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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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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 자녀 정책 시행과 관련 산업의 성장 및 전망

김정진 소속/직책 : 중국 서남정법대학교 교수 2021-07-30

중국은 계획출산정책이 왜 필요하였는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중국을 떠올릴 때 ‘광활한 영토’와 ‘세계최대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먼저 인식한다. 중국인도 이에 대해 자긍심과 불만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져야 하는 인권이나 권리에 대해, 예를 들어, 교통법규 준수, 환경문제, 개인정보 침해 등에 대해 그들과 이야기하면, 항상 입버릇처럼 “중국에는 인구가 많아서 어쩔 수 없다.”라는 식으로 대응한다. 중국의 인구로 인한 딜레마다. 그렇다면 중국은 가장 큰 자산이면서 정책적 부담이 된 과도한 인구에 대해 어떠한 산아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산업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0년대 말부터 1970대에 급격히 증가하는 인구와 부족한 식량문제로 인해 ‘아들딸 구분 없이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정책을 폈으며, 이는 국민의 공감을 얻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자연스레 받아들인 시기가 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1949년 신중국이 설립된 이래 그동안의 대내외 전쟁으로 인구가 감소하여 사회 전반에 인구증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였다. 이에 중국은 구소련의 인구정책을 도입하여 출산을 장려하였으며, 다산가정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다산한 여성을 이른바 ‘영웅’으로 추대하기까지 하였다. 이로 인해 1949년 약 5.41억 명이었던 인구가 20년이 지난 1969년에는 약 8.06억 명으로 증가하였다. 당시 중국의 경제는 마오쩌둥(毛泽东)의 대약진운동(大跃进) 실패로 인해 대기근 시기를 맞아 식량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즉,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량의 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산율을 낮춤으로써 제한된 식량 소비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에 중국의 경제학자인 마인추(马寅初, 1882-1982)는 중국의 경제상황 대비 급격히 증가하는 인구를 통제할 필요성을 정부에 제안하면서 처음에는 세 자녀로 시작한 출산정책이 1979년부터 한 자녀 출산정책으로 굳어졌다. 한 자녀 정책은 ‘사회부양비’라는 행정처벌법(行政处罚法)에서 규정한 벌금으로 둘째 출산에 대한 억제력을 더하였다. 이때의 중국 ‘계획출산정책(計劃生育政策)’은 ‘한 자녀 정책’으로 대표된다. 이러한 점에서 2021년 현재 중국이 세 자녀 정책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출산제한이라기 보다는 출산장려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의 계획출산정책의 공(功)과 과(過)

중국의 계획출산정책은 「중국헌법(中国宪法)」에서 명확히 천명(阐明)하고 있다. 헌법 제25조는 “국가는 인구의 증가가 경제와 사회발전계획과 부합하도록 계획생육(计划生育)을 추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9조에서는 부부쌍방이 계획생육 실행의 의무를 부담함을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제도적 실현을 위해 법률로 혼인연령을 높여 출산을 늦추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1950년 제정된 「중국혼인법(中国婚姻法)」에서 남성은 20세, 여성은 18세로 혼인연령을 규정하였는데, 한 자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듬해인 1980년 수정된 「혼인법(婚姻法)」에서 남성 22세, 여성 20세로 개정되어 2020년 제정된 「민법전(民法典)」에서 계승하고 있다. 혼인연령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1) 미혼출생자녀의 보호, (2) 혼인연령 이전에 출생한 아이의 혼인 후 출생신고까지의 시간적 간격으로 인한 불이익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되었다.

출산은 인간이 동물로서 가지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제도에서도 통제를 가한 역사가 없다. 그러므로 계획출산정책을 공식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도가 가진 문제점과 새로운 제도의 우수성을 국민들로 하여금 이해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중국은 계획생육은, (1) 출산 과정 또는 출산 후 발생하는 여성의 건강 및 생명을 보호하여 여성건강을 향상하며, (2) 혼인과 출산을 늦추어 여성의 사회참여에 필요한 교육을 강화하고, (3) 사회구성원으로서 여성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등 여성 영향력 강화를 통한 여성해방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주장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사회의 생산력 증가와 성평등 등에 있어 어느 정도 인민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무엇보다 공산당이 추진하는 큰 그림에 동참하여야 한다는 맹목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중국의 정책으로, (1)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및 참여기회 확대, (2) 4억 인구 증가의 억제, (3) 세계인구 60억을 4년간 지연시킨 점을 중국은 지난 40여 년간의 계획출산정책의 성과로 선전하고 있다.1)

하지만 중국의 계획출산정책으로 인하여 독생자녀 가정, 심각한 고령화, 성별 불균형, 도시와 농촌의 차별화된 출산정책 등으로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79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인하여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게 되면서 먹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한 주거문제와 교육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자연스레 출산율이 낮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상기에 나열한 사회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즉,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 독생자녀 가정의 두 자녀 출산정책, (2) 소수민족의 출산정책, (3) 농촌의 첫 아이가 딸일 경우 두 자녀 출산이 가능한 이른바 ‘한 자녀 반 정책’ 등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또 고령화와 독생자녀 정책에서 발생하는 부모 부양의무와 독생자녀 사망으로 인한 국가의 부양 지원 정책도 운영하면서 그동안의 계획출산정책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2013년 11월 사실상 두 자녀 출산정책을 포함한 정책을 발표하였다.

세 자녀 정책의 의의와 출산 지원

두 자녀 정책이 실시된 주요 원인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이라는 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자녀 정책이 시행되면서 둘째를 출산하지 않는 가정에 패널티를 부여함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여전히 저조하였다. 이론상 부부가 두 명의 자녀를 출산하면 인구는 현상유지된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위험사회로 변화하면서 각종 사고와 인구이탈로 인해 두 자녀 정책으로는 현상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중국 정부는 약 8년이 지난 2021년 5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부가 3명까지 낳을 수 있는 이른바 ‘세 자녀 정책’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세 자녀 계획출산정책으로 바뀐 것은 외국의 출산장려정책에 비추어보아 현재의 경제 수준 및 도시화로 인해 세 명의 자녀까지 출산하도록 허용하더라도 실제 출산율은 세 명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중국은 세 자녀 정책과 함께 세 번째 자녀출산 가정에 대해 양육비 세제 혜택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출산장려를 지원하고 있다. 즉, 세제 혜택과 주택지원 등을 담은 출산장려정책을 준비 중인데, 구체적으로는, (1) 3세 이하 영유아 돌봄 비용의 소득공제를 위해 개인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며, (2) 지방정부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을 임대할 때 자녀 수에 따라 주택 평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3) 양육비 부담이 많은 다자녀 가정에 대하여 주택임대와 주택을 구입할 때 특별혜택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세 자녀 정책 관련 산업의 성장과 전망

중국의 세 자녀 정책은 출산용품 관련 산업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2013년의 두 자녀 정책 때보다 산모 및 영유아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특히, 둘째를 출산한 부모의 연령대가 이른바 ‘90허우(90后)’로 90년대 출생한 독생자녀들이 많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세대와는 달리 비교적 풍족한 소비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도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또 인터넷 세대이기 때문에 온라인 상거래를 통한 구매방식을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점에 기초하여 출산과 관련하여 산모와 영유아 관련 산업이 최근 5년 간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구체적 수치는 아래의 [표 2]를 보아 알 수 있다. 2017년 출산율이 12.43‰에서 매년 줄어들다가 2020년에는 8.50‰에 머물러 임산부 수는 1.29천만 명, 신생아 수는 1.2천만 명이다. 하지만 출생인구 중 둘째 자녀의 비중은 2017년이 51%에서 점점 증가하여 2020년에는 59%로 증가하였다. 또 출산가정의 월평균 육아지출비는 매년 증가하여 2020년은 5,207억 위안에 이르며, 2020년 산모와 영유아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2017년 대비 약 58% 성장하여 4.09조 위안에 달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모의 연령대가 30세 이하인 90허우(56%)와 80허우를 포함한 30세 이상(44%)으로 구성되어 있어 산모용품의 소비는 주로 임산부의 외모(체중, 피부 등)와 건강보조식품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산모의 소비패턴은 이전과 다른데, 이러한 현상은 90허우의 평소 소비의식이 출산 후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 지출액을 보면, 산모가 자신 및 영유아를 위해 지출하는 금액은 월평균 약 3,400위안이다. 이 중 90허우는 3,512위안으로 80허우의 3,382위안에 비하여 약 3.9% 더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산모가 소비하는 주요 품목은 임산부용 기초화장품으로 임산부주름방지 바디로션, 임산부 스킨로션, 클렌징폼, 마스크팩, 탈모방지 샴푸 등 주로 미용과 관련한 상품이 차지하였다. 또한, 이러한 상품의 구매방법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약 78%로 오프라인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상품 관련 정보는 SNS를 통한 산모 간 정보공유가 대부분을 차지하였다.3)


한편, 영유아용품은 분유, 기저귀, 젖병의 소비가 두드러지면서 이와 관련한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보호법(未成年人保护法)」이 개정됨으로써 유아용 카시트 설치가 필수사항이 됨에 따라 카시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상기 [표 3]에서 알 수 있듯이 분유는 시장규모가 이미 4.1조 위안을 넘었으며, 온라인 구매가 전체 매출의 약 81.2%를 차지하고 있다. 산모들이 선호하는 분유는 국내산인 ‘페이허(飞鹤)’ 제품이 시장점유율 14.8%로 1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 외 약 22.8%는 미국과 프랑스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2008년 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닌분유 사건의 여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저귀 소비에 있어서도 판매순위 5위의 브랜드는 모두 외국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소비 경향은 SNS를 통한 산모 간 정보공유와 의사의 추천에 의지하는 소비 경향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1년 중국이 세 자녀 정책이라는 실질적 출산장려정책을 통해 산모 및 영유아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 둘째 및 셋째 출산가정에 대한 양육비 세제 혜택 및 주택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규모도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약 16.5% 전후의 급속성장을 유지하면서 4조 위안을 쉽게 돌파할 전망이다.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가진 90허우와 80허우 산모들이 자신과 육아용품 지출에 아낌없는 지출을 한다는 점, 육아용품의 구매에 있어 유명브랜드와 수입품을 선호하는 점, 구매방식이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선호한다는 점 등은 우리 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시사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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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금해, 류서우(2016). “중국 단독 두 자녀 정책의 출범 배경과 그에 따른 법률문제에 관한 연구”, 중국법연구, 제25권, 한중법학회, pp. 49-50.
2) 한국무역협회(2021). “중국 산모 및 영유아 용품시장 발전현황 및 시사점”, KITA Market Report, p.4.
3) 한국무역협회(2021). 위의 보고서,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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