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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5분 도시 프로젝트』 추진 현황

장정재 소속/직책 : 부산연구원/연구위원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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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생활을 위한 주거 입지 선택 시 공공 서비스 시설의 배치 여부는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동일 지역사회(도시) 생활권이라고 하더라도 공공 서비스 시설의 배치 차이는 일상생활의 질(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역사회 공공 서비스 구성 수준이 미흡하고 인구가 급증한 지역에 적절한 공급 대응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개선하고자 “15분 도시 프로젝트”를 도입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15분 도시의 기본 개념은 도보,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개인 이동 수단), 대중교통을 이용해 생활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15분 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대중에게 15분 도시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론 연구가 있었고 선진 도시마다 추진되어 왔다. 서양에서는 네이버후드(Neighborhood) 이론을 비롯하여 뉴어버니즘(New Urbanism), 어반빌리지(Urban Village), TOD(Transit-oriented Development) 등의 이름으로 추진됐다. 네이버후드에 관한 논의의 공통적인 핵심은 네이버후드를 주거환경 사용자가 아닌 계획·설계가 관점에서 보는 것이며 생활 기반이 되는 장소가 아닌 계획·설계의 단위로 접근하는 것이다. 네이버후드는 일정한 사회적 관계를 지속하고, 일정한 공간영역을 공유하며, 공동의 네이버후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망과 물리적 공간이 통합된 주거환경의 기초 단위이다.¹⁾

구체적 추진 사례를 프랑스, 한국 및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파리가 구상하는 15분 도시란, 근거리 서비스에 기반한 도시로, 도시 내 지구(혹은 동네) 주민끼리 길에서 서로 만나기가 쉽고, 함께 생활환경을 가꾸며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도시를 지향한다. 도시를 15분 생활권으로 조직하기 위해 집에서 도보로 15분 이내에 서점, 식료품 상점을 비롯한 다양한 소상점, 학교, 문화시설, 의료시설, 공공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새롭게 조직한다. 모든 길에서는 100%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며,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도시로 전환하고, 파리 어디에 살든지 200m 이내에서 녹색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²⁾

한국의 부산에서는 ‘부산만의 15분 도시’를 구상하는 기본구상을 통해 62개 생활권을 중심으로 15분 거리 안에서 의료, 보육, 문화, 생활체육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부산 내에서도 지역마다 노령인구와 청소년 인구 비율이 다르며 지형(평지, 산악지형) 특징도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서 15분 생활권에 있는 여러 가지 인프라를 개선하고자 한다. 그리고 버스, 도시철도, 공유자전거 등 모든 이동 수단의 정보를 통합해 이용객에게 최적의 길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as a Service, MaaS) 플랫폼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3월에 개최된 양회(两会)³⁾의《政府工作报告(정부업무보고)》를 통해 2022년 10대 중점 업무 중 하나로 “지역 균형 발전 및 신형도시화 건설” 계획을 밝혔다. 기존 도시의 공간 구조 개선 및 신형도시화 건설에서는 도시화 공간 배치 최적화를 우선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지역사회 공공서비스 시설의 구성은 지역사회의 이질적인 인구 구조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고, 행정관리 메커니즘과의 연계성이 미흡하며, 커뮤니티 생활권의 발전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개발 및 건설 메커니즘이 미비하다는 문제점 제기에서 시작되었다.

‘15분’은 삶의 편리함과 행복을 측정하는 척도로, 15분 생활권에서 의식주뿐만 아니라 의료, 문화 예술 스포츠 및 양로(요양) 등 기본적인 생활 편의를 보장하고자 한다. 2021년 11월 중국 상무부를 비롯한 11개 부처가 공동으로 상하이시 창닝구(长宁区), 푸퉈구(普陀区) 등 중국 30개 도시에 대한 15분 도시 생활권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 계획을 확정·발표하였다. 상하이시는 “살기 좋고, 비즈니스에 적합하며, 여행에 적합하고, 학습에 적합하고 키우기에 적합(宜居、宜业、宜游、宜学、宜养)”하다는 사회공동체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15분 도시 프로젝트를 적극 이용한다는 계획이다.⁴⁾

중국 광저우시는 2016년 《广州市社区生活圈及公共中心优化专项规划(광저우 지역사회 생활권 및 공공 중심 최적화를 위한 특별 계획)》⁵⁾을 통해 광저우의 다양한 인구 구조, 다양한 주거 형태 및 다양한 시민 생활 특성에 부합하는 공공서비스 공간 재배치에 착수하였다. 광저우의 지역별 공간구조 특징과 시민들의 활동 특성 등 종합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도시 생활권을 재배치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광저우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한층 더 다가서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광저우시의 15분 도시 프로젝트는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광저우의 지역별 주거 공간의 형태에 따른 공동체 생활권의 측정과 구분을 개선하는 것이다. 광저우 도시 공간의 밀도, 건축물 높이 및 건축 형태에 따라 노후 주거지역의 개방형(老旧小区开放式), 궤도 레일 교통 중심형(轨道交通中心式) 궤도레일교통(轨道交通)⁶⁾, 주택 밀집 조합식(多个住区组合式), 도로와 하천을 따라가는 축형(沿路沿河轴向式), 마을 혼합형(村居混合式) 등 5가지 주거 공간 유형을 마련하였다. 노후 주거지역의 개방형은 노후 주거지역이 여러 곳에 산재하여 분포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느 한 곳으로 집중시킬 수 없으므로 노후 지역 간 연결에 중점을 둔다. 궤도 레일 교통 중심형은 기차역, 지하철역 지향해서 공공서비스 공간을 재배치하는 것을 계획한다. 복합 주거지역 조합식은 주거지역 단지와 인근 주거지역 단지를 함께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공서비스 공간 배치를 구상한다. 도로와 하천을 따라가는 축형 방식은 도로 하천을 따라서 공공서비스 공간이 배치된다. 마지막으로 마을 혼합형은 주로 도시 외곽에서 형성될 수 있는데 도시민 주거지역과 농촌 마을이 혼합된 곳에 공공서비스 공간이 배치된다.

둘째, 주민의 일상적인 서비스 요구를 수용·반영해서 지역사회 생활권에 대한 공공 서비스 구성 표준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광저우시는 ‘9+X’ 생활권 시설 배치구성 표준을 제안하였다. 여기서 ‘9’는 교육·의료·문화·체육·양로·행정·공공장소·교통·편의 상업시설 등 생활권에서 균형을 이뤄야 하는 9가지 기반 시설을 의미한다. ‘X’는 노령화 지역, 국제화 지역, 혁신 지역, 정주 지역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별 인구학적 구조와 공공서비스 수요 특성을 결합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공공 서비스 요구에 부응하는 정확한 공공시설 공급을 하고자 노력하며 지역별 차별화된 공공시설을 공급한다.

셋째, 행정 기관과 연계한 생활권 추진으로 지역사회 관리 및 계획을 위한 협업 플랫폼이 되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같은 도시 공간 내에서는 거리 경계, 명확한 인구 규모 및 공간 자원 할당 경계가 일치하지 않아서 주민이 요구하는 행정기관 배치가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불합리성을 개선하기 위해 행정 경계를 재설정하고, 지역별 세분화에 따라 공공서비스 시설 배치 및 재조정을 하도록 한다.

넷째, 지역사회 관리 및 제어(통제) 요구 사항을 개선하고, 응집력 있는 지역사회 중심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역사회 중심 계획에서 사전 통제가 불충하다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다양한 공간 배치 사례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중심에는 문화, 스포츠, 노인 요양, 보육, 공공 공간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역 사회 중심지 건설의 규모를 사전에 계획하고 토지 사용 승인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궤도 레일 교통 중심형(轨道交通中心式)은 지하철역 정차 지점 위에 종합 개발하는 방식으로, 수직화된 건물을 건설하는 것이다. 주택 밀집 조합식(多个住区组合式)은 몇 개의 중심지가 이웃하는데, 여러 거주지역의 보조시설은 통합되어서 센터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로와 하천을 따라가는 축형(沿路沿河轴向式)은 도로, 하천을 따라서 적당히 분산된 모델을 채택한 것으로 버스 정류장 설치와 결합되어 조성된다. 농촌 거주 혼합형(村居混合式)은 도시재생, 불법 건축물 철거와 결부되어서 확보된 예비 용지는 반드시 공공 서비스 시설물 건설에 사용되도록 한다.

이와 같이 중앙정부의 추진 의지를 일찍부터 감지하고 도시 공간 구조 개선 계획을 시작한 광저우시, 상하이시는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시범 도시에서 주목하는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역문화·예술 공간(도서관,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이 많이 생겨났고 이를 통해 지역민들의 간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지역민들은 편리하게 독서, 영화, 미술, 음악 등 콘텐츠를 배우고 작은 전시회를 통해 자신들의 예술적 성취감을 확인하는 것에 기뻐한다. ‘15분 커뮤니티 라이프’공간 조성을 통해 주변 지역민에게 실내 문화·휴식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동일 도시권역 내에서의 문화, 교육 수준 격차를 해소하는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는 같은 도시 권역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문화, 교육, 의료 등에서 지역 차별 없이 모든 시민이 행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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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혜진·백세나(2011.4)

2) 국토연구원(2021.1.)

3) 양회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칭하는 것으로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임. 양회(两会)에서 중국 정부는 2021년 경제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2022년 거시경제 목표, 경제 운영 방향, 중점 업무 등을 확정함.

4) 상하이시규획과자연자원국국장 쉬이송(上海市规划和自然资源局局长徐毅松)의 상하이시 공간예술시즌(2021上海城市空间艺术季) 발언 내용, https://baijiahao.baidu.com/s?id=1715556047124936380&wfr=spider&for=pc

5) https://www.sohu.com/a/441501749_120179484

6) 궤도레일교통(轨道交通)은 특정 트랙을 이용하여 운행하는 교통수단으로 철도, 지하철이 대표적이다.

[참고문헌]

1) 广州市社区生活圈及公共中心优化专项规划项目介绍, https://www.sohu.com/a/441501749_120179484

2) 中国经济网(2021.11.5.), 上海建设“15分钟社区生活圈”调查：一刻钟能走进什么“圈”

3) 부산연구원(2022.3.), 부산 15분 도시

4) 국토연구원(2021),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의 ‘내일의 도시 파리’정책공약, 국토이슈리포트 제3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