 정식 요청한 것은 올해 3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참석 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서방국가들의 부정적 시선과 내부 갈등으로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8월 25일 중국 장밍졔(张明介)외교부 부부장은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외빈 명단을 설명하면서 박근혜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공식화했고 온갖 추측들이 불식됐다.  

 

일본 교토 통신은 미국이 박근혜대통령에게 중국의 열병식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내용에 따르면, 미국이 박근혜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하면 매우 불쾌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한미일 공조’를 핵심 축으로 하는 ‘아시아 중시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는 것이다. 물론 한미 양국은 모두 이러한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였지만, 알다시피 한미관계는 한국 외교의 핵심이기 때문에 박근혜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내리는데 것이 쉽지 않고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사실,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태지역에 위치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중대 문제에 있어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이미 한중FTA 체결이 먼저냐, 미국 주도의 TPP가입이 먼저냐, 혹은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가입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미국 사드 방어시스템을 자국 내에 설치하는 것을 수용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등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진퇴양난의 기로에서 고민해야 했다.

 

그러니, 이번 박근혜대통령의 열병식 참여 결정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는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사실 박근혜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 중 누구의 편에 서고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라고 한다. 만일 한국이 미국의 말만 따르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았다면, 결국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국가의 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박근혜대통령의 외교적 기지와 정치적 역량이 십분 발휘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출처: 2015.09.01/중평사(中評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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