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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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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시험에 든 중국, 안보리 규탄 결의안 기권표

CSF 2022-03-03

□ 국제연합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결의안 채택을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기권표를 던짐. 모든 나라의 주권과 독립 그리고 영토 보전을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는 중국의 ‘애매한’ 입장에 대해 세계 주요 매체가 국제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음. 

◦ 2월 2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한 국제연합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가 비토권을 행사하면서 결의안 채택이 무산됨.
-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2월 25일 안보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전쟁 당사자이자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비토권을 행사하면서 결의안 채택이 무산됐음. 
-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1개국은 찬성표를 던졌지만,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지고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는 기권했음. 안보리 내에서 상임이사국 중 한 국가라도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결의안 채택이 되지 않음. 상임이사국 5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임. 
- 이에 이틀 후인 2월 27일 국제연합(UN)은 UN 긴급특별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하고 28일부터 긴급 특별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논의하기로 함. 
- UN 긴급특별총회에서는 193개 UN 회원국이 투표권을 가지며 3분의 2이상 출석 ‧ 투표에 다수결로 결정됨. 안보리에서와는 달리 긴급특별총회 소집안에서는 상임이사국의 비토권이 적용되지 않음. 

◦ 급작스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국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음.
-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중국이 기권표를 던진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함.
-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2월 25일 ‘중국, 급작스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놀란 모양새,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심 일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함. 
-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2월 24일 중국 외교부 기자회견에서 화춘잉(华春莹)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과 다르다”라며 “러시아는 강대국으로 중국이나 그 어떤 나라들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라고 대답해 중국이 뒤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일축함.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또한 “중국은 오늘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사태가 벌어지기를 원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임. 
- 워싱턴 포스트는 2월 25일자 기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강화되고 있는 러중 관계에 가장 큰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함. 
- 중국은 전운이 감도는 상황에서도 러시아의 안보 위협 우려는 정당하다며 러시아 편을 들었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갈등 해결을 촉구하며 균형을 유지하려고 했음. 
- 중국의 이와 같은 입장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때와도 같음. 2월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을 촉구함. 
- 미국 워싱턴 거점 싱크탱크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의 중국 전문가인 윈쑨(Yun Sun)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 당국의 계산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함. 중국 당국은 우크라이나 거주 자국민들에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는 했으나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권고한 적이 없음. 
- 윈쑨 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제로 일어나자 약 6,000명의 우크라이나 거주 중국인들 중 상당수가 웨이보(Weibo)를 통해 도움을 요청함. 이에 중국 대사관은 중국인들에게 이동 자제를 권고하고 차로 이동할 경우 잘 보이는 곳에 중국 국기를 달 것을 권고함. 
-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제로 일어난 지금도 중국 당국은 해당 사태에 대한 책임은 미국과 나토(NATO)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무력 침공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2월 17일 게재된 기사에서 디플로맷(The Diplomat)은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암묵적’ 지지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국이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을 이유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 들어 설명함.
- 첫째로,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적 동맹 관계에 있지 않음. 다시 말해, 한쪽이 전쟁을 한다고 해서 다른 한쪽이 전쟁을 지원해야 할 법적 의무도 없으며 조약 관계도 없다는 뜻임. 즉, 러중 관계는 군사적 · 경제적 원조를 내용으로 하는 조약을 체결해 출범한 미국과 나토(NATO)의 관계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뜻임. 
- 2014년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해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때도 중국은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음.
- 중국과 러시아가 2월 4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정상회담 후 낸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중국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나토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적 위협임.
- 중국이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중국도 아태 지역에서 미국으로부터 안보 위협과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승인’할 것이냐 하는 점은 완전히 다른 문제임. 
- 디플로맷은 러중 관계에서 러시아 대신 북한이나 이란을 대입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이라고 설명함. 만약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거나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경우 중국이 이를 지지할 것이냐를 가정해 본다면 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 않는지도 명백해 보일 것임. 
- 둘째로, 중국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양측과 오랜 시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 우호적 관계는 중국의 기본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임.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비난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으며, 중국의 비난 대상은 항상 미국과 나토였음. 
- 2022년은 중국과 우크라이나가 수교를 맺은지 30주년이 되는 해임. 시진핑 국가주석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한 달 전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교환했으며 시진핑 국가 주석은 “우크라이나와의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강화해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밝혔음. 이렇게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한 지 한 달 만에 중국이 정반대로 입장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함. 
- 게다가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는 우크라이나 매체를 통해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주권, 영토통합성을 지지한다”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혔음. 중국의 이같은 공개적 지지와 중국이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영토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봤을 때,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함. 

◦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면 자국 정부의 정당성과 적법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심을 통제하기 어려워져 중국 정부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안정성을 흔들 수 있음.
- 디플로맷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왜 서방과 함께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함. 
- 첫째로, 중국 대중의 러시아에 대한 문제 제기는 러중 관계에 치명적일 수 있음. 국제적으로 혼란한 시기일수록, 중국 정부는 양국의 차이를 강조하기보다는 서로 간의 연대를 보여줄 필요가 있음. 이것이 중국의 외교 전략이며 중국의 심중은 눈에 보이듯 드러나는 것이 아님. 
- 러중 관계를 이해할 때 중요한 점은 서방의 압력에 공동 대응하는 것 이외에도 양국의 우호적 관계가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것을 양국이 러중 관계의 기본적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임. 
- 예를 들어 중국의 에너지 안보는 러시아의 석유 ‧ 천연가스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확보 가능하며 러시아도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득이 상당함. 
- 디플로맷은 2월 17일자 기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독립적인 개체로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중국이 이를 막을 수 없으며 러시아 또한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려고 할 때도 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함. 
- 둘째로, 디플로맷은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해석할 때 도덕성과 평판 유지에 대한 중국 당국의 집착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함. 만약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 십 년간 쌓아온 ‘공정한’ 중국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임. 
- 셋째로, 중국 외교는 ‘지정학적 실용주의’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모든 나라의 주권과 독립 그리고 영토를 보전하는 것을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음. 2월 19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2월 19일 제58차 뮌헨안보회의에서 “모든 나라의 주권 ‧ 독립 ‧ 영토를 보전하는 것은 유엔 헌장에 따라 만들어진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이며, 우크라이나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음. 
- 그러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는 중국의 입장으로선 70년 전통의 중국의 외교 원칙에 위배되는 셈임. 중국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이 기본 외교 원칙을 뒤집을만한 이해관계가 없음.
- 게다가 중국 당국은 웨이보에서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러시아를 침략자로 규탄하고 있어 자국민들의 눈치도 봐야 함.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면 자국 정부의 정당성과 적법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심을 통제하기 어려워져 중국 정부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안정성을 흔들 수 있기 때문임.
- 디플로맷은 같은 날 기사에서 “러시아 외교관들 역시 중국의 이러한 점을 잘 견지하고 있어 러중 관계를 대할 때 우호적 관계만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양국의 이같은 서로 간의 이해가 서로를 옥죄지 않고 독립적 개체로 행동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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