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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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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시진핑의 ‘공동부유’가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구기보 소속/직책 : 숭실대학교 교수 2021-11-16

1. 시진핑 공동부유 사상의 부상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국가적인 위상이 크게 제고되었으며, 2019년 1인당 국민소득도 1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극심해지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일반 백성의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지나친 빈부격차가 국가의 정체성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의 안정된 삶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시진핑 주석은 금년 들어 ‘공동부유’를 크게 강조하고 있는데, 그 정책의 일환으로 고소득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판빙빙(范氷氷)에 이어 정솽(鄭爽), 자오웨이(趙薇) 등 탈세를 한 연예인이나 유명 인플루언서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였다. 또한, 개인을 넘어 사교육 금지, 청소년에 대한 게임 규제 등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다음으로 부동산 개발을 통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부동산 개발기업을 대상으로 통제를 강화하였다. 특히 대출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면서 부동산 개발 2위 업체인 헝다(恒大)는 디폴트 위기에 몰리기도 하였다. 헝다는 결국 부동산 사업을 축소하여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에 투입하는 등 기업의 방향을 전환하기로 하면서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2. 중국 IT 관련 기업에 대한 영향
 
부동산 기업에 이어 타깃이 된 기업은 지난 10여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IT 관련 기업이라 할 수 있다. IT 관련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해당 기업으로부터 수십조의 기부금을 상납받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IT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1)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중국 전자상거래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기업이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의 보조수단으로 활용되던 알리페이(alipay)를 확대하여 온라인 결제를 넘어 보험, 펀드, 신용대출, 금융클라우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앤트 파이낸셜(Ant Finanacial, 螞蟻集團)그룹으로 발전시켰다. 그후 앤트 파이낸셜은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준비하였으나 지난해 11월 3일 중국 금융당국이 동 기업의 상장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였다. 
 
금년도에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기조연설 이후 알리바바는 9월 2일 2025년까지 반년치 순이익에 해당하는 1천억 위안을 들여 ‘공동부유 10대 행동’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알리바바는 우선 200억 위안을 들여 ‘공동 부유 발전 기금’을 조성하여 저장성 공동부유 시범구 건설을 돕기로 하였으며, 나머지 금액을 과학인재 육성 및 낙후지역 디지털 발전 지원, 중소기업 경영 보조, 농산물 집하장 건설 등 농업발전 지원, 청년 창업 지원, 디지털 격차 해소 등에 쓰기로 하였다.1)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10월 23일 298 홍콩 달러에 달하던 알리바바의 주가는 금년도 10월 5일 135홍콩 달러로 하락하였다. 

2) 텐센트
 
텐센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아시아 최대 기업에 오른 텐센트는 청소년에 대한 게임 규제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는 전면 제한하고 금, 토,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오후 8~9시에 1시간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였다. 단순히 청소년의 게임을 규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판호에 대한 추가 발급을 제한함으로써 게임 관련 기업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즉 게임 규제와 공동부유 발언 등 일련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텐센트 주가는 금년도 1월 25일 766홍콩 달러(HKD)에서 8월 20일에는 무려 425홍콩 달러로 하락하였다. 텐센트는 게임 규제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의 ‘공동부유’에 부응하여 500억 위안을 기부하기로 하였다.2)

3) 여타 IT 기업
 
또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전자상거래 기업인 핀둬둬 주가는 2021년 2월 16일 202.82달러(USD)에서 8월 19일 74.69달러로 하락하였으나 ‘공동부유’에 부응하여 100억 위안을 기부해 농업과학기술 전담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였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중국의 정보를 미국에 유출시킨다는 우려로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2020년 6월 30일 16.65달러(USD)로 상장되었으나 2021년 10월 26일 8.41달러로 하락하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사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를 발표하면서 사교육 기업을 비영리 기구로 등록하게 하고 신규 허가를 금지하였으며, IPO도 불허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신동방(H주) 주가는 33.45%, TAL 주가는 25.5% 급락하였다.3)


3. 한국에 대한 영향
 
중국 정부가 각종 규제를 발표하면서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8월 30일 중국 정부가 18세 미만 청소년 게임 규제를 강화하면서 크래프톤, 넥슨, 펄어비스 등 국내 기업의 주가도 급락하였다. 


그 외에 중국 정부가 사교육 금지를 발표하면서 중국 사교육 시장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도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4. 결론

중국 정부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유관 기업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여 시장의 효율성을 크게 약화시키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금년도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로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커질수록 결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시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규제정책은 일정 기간 지속할 전망이므로 추가적인 규제에 대응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 시장을 다변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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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대운, 시진핑 '공동부유' 외치자 알리바바 18조원 내놓기로, 연합뉴스, 2021년 9월 2일
2) 차대운, 앞의글, 2021.
3) 유안타 증권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tysmyasset/22244701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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