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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화 진행과 도시 재생의 고찰

김봉주 소속/직책 :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중국선양현지법인대표 2022-08-16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공동체를 형성하여 집단거주를 시작한 이래 도시는 역사의 진행 과정 속에서 무수한 변화를 거치며 발전해 왔다. 특히나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에서 글로벌 G2의 위상을 갖게 된 현재까지 중국 주요 거점 도시의 변화는 경이로운 고도성장을 견인해온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적으로 견인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 정책은 개혁 개방 이후부터 2008년까지 중국 정부의 핵심 재정 수입원이 됨과 동시에 중국 인민의 생활 환경 개선, 도시와 도시를 축으로 연결하고 핵심 권역을 벨트화하는 기간 인프라 구축과 도심의 양적 영역 확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도심의 방사적 양적 확대는 새로운 확장 지역의 부동산 가치 창출 이외에도 핵심 도심의 가치를 더욱 상승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고, 2008년 이후 중국은 경제성장과 세계적 지위와 외형에 부합하는 대도시의 면모가 필요하게 됐다.

특히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중국 도시의 탈바꿈은 더욱 본격화됐다. 이 시기에 중국은 양적인 발전보다 질적인 발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사회적 대변화를 경험하게 됐다. 동 기간에는 실물 경제 통계 수치의 비약적 상승 외에 가파르게 치솟았던 부동산 가격의 영향이 지배적이었다. 중국의 중산층은 소득증대로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1)’로의 진입을 몸소 체험하게 됐다.


1. 시기별 중국 도시화 과정 

1) 1978~1984년
농촌경제 체제개혁을 주 동력으로 한 도시화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는 도시 회복을 중심으로 한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도심으로의 선 진입과 후 건설의 성격이 명확히 나타난다. 2,000만 명의 지식층이 농촌 개발의 선봉에 서서 취업을 위해 도시로 진입하였고 대학입시가 부활해 농촌 학생들이 대거 도시로 유입되었다.

무역 개방과 시장개방의 정책 주도하에 대량의 유동 인구가 도시로 진입하였고 본격적인 도시 재정비와 도심 재생 건설의 움직임이 태동하였다. 동 시기 인구 변화에 따른 도시화율이 1978년 17.95%에서 1984년 23.01%로 연평균 0.85%씩 성장하는 등 점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2) 1985~1991년
농촌기업의 도시진출이 시작되고 중국 정부 주도하에 도심으로의 인구수용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신도시의 역할 수립과 이행이 진행되었다. 개발특구 도시를 위주로 한 연해 지역의 경우, 대량의 신도시가 건설되고 도시의 양적 팽창이 유도되었다.

3) 1992~2000년
전면적인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도시화라는 명칭도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정부는 도시 인근에 경쟁적으로 경제 개발 특구를 신설하고 공업을 발전시켜 인구를 도심으로 유입하여 도시의 자족 기능 확보 정책을 펼쳤다. 1992년에서 1998년까지 중국의 도시화율은 27.63%에서 30.42%로 연평균 0.42%씩 상승했다. 자족형 도시가 1990년 467개에서 1995년 640개로 증가하는 등 도시 팽창의 영향으로 자족형 부도심으로써의 농촌의 위상이 견고해져 부도심이 12,000개에서 16,000개로 급증했다.

4) 2000년 이후
중국의 도시화는 2000년을 기점으로 완벽한 변화를 맞았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기치 아래 건설된 경제 개발 특구의 활성화와 자본의 유입으로 도시는 신도시의 건설로 유입된 인구를 수용하는 한편, 국제적인 도시로써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도시의 양적 팽창과 동시에 본격적인 구도심의 재생 사업이 활성화됐다. 중국 정부는 대도시 육성과 지역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2000년 서부 대개발, 2003년 동북 진흥정책, 2004년 중부 굴기 등 권역별 발전 계획을 세웠으며, 2013년 5+9+6 형태의 20개 도시군이 정부 발전 계획에 포함되어 추진되었다. 특히 국가 신형 도시화 규획 (2014~2020년) 정책에서는 도시를 ’ 체계로 설정하고 핵심 도시가 주변 도시를 견인하는 형태의 협조적 발전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거대 자본의 시장 진입과 정부 정책 및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 드라이브 정책이 실현되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중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구도심 토지를 개발 업자들에게 양도하는 조건으로, 막대한 재정 수입을 거둬 들였고, 도시는 초고층 건축물이 등장하는 등 국제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도시화율이 급격한 상승 곡선을 보였다.



UN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 전 세계 국가의 도시화율은 86%, 중국의 도시화율은 72.9%에 도달할 것이다. 2010년 11월 1일 실시된 중국의 인구 조사에 따르면, 도시 거주인구는 6억 6,500만 명(점유율 49.68%), 농촌인구는 6억 7,400만 명(점유율 50.32%)으로 나타나 2000년에 비해 인구의 도시 집중률이 13.4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2012년도에 발표된 2011년 중국 도시화율은 50%를 돌파했고, 2014년도에는 54.77%를 기록하며 중국이 도시화 발전 단계에 진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도시화 진행에 따른 도시 재생의 필요성과 발전 방향 

2000년 이후 도심의 양적 확대 이외에 이미 가치가 상승한 구도심 핵심 지역의 개조 사업을 통합한 ‘도시 재생(城市再生)’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중국 도시 재생 방향은 주로 옛 공업 단지 및 성중촌(城中村)의 개조, 대도시의 탈공업화와 제3의 산업화 그리고 도시 공동체의 이상적 생활 환경 건설로, 그에 수반되는 고용과 경제 가치 창출이 최종 목표이다. 

최근 구도심 재생 사업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① 구도심의 낙후시설을 이전하고 대규모 복합시설과 주거시설을 건설하는 방안과 ② 기존 시설을 문화공간 또는 공용공간으로 탈바꿈시켜서 상업과 문화가 접목되는 개발 방안이 주를 이룬다. 두 방안을 통한 도심 재생 사업 모두 도심의 가치 상승을 대변할 수 있도록 더욱 귀족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건설, 상하이 엑스포장 건설, 선양 철서공업단지 개조, 청두의 타이구리개발 사업 등 많은 대규모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도시의 면모를 바꾼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소규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1선 도시3)에서는 지역 특성의 인간적 요인과 문화가 결합된 개선 사업이 활성화되었는데, 그중 ‘金角银边’4) 이라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1) 쓰촨성 청두시의 Community Greenway 미학 공간 조성 사업과 도심 내 자전거(보드) 전용도로 구축 사업 2) 상하이 도심 고가차도 하부 폐공간의 스포츠 공간 재구성 사업 3) 선전의 아동 친화형 도시 공간 구성 사업 등 다양한 도시 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도시 재생의 가장 큰 역할이 도시 공간 부족 해소, 경제 사회적 전환 촉진, 공간 형태 재편, 토지 이용 효율 향상, 도시 질적 발전이라고 강조하고, 도시 재생이 ‘부동산 공급과 개발이라는 단순적인 접근 이외에 본질적인 공간 생산방식의 변화를 통한 공간 거버넌스 구축과 다양한 산업의 유기적 교체와 요소의 이동, 운영 관리 등 여러 차원의 총체적인 합의’ 라고 선언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감성이 강조되면서 예술과 문화 그리고 산업과 자본을 결합한 라이프 스타일이 산업과 도시의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대규모 집약적 자본 투입을 통한 자본의 생산, 자본에 대한 무한경쟁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응하는 경제 효과를 보상받는 과거의 단순한 공간 전개 논리는 이미 소멸되어 가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불편한 도시 공간의 역기능은 필연적으로 공간 가치 배분의 최적화에 직면하게 되었다. 앞으로 현대인의 생활 습관을 바탕으로 기존의 공장 마루, 낡은 가구 등의 디테일을 통해 옛 삶의 흔적을 간직하는 한편, 설계 단계부터 ‘공유’ 를 ‘문화’ 로 하여 공간을 탈바꿈시켜야 한다. 



3. 도시 재생 과정의 문제점

중국 대도시의 도시 재생 개발 사업에서 원론적인 문제와 현장의 문제가 어떻게 융합하고 있는지를 재차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더욱 초월적이고 생동감 있으며 창의적인 신시대로의 진입을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 역량이 수반된 도시 재생의 정의와 방법, 실천이 전제되었는지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도시 재생 사업은 환경 개선이라는 순기능 이외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킨다. 중국의 도시 재생 사업 역시 서민층을 고려하여 도시 변화를 통한 새로운 문화 창조 또는 구도심 재생을 추구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서민층의 몰락이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중국 정부의 도시 재생은 계획 경제의 특성상 개발의 권한과 방향을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정부에게는 토지 매각을 통한 수익 확보가 여전히 최우선 고려 대상인 반면, 부동산 개발 업체는 개발 이후의 수익성 담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 개발 사업은 사업을 주도하는 일방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기 쉽다. 그러나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인간을 담아내는 데에는 소홀하게 된다.

그 결과를 두 가지로 분석해 보면, 첫째, 도심의 빈부 격차 가속화이다. 중국의 부동산 사업은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개발 기업의 참여가 불가피하다. 정부와 개발기업은 도시의 면모를 바꾼다는 미명과 도시를 발전시켜 새로운 도시 위상을 구축한다는 명분하에 도심 재생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유도하지만, 그 이면에는 개발기업의 고이윤 추구를 위한 합법적 수단 제공과 저소득층과 원주민의 강제 이주와 몰락이 숨겨져 있다. 

구도심은 도시 재생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 높아진다. 또한 새로운 중산층이 진입하면서 도심 및 주거 환경이 개선된다. 한편, 정부와 개발사는 기존 거주민이 교외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철거에 따른 경제 보상금이라는 단순한 금전적인 보상을 지급한다. 그러나 도심 재생 과정 속에서의 이익과 사회평등, 부의 분배는 소실되고 빈부 격차만 심해져 결국에는 사회 계층 간의 괴리라는 모순점만 유발된다.

둘째, 도심 재생 진행 과정 중 발생하는 도심 문화 유적 파괴이다. 구도심에는 역사적인 고건축과 문화적인 가치를 지닌 유적지 외에도 역사적 향수를 가진 공간적 문화가 존재한다. 도심은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외형적으로 좋은 여건과 환경이 갖추지만, 시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공간이 사라지면서 내면적으로는 심각한 정서적인 사회 문제를 일으킬 위험을 안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도시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단편적인 외적 성장보다 이에 따라 동반되는 사회 문제와 해결책을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4. 도시 재생 관련 정책 제안

상술한 바와 같이 중국 도시화의 진행 변화를 살펴보면서 급격하고 무계획적인 도시 재생이 야기하는 귀족화 현상과 그에 따른 새로운 빈부 계층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게 되었고 문화격리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도심 재생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중국은 도심 재생 과정에서 반드시 정부 주도하의 통제성에 중심을 두어야 하고 행정 참여를 통한 자본의 합리적 분배와 자본에 대한 감독 권한 강화가 건강한 도시 재생 환경을 구축하는 중심축이 되도록 해야 한다. 주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주민을 이롭게 하는 도시 재생의 본래 목표가 시장에서 자본에 의한 이익 분배에 밀리는 현상을 방지하여야 한다. 

둘째, 대규모 철거에 의한 정부 주도형 개발보다는 민간이 주도하는 소규모 개보수와 리모델링 위주의 개발로 자본 투입을 최소화하고 원주민의 이전 문제를 피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자족적인 발전을 유도하여야 한다. 

셋째, 도심 재생 관련 법규나 지침의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자본을 동반한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도심의 원주민을 보호하여야 한다. 국민주택 또는 임대주택의 제도적 개선을 통한 도시 재생을 진행하여 원주민과 저소득층이 정주할 수 있는 사회적 융합 프로그램을 작동시켜야 한다.

넷째, 도시 재생의 불가피성이 동반되는 경우는 도시계획 의견수렴에 주민이 동참하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보상과 공명정대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중국 정부는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거나 없는 지역에 공공적 성격을 부각시키는 개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우수 학교, 병원, 공공도서관 또는 상징적인 공공기관을 유치하여 낙후 지역의 가치를 향상하고 이를 통해 민간 주도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낙후지역 육성 지원책을 제공하여야 한다.

여섯째, 역사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지역의 독창성을 부각시키고 도심 재생의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보전하는 동시에 역사가 함께하는 도시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도시 재생은 지리적 우위에 따라 도시 기반 시설을 크게 향상시키고, 공간 자원의 재배치를 통해 공간의 질을 높이며,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 인간적이고 온기가 있는 도시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자본의 증식과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다. 도시 재생은 보다 인간적이고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고품격 공간이 탑재되어야 한다. 

현재 시간의 흐름과 생활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사유 공간 및 공용공간 이용 습관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의 구분도 모호해지고 있는 메타산업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과 규모에 의해 형성되는 자연적이고 주도적인 시장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개인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 경제 체제를 역행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과 도심 재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소멸되고, 부의 편중 현상이 발생한다면 정부와 사회는 끊임없는 제도 개선과 각 계층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자율 시장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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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오캉 사회(小康社会) : 중국이 2020년 건설을 목표로 한 사회상. 샤오캉(小康)은 의식주 걱정하지 않는 물질적으로 안락한 사회, 비교적 잘사는 중산층 사회를 의미한다.
2) 중국 도시화 발전 40주년의 성과와 전망 참조 
3) 중국의 대표적인 25개 도시 중국
4) 소외‧유휴 부지 및 자투리 땅 활용 도심 재생 사업, 城市再生案例“金角银边”空间的主题型塑造 (2021)  


[참고 문헌]
1. 중국 도시화 발전 40주년의 성과 및 전망 (KEIP 북경 사무소 2019)
2. 华夏幸福智库论坛 | 聚焦多维实践,共话“城市再生”(2019)
3. 城市再生案例“金角银边”空间的主题型塑造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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