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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지역주의의 높은 파고와 중국의 전략적 선택

량궈융(梁國勇) 소속/직책 : 유엔 사무관, 경제학박사 2015-10-26

TPP협상의 최종 타결은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다. 올해 5,6월간 무역촉진 의결권 위임이 미국 상·하원에서 통과된 이후, 협상 타결의 발목을 잡았던 장애물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애틀랜타에서 개최된 장관급 회의의 마지막 논의과정에서 농산품, 자동차, 제약 등 분야를 둘러싸고 참가국들이 다소 이견을 보이긴 했으나, 이는 전술적, 기술적 문제일 뿐 빠른 시일 내에 TPP타결을 매듭짓자는 전략 및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TPP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국에 가져올 수 있는 타격은 따로 떼내어 생각할 수 없으며, 금융위기 이후 실로 엄청난 변화를 겪은 세계 무역 판도와 결합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TPP는 미국과 유럽의 TTIP, 아세안+6을 포함하는 RCEP 등과 같이 동 세기를 대표하는 세계무역협정 중의 하나이다. 한편, 서비스무역협정(TiSA)은 현재 23개 참가국을 포함하는데, 이는 향후 세계무대에서 핵심영역으로 부상할 서비스 시장의 약 70%를 아우른다. 즉, WTO 체제를 벗어난 많은 협정들이 새로운 무역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TPP의 타결은 ‘세계 무역시스템의 변혁’이하는 격랑 속에서 솟구친 첫 번째 파도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신(新)지역주의’가 대두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 필자는 이를 글로벌금융위기 출현한 중대한 자유무역협정의 새로운 물결을 의미한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지역주의’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기존의 ‘지역주의’는 90년대 이후 EU와 북미자유무역구 설립이나, 아세안과 같은 개도국지역 단일화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신(新)지역주의’는 20세기 지역 단일화의 뿌리를 이어받은 것이기는 하나, 그와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기도 한다. 첫째, 막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즉, 한 세기를 대표하는 무역협정인 만큼 지리적으로나 경제분야 면에서 커버리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일단 협정이 실시되면 세계 경제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둘째, 새롭다. TPP와 TTIP는 시장 진입 이외에 지적재산권, 원산지 표기법, 경쟁 정책, 노동 및 환경 문제 등 분야를 아우를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의 통일성, 국유기업, 전자상거래, 중소기업 등 이른바‘21세기 경제무역 아젠다’이라 불리는 문제들까지 커버하므로, 향후 국제경제무역 질서를 새롭게 써나갈 것이다. 셋째, 강력하다. 이렇게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새로운 무역협정은‘크고 빠르게’주변의 다자간 협정의 싹을 잘라버리는 선택적이고 배타적인 경향을 보인다.
  
‘新지역주의’의 강력한 부상은 경제 및 무역 분야의 글로벌요소들과 연관되어 있고, 더욱이 미국의 전략적 선택과도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국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자유무역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을 이루고자 했다. 도하라운드협정이 난국에 직면하자, 미국은 지역, 양자간, 다자간 차원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하였다. TPP와 TTIP를 병행 추진하는 태평양과 대서양 간의 ‘양양(兩洋)전략’을 통해, 자유무역을 특정 지역으로 한정 짓지 않고, 바다건너 멀리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협력대상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지정학적인 정치 요소까지 고려하였다.
  
광의적 각도에서 볼 때, 글로벌경제거버넌스 구조는 현재 재편의 과정을 겪고 있다. 융자 및 통화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등의 방면에서 적극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 역시 만들어진 규칙을 따라가야 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규칙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써 역할이 변화되었다. 한편 미국은 무역시스템 방면의 개혁을 유도했고 또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경제분야의 ‘합종연횡’은 ‘지정학적 경제’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新지역주의’의 높은 파고는 제도적 차원에서 중국 경제 발전의 대외적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자유무역과 투자를 추진함에 있어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간시스템은 다만 ‘기존의 양을 보존하는 것’인데 비해, ‘양을 증가시키는’개혁 및 관련 경제 이익은 다자간 측면 이외의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과거에는 WTO에만 가입하면 모든 솔루션이 마련되었었으나, 이제는 각 협정 별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미 아세안, 스웨덴, 한국, 호주 등 주요 경제체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였으며, 향후 미국, EU등 주요 선진국들과의 협상에서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자유무역협정의 실행가능성 검토 이외에도 양자간 투자협정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준 경쟁’이 기업간 경쟁의 핵심이라고 본다면, ‘규칙 경쟁’은 국가간 경쟁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제경제무역 영역에 새로운 규칙이 수립되고 있는 배경하에, 중국은 이러한 새로운 질서가 중국이 자국의 발전모델을 완비하는데 유리하기도 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현 시스템과 모순되는 부분도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제무역체계라는 새로운 현실이 가져다 준 새로운 환경이다. 광범위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이 경제 발전 방식 전환과 선택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출처: 2015.10.19 / 중국경제신식망 

 

 

※본 글의 저작권은 중국경제신식망에 있으므로 중국경제신식망의 허가 없이는 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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