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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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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미·중 충돌과 한국 외교의 방향

김진호 소속/직책 :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0-10-05

코로나19가 팬더믹으로 만연한지도 근 반년이 넘어간다. 그 사이 미·중관계는 더욱 더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데, 무역, 사이버안보, 과학기술, 인권, 홍콩, 타이완 문제에 이르기까지 미·중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즉, 트럼프·시진핑 시기 미·중관계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전략이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일부는 미국 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종합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국민의식, 국가가치관 및 경제와 안보 경쟁에 따른 현실적 국가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 대립이 잠시 봉합될 수는 있어도 종식되지 않은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은 이번에 중국을 확실히 손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중국은 이번 미국과의 충돌에서 이겨내야 중국이 꾸준한 발전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중 갈등과 마찰의 향방과 내용을 국제관계의 장기적 현상(세력경쟁)으로 보고, 그 흐름과 내용을 꾸준히 분석하여 자국에게 유리한 전략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1)

그러나 이러한 강대국의 마찰과 관련 협상이 제3국에게 유리한 결론보다는 양국 모두 자국의 국익에 우선된 결정을 내린다는 면에서 미·중 갈등의 과정에서 미·중 양국을 모두 중시해야 하는 국가들은 통일되고 균형 잡힌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즉, 전략적 모호함과 지연전략 등으로 자국의 속내를 들어내지 않으며 계획된 자국 국익 위주의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고 지정학적인 관계와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각한 한·중관계를 고려한다면, 한국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양국의 대립이라는 국제관계를 기본으로 하기는 하지만 한반도 남북한 현황과 한국 국내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대외정책을 펼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 아닌가 한다.

1. 중국을 보는 시각
한국을 포함한 서구의 시각에서 중국을 보는 시각은 그리 긍정적인 면이 많지 않다. 즉,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로 시장경제를 적용하고는 있지만, 체제적으로 권위주의 중앙집권의 공산당 통치를 하며 서구의 가치관인 인권 보장, 언론 자유, 법적 평등, 공평한 선거 등을 받아들이지 않고 중국사회주의제도의 틀에서 사회주의시장경제(국가자본주의)를 유지하는 일당 통치(독재)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중앙집권적 공산당의 권력(주권)이 국내외 정치인 홍콩, 타이완 문제(양안문제) 뿐만 아니라 주변국관계에서도 경제력(생산, 소비 등)을 바탕으로 일방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2)

이는 거대한 경제규모의 외부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이 꾸준히 미국의 국익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중국 군사력의 향상과 이를 통한 중국 대외 확장전략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증가는 주변국을 포함한 미국과 서구적 가치관을 갖고 있는 국가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패권국인 미국에 대한 위협이자 기존 세계질서의 변화를 유도하는 도전이 된다고 보고 있다. 즉, 자유사회와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며 중국과 교류하고 있는 국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도 없기에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를 인정하거나 묵인하면서 중국과 교류를 하며 미·중관계(강대국 관계)를 주시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예외는 아니기에 미·중관계의 마찰은 우리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2. 코로나 19와 미·중관계
코로나19의 발발과 방역 관련하여 중국은 경제회복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빨리 진행되고 있다. 이는 중국 지도자의 리더십과 행정력 효율과 연관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중국의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으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진 상태이고, 과학기술과 연결된 첨단산업과 관련된 부분도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상황에서 중국의 많은 고학력의 엘리트와 숙련된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도 중국의 장점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앙집권적 행정력은 이번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중앙과 지방의 협력적 통제능력, 과학기술과 IT,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한 방역을 포함한 행정능력이 더욱 발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IT와 4차산업 혁신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에 이와 관련된 반도체 기술력의 중국 유입을 차단하는 것은 현재 미국의 대중국 봉쇄에 중요한 부분으로 드러나고 있다.3)

그러나, 반면 중국이 이러한 제재속에서 나타나는 국내정치는 그 통제력이 더 강화된 정치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즉, 비교적 낙천적이지만 정부의 강압적 지시에 따르던 인민(시민)들은 현재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생활방역을 하면서 식품이나 상품도 인터넷을 통한 구매와 소비로 그 추세가 바뀌어 나가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국가통제능력이 더 상승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미·중 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라 그나마 중국이 강세였던 인터넷 경제, 증권이나 부동산도 대부분 IT와 연계되는 스마트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즉, 중국사회의 변화는 정부의 전자정부(공산당의 IT체제)와 시장과 시민사회가 IT과학기술로 통합되고 있고, 정부는 이러한 빅데이터를 통해 사회의 요구나 발전추세를 가늠하고 있다. 즉, 코로나19 방역이 중국 정부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정부 통제력을 더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4)

이러한 시스템속에서 중국은 이미 금년 3월부터는 정상적인 산업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상태다. 비록, 비대면이 우선시되는 사회이기에 관광이나 인적교류를 통한 소비를 진작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인터넷 기반으로 한 배달을 통한 소비를 통해 기본 경제활동은 영위되고 있다. 단지, 미·중 무역마찰로 수출이 줄은 것은 확실하지만 이를 국내 적재적소에 인터넷 빅데이터를 통한 수요측정을 통한 소비로 보충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인민들의 소비성향도 절약하며 안정화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중국은 작년말부터 코로나19 문제로 시끄러운 국내상황을 겪었지만 중앙정부의 개입으로 세계 어는 국가나 지역보다 더 빠르게 코로나19의  ‘뉴노멀 시대’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세계 각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방역과 방역을 통한 사회안정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할 수 있고, 산업생산 재개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부의 산업육성정책이 꾸준히 나오면서 ‘뉴노멀 시대’에 맞는 과학기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5) 반대로, 미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과학기술 절도행위와 사이버안보를 위협하는 IT 등 4차산업의 발전은 미국에 위협이 되고 미국은 이를 봉쇄해야 하는 상황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6)

미·중 마찰은 경제와 안보 그리고 지역정치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급변한 것을 의미한다. 클린턴과 오바마 시기의 미·중관계가 상호 협력에서 견제를 향한 관망기라고 한다면, 트럼프 시기의 양국관계는 미국의 ‘공세적 제재와 중국의 수비적 버티기’으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중 마찰은 양국의 경제와 군사능력을 포함한 국력의 상승에 따라 동아시아와 세계에서 나타나는 양국의 갈등이 중심이고, 이것이 지역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즉, 세계경제에 편입된 지역으로, 미국과 중국과 지정 및 지정학적으로 관계가 있는 국가들은 미·중 마찰과 관련된 정치와 경제적 외교문제에서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7)

코로나19와 관련한 미·중관계는 아주 미묘한 상황이다. 미중 마찰의 시작된 상황에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명되고 이것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남미, 인도에 많은 사회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과 관련이 있는 많은 국가나 지역이 코로나19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의 대선에도 이것이 영향을 미치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책임론에 대한 추궁과 더불어 어느 국가가 백신을 먼저 만들어 이를 외교적으로 활용하는지도 하나의 경쟁이 되고 있다. 즉, 코로나19에서 탈출과 국가체제의 재정비는 앞으로 미·중 양국의 관계는 중요한 이슈로 남을 수 있다고 본다.

3. 미·중 마찰의 영역과 내용
중국의 대국관계와 주변국관계에서 미·중 마찰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 그 교류는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 특히, 미·중 마찰은 그 마찰 영역에서 무역마찰, 정보통신설비를 포함한 안보 마찰(Huawei, Tik Tok, WeChat 등), 과학기술 보안 마찰, 군사 마찰, 외교 마찰, 인권문제 마찰, 홍콩관련 마찰 및 타이완 관련 마찰 등 많은 내용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양자 간 문제만 아니라 제3자도 관련된 문제로 미국의 중국봉쇄정책과 복잡하게 연계되어 나타나고 있다. 즉, 중국이 펼치던 ‘중국몽’, ‘강군몽’ 등의 국가비전과 그와 상응하는 ‘일대일로’ 전략이 미국의 인·태전략으로 봉쇄되고 있는 것이다.

미·중 간에 안보적으로 대립하는 지역은 아래와 같은데, 사실은 이 외에도 중국의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영향력 확대전략에 미국은 계속하여 차단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한반도지역에서의 중국 영향력 차단이 무척 주용한데, 중국은 북한이 중국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남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중국에 기우는 것(중국 경사도)에도 경고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반도 전체에 중국 영향력이 강해지면 바다 건너 미일동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는 중국 해군의 활동무대인 중국의 동해인데, 중국은 동해를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며 일본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의 회복을 주장하며 해군력을 확장하여 일본과 타이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타이완해협과 타이완인데, 이 부분이 중국과 협력하는 지역으로 바뀌거나 중국이 통일하는 경우에 태평양 서쪽에 중국의 출입구가 생긴다는 것으로 미국의 태평양전략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완문제는 이미 중국의 앞마당인 홍콩과 마카오에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전지 정보기지를 갖고 있던 상황에서 홍콩이 중국 국내와 같이 내륙화 되면서 그 전진 기지를 후퇴해야 하는데, 그곳이 타이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미국은 타이완을 무척 중요시하고 있다.8)  동시에 전략적인 차원에서도 타이완은 ‘침몰하지 않은 항공모함’이라는 이름과 같이 서태평양 방어에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넷째는 남중국해 지역인데, 중국이 이미 이곳에 인공 섬을 만들어 기지화 하고 이미 2척의 항공모함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이 지역의 이익은 미국의 동아시아(동남아) 패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미국이 계속하여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진행되는 중미 양자 마찰은 무역마찰, IT과학기술 마찰, 인권, 코로나19와 국제기구를 둘러싼 마찰이 있고, 홍콩 및 타이완을 끼고 일어나는 마찰은 중국의 ‘일국양제’ 정통성과 ‘하나의 중국’ 관련 마찰이 있는데 이는 모두 미·중 분쟁에서 전략적인 카드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홍콩문제는 일국의 원칙에 따라 국내정치와 연계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고, 대만문제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대립적 틀에서 국내문제로 접근(내정간섭)하며 미국에 강력한 경고를 하며 타이완을 외교적으로 봉쇄하는 방법으로 통일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인 티벳과 신장(新疆) 문제도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카드로 쓰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견제의 끈을 북한문제에서 한반도 한국으로 돌리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보기에 한반도의 한국이 그나마 미국과의 고리가 약하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이 한반도 남북한 관계와 경제적인 문제를 고려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나쁘게 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포위전략에 대응하여 중일관계 강조하며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남중국해 문제에서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경제와 방역에 대한 지원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는데, 남중국해 영해문제는 관련국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미국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중국의 중·인 마찰도 미·중 마찰의 의미에서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과 인도에 대한 강경책으로 직접적으로는 인도에 간접적으로는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는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4. 미·중 마찰에서 한국 외교
중국의 대외관계와 미국의 대외관계는 실제적으로 국익에 우선한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를 건국한 공산당의 중앙집권에 의해 국가의 핵심인 지도자가 전체를 유지하기에 일부 황제국가의 비슷한 측면도 있다. 즉, 현대국가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사회주의 체제에 중국현실을 접목한 통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국내외 정치는 모둔 중앙으로 모아진 자료에 따른 전략으로 통일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통일된 국가정책은 실행을 통해 인민들에게 공산당 지도부의 노력과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즉, 중국과 교류를 할 때는 중국지도부와 공산당정부 그리고 인민들에게 체면을 주며 현실적 이익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중국이 원하는 것은 안보적 체면일 수도 있기에 대중국 외교는 지도부인 정부의 정책과 인민에 도움이 되는 형식이 가미된 내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반대로, 선거로 대통령을 뽑고 각자의 소리를 낼 수 있는 미국의 경우에는 미국의 세계전략과 연계된 부분의 실제적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안보적인 면에서 미·중 대립이 있는 부분에서 한반도 한국의 상황에 근거하여 양국과 교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형식과 체면 그리고 원칙과 실리를 종합적으로 구성하는 맞춤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초에서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며 북한과 평화적 교류를 위한 틀을 기초로, 대(對)미·중 외교에서 북한의 상황과 국내정치정서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에서 중국과 실제적 교류가 있는 상호의존부분과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는 부분의 첨단과학기술 영역이 중첩되는 부분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그 내용과 방향을 선택하기는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 특히, 대북관련 세컨드리 보이콧이 나오는 부분으로 이것이 중국과 교역에 연계되는 부분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부분에 미국의 보복은 중국, 북한을 포함하여 동시에 한국에도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즉, 첨단과학기술과 군사기술 및 북한의 핵과 미사일과 연계된 부분의 교역은 가능한 미국의 세계전략에 부응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단지, 한국의 기업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시장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생산과 소비시장이 동시에 중국에 있는 경우에는 정부의 의견과 기업의 의견이 협력을 통한 조율이 이루어져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과의 인적교류는 장기적인 한·중관계를 위해 활성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미·중 마찰의 감시대상이 아닌 유무형 제품의 상호교류는 양국에 도움이 되기에 늘려갈 수 있는 방법을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중 교류를 강화하는 이유는 과거 ‘사드 갈등’으로 양국 국민정서가 악화된 것을 보완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드’와 한·중관계라는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동맹국 미국의 입장에서 미·중 경쟁에서 동맹국 관리와 동시에 중국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사드’와 유사한 것(중거리 미사일과 전술핵무기 등)을 다시 한반도에 배치하려 할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국의 대외전략을 한국이 변화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전 준비도 필요할 것이다. 중국은 국민정서와 지도부의 지도력과 국가안보를 위해 반드시 보복하려 할 것이고, 이는 과거보다 더 어렵게 한·중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미·중 갈등에서 한·중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는 미국의 대중국·북한 전략과 연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북한전략은 미국의 동아시아전략의 일부이고 이는 결국 대중국 전략과 연계된 것으로 보면 된다. 즉, 한·중관계를 강화하며 북·중관계를 활용하여 한국·중국·북한이라는 틀을 통해 남북교류를 하는 것은 미국으로부터 한국도 북한과 중국과 같은 제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나온 북한 미사일관련 세컨드리 보이콧도 이러한 내용으로 보인다. 중국의 입장을 보면, 미·중 갈등 속에 어려운 환경에서 중국이 북한이라는 카드를 사용하여 미국에 견제구를 날리기에는 이미 미·중 갈등의 골이 너무 크기에 중국이 쉽게 선택할 카드는 아니라고 본다. 단지, 남북한이 중국이라는 지역을 이용하여 제제범위밖에서 남북한이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과거에 진행했던 미·중 마찰이 없었던 시기의 얘기다.9)

북한의 경우, 북미 회담 결렬 이후 중국·러시아와 유대관계를 강화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미국과의 협상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미·중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 국내정치 안정에 필요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친(親)중국적 행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은 중국의 체면을 유지하게 하는 지지와 언론플레이로 미·중 갈등에 있는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려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교류라는 틀에 쉽게 들어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즉, 북한은 북·미 회담을 하기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여 중국을 안심시키며 북·미 협상을 한 것이다. 즉, 미·중 대결의 상황에서 북한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국내정치 안정을 통해 다음 동북아국제정세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적 핵유지와 국제 제제 완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협상 대사자는 여전히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한·미관계는 당분간 미·중관계나 미·러관계 그리고 중·러관계와 북핵문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한국의 전통적 안보를 포함한 한·미동맹체제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적절한 영역과 한계를 정하고 그 틀 안에서 한국의 국내정치 상황과 다변화된 국제관계를 고려한 ‘동맹의 의무와 권리’라는 한도에서 의무를 수행하며 권리를 요구하여 한국이 필요한 것을 얻을 필요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남북한이 대립하고 미·중이 대립하는 상황이 한국에 어려움도 주지만 상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안보나 경제적 이익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즉,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국제질서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을 근거로 하지만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적응하는 방법을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전후 일본이 미·중관계의 변화를 감지하고 중국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고 미국보다 먼저 수교하고 교류한 내용을 볼 필요도 있다.

한·중관계는 기존의 한·중관계를 유지하데, 갑자기 중국의 편을 드는 듯한 모습으로 미국의 제재나 보복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인문, 의료, 경제 등 다방면 교류를 통해 장기적 발전의 기초를 만들어 가는 것은 좋으나, 굳이 중국의 전략에 한국이 지지하는 모습을 드러내 미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정학적으로 한·중관계는 ‘협력속에 대립, 대립속의 협력’의 양자관계일 뿐만 아니라 주변 국제관계의 변화에 따라 그 변화와 반응이 여러 변수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에 이에 관련된 위기관련 체제를 구비해 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외교 변수 시뮬레이션이 군사안보(전쟁) 시물레이션과 같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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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흥규, “미·중 사이 중립은 中 편든 것···韓 줄타기 경고한 美 전직관리,” 중앙일보(2020년 9월 23일), https://news.joins.com/article/23878956 (검색일: 2020년 9월 28일).

2)김진호, “미·중 경쟁 속 중국 공산당에 대한 다양한 시각,” 한중ZineINChinaBrief Vol.000 2020.00.00. 인천연구원.

3)U.S. considers cutting trade with China’s biggest semiconductor manufacturer(2020년 9월 5일),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technology/2020/09/05/us-weighs-trade-ban-smic/ (검색일: 2020년 9월 12일).

4)김진호, “코로나19로 본 중국 국내외 정치,” 한중ZineINChinaBrief Vol.381 2020.03.30, 인천연구원.

5)강수정, “코로나19와 미·중 관계,” 한중ZineINChinaBrief Vol.387 2020.09.28, 인천연구원.

6)'Tit-for-tat': China's detention of Australian Cheng Lei is ringing alarm bells(2020년 9월 5일),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0/sep/06/tit-for-tat-chinas-detention-of-australian-cheng-lei-is-ringing-alarm-bells (검색일: 2020년 9월 10일).

7)김진호, “미·중관계, 물리적 충돌 및 화해 가능성은?” jpi정책포럼 No. 2020-09, 제주평화연구원.

8)美国军舰过台海行踪被卫星曝光 疑似首次进入澎湖水(2020년 9월 2일), 人民网,http://military.people.com.cn/n1/2020/0902/c1011-31846342.html (검색일: 2020년 9월 10일).

9)美, "北 탄도미사일 개발 지원 말라" 전 세계에 주의보...남북경협 부담 커진 韓(2020년 9월 2일), 한국경제,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11&aid=0003791668 html (검색일: 2020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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