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사회에는 많은 삼각관계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을 한 축으로 하는 삼각구도는 국제사회의 정치 및 경제의 질서를 재편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 및 세계 구도까지 직접적으로 좌지우지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하는 여러 삼각구도 중 특히 미-중-러 간의 관계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는데, 3개 국가간의 관계 구조와 상호간 작용은 향후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미-중-러 3국 간의 관계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다. 삼각구도의 각 변의 길이가 같지 않다는 말이다. 즉, 중국과 러시아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만이 세계의 미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은 그 자체로 복잡다단한 국제형세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가 되었다. 최근 미국의 경제가 다소 위축되기는 하였으나, 미국은 여전히 국제 정치와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 정치 및 경제 질서를 재조정하는 것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미-중-러 삼각관계 중 가장 중요 한 관계는 미국과의 관계이다. 미-중 관계는 중국의 외교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중국의 현 정부도 대미관계를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 미-중 관계는 지극히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상태와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 비록 미-중 양국간에 수많은 이견들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나, 양국간에는 공동의 이익도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 중국과 미국간의 공동의 이익이 커짐에 따라 이제 양국은 상호 신뢰와 우호적인 공생을 기반으로 하는 ‘신형(新型) 대국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을 실현하고, 협력을 통해 발전을 촉진시키며, 소통으로 이견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러 관계를 살펴보자. 중-러 관계의 발전은 양국의 근본적인 이익과 시대적 요구에 부합한다. 양국은 이미 전면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였고, 이 때문에 정치ㆍ경제ㆍ군사ㆍ문화ㆍ외교 방면에서 양국 간의 상호신뢰, 보완, 협력, 교류, 협상이 가능하게 되었다. 중-러 양국은 非 동맹(結盟) 관계이기는 하지만 전략적으로 충분히 협력하고 있고, 관계가 매우 밀접하기는 하지만 서로간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않는다. 특히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토대로 국제 및 지역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상대국을 지지하고 신뢰하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양국간의 관계는 가히 ‘신형(新型) 대국 관계’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의 전면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파트너이며, 중-러 양국의 정치관계는 이미 ‘준(准)동맹’ 단계에 놓여있다. 중-러 관계의 발전은 세계 역량의 균형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세계가 다극화를 향해 발전하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중-러 간의 전략적 협력은 양국의 전략적 필요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양국의 관계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유인 즉, 러시아가 중-러 변경지역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자체의 경제구조가 비합리적이고 경제 외형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향후 중-러 관계는 ‘정치적으로는 매우 우호적이나, 전략적으로는 적당히 협력하고, 경제적으로는 제한적으로 협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한편, 미-중-러 간의 삼각구도 중 가장 복잡한 관계는 바로 미-러 관계이다. 미국은 과거 냉전시기 구소련을 철저히 ‘붕괴’시켰고, 구소련을 계승한 러시아는 자체 역량의 부족으로 전략적 측면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양자간 관계를 발전시키면서도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미국과 러시아는 협력과 견제의 끈을 함께 유지하며 상호간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 미-중-러 3개국은 갈등과 협력이 병존하는 관계를 구축하였다. 즉, 상호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한편, 전략적 독립성은 강해지고 있고, 서로간의 보완성도 강해져 3개국 모두 상호 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상호간의 관계 속에서 자국의 발전전략을 조정하고, 전략적 환경을 개선하여, 각자의 발전에 유리한 외부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렇게 미-중-러 삼각 관계는 지정학적 전략의 각도에서 볼 때도 국제 정치ㆍ경제ㆍ안보 지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출처: 중평사(中評社), 2015.9.5

※본 글의 저작권은 중평사에 있으므로 중평사의 허가 없이는 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