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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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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中 거대 부동산 기업 헝다의 디폴트 위기

CSF 2021-10-14

□ 추석 연휴 이후 중국 2위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건이 미 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과 함께 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함. 헝다는 앞서 두 차례 달러채권의 이자 지급을 30일 유예하며 공식적인 디폴트는 피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이자 지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여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옴. 여기에 2022년 만기 도래하는 채권의 상환 규모가 상당해 해외채권자를 포함한 금융시장의 귀추가 주목됨. 

◦ 1996년 광저우(广州)에서 출발한 헝다그룹은 설립 초기부터 업계 선두를 지켜왔고, 올해도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122위에 오름.
- 그룹 설립 당시 중국은 국영기업의 전면 개혁이 이뤄지면서 상업용 아파트 시장의 문이 열리던 시기임. 헝다의 창립자 쉬자인(许家印)은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공격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해옴. 
- 2003년에는 광둥성(广东) 1위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등극했고, 이듬해부터는 다른 도시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함. 
- 2008년에는 20여 개 대도시에서 50여 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놀라운 성장을 바탕으로 중국 10대 부동산 개발업체에 선정되기도 함. 
- 2009년에는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해 자본 시장의 고속열차에 탑승한 헝다그룹은 중국 본토 부동산 기업 가운데 시총 1위에 등극하게 됨. 
- 이후 헝다그룹은 문화관광·헬스케어를 비롯해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에까지 진출하는 등 짧은 시간에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며 2017년부터 6년 연속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함. 

◦ 헝다가 성공을 거뒀던 이유는 아파트 개발에 치중했기 때문임. 헝다는 금융권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토지를 매입하고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를 대규모로 지어 분양하는 박리다매 방식으로 공급을 확대해 이윤을 늘려옴. 이러한 성장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둔 헝다그룹은 지난해에도 7,332억 위안(약 132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중국 런민일보(人民日报)가 선정한 ‘중국 100대 브랜드’ 가운데 28위를 차지하기도 함.

◦ 하지만 창업자 쉬자인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경영 방식 탓에 부채가 늘었고, 기업이 위기에 빠지게 됨. 
- 지난 10년 사이 본업과 관련 없는 △ 금융 △ 헬스케어 △ 관광 △ 스포츠 등의 분야에 진출하면서 문어발식 확장을 해온 것이 기업의 부채를 늘리는 결과를 낳음.
- 특히, 2018년 설립한 전기차 자회사에 3,000억 위안(약 56조 원)의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짐.
- 쉬자인 회장은 사업 확장을 위해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에 의존해 왔고, 그 결과 지난해 말 헝다그룹의 부채는 1조 9,500억 위안(약 362조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됨. 

◦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2016년 말부터 ‘집은 투기용이 아닌 주거용’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왔고, 작년 8월에는 중국 중앙은행과 주택·도시농촌건설부(住房和城乡建设部)가 부동산 기업 융자의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부동산 기업 자금 모니터링과 융자 관리에 대한 ‘3개 레드라인(三道红线)’ 규제 정책을 출범함에 따라 헝다가 직격탄을 맞게 됨.
- 또 중앙은행이 부동산 대출 집중도 관리제도를 제정해 등급에 따라 부동산 대출 잔액 비율과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 비율 등 두 개의 한도를 설정해 상한선을 초과한 금융기관에 유예기간을 주고, 지역별로 차별화된 조절 메커니즘을 구축함에 따라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타격을 입게 됨. 
- 이러한 당국의 조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새로운 국정과제로 내세운 ‘공동부유(共同富裕)’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모두 함께 잘살기 위해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집값을 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임.
- 촘촘한 규제 정책에 더해 올 상반기 주요 도시 기존주택에 대해 ‘거래참고가 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거래가가 15%가량 하락하고, 거래량도 감소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남. 

◦ 이러한 상황에서 6월 말 기준, 헝다의 유이자 부채(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부채, 단기 차입금, 전환 사채, 어음 할인금 등)는 5,717억 8,000만 위안(약 10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됨.
- 이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이자 부채는 2,400억 위안(약 44조 원)이고, 현금 및 현금 등가물 잔액은 867억 7,000위안(약 16조 원)이며, 현금 단기채 비중은 0.3에 불과함. 
-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헝다그룹은 상환 능력에 타격을 입게 되었고, 바짝 조여들던 자금줄이 붕괴되면서 문제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음.

◦ 지난달 두 차례의 달러채권 이자 지급이 유예된 상황에서 10월 12일 만기인 헝다그룹의 채권 이자는 1억 4,813만 달러(약 1,772억 원)인 것으로 나타남.
- 이밖에 헝다그룹은 오는 19일에도 1,218만 달러(약 146억 원), 30일에는 1,425만 달러(약 170억 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다음 달 8일에는 8,249만 달러(약 987억 원), 12월 28일에는 2억 5,520만 달러(약 3,052억 원)의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짐. 
- 2022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상환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채권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임.

◦ 헝다그룹은 이자 지급을 위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보유하고 있던 성징은행(盛京银行)의 지분 19.9%를 매각해 약 1조 8,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여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막을 수 있게 되었지만, 헝다에 대한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의 불신은 이미 극에 달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남.
- 헝다는 9월 13일 투자자들에게 현금 분할 상환, 현물 대체 상환, 투자자들이 구입한 주택의 미지급금 대체 상환 등 3가지 옵션을 제시했고, 자산 및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마련에 나서는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지만, 일시적인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임.
- 일각에서는 헝다의 위기가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에까지 영향을 줘 도미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함. 실제로 비슷한 시기 파산을 신청하거나 자금줄이 막혀 건설 중인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고, △ 뤼디(绿地) △ 바오넝(宝能) △ 룽촹(融创) △ 푸리(富力) △ 정샹(正商) △ 양광청(阳光城) 등의 기업이 헝다의 뒤를 이어 위험 기업으로 분류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돼 향후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한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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