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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만문제의 쟁점과 전망

이동규 소속/직책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22-04-28

최근 몇 년간 미·중 간 전략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대만-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됐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야망과 군사 현대화를 목도한 미국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 것을 우려하여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했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는 미국의 대중 강경책에 편승(bandwagoning)해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생존 공간 확보를 명목으로 독립노선을 모색해 왔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움직임을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경제·외교적 공세는 물론, 대만해협에서 군사도발의 수위를 높이며 대만을 압박했다. 작년 5월 이코노미스트지(The Economist)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대만을 언급할 만큼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침공으로 야기된 우크라이나 사태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인식을 확산시켰다. 첫째, 푸틴(Vladimir Putin)의 범슬라브주의(Pan-Slavism)가 일정 부분 러시아의 침공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민족 통합을 위한 중국의 침공을1) 자극할 수 있다. 둘째, 미국과 유럽 국가의 경제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침공을 감행했을 뿐 아니라 강력한 경제제재 하에서도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대만, 기타 국가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예방하는 데에 한계적일 수 있다. 셋째, 양국 간의 군사력 차이가 한 국가의 일방적인 군사 침공을 초래할 수 있다. 넷째,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것과 같이 대만에 유사 사태가 발생해도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본고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만 문제와 관련해 발생한 몇 가지 쟁점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 이것을 기반으로 향후 중국의 대(對)대만 정책을 전망해 본다.

1.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만 내 일부 친중 인사들은 미국이 주권국가이자 유엔(UN) 회원국인 우크라이나에도 군사를 파병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이 침공하더라도 미국과 국제사회가 대만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2) 지난 3월에 발표된 대만민의기금회(Taiwanese Public Opinion Foundatio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만 유사 사태 발생 시 미국의 개입에 대한 대만인의 기대치가 34.5%로 나타났다.3)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2021년 10월에 행해진 여론조사 결과가 65%인 것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하락한 수치이다. 이는 미국 및 나토(NATO)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자제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수정주의 세력(a revisionist power)으로 규정하고 대중 견제와 압박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미국에게 대만은 우크라이나보다 매우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우선, 대만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Indo-Pacific Strategy)의 추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즉,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대만의 안전을 보장할 뿐 아니라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외교와 가치외교를 내세우며 민주주의국가와의 반중 연대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대만에 대한 지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반중 연대를 확고히 하는 데에도 유리하다.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결정적 요인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비해서 군사적으로 열세인 동시에 나토의 비회원국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했지만,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제정해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미국은 대만관계법을 근거로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군사적 지원을 지속했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다르게 대만의 유사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을 공언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2021년 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한 데 이어서 올해에도 대만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강화를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지대공 미사일 PAC-3 MSE 판매를 승인했다.5) 게다가 지난 3월 1일에는 마이클 멀린(Micheal Mullen) 전 해군 제독을 단장으로 하는 전 국방관료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했다.6) 이를 통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발생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 여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security commitment)을 재확인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행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대만과의 비공식적 관계가 중국의 오판이나 대만의 안보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미국이 대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군사적 억지력(deterrence)의 중요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속도와 범위를 조절할지라도 대만과의 외교·경제적 협력 외에 군사적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자제한 것은 중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국이 미국의 시선이 분산된 상황을 이용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군사력에서 압도적이라고 평가받았던 러시아조차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에 들어간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기회로 보고 조급하게 대만 침공을 감행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첫째, 중국 군사력의 한계 때문이다. 러시아가 육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을 공격해야 한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東部戰區)의 전력을 고려할 때,7) 현재 중국군은 대만에 대한 미사일 타격 등 제한적인 군사도발을 감행할 수는 있지만 대만 점령을 위한 전면적 침공을 단행하거나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저지할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둘째, 중국의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해야 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대만과의 통일은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사명이라 할 수 있다.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는 경우 중국은 자국의 군사력이 어떻든지 간에 전쟁을 선포하고 대만을 침공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이 대만 침공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시진핑(習進平) 정부는 국내 정치의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시진핑의 3연임을 결정할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3연임은 개혁개방 이후 형성된 세대교체와 권력승계에 대한 정치적 관례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과 중국 사회 내에서 정치적 반발에 직면할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양회에서 시진핑 정부는 20차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내부 결속과 사회 안정에 집중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8)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정세의 불안정성과 혼란이 가중되었고 양안 관계에서 중국이 고려해야 할 새로운 변수들이 드러났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제제재를 직면할 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 견제에 명분을 주어 중국의 외교적 공간이 축소될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시진핑의 3연임을 안정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중국 정부에게 대만에 대한 전면적 침공은 정치적인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 국내정치적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진핑 정부는 민족주의 정서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며 시진핑과 당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대만과의 군사적 긴장을 유지 및 확대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3. 중국의 대대만 정책 전망

중국은 2021년 중국공산당 19기 6중전회에서 ‘신시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당의 총체방략(新時代黨解決台灣問題總體方略)’을 제기했다. 아직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전방위적인 대만 정책을 모색하며 대만과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이런 중국에게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에 대해서 미국 및 나토 회원국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관찰하고 대만 유사사태 발생 시 미국의 개입에 대한 대응 수단을 연구하며 현실적인 통일전략을 구체화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기존 대만 정책의 변화를 모색하기보다는 대대만 압박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와 그로 인한 국제정세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교훈을 바탕으로 대만인들에게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결국 이뤄질 필연적인 결과임을 강조함으로써 대만 독립의 의지를 약화시키는 심리전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있었던 미·중 외교장관 통화(2월 21일, 3월 5일)와 미·중 정상 통화(3월 18일)에서도 이러한 중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미국 측 보도자료에서 대만문제가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으로,9) 중국 측 보도자료는 많은 부분을 할애해 대만문제가 내정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10)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참여를 조건으로 미·중이 대만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대만 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 실패를 교훈 삼아 대만해협에서 정보전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고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 현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도발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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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인식하는 중국은 중국의 대만 공격은 침공이 아닌 무력통일전쟁으로 인식한다.
2) “美国放弃乌克兰引岛内深思, 台湾不分统“独”皆认清美国不会出兵阻大陆“武统””, 中国台湾网, 2022.03.01., http://www.taiwan.cn/taiwan/jsxw/202203/t20220301_12410515.htm. 
3) “Taiwanese now believe Japan is more likely than US to send troops if mainland China attacked”, South China Morning Post, 2022.03.22.,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171376/taiwanese-now-believe-japan-more-likely-us-send-troops-event. 
4) 이동규, “미중 전략경쟁 시기 대만문제의 쟁점과 전망”, 아산정책연구원 이슈브리프 2021-31, 2021, p. 6.
5) “Taiwan views US approval of US$100 million Patriot missile service deal as show of support in face of Beijing”, South China Morning Post, 2022.02.08.,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166228/taiwan-views-us-approval-us100-million-patriot-missile-service. 
6) “U.S. stands firm behind commitment to Taiwan, delegation says”, Reuters, 2022.03.02., https://www.reuters.com/world/china/us-delegation-taiwan-says-collaboration-stronger-more-expansive-than-ever-2022-03-02. 
7) 미 국방부의 2021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China Military Power Report 2021)에 따르면 중국군 동부전구는 125대의 JH-7 폭격기(중부 25대, 북부 50대, 서부 70대, 2020년 기준)는 물론, DF-11, DF-15, DF-16 등 대만을 타깃으로 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을 발사할 수 있는 다수의 로켓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US Department of Defense, China Military Power Report 2021을 참고. 
8) 이동규, “2022년 중국 양회 분석: 정치외교적 함의를 중심으로”, 아산정책연구원 이슈브리프 2022-10, 2022, pp. 2-6.
9) 미국측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다. “Secretary Blinken’s Call with People’s Republic of China (PRC) State Councilor and Foreign Minister Wang Yi”, US Department of State , 2022.02.21., https://www.state.gov/secretary-blinkens-call-with-peoples-republic-of-china-prc-state-councilor-and-foreign-minister-wang-yi-2; “Secretary Blinken’s Call with People’s Republic of China (PRC) State Councilor and Foreign Minister Wang”, US Department of State, 2022.03.05., https://www.state.gov/secretary-blinkens-call-with-peoples-republic-of-china-prc-state-councilor-and-foreign-minister-wang; “President Joseph R. Biden Jr. Call with President Xi Jinping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White House,2022.03.18.,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statements-releases/2022/03/18/readout-of-president-joseph-r-biden-jr-call-with-president-xi-jinping-of-the-peoples-republic-of-china-2.
10) 중국측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다. “王毅应约同美国国务卿布林肯就中美关系交换意见”, 中国外交部, 2022.02.22., https://www.mfa.gov.cn/web/wjbz_673089/xghd_673097/202202/t20220222_10644342.shtml; “王毅应约同美国国务卿布林肯通电话”, 中国外交部, 2022.03.05., https://www.mfa.gov.cn/wjbzhd/202203/t20220305_10648368.shtml; “习近平同美国总统拜登视频通话”, 中国外交部, 2022.03.18., https://www.fmprc.gov.cn/web/zyxw/202203/t20220319_10653187.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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