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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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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일대일로 新파트너, 아르헨티나

CSF 2022-02-24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맞아 중국을 방문한 아르헨티나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를 공식화하며 낸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서로의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고 나섬. 아르헨티나의 일대일로 참여가 중국에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제정치 지형 재편 가능성에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음. 

◦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국경을 봉쇄하고 외교적으로도 고립되는 듯 보였으나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외에도 아르헨티나와의 협력 등 눈에 띄는 외교적 행보를 보이고 있음.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서방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서 눈에 띄는 세계 정상급 인사는 2월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andez) 대통령임. 
- 아르헨티나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양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르헨티나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에 참여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한 점 때문임. 중국은 이 양해각서를 통해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함.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과시하며 2022년을 ‘아르헨티나-중국 우정과 협력의 해’로 천명함. 2022년은 중국과 아르헨티나가 수교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임. 
 
◦ 아르헨티나의 중국 일대일로 참여 선언 이전에도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서로에게 주요 무역 상대국이자 주요 투자국으로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해 왔음.
-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은 소고기와 대두를 포함한 식품 무역 수출 대안국으로 아르한테나를 눈여겨보게 됨. 
-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도 중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국임. 현재 중국은 아르헨티나 대두와 소고기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며 아르헨티나에 있어서 중국은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임. 
- 또한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통화스왑 계약도 체결한 바 있으며 중국을 산업과 인프라 자금의 원천으로 눈여겨보고 있음. 
- 최근 중국은 아르헨티나 리튬 선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의 가치가 높기 때문임. 2월 5일자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금 및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자금광업(紫金矿业)이 아르헨티나 리튬 탄산염 공장 건설에 3억 8,000만 달러(약 4,535억 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짐. 
- 관광 분야도 양국의 주요 협력 분야인데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아르헨티나령 남극 관광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 코로나19 발발 이전에는 남극 관광이나 어드벤처 관광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수많은 중국 관광객이 남미로 몰렸음. 

◦ 아르헨티나의 일대일로 참여로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서로의 주요 교역 상대국으로서의 우호적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할 계기를 마련함.  
- 아르헨티나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서명한 양해각서에는 약 237억 달러(약 28조 원) 상당의 투자와 인프라 사업이 포함되어 있으며, 에너지, 기술, 환경, 교육,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약속함. 
- 80억 달러(약 9조 6,200억 원) 상당의 원전 공동 건설 프로젝트인 아투차3(Atucha III)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북서부 지역에 착공 예정임. 
- 아르헨티나의 중국 일대일로에 대한 관심이 뜻밖인 것은 아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 이전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정부도 2017년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일대일로 정상포럼(the first Belt and Road Forum)에 참석해 일대일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음.
 
◦ 양 정상은 이번 올림픽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일대일로 양해각서 체결 외에도 중요한 국제정치적 합의를 도출해 냄. 
- 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현재 영국이 실질적 지배를 하고 있는 포클랜드 제도(Falkland Islands)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줌. 자오리졘(赵立坚)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이 아르헨티나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응답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협상을 시작해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라고 언급함. 아르헨티나는 1982년 영국과 포클랜드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인 뒤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음.
- 중국이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영국과는 불편한 관계를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중국이 영국을 겨냥하는 이유는 영국이 2021년 미국,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 차원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에 가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됨. 
- 영국의 오커스 가입 이전에도 이미 영국과 중국의 관계는 불편했는데, 이는 영국이 ‘홍콩 반환협정’을 위반했다며 중국에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임. 홍콩 반환협정은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며 중국과 맺은 홍콩에 고도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일국양제(一国两制)에 관한 내용을 담은 협정임. 영국이 홍콩 반환협정을 위반했다며 중국에 반발하고 있는 데다 중국 또한 미국 주도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한 영국을 비난하고 있어 영국과 중국도 갈등을 겪고 있음. 
- 중국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아르헨티나 영유권을 지지하자 영국의 리즈 트러스(Liz Truss) 외무장관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포클랜드는 영국 가족의 일부이며 중국은 영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일갈함.
- 영국 매체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차이나 데일리(China Daily)의 천웨이화(陈卫华) 기자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의 트윗에 대해 “영국 함정이 남중국해에 드나들면서 중국 주권에 도전하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라며 “중국은 최소한 포클랜드 제도 근방 해변에 함정을 보내지는 않았다”라고 즉각 반박함. 
- 한편 아르헨티나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一个中国)’ 원칙을 지지하며 타이완은 중국의 영토라는 중국의 주장에 힘을 실어줌. 
- 따라서 아르헨티나는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중국은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주장에 손을 들어주며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는 국제정치적 함의를 도출해낸 셈임.

◦ 소위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리는 중남미에 침투해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됨.
- 중국과 아르헨티나가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도태된 중남미와의 외교적 관계 강화에 집중하려는 미국은 고민에 빠짐.  
- 미국의 정치 전문지 더힐(the Hill)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일대일로 참여에 대한 중국의 관점은 무역과 투자 길 확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 연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 진출로의 교두보 확보가 중국의 큰 그림이라는 설명임.
- 아르헨티나의 중국 일대일로 참여는 양국이 맺은 경제적 합의뿐 아니라 복잡한 국제 관계 속 외교 지형 변화 양상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함. 
- 더힐은 미국 정부에 있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한 이슈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제도 영유권 주장에는 단호하게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언급함. 더힐은 “40년 전 아르헨티나가 무력으로 포클랜드 제도를 차지하려 시도한 것에 대해 미국이 영국의 편에 선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40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하는 사태도 막아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아르헨티나와 중국에도 포클랜드 제도 영유권은 영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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