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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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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의 현주소

김동수 소속/직책 : 산업연구원 동북아산업실장 선임연구위원 2021-02-27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경제산업계가 회복하고 있는 중국에게도 큰 시련의 시기였다. 특히 건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중앙 및 지방의 국유기업이 파산을 하면서 충격을 주었다. 지난해 11월 신용등급 AAA의 지방국유기업인 화천BMW자동차(华晨宝马)를 비롯해 지방국유자동차기업들이 파산하면서 해당 채권을 지니고 있는 공상은행 등과 같은 금융권은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반도체 분야의 대표적인 중앙의 국유기업인 칭화유니그룹(清华紫光集团)의 채무위기설이 돌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하였다. 그럼, 중국은 이처럼 국유기업의 부실로 인하여 경제위기를 맞이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이 의구심은 오래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해왔지만 아직 중국의 경제는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국유기업들의 부채증가 및 부실로 인하여 몇몇 국유기업이 파산을 하고 있지만, 도미노처럼 파급효과가 번지는 상황을 중국정부가 잘 조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국유기업은 도대체 어떠한 위상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국유기업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기업법과 회사법 또는 소유제 등을 고려한 학술적·행정적 개념의 정의보다 경제적인 개념의 국유기업을 확인하기 위해서 중국국가통계국의 구분을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 통계국 자료를 보면, 매출액 2,000만 위안 이상의 공업기업들을 보면 기업의 구분별로 자산총액과 매출액 등이 제시되어 있다. 표 1은 홍콩, 마카오, 대만기업 그리고 외국자본투자기업을 제외한 중국의 내자기업(内资企业)을 자세히 구분하고 있으며 이 중 사실상 민간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이 광의의 국유기업 또는 공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협의의 국유기업(국유자산괸리위원회가 관리감독하는 정부출자 중앙기업 포함) 외에도 정부가 일부 지분을 출자한 기업과 정부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성격의 국유독자회사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으나 정부의 개입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민간기업을 제외한 모든 기업을 공기업으로 구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공기업 개념으로 국유기업의 규모를 추정한다면 규모이상 공업기업 중 국유기업의 자산규모 비중은 약 71.1%, 매출액 비중은 약 56.6%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2003년 설립된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괸리위원회(国有资产监督管理委员会)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중앙기업(中央企业)을 구조조정을 통하여 현재 97개2) 로 통폐합하였으며 이 들 중앙기업은 대부분 중국 500대기업에 속할만큼 규모도 크고 중요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에너지(전력, 원자력, 가스, 석탄, 석유 등) 관련 기업, 통신기업, 방위산업기업, 사회인프라 관련 기업, 자동차기업, 철강기업, 교통(항공, 철도, 해운 등) 관련 기업, 의약기업 등이며 전세계 Fortune500에 포함되어 있는 중국 제일기업인 중국석유가스그룹(中国石油天然气集团有限公司)도 대표적인 중앙기업 중의 하나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답게 국유기업이 국가경제에 중요한 축을 담당해오고 있다. 1990년 중반 이후부터 후진타오 집권 시기에 상대적으로 민간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배려로 이른바 국퇴민진(国退民进)의 추세가 이어졌다가 시진핑 집권 이후 상대적으로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부흥시키면서 국진민퇴(国进民退)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환경에서 성장하는 국가로서 중국도 시장체제의 도입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국유기업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여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유기업의 개혁을 위한 대표적인 두가지 정책으로 신용평가의 개선과 혼합소유제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 지난해 말 리커창 총리가 언급한 바와 같이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던 국유기업의 파산은 신용등급평가의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국유기업의 민간지분 참여를 통한 혼합소유제는 일종의 단계적 민영화라고 할 수 있으며 보다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입각한 기업의 체질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이것이 바로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20년 9월 <국유기업개혁3년행동방안(2020-2022년), 国企改革三年行动方案(2020-2022年)>을 발표하면서 핵심적인 시장주체로서의 국유기업, 혁신적인 국유기업, 산업의 가치사슬 형성에 기여하는 국유기업, 민생을 보장하는 국유기업, 경제안전을 책임지는 국유기업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이를 위하여 국가자본관리체제의 확립, 국유경제 배치 최적화 및 구조조정, 국유기업의 활력과 효율성 제고 및 혼합소유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국유기업의 체질 개선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국유기업에는 공산당조직인 당조(党组)가 있고, 알리바바(阿里巴巴)나 텐센트(腾讯)와 같은 민간기업에조차 공산당원인 직원 중심의 당위원회인 당위(党委)가 있다. 이는 기업활동에 공산당의 개입이 언제든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비시장경제적 개입은 기업활동에 왜곡을 초래하고 결국 비효율을 야기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중국정부의 국유기업 개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유기업 또는 공기업의 비효율에도 불구하고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구매력기준 국내총생산 규모는 이미 2014년 미국을 추월하였다. 비효율적인 공기업 부문은 아이러니하게도 개선과 성장의 여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큰 경제위기 없이 중국정부가 공기업 부문의 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다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은 매우 밝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때문에 우리를 비롯한 선진국들이 중국을 주목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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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국가통계국의 정의에 따르면, 규모이상 공업기업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매출액이 2,000만 위안 이상인 기업으로 정의

2) http://www.sasac.gov.cn/n2588035/n2641579/n2641645/c4451749/content.html (검색일: 2021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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