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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아베노믹스’

쉬창원(徐長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5-10-28

1.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아베노믹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2년9월, 아베신조는 ‘20년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을 벗어나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여 일본수상으로 취임하였다. 취임직후 아베는 ‘3개의 화살’에 비유되는 3개 정책을 강조한 ‘아베노믹스’를 발표하였다. 이 중 2개의 화살은 과감한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실시하여 엔화를 대폭 평가절하시키고, 일본경제의 평균 주가지수를 기존의 8000포인트에서 두 배로 끌어올리며, 실업률도 기존의 4%에서 3%로 감소시켜 완전고용을 실현시키겠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성장정책이었는데,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베노믹스는 결국 ‘용두사미’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와 현지 언론들은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근 일본내각에서 발표한 「2015년 경제 재정백서」에서도 “일본경제는 25년간이나 지속되었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선순환을 실현하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동 백서가 발표된 이후 2분기 경제는 3분기 이래 연평균 성장률 -1.6%라는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일본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초래하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이 경제의 선순환을 실현했다고 발표하기는 하였으나, 사실상 일본 경제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베가 취임한 이래(2012년 1/4분기~2015년 2/4분기) 11 분기 동안 연평균 실질GDP성장률은 0.9%에 불과했다. 이는 민주당 집정시기(2990년 1/3분기~2012년 1/4분기)이래 14 분기 동안의 연평균 실질GDP성장률인 1.7%의 1/2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고액소비세 상향조정 등의 요소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아베정부가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작년 하반기 일본정부와 언론매스컴들은 2015년 경제성장률이 2%에 달할 것이라 선전하였지만, 최근 관련 학자들과 국민들이 예상하는 경제 성장률은 1%전후이다. 또한 올해 7월부터의 관련 통계수치를 보더라도 일본경제는 3분기에도 그다지 희망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어려워 보인다.

 

아베가 집권한 이래 경제가 성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완전고용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이하 2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일본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공급이 감소하였고, 둘째, 기업의 노동력 보강이 부족하고 여성과 고령자의 취업이 증가하여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경제가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완전고용은 노동력 공급 부족과 생산효율 저하라는 두 가지 현상의 ‘조합’으로 가능했던 결과이며, 이는 결국 일본 경제의 ‘불행’을 초래하였다. 향후 아베정부가 계속해서 완전고용 실현이 자신들의 ‘업적’인양 내세운다면, 일본 국민들은 더욱 불행해 질 것이다.   

 

한편, 아베정권의 엔화 평가절하 정책 역시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 당초 아베정권은 엔화를 평가절하시키면 수출이 확대되어 경제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이에 아베는 취임 이후 엔화를 30%나 평가절하 시켰으나,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없었다. 이유인 즉, 일본 무역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엔화가 평가절상 되던 시기에 이미 수많은 제조업 생산공장들이 해외로 근거지를 옮긴 상태였기 때문에 엔화를 평가절하 시켜도 수출 성장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수입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일본은 해외투자기업이 생산한 상품과 식품을 국내시장으로 재수입하였는데, 이 때문에 주변 아시아 국가 및 지역이 현지에서 생산한 상품 및 식품 등을 일본에 수출할 때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이 하락하게 되었다. 이에 일본은 주변 국가 및 지역으로부터 엔화의 평가절하 정책으로 인해 ‘주변국의 빈곤화’가 초래되었다는 원망을 샀다.  

 

엔화 환율이 불안해지자 세계 각국 및 지역들은 엔화보유를 꺼리고 수중에 가지고 있던 엔화마저도 달러 등 환율강세인 통화로 전환하기에 나섰다. 이에 올해 8월 위안화가 엔화를 제치고 달러, 유로화, 파운드의 뒤를 잇는 4대 결제통화로 등극하였다. 이처럼 엔화의 지속적인 평가절하로 인해 엔화의 국제화 실현이라는 목표가 더욱 요원해 진 것이다. 

 

아베정권이 안보법 통과를 강행한 이후, 국민들의 원성과 불만이 자자했고,  아베정권의 지지율도 크게 하락하였다. 아베는 민심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9월 24일 자민당 총재에 취임한 이후 ‘경제 되살리기’라는 목표 하에 새로운‘아베노믹스’ 3대 정책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3대 정책이란 강한 경제(GDP 6조엔 달성), 출생률 제고(출생률 1.8% 실현), 사회보장 강화를 포함한다. 이에 대해 일본언론에서는 새롭게 발표한 3대 정책은 구체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재정확충 방법과 목표 실현 예상시기 등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며, 3년전 발표했던 3대 정책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하면서, 이는 국민을 ‘두 번 울리는 것’으로 아베노믹스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폄하했다.


2. 관광객 유치 확대로 인한 경제성장 효과는 제한적


아베는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해 외국인 유치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2020년 동경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2,0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였다. 심지어 아베는 올해 유엔회의에 참석하여 이를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루트로 활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베는 지난 9월 27일 뉴욕에서 개최된 일본요리 초대전에도 참석하여 환영사를 발표하면서 일본 관광을 홍보하였고 일본 요리문화를 추켜세웠다.

 

최근 몇 년간 일본은 지속적인 엔화 평가절하, 관광비자 발급조건 완화, 면세제도 개선 등의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주력하였다. 일본측의 관련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전년 대비 29.4% 증가한 1,341만명에 달하였고, 이는 최근 3년간 2.2배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2014년 10월에 식품, 화장품, 약품 등도 면세품목으로 분류되면서 올해 상반기 해외 관광객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작년 동기대비 46.0% 증가하였다. 일본정부관광국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2,014명으로 일본 정부가 2020년까지 유치하기로 계획했던 2,000만명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으로의 관광객 수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의 주변 국가 및 지역으로 대만, 한국, 중국, 홍콩이 차례로 1~4위를 차지하였고, 이들은 일본을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90%의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대폭적인 증가는 일본의 소매업, 숙박업, 관광업의 성황을 이끌었다. 일본 관광청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외국관광객의의 소비규모는 작년 동기대비 82.5% 증가한 8,887억 엔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백화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외국 관광객의 소매소비액이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특히 2014년 10월 면세품목이 확대된 이후 소매소비액이 전년 동기대비 2~4배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은 2014년까지만해도 대만과 한국인 관광객보다 적었었으나, 최근 일본 사회에서‘싹쓸이족’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소비가 늘어 1인당 평균 소비액이 23만 엔에까지 달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소비가 많은 관광객이 되었고, 일본의 관광 수입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일본학자들은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뉴노멀시대 진입, 증시폭락 등으로 인해 향후 중국인 관광객수가 감소하여 일본 관광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수가 감소한다 하더라도 일본 경제가 받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유인 즉, 일-중 양국 경제교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관광이 아닌 무역이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은 일본의 최대 무역상대국이었던 적이 있었으나, 최근 일본 경제의 침체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일본의 對중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4년에는 수출총액의 16%로까지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대 무역상대국에서 미국 다음의 2대 무역상대국으로 비중이 축소되었다. 2014년 일본의 對중국 수출규모는 12조1억엔으로 최근 일본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인 7,000억엔의 약 17배에 달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일본의 對중국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바, 당분간 이와 같은 감소추세는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통한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분기 백화점의 총 판매액 중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판매액은 1.1% 정도였으나, 올해 2/4분기에는 그 비중이 3.6%로까지 증가하였다. 그러나 일본 국내 소비총액 중 외국인(非일본거주자)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으며, 일본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수준에 그친다. 일본측의 추산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일본 내 소비를 통해 2015년 2분기 실질GDP는 전 분기 대비 0.03%(연환산율 0.11%)증가하였는데 그쳤고, 실질GDP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2014년 1분기에도 전년 대비 0.08% (연환산율0.31%)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므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일부 산업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일본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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