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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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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중국의 연금제도 개혁 방향

이소양 소속/직책 : 보험연구원 연구원 2022-10-27

서론

중국에서는 '미부선로(未富先老)'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부유하기 전에 늙어버린다"라는 뜻으로 중국 고령화 현상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중국 정부는 인구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며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본문에서는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 연금제도 개혁 내용을 살펴보며 연금시장의 변화방향을 제시하고 외국 금융회사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빠르게 늙어가는 중국

중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뒤 21년 만인 2021년 고령사회에 들어섰다.1) 중국의 고령화 속도는 한국(18년), 일본(24년)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72년), 영국(45년) 등 서구 국가에 비해 매우 빠르다. 또한 UN에 따르면 2035년 중국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뒤 14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이다. 2) 이러한 빠른 인구 고령화로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1.8억 명을 넘었고 2030년 2.3억 명, 2050년 3.8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빠른 고령화 추세와는 반대로 중국의 인구 증가율과 출생률은 과거 산아제한조치 등 인구정책으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1982년 제3차 인구조사에서 2.09%로 정점을 찍은 뒤 1990년 1.48%, 2000년 1.07%, 2010년 0.57%, 2020년 0.53%로 계속 하락하였다. 또한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1년 중국의 신생아 수가 1천 62만 명으로 196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며 전체 인구 대비 신생아 비율인 출생률이 0.75%로 역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던 중국의 총부양비는 2015년 52.5%에서 2050년 76.5%까지 증가해 고령 인구에 대한 부양 부담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약화된 연금제도

중국은 한국처럼 3층 연금 구조의 체계를 구축하였으나 공적연금인 국민연금(1층)의 의존도가 높고 사적연금이라고 불리는 퇴직연금(2층), 개인연금(3층)의 가입은 저조한 편이다. 중국의 국민연금인 기본양로보험은 직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도입된 ‘직장 근로자 기본양로보험’(이하, ‘근로자 양로보험’) 및 비(非)직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도입된 ‘도향(城鄕) 주민 기본양로보험’(이하, ‘주민 양로보험’)으로 구성되며 2020년 기준 기금 규모는 8.3조 위안3) , 가입자 수는 10억 명에 달한다. 중국의 퇴직연금은 직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도입된 기업연금 및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도입된 직업연금으로 구성되며 2020년 기준 기금 규모는 3조 6,000억 위안, 가입자 수는 7천만 명이다. 중국의 개인연금의 경우 주로 연금저축보험 및 연금보험으로 구성되며 2020년 기준 연금저축보험 및 연금보험 규모는 각각 4억 3,000만 위안 및 5,800억 위안에 불과하였다.

약 90%의 중국인이 의존하는 국민연금인 기본양로보험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은 급여수준 하락으로 약화되고 있다. ‘근로자 양로보험’의 급여수준(소득대체율)은 2000년 70%대에서 2019년 40%대까지 하락하였으며, ‘주민 양로보험’의 급여수준은 ‘근로자 양로보험’보다 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1년 기준 ‘근로자 양로보험’ 가입자의 월 평균소득은 2,987위안(약 59만 7,000원)인 반면, ‘주민 양로보험’ 가입자의 월 평균소득은 179위안(약 3만 6,000원)에 불과하였다. 한편, ‘근로자 양로보험’ 기금은 고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근로자 양로보험’ 기금은 제도개선이 없으면 2027년 7조 위안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속히 감소해 2035년 고갈될 전망이다.4)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약화되고 있지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아직까지 중요한 노후소득보장 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에 비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가입자 수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도입된 직장 근로자가 가입하는 기업연금은 희망 기업에 한해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2020년 기준 가입 근로자 수가 2,718만 명으로 전체 직장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에 불과하였다. 2014년부터 시행된 직업연금은 정부부서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2020년 기준 전체 공무원 및 공공기관(가입자 수, 4,235만 명)은 거의 다 가입되어 있다. 정부가 2018년부터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 도입 등을 포함한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과 비교하면 중국의 개인연금은 아직 초기 발전 단계에 머물고 있다. 2020년 기준 개인연금 중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 가입자 수는 4만 9,000만 명에 불과하였다.


중국의 연금제도 개혁 방향

중국 정부는 기본양로보험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통합운영과 보충재원 확보 및 자산운용규제 완화 등의 조치를 발표하였다. 2007년 성(省)급 이하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근로자 양로보험’은 성급 지방정부가 운영하도록 변경되었으며, 2021년에는 29개 성의 ‘근로자 양로보험’의 통합운영체계가 완성되었다. 또한 2017년부터 기본양로보험의 재원 확충을 위해 국영기업의 일부 지원을 보충재원인 사회보장기금으로 편입하기 시작하여 2020년까지 93개 국영기업이 1조 6,800억 위안에 상당하는 지분을 동 기금에 편입하였다. 한편, 2015년 중국 정부는 기본양로보험의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본양로보험기금의 자산운용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중국 정부는 기본양로보험의 노후소득보장 기능 보완을 위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기업연금 활성화 방안은 기업연금에 대한 세제혜택(2013), 직업연금 도입의 의무화 (2016년) 등이 있으며,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의 경우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2018년), 노후보장형 연금보험5)(2021년), 개인연금계좌 (2022) 등이 있다.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 및 개인연금계좌는 각각 보험료 납부단계에 1만 2,000위안까지 소득공제를 제공하며, 노후보장형 연금보험은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처럼 연금수령 시점에 과세하지 않는다.


개인연금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시장 활성화 방안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후소득보장 수요로 향후 중국 개인연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개인연금 시장의 확대 가능성과 중국 정부의 금융업 대외 개방정책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의 중국 개인연금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중국 정부는 개인연금 상품 공급 확대를 위해 외국계 금융회사의 연금시장 참여를 허용하였으며, 같은 해 영국 헝안 스탠다드생명보험회사(Heng An Standard Life)는 연금보험 전문보험회사를 설립하였고, 2021년에는 독일 알리안츠(Alianz)는 독자 보험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였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다양한 개인연금 상품과 고객 서비스를 통해 중국의 개인연금 시장이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태증권사(中泰证券)는 중국 개인연금 시 장 규모가 2022년 392억 위안에서 2042년 9조 7,400억 위안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였으며, 전체 연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0.27%에서 17.9%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였다.6) 


요약 및 시사점

중국은 고령화 가속화, 인구 증가율과 출생률 하락으로 고령 인구에 대한 부양 부담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약 90%의 중국인이 의존하는 국민연금인 기본양로보험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은 급여수준 하락으로 약화되고 있으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아직까지 중요한 노후소득보장 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기본양로보험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였으며 중국인의 노후소득보장 강화를 위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특히 개인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투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인연금계좌를 도입함으로써 개인연금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향후 중국 개인연금 시장은 정부의 활성화 방안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후소득보장 수요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개인연금 시장 확대는 외국 금융회사들의 중국 진출에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중국의 개인연금 시장 발전 전략을 고려해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에 진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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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N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해당 국가를 고령화사회로 분류하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까지 올라가면 해당 국가를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2) 한국은행(2022.4), "인구구조 변화가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28/view.do?nttId=10069976&menuNo=200434)
3) 여기서 말하는 기금 규모는 기본양로보험 기금과 중국 정부가 국민연금의 보충 재원으로 운영하는 사회보장기금을 포함한 수치이다.
4) 中国社科院(2019.4), 「中国养老金精算报告2019-2050」(http://www.cisscass.org/yanjiucginfo.aspx?ids=26&fl=3)
5) 노후보장형 연금보험은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이며 일반 연금보험과 비교할 때 보험료 납입 기간, 연금수령 기간, 연금 수령 나이에 있어서 차이가 있음(노후보장형 연금보험의 보험료 납입 기간이 5년 이상, 연금수령 기간이 10년 이상, 연금수령 나이가 60세 이상으로 제한되고 있음)
6) 中泰证券(2022.5),“美国“三支柱”建设给我国个人养老金发展带来哪些启示?”(http://www.cbyxs.com/archives/47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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