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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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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동남아에서 바라본, 중국과 선진국의 백신원조(ODA) 경쟁 및 한국 백신 외교의 방향

정혜영 소속/직책 : 건국대 중국연구원 연구교수 2021-08-31

(1) 중국의 동남아 백신외교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 진원지 책임 논란, 확진자 데이터 조작, 백신 효용성(사백신 개발)으로 국제사회 논쟁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전 세계 개도국들에게 코로나 대응 경험과 방역 조치 노하우를 소개하고, 의료용품, 방역물품, 백신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1) 물자지원 외에도 국제개발협력(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일환으로 저개발국에 ‘국가질병통제센터와 의료교육센터의 건립’을 지원했으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4차 팬데믹이 진행되자, 어려움에 닥친 동남아 국가들을 위해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활동으로 백신 원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2) 중국은 백신 지원을 도덕성에 기초한 인도주의적 동기를 표면상의 이유로 내세우지만, 중국의 백신 외교를 평가하는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에는 백신 정치와 관련된 “지정학, 백신 비즈니스, 소프트 파워 전파, 개도국의 중국 의존도 심화”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중국의 공적 지원 의도가 무엇이든, 백신 외교가 함의하는 의미와 효과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나아가 이러한 정치적 단어들은, 중국과 미국의 백신 외교 경쟁을 촉발시킨다. 중국의 백신외교는 공적개발원조, 양자비지니스 백신계약 활동을 포함하여, 중국 국경지역 저개발국가에서의 코로나 확산과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우선적 백신 지원이 주요한 활동이다, 지정학적 우선지역에 백신이 지원되는 정치적 성격은, 결국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거버넌스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백신외교의 의의가 있다. 나아가 중국이 제안하는 ‘백신 생산기지 건설 제의와 의약품 R&D 개발 협력’은 보건의료 수준이 떨어지는 국가에 매력적인 중국의 협력 제안 수단이 된다. 백신접종 사후, 팬데믹 관리 차원으로 사용될 디지털 백신여권은 디지털 기술협력과 표준을 공유하는 중국의 디지털 네트워크 거버넌스 수용과도 연계된다. 실로 백신정치가 포괄하는 범위가 작지 않다. 중국이 국경 주변국을 중심으로 백신외교에 성공하고, 이로 인해 중국 백신 사용체계에 동참하는, 전세계 인구 비율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도국들이 많아졌다고 가정하여 보자. 개도국과의 협력은 중국의 전유물로 간과하여도 되는가? 미국과 중국의 백신 및 디지털 관련 표준이 양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사이에서 협력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지닌 국가들의 백신 외교협력과 백신 비즈니스 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인가? 지역별로 미-중이 재편해 놓은 경쟁 구도 국가들과 차선의 협력을 하는 방법이 유일한 길인 것인가? 이를 위해 동남아 국가들의 백신 선택과 선진국 백신 원조의 수원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1년 6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시노팜(SINOPHARM·Beijing 国药集团)에 이어 시노백(SINOVAC·科兴生物)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중국 백신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저개발국가의 백신 부족 사태로, 중국의 백신 지원은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중국 외교부는 2021년 3월, 중국이 69개국에 무료 백신을 제공하고 28개국에 상업적으로 수출하였다고 발표하였는데,3) 동년 7월이 되자, 중국 백신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누적 공급량도 7억 7천만 회 접종분(도스)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 발표하였다.4) 중국 외교부는 2021년 8월 6일 ‘코로나19 백신 협력을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하고 코백스에 1억 달러 기부 의사를 밝힌 뒤, 미국과의 경쟁을 의식한 자신감으로, 20억 회분의 백신을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5)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백신 외교가 순탄한 과정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WHO 국제승인을 받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느렸다. 시노팜과 시노백은 2020년 4월과 5월에 이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연구에 돌입했으나, 2021년 5월 7일에야 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백신 생산대국인 인도가 70개 이상 품목으로 WHO의 사전 적격성평가 인증을 통과한 것에 비하면, 중국 의약품에 대한 국제 인증은 상대적으로 힘든 과정을 거친 것이었다. 중국이 개발한 백신이 사백신(inactivated virus) 종류에 해당하기 때문에, 백신의 효과성 문제6)도 종종 제기되어 왔다. 이에 중국이 진정한 글로벌의약산업을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의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며, 중국 의약품 인지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에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7)
 
중국 백신을 가장 많이 수급받은 아시아는 중국의 백신외교 전략의 핵심지역이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021년 6월 7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 대화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특별 아세안-중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아세안 국가들에게 백신 공동개발 및 생산에 대한 협력을 제안했다.8) 구체적으로는, "중국-ASEAN 공중보건 협력 구상" 및 "ASEAN 지역 공중보건 비상 의료용품 예비비" 시행 제안을 통해 "아세안 국가에 백신을 제공하고, 백신 R&D, 생산, 조달, 예방접종 및 감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언급하였다. 이는 중국 백신에 관심이 없었던 아세안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으로 비쳤다. 중국 정부는 줄곧, 동남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대처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는데, 팬데믹 발생 초기부터 전염병으로 인한 일대일로 공사 구간 현장의 감염사태와 공사 차질의 원인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그 중 해당 국가의 인적 왕래 차단 정책에 따라, 인도네시아(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사업, Indonesia Delong Industrial Park 제철 사업), 말레이시아(East Coast Rail Link 중국-말레이시아 철도 사업), 필리핀(Kaliwa Dam Project) 공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하고,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코로나19 백신과 방역물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9) 

중국의 동남아 백신제공은 코벡스(COVAX)를 통한 지원, 비즈니스 양자 공급계약, 원조 방식을 통해 이루어 진다. 미국의 동남아국가 백신 원조는 코벡스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중국은 원조하는 국가에 양자(Bilateral) 공여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여조건 (유상원조/무상원조) 및 수량 등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경우, 거래조건을 외부에서 조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미국은 한국에게 양자공여 방식인 백신을 무상원조 형태로, 공개 지원했으며, 중국은 북한에게 양자공여 방식 백신을 비공개 지원했다.) <표 1>은 유니세프(UNICEF Dashboard)가 집계한 동남아 국가와 중국의 백신 공급계약 내용이다. 캄보디아는 대체로 중국백신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중국백신 공급계약량이 가장 많다. 싱가포르는 콜드체인(Cold Chain) 완비가 가능한 환경으로 인해, 백신접종의 안정성과 유효성이 가장 높은 화이자(바이오엔텍)∙모더나(미국국립보건원) 백신 접종을 선호하여, 상대적으로 중국 백신 사용이 가장 적은 국가이다. 


(2) 동남아 국가의 백신접종 현황 및 미-중 백신 원조(ODA) 비교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상황은, 대체로 저조한 편이다. 코로나 팬데믹 1차에서 3차까지, 주로 봉쇄와 차단방식 방역에 의지하여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온 동남아 국가들에게 4차 변이 바이러스 유행은 그동안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아래 <그림 1> 통계에 의하면, 베트남은 초기 전염병 예방 및 통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4차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급속한 팬데믹 확산세와 백신 확보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로 보인다. 전체 인구 대비 백신접종을 완료한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의 경우, mRNA 기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전 국민의 70% 이상이 접종을 완료했다. 필리핀은 2016년 뎅기열 백신 파동으로 중국 백신에 대한 불신이 매우 높았는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중국 백신을 맞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여 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높였다.10) 인도네시아는 확보한 여러 백신중, 가장 먼저 도착한 시노백 백신을 조코위 대통령이 시범 접종하여 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자 하였으나, 차후 중국 백신 효과성으로 교차 접종 혼란이 가장 커진 국가였다. 군부 쿠데타가 진행 중인 미얀마에 지금까지 가장 많은 백신을 지원한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인도였으며, 미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미얀마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2021년 8월 5일 집계일 기준, 중국 백신을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캄보디아와 라오스이며, 미국 백신이 가장 많이 제공된 나라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이다. 2억 7천만 명의 인구를 지닌 인도네시아는, 많은 양의 백신을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받았지만, 접종 완료자 비율은 20% 미만으로 저조한 편이다. 동남아 대륙부 개도국들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어, 중국의 지원이든 미국의 지원이든 먼저 손을 내미는 국가와 협력하는 길이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베트남과 싱가포르 같은 국가에서는 중국 백신 사용을 지양하는 태도를 분명히 보이고 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와 같은 국가들은 여전히 중국 백신을 사용을 고수하고 있다.


유니세프에서 공개한 선진국 백신 원조내용(2021년 8월 5일 집계기준)을 살펴보자면, 지금까지 전 세계로 가장 많은 백신을 원조한 국가는 미국 (104,752,910도스)이다. 중국(27,827,000도스)이 그다음으로 많은 백신을 공여했다. 이어 일본 (13,288,870도스), 인도 (9,015,000도스), 프랑스(2,621,400도스), 호주(1,608,480도스), 러시아(1,039,000도스), 뉴질랜드(711.200도스) 등의 국가가 뒤를 잇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동남아 원조내용 비교는 <표2 > 참조) 세계적으로 부족한 백신 물량과 가난한 국가들의 백신 보급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백스(COVAX)를 통해 부유한 국가들이 재정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개도국에 백신을 지원한다. 그러나 코백스를 통하여 공급되는 백신의 배분 종류도 공여국과 수혜국 관계에 따라 양분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국과 미국은 동남아 국가 백신 원조에 적극적이며 경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는 자국 국경 주변 국가를 중심으로 우선적인 백신 원조를 하고 있다. 일본의 동남아 지원국 기조는 미국과 같은 방향이지만 사용 백신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필리핀의 ‘콜드체인’ 수송망 정비를 위해 10억 엔(약 1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였다.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중국 백신의 원조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림2> 참조)


독일 중국연구소 메르카토르(MERICS)의 분석가인 제이콥 마델은 ABC 뉴스에서 "중국 정부는 상업적, 외교적 이익을 위해 생존과 관련된 기술제공을 반드시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다“라며 노골적으로 우려하였는데, 중국 언론에서도 미국의 자국 백신 우선주의를 지속 비판하고 과감한 백신 외교를 펼쳐왔다.11) 선진국의 백신 지원이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 자국의 우방을 확보하는 외교관계를 위한 경쟁 구도를 지니게 됨을 간과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백신 전문가들은, 백신 보급과 접종이 2023년에 이르면 전 세계적으로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국가 간 인적 이동이 재개된다면, 이동과 교류의 안전성은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디지털 인증서(health passport)가 이를 담보 하는 수단이 될 것임이 명확해진다. 중국은 QR코드 스캔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백신 여권 제도를 이미 도입하였으며, 일본, 유럽연합 각국에서도 백신 여권 실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방역과 사회 통제를 아우르는 디지털 기술 및 디지털 플랫폼 도입이 국가 간 상호인증 및 국제표준 정립을 위한 주도권을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강대국 디지털 네트워크 거버넌스 경쟁을 의미한다. 디지털 백신여권이 기술적으로 미국과 중국 진영을 다시 한번 양분시킬 경우, 기타 국가들의 국제연대 과제와 비즈니스 시장개척 문제가 재차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 염려된다.


(3) 한국 백신 외교의 방향

지금까지의 개도국 원조를 위한 코로나19 백신 제공에 있어서, 미국은 얀센, 모더나, 화이자 백신만을 사용, 중국은 칸시노, 시노팜, 시노백의 자국 백신만을 공여에 사용하였으며, 인도 역시 자국 백신만을 사용하였다. 일본은 미국 백신이 아닌, 영국 백신을 공여국에 제공했다. 백신 강대국들은 자국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우방국들과 백신 보급, 협력 생산을 긴밀화하는 경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선진국의 백신 외교는 바이오 기술과 디지털 기술 경쟁을 아우르기도 하며, 미국과 중국의 국제정치 권력 경쟁을 반영하기도 한다. 일본이 대만 정부에 무상으로 지원한 백신에 대해 중국 정부가 내정간섭이라며 항의를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신 외교가 상대국을 자극하고, 유상원조 방식의 채무 외교, 무상원조 방식의 우방국 연대, 경쟁국 간 기술과 비즈니스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백신 외교의 소모적 경쟁기류에 합류하지 않고, 시의적절한 백신 외교에 동참하기 위하여, 한국의 백신 외교는 어떠한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인가?’ 
   
먼저, 동남아 지역 백신 외교의 정치 경쟁적 측면을 분석하고, 소모적인 백신 외교 경쟁에 동참하지 않는다. 지정학적 백신 정치 측면에서 동남아시아는 중요한 미-중의 경쟁의 장이 되고 있는데, 중국은 동남아 대륙부 국가들과의 백신 협력에서 지정학적 우위를 바탕으로, 백신 협력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동남아 해양부 국가들과 미국의 협력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핵심 이익 확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백신과 보건 협력으로 동남아 해양국가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나 중국이 얻어내려고 하는 해양 이익의 권한 행사가 어디까지인지 극히 모호한 그, 불확실성의 연유로, 동남아 해양부 국가들은 여전히 미국과 연대하기를 거부하지 않는다. 
   
두 번째, 백신 외교의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한국은 어려운 국가들을 돕는 일에 성의를 보이고, 효과적 지원체계를 정비하여 ‘사람 중심’의 신남방 보건정책을 구현할 팬데믹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동남아 개도국들에게 디지털 실크로드(数字丝绸之路), 보건 실크로드(健康丝绸之路)를 통해 외교 핵심 이익을 확보하고, 중국식 가치 전파로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화하는데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한국은 KOICA와 정부, 기업 차원의 적지 않은 방역물품(주사기, 방호복, 의료용품 등)을 지원했으면서도, 의료보건 분야 팬데믹 ODA의 인지도와 그 정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K-의료보건 분야 ODA 전략을 새롭게 정립하고, 원칙에 의한 원조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베트남의 경우, 코로나 4차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베트남 정부는 우리 기업들에 베트남 정부의 백신 기금 조성 참여를 요청했다. 같은 연유로 베트남 정부가 미국 정부에 백신 기금을 요청하자, 미국은 기금의 투명성 운영이 담보되면 지원하겠다는 회신을 보내고, 직접적인 백신 지원 원칙을 고수했다. 일본은 선제적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우선 대상국으로 정해 백신을 지원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베트남 현지 사회를 위해 적지 않은 의료 방역 품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정작 4차 변이 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하자, 기업 생산활동에 가해지는 직접적 타격을 피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민간, 기업, 정부 차원의 의료보건 지원 ODA 내용을 통합 모니터링하여, 지원역량을 집중하고, 효과적인 지역 공여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백신 공여 외, 방역물품 중심지원 (주사기가 부족하고 냉장 시설이 없어, 백신이 버려지는 사태를 맞는 개도국 지원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지니는) 등 ‘강대국 백신 ODA 경쟁’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찾아, 한국 ‘K-의료보건 ODA’ 가치를 정립하고 이를 확산하자. 
   
세 번째, 바이오 및 디지털 기술 측면에서 한국의 백신 외교는 협력 가능한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향후 산업을 재편하는 비즈니스 기회와도 연결된다. 4차 산업 혁명과 연계되는 보건 산업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동남아에 진출하는 한국의 K-방역· K-의료보건 정책 방향을 동남아 국가들의 바이오· 디지털 기술 발전 방향과 연계한다. 동남아 지역에서의 ‘아시아 백신 허브 국가’ 역할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아우를 수 있을 때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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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은 2020년 3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아세안 저개발국의 방역 어려움을 돕기 위한 코로나19 검사장비, 방호복, 의료용 마스크 등 물자를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지원하였다. 环球网, “中国捐赠新冠病毒检测试剂盒运抵柬埔寨”, 2020, 3, 18.
2) 环球网, “中国援缅甸疾控中心和医护人员培训中心项目举行开工仪式”, 2021.01.10.
3) Huang, Yanzhong. 2021. “Vaccine Diplomacy Is Paying Off for China” Foreign Affairs, March 11, 2021.
4) 财新,“中国接种新冠疫苗超5200万剂次 出口28个国家”, 2021年03月03日.
5) 한국일보, “불붙는 미·중 '백신 외교전'. 美 "1억1,000만 회분 기부" vs 中 "20억 회분 공급", 2021.8.6. 
6)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사백신, 즉 불활성화 백신이다. 생백신과는 달리 체내에서 자기복제를 하지 않는 단점이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백신이지만 면역반응이 약하여 여러 번 접종해야 한다. 대량생산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자본을 필요로 하는 개발 난점을 극복하고 개발된 백신으로, 인도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코로나 백신(BBV152)과 같은 방식이다. 2~8도의 냉장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어 콜드체인 저장방식을 갖추기 어려운 개도국에서 널리 애용한다. (위키피디아 검색일: 2021.8.6.)
7) 이와 관련해 상해시는 2021년 5월 《상하이시 바이오의약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약간의 의견(关于促进本市生物医药产业高质量发展的若干意见)》을 발표하였다. 상해시 ‘해외시장개척 지원’ 조항에 따르면, “중국의 혁신 신약과 고품질 의료기 연구·개발한 후, 미국 식품의약청(FDA), 유럽 의약품청(EMA), 일본 후생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 종합기구(PMDA), WHO 등 국제기구 등록을 거쳐, 해외시장에서 판매될 경우, 평가와 선정을 통해 연구개발투입비용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최고 1,000만 위안(약 17억 원)의 일회성 자금을 지원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第一财经,中国疫苗加速“走出去”,国际化路径启发更多药械“出海”.2021.06.02. 
8) The HINDU, “China offers ASEAN support on vaccines, medical supplies”. JUNE 08, 2021. 
9) 中华人民共和国驻印度尼西亚大使馆, “中国企业积极支持印尼抗击新冠肺炎疫情”, 2020.04.27
인도네시아 정부는, 급속한 팬데믹 확산세에 따라, 2020년 1월 28일부터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프로젝트 인력의 귀국과 수입 자재의 가용성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고, 외국인 인력과 물품의 입국을 엄격히 제한했다. 2020년 4월 10일, 인도네시아가 대규모 사회적 이동 제한 조치 후,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에 처해졌다. 이어 2020년 5월 29일, 인도네시아 경제조정국은 야완 철도 공사를 1년 연기하는 결정을 공식 발표하였다.
10) 고길곤, 2021. “코로나19 백신의 정치와 외교(5) 아시아 국가의 백신 현황과 전망”, 아시아 브리프, 서울대아시아연구소, 1권 12호. 
11)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코로나19 피해를 본 아프리카 국가에 20억 달러(약 2조1,800억 원) 규모의 국제 원조를 별도로 약속하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에도 백신 구매를 위해 10억 달러를 차관제공을 조건으로 자국 백신을 지원했다. 또한 동남아 개도국들에게 자국 백신을 무상으로 적극 지원했다. Jacob Mardell. “China’s vaccine diplomacy assumes geopolitical importance”,   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 (MERICS), Nov 24, 2020.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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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불붙는 미중 '백신 외교전'... 美 ‘1억1000만회분 기부’ vs 中 ‘20억회분 공급’ ”, 2021.8.6.  (검색일 2021.8.6) 
Eyck Freymann and Justin Stebbing. 2020. “China Is Winning the Vaccine Race
How Beijing Positioned Itself as the Savior of the Developing World”, Foreign Affairs. November 5, 2020. 
Huang, Yanzhong. 2021. “Vaccine Diplomacy Is Paying Off for China”
Foreign Affairs, March 11, 2021.
Jacob Mardell. 2020. “China’s vaccine diplomacy assumes geopolitical importance”, 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 (MERICS), Nov 24, 2020 https://merics.org/en/short-analysis/chinas-vaccine-diplomacy-assumes-geopolitical-importance(검색일 2021.8.5.) 
Thomas J. Bollyky and Chad P. Bown 2020. “Tragedy of vaccine nationalism: Only cooperation can end the pandemic”,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PIIE). July 28, 2020.
Our World in Data. 2021. 
https://ourworldindata.org/covid-vaccinations?country (검색일 2021.8.5) 
The HINDU. “China offers ASEAN support on vaccines, medical supplies”. JUNE 08, 2021.
https://www.thehindu.com/news/international/china-offers-asean-support-on-vaccines-medical-supplies/article34762311.ece (검색일: 2021.08.06) 
Unicef,  COVID-19 Vaccine Market Dashboard. 2021
https://www.unicef.org/supply/covid-19-vaccine-market-dashboard(검색일: 2021.8.5.) 
环球网.“中国捐赠新冠病毒检测试剂盒运抵柬埔寨”, 2020,3,18. 
https://china.huanqiu.com/article/9CaKrnKpZaO (검색일: 2021.07.28) 
环球网, “中国援缅甸疾控中心和医护人员培训中心项目举行开工仪式”, 2021.01.10.
https://baijiahao.baidu.com/s?id=1688553028632879358&wfr=spider&for=pc (검색일: 2021.07.28)
财新, 中国接种新冠疫苗超5200万剂次出口28个国家, 2021年03月03日.
https://m.caixin.com/m/2021-03-03/101670016.html?s=673d210ea05ba(검색일: 2021.08.07)
第一财经, “中国疫苗加速‘走出去’,国际化路径启发更多药械 ‘出海’ ”, 2021.06.02. 
https://www.yicai.com/news/101070891.html (검색일: 2021.08.06) 
中华人民共和国驻印度尼西亚大使馆, 中国企业积极支持印尼抗击新冠肺炎疫情,2020.04.27
http://id.china-embassy.org/chn/sgsd/t1773793.htm (검색일: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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