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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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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입장 연구

정태요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초빙연구원 2022-05-24

1. 서론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공식적 입장 표명은 두 차례 있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2022년 1월 27일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의 안보 우려는 합리적이므로 그 우려가 중시되어야 하고 해결되어야 한다. 지역 안보는 나토와 같은 군사 집단을 강화함으로써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입장 표명을 하였다. 두 번째는 시진핑(習近平)과 푸틴(Vladimir Putin)이 지난 2월 4일 공동 발표한 <중러 공동성명>에서 색깔 혁명 반대와 나토 확장 반대를 언급하였다.1) 

최근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관계하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정치적 지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식량 및 에너지 수입, 우크라이나와의 일대일로(一带一路)2) 협력,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 진출, 미중관계의 관리와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을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 미국 등 국가들과의 복잡하고 난해한 게임에 빠뜨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어떠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2. 중국의 입장

중국이 올해 발생한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은 우크라이나 최대 교역상대국이다.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경제적으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토지, 풍부한 광물자원,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중국의 우크라이나 농업 생산품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대중국 수출품은 광물자원, 식물, 동식물성 유제품이 각각 29.9%, 26%, 19.3%를 차지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중국 수입품은 전기제품, 경공업 제품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전기제품은 전체 수입 규모의 47.8%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최근 몇 년간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여기에는 전자설비, 금속제품 등 투자항목이 포함되었고, 이는 우크라이나의 제조업 산업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무역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1992년 중국과 우크라이나가 수교한 이후, 중국, 우크라이나 양자 무역은 3시기로 걸쳐 점차 확대되었다. 첫 번째 시기는 1992년~1998년으로 양국이 점차 무역을 늘려간 시기이다. 두 번째는 1999~2008년 중국과 우크라이나의 무역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시기이다. 1999년 4억 2,100만 달러였던 양국 간 무역액은 2008년에는 87억 6천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특히 양국 간 무역 분야의 상호보완성이 높게 나타났다. 세 번째 시기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로 양국 간 무역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2019년까지 우크라이나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 규모의 9%를 차지했고, 중국 수입품 규모 역시 전체 수입액의 12.3%를 차지했다. 비록 2013~2015년까지 우크라이나가 내전3)으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겪었지만, 3년간 우크라이나의 대중국 수출은 5.2%에서 9.4%로 늘어났다.4)

2020년 중국과 우크라이나 무역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여 154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1~7월, 중국의 대우크라이나 수출상품의 규모는 55억 3천만 달러를 기록해, 2020년 1~7월 규모에서 27.3% 증가했다. 2021년 1~7월, 중국의 우크라이나 수입 상품 총액은 54억 1600만 달러를 기록해 2020년 1~7월 대비 21.28억 달러가 늘어났다. 5) 

그리고 앞으로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협력관계를 약속하고 있어, 양국 간의 경제 관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과학기술 영역에서도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 에너지, 환경보호 영역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국은 ‘일대일로’ 건설 협력 계획에 서명하고 중-우 협력 현황을 접목해 무역, 산업 투자, 농업, 에너지, 과학기술, 인문, 보건 등 분야에 걸친 협력 원칙과 중점 협력 등을 한층 더 명확히 했다.6)

이러한 이유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연달아 먼저 자국민을 철수한 것과 달리 중국은 “상황을 주시하고 정세가 불안정한 지역에 방문하지 말라”고 당부할 뿐 대피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이외에도,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는 중국이 미국과 호주에 식량 및 에너지 수입을 의존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이 수입하는 옥수수는 원래 전량 미국에서 수입하다가 2019년부터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제치고 전체 수입량의 80%가 넘는 최대 공급원이 되었다. 또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악화된 이후 우크라이나는 호주를 대신해 중국의 주요한 밀과 석탄의 수입원이 되었다.7) 

둘째, 중국의 영토완정, 주권 불가침 원칙 수호. 중국은 스스로 “각국의 영토주권을 존중한다”라는 오랜 외교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위기에 깊게 간섭하는 것은 미국이 대만문제에 간섭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정당성을 잃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크림반도8)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1955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반둥회의에서 중국은 내정불간섭 원칙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또한 다른 국가들의 주권을 존중하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원칙은 1950년대 티베트의 지위 문제를 놓고 중국과 인도 사이에 오갔던 논의에서 유래하였다. 신생 중화인민공화국의 이러한 도덕적 원칙은 이전 역사에서 외세의 개입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은 외세의 개입에 의해서 전쟁과 침략을 경험해야 했고 착취를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있는 중국의 평화공존 5원칙은 다음과 같다. △서로의 영토적 완정성과 주권을 상호 존중함. △상호불가침. △상호 간 내정불간섭 원칙 준수 △양자 간 평등과 상호이익을 추구함. △평화공존. 평화공존 5원칙은 중국 외교정책의 핵심에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9)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에서도 이러한 외교원칙에 기반하여 각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의 불간섭 정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논쟁에는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존재한다. 첫째, 중국의 불간섭 정책의 변화(수정 혹은 폐기)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비판적 입장이다. 이들은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확장된 해외이익의 수호, 국제적 이미지 개선을 이유로 국제적 개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중국의 국제적 지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불간섭 정책은 여전히 중국에 유익하다는 보수적 입장이다. 셋째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원칙은 고수하되, 그 실행과 적용에 있어서 좀 더 창의성과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요구하는 견해다. ‘창의적 개입’, ‘건설적 개입’, ‘제한적 개입’이라는 개념의 등장은 이러한 입장을 보여준다.10) 이런 흐름 속에서 중국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경우에는 보수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EU는 중국이 각별히 공을 들여야 할 상대다. 중국은 2020년 12월 EU와 포괄적 투자협정(CAI,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을 체결했지만,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EU가 비준을 미루면서 중국은 곤란해진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러시아측에 섰다가는 EU와의 사이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EU와 영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 규모는 대러시아 수출의 10배가 넘는 규모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의 편을 들어주었을 때 EU에서는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가 유럽에 치명적인 비수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중국은 2020년 기준 EU의 최대 무역국으로, 총수입의 약 20%, 총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 표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민의 미국, 유럽 및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분석한 것이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의 미국 및 유럽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지속되었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호감도가 약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1) 

이러한 분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계기가 되기도 하였지만, 향후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입장 표명을 하는 근거가 되기도 할 것이다. 

EU는 그동안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이는 한편,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과는 경제적인 관계뿐 아니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중국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대만문제 등 외교적 갈등에 대응하는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유럽을 중시해야 할 필요가 생겨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EU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일방적인 외교안보 정책으로 서방의 안보축인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의 동맹)이 크게 흔들렸으나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유럽을 비롯한 전통적 동맹 관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위기로 유럽의 안보가 변화하면서 대서양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끝나더라도 상당 기간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유럽에 대한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12)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지도부는 유럽과의 정치, 경제 관계를 더욱 중요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결론

요즘 중화권 인터넷에서는 ‘오늘은 우크라이나, 내일은 대만’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시진핑 브레인’으로 유명한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일을 열었다. 그는 “기술적 관점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실제로 대만해협 위기의 ‘리허설’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13) 중국 지도부의 이런 인식을 통해 볼 때,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중국은 매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특히나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가 어느 정도까지 단합할 수 있는지, 어떠한 수준까지 경제제재의 수위를 결정할 수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와의 경제 협력 관계, 주권 불가침 원칙에 대한 고수 및 EU와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입장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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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지역학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어떻게 봐야하는가?” 「중국지역학회 2022년 제1회 콜로키움 3.22 발표문」 p.19  http://www.china7.org/?act=board&bbs_mode=view&bbs_code=notice&bbs_seq=385
2) 일대일로란 중국 주도의 ‘신(新)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경제벨트를 지칭한다. 35년간(2014~2049)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다시 구축해, 중국과 주변국가의 경제․무역 협력 확대의 길을 연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3) 2014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내전’은 돈바스 내전(Donbass Civil War)으로도 불리는데, 이곳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로의 병합을 원하는 반군들의 교전이 지속되었다.
4) 章艺乘, 周星宇, ““一带一路”倡议下中国与乌克兰的贸易探究”「国际商贸」 2022.05. p. 76
5) 张弘, “在多边主义基础上推进中国与乌克兰“一带一路”合作“ 「观察与思考」 2021.11. p. 16
6) 张弘, “在多边主义基础上推进中国与乌克兰“一带一路”合作“ 「 观察与思考」 2021.11. p. 15
7) 중국지역학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어떻게 봐야하는가?”  「2022년 제1회 콜로키움 3.22 발표문 」P.19http://www.china7.org/?act=board&bbs_mode=view&bbs_code=notice&bbs_seq=385
8)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의 남쪽 흑해로 돌출해 있는 반도로, 본래 러시아 영토였다가 1954년 우크라이나에 편입됐다. 그러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23년 만에 다시 러시아 영토가 됐다. 
9) Kerry Brown, 『현대 중국의 이해』 제3판. 명인문화사 p. 338 (2020)
10) 강수정, “불간섭 정책에 대한 중국 지식인들의 논쟁과 실용주의적 접근” 「아태연구」 제26권 제3호 2019. p. 53
11) 冯绍雷, “国际秩序转型视野下的乌克兰危机——基于演进过程、深层结构、解决方案的分析” 「学术大视野」 2022. 1. p. 91 
12) 연합뉴스, “[우크라 침공] EU·중국, 협력서 긴장으로” 2022.4.12. (검색일. 2022.4.20.)
13) 서울신문, “시진핑 책사 “러·우크라 전쟁은 리허설...中 어떻게 싸울지 배워야’”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404601005&wlog_tag3=naver(2022.4.4.)


<참고문헌>
강수정, “불간섭 정책에 대한 중국 지식인들의 논쟁과 실용주의적 접근”「아태연구」 제26권 제3호 2019 
유지훈, 에릭 프렌치,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정치의 현실, 그리고 한국의 경항공모함: 한미동맹강화와 자강을 위한 한국형 경항공모항의 전략적 가치”, 「KIMS Periscope」, 제270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중국지역학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어떻게 봐야하는가?” 「중국지역학회 2022년 제1회 콜로키움 발표문」 2022. 3.22
http://www.china7.org/?act=board&bbs_mode=view&bbs_code=notice&bbs_seq=385
冯绍雷, “国际秩序转型视野下的乌克兰危机——基于演进过程、深层结构、解决方案的分析” 「学术大视野」 2022. 1.
章艺乘 周星宇, ““一带一路”倡议下中国与乌克兰的贸易探究”「国际商贸」 2022.05. 
张弘, “在多边主义基础上推进中国与乌克兰“一带一路”合作“  「观察与思考」 2021. 11
Brown, Kerry, 『현대 중국의 이해』 제3판. 명인문화사 
연합뉴스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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