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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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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中, 길어지는 전쟁에 ‘앙숙’ 인도에 구애

CSF 2022-04-07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 째에 접어든 상황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인도를 전격 방문해 인도 외교장관과 회담함. 인도는 양국 관계의 큰 진전은 없었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중국은 회담의 성과를 자축하며 인도와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시사함. 중국이 국경 분쟁 중인 인도를 전격 방문한 이유를 두고 전 세계가 갖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음.


◦ 3월 2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020년 중국-인도 간 국경 분쟁 발생 이후, 처음으로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Jaishankar) 인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짐.

- 2020년 갈완계곡에서 발생한 ‘몽둥이 충돌’로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의 희생자가 발생함. 이후 양국은 서로에게 냉랭한 태도를 취해왔음. 양국 국경 분쟁의 대상이 되는 구간은 3,500km에 달함. 그 구간 중 갈완계곡은 인도인 카슈미르 북동쪽과 중국령인 티베트 자치지구 남서쪽에 위치한 히말라야 고지대에 위치함.  

- 이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인도는 틱톡(TikTok)을 비롯한 59개의 중국 앱을 금지하고 비관세 장벽 등의 수단을 동원해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음. 

- 1962년에는 양국이 전쟁을 치른데다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교전을 막기 위해 갈완계곡에서 경계 근무를 서는 양쪽 군인들이 무기를 가지고 다니지 못하게 할 정도로 국경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골이 깊음. 때문에 서방은 인도를 향한 중국의 이번 ‘구애’를 파격적이라 보고 있음.

- 이번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인도 방문은 사전에 합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급작스럽게 잡힌 3시간 가량의 회담에 대한 양국의 해석이 달랐음. 

- 회담이 성공적이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인 중국과 달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보도에 따르면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오늘 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됐느냐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아니오’이다. 정상이 아니며 정상일 수 없다”라고 선을 그음.

- 중국은 재차 국경 대치 상황은 양국 관계의 핵심이 아니라며 관계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인도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경 분쟁 지역에서 중국 군대의 철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 왕이 외교부장은 같은 날 아지트 도발(Ajit Doval)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담에서 라다크(Ladakh) 지역을 완전 비군사화할 의지가 있다고 언급하며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함. 

 

◦ 냉각된 양국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격적인 인도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인 것으로 보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동맹 관계 재구성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음. 

-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탄비 마단(Tanvi Madan) 연구원은 “왕이 외교부장의 인도 방문 시기를 고려해봤을 때, 중국은 전 세계로부터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와의 갈등을 완화함으로써 외교적인 운신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인도를 끌어들여 인도와 서방 간 마찰을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함.

- 전쟁이 두 달째로 접어들면서 ‘중립’ 입장을 취하는 중국에 대한 서방의 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러시아를 지원하면 중국도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서방은 중국에 재차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음. 

- 인도는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중국과 나란히 러시아 규탄에 기권표를 행사했으며 여전히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지 않고 있음. 게다가 러시아 무기와 원유를 수입해 서방의 비난을 받고 있음. 

- 양국은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 휴전과 대화 및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공통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 

- 올해 말 의장국으로서 브릭스(BRICs) 회담을 주도하는 중국에게는 인도가 참석하여 인도‧중국‧러시아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도 알려짐.

-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미국 ‧ 인도 ‧ 일본 ‧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에서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는 인도를 떼어내 쿼드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며 서방에서는 중국의 훼방을 막기 위해 인도와의 결속을 다지려는 움직임도 있다”라고 보도함.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일본 총리와 호주 총리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에게 인도와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발언을 했고 빅토리아 눌런드(Victoria Nuland)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 역시 3월 21일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민주주의 국가의 편에 서줄 것을 촉구함. 


◦ 발리하리 카우시칸(Bilahari Kausikan) 싱가포르 전 외교관이자 주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중국과 인도가 공통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우연일 뿐”이라며 “서로에 대한 양국의 불신은 여전히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언급함. 

-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라자 모한(C. Raja Mohan) 선임 연구원은 “인도와 중국이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양국의 국경 분쟁부터 해결해야 한다”라며 “중국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다고 해도 인도와의 갈등 해결에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라고 분석함. 

- 중국 공영매체에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중국은 단일 강대국만 존재하는 아시아를 추구하지 않는다”라며 “역내에서 인도의 전통적인 역할을 존중한다”라고 전함. 

- 그러나 인도는 중국이 국경 분쟁 지역에 임의로 군사 인프라를 지으면서 비군사화를 운운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중국의 우호적인 제스처를 진정성있게 보고 있지 않음.

- 게다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Organisation of Islamic Co-operation)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은 카슈미르 문제에서 많은 이슬람 그룹과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라고 언급함. 이는 인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음. 

- 카슈미르는 파키스탄과 인도가 국경 분쟁을 하고 있는 지역으로 카슈미르 주민은 대다수가 무슬림임. 양국은 영국으로터 독립한 1947년 이래 카슈미르 영유권을 두고 두 번의 전쟁을 치뤘음. 

- 인도 측은 중국의 발언을 두고 인도에 대한 도발이라며 즉각 반발함. 

- 시브 나다르 대학(Shiv Nadar University) 국제관계 거버넌스 연구학 자빈 제이콥(Jabin T. Jacob) 부교수는 “인도 방문 직전 연설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도발을 의도한 것 같다”라고 발언함.   - 인도 외교부는 왕이 외교 부장의 발언에 반발하며 “카슈미르 문제는 전적으로 인도의 내정”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그 어떤 국가도 인도 내정에 관해 발언할 권리가 없다”라는 입장을 내놓음. 

- 뉴델리에 위치한 마노하르 패리카르 국방연구분석연구소(Manohar Parrikar Institute for Defence Studies and Analyses)의 슈루티 판달라이(Shruti Pandalai) 부연구위원은 “인도는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치가 낮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라고 언급함.

- 샤샹크(Shashank) 전 인도 외무차관은 씨엔비씨(CNBC)와의 인터뷰에서 왕이 외교부장의 급작스런 인도 방문은 의도적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중국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나 고위급 관계자와 회담을 하기 위해 회담 일정을 잡는 것 자체도 대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사전 협의 없이 급작스럽게 인도를 방문했을 것”이라고 덧붙임.


◦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중국 세계화센터(Center for China and Globalization) 의 빅터 가오(Victor Gao) 부소장은 “중국과 인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인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서방에 고개 숙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함. 

- 인도는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수입하는 것에 대해 비난을 사고 있는데 인도 측은 이를 두고 위선적이라며 서방을 비난하고 있음. 이는 나토 가입국도 여전히 러시아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임. 

- 3월 24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중국 대표를 만나 러시아가 전쟁을 종식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중국에 촉구함. 서방이 전쟁 종식에 있어 중국에 거는 기대가 큰 것과는 달리 인도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임. 이것은 인도가 예로부터 무기 수입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임.

- 국제아시아전략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Asia)의 제임스 크랩트리(James Crabtree) 책임자는 “인도는 지금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며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인한 갈등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인도로서는 러시아산 무기 수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임.

-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 연구에 따르면 인도에서 사용되는 군사장비 85%는 러시아산이거나 소련산임.

- 인도 방문을 마친 후 네팔을 방문하는 왕이 외교부장의 일정에도 인도는 냉소적인 반응을 취하고 있음. 중국은 네팔, 미얀마, 스리랑카 등 인도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인도와 국경 분쟁 중인 파키스탄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 한편 왕이 외교부장은 자이샨카르 장관 및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 후 성명을 통해 “중국과 인도가 한 목소리를 내야만 국제 사회가 경청할 것”이라며 양국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음.



[관련 정보]

1. 中 왕이 외교부장의 ‘특별한’ 남아시아 순방 (2022-03-31, 뉴스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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