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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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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차이나인사이트] 中 수출의 ‘희’와 ‘비’

CF40(중국 금융 40인 포럼) 2021-08-30

백신 접종의 국제 수급 불안정 완화 논리, 근거 데이터 찾을 수 없어
 
2021년 상반기, 중국의 수출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8월 22일 중국 상무부(商务部)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으며, 2년 평균 증가율은 11.3%를 기록했다. 주요 무역 파트너와 비교할 때도 비교적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국제적인 전염병 재확산이 반복되면서 다수의 국가들이 정상적인 생산 질서를 회복하기 어려웠고, 세계적인 공급 능력이 타격을 입은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특히, 2020년 하반기 이후, 중국의 생산 능력이 기본적으로 회복됐지만, 다른 국가들은 전염병의 영향으로 조업 재개가 순탄치 않았으며, 수출길도 막혔다. 이로 인해 전세계에서 중국 수출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또다른 원인은 세계 다수 국가들이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총 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는 데에 있다. 가령, 경제 쇠퇴를 막기 위해, 미국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제시했는데, 그 결과 방대한 자금이 주민에게 유입돼 주민 총 수입이 늘어났으며, 미국의 소비 반등을 받쳐줬다. 이러한 소비 수요는 세계 생산 체인을 따라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쳐, 중국의 수출을 견인했다.


이 두 요소로 인해, 해외 시장 수요가 공급을 웃돌게 되었고, 중국의 수출을 진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중국 수출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 볼 때, 하반기에는 다수의 국가에 백신이 보급되면서 국제적인 공급 능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다. 수요 측면에서 볼 때, 유럽·미국 등 국가의 거시 경제 정책 효과가 한계에 이르면서 경기 진작 강도가 유지되지 못할 것이며, 국제적인 공급과 수요 간 격차가 대체로 줄어들면서, 중국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쉬가오(徐高) 중국 수석경제학자포럼(中国首席经济学家论坛) 이사는 백신 접종 추진이 국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는 논리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찾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는 CF40 연구부에 “선진 경제체의 공업 생산 수준은 이미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으며, 현재 전염병 이전 수준과 별 차이가 없다. 미국 소비재의 공업 생산 역시 전염병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그러므로, 백신 접종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선진 경제체의 생산 확장은 제한적일 것이다. 하지만, 선진 경제체의 수요는 한층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백신 접종으로 국제적인 수급 격차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쉬가오 이사는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통해 전국민 집단 면역을 달성한 국가다. 지난 몇 개월간 이스라엘의 경제 흐름은 선진 경제체의 향후 경제 흐름 판단에 참고적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이스라엘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스라엘의 전 국민 집단 면역에 근접할 당시, 공업 산출 수준이 상승하기 보다는 불안정했다. 반면, 소매 매출이 올라가면서 소비재 수입이 대폭 늘어났다”라고 밝혔다. 


쉬가오 이사는 “그러므로, 선진 경제체들이 전국민 집단 면역을 이룬다면, 소비재의 수입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띨 것이며, 이는 중국 수출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라고 보았다. 

하반기 중국의 국제적 수출 역할 대체되기 어려워, 중국의 수출 절대금액 여전히 높을 것

하반기 중국 수출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쉬가오 이사는 현재로서 다른 국가가 중국 수출을 대신할 것이라는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 볼 때, 선진국의 생산이 한층 더 회복될 여지는 제한적이며, 다른 한 편으로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있어 신흥 시장 국가의 생산 회복 과정도 제한을 받고 있다. 국제적인 공급 능력의 회복은 여전히 수많은 장애물을 건너야 하므로, 올 하반기 세계 경제에서 중국 수출의 역할을 다른 누군가가 대체하긴 어렵다.

다른 한편으로, 쉬가오 이사는 해외 수요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올 하반기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올 상반기보다 현저히 낮을 것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기저효과 때문이다. 그는 “절대 금액으로 볼 때, 중국 수출은 올 하반기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이는 해외 경제 부양책의 수요 진작 효과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보았다.

그는 또 “선진경제체의 백신 접종 추진으로 경제 활동에 대한 전염병의 영향은 줄어들 것이며, 동시에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며 “비록 중국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둔화되겠지만, 수출의 절대 금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수출 불안정 요인은 해외 수요 약화가 아니라 수송력 문제

쉬가오 이사는 최근 중국 수출이 높은 수준임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국외 수요 감소로 인한 것이 아니라 수송력의 병목 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이 직면한 해운 수출 수송력의 병목 현상은 주로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한 것이다. 첫째는 선진 경제체와 중국 기타 수출국의 항구 수용 능력이 전염병의 영향을 받아, 컨테이너의 귀국 속도가 비교적 느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 경제체가 전국민 집단 면역 수준에 점진적으로 다가가면서 이 문제는 곧 개선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다른 원인은 바로 전체 해운의 수송력이 외부 요소의 방해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수출 컨테이너의 운임지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지수는 이미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다시 상승했다.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컨테이너 1대의 유럽·미국 운임 가격은 1만 3,000달러(약 1,521만 원) 정도로 전염병 이전보다 10배나 늘어났다. 업계 내에서도 중국 항구 컨테이너선에 대해 “선박을 구하기도, 컨테이너를 구하기도 어렵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쉬가오 이사는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운임이 치솟는 것은 수요가 여전히 높지만, 수송력에 병목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라며 “중국 제품을 구매하려는 해외 수요는 높지만 선박 및 컨테이너의 수량이 일정하고 수송력도 고정적이어서 컨테이너와 운임이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2021년 상반기, 세계 조선기업, 투자은행과 임대기업이 모두 컨테이너선 건조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한국, 일본의 조선소가 수주 계약한 물량은 모두 300척을 초과한다. 중국 수출의 운송력 공급이 이로써 완화될 것인지에 대해 쉬가오 이사는 선박 제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는 하나, 마지막 새로운 수송력이 형성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므로, 수송력 제약은 지속될 것이라고 보았다.

공급 장애 두드러져, 중국 거시정책 완화 여지 기대
  
쉬가오는 중국은 해운 수송력의 병목현상 외에도 또다른 뚜렷한 공급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고로(高爐, 용광로) 가동률과 중국 철근 선물 가격 간의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020년 말부터 지금까지, 이 둘 사이에 보기 힘든 괴리 현상이 나타났다. 바로, 고로 가동률은 현저히 낮아졌지만, 철근의 선물 가격은 치솟은 것이다.


생산량은 줄어들고 가격은 높아지는 현상은 공급과 수요가 서로 어긋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쉬가오 이사는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전체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이는 쌍탄소(탄소 배출량 정점 도달 및 탄소 중립) 정책 집행을 위해, 국내 일부 지역에서 생산 제한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러한 생산 제한 정책이 중국 경제 성장을 방해했으며, 다른 한편으로 관련 업계 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국제 총 수요가 여전히 왕성함을 감안하면, 중국은 일부 생산 제한 정책의 완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쉬가오 이사는 “올해 상반기 중국 대외 수요가 높았지만 내수는 정책으로 인해 약세를 띠었다. 하지만 이는 중국 거시정책의 완화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반기에 대외 수요가 줄어든다면, 중국 거시정책이 이에 대응해 완화된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대외수요 약세를 상쇄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경제 성장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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