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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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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브라질 관계 변화 연구 -경제, 문화 교류 분야를 중심으로-

정태요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초빙연구원 2023-06-12

서론

최근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옛 친구’라고 표현하였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협력 분야를 디지털 경제와 과학 분야로 넓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도 발표하였다. 기업인 240명을 데려온 룰라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브라질과 중국 사이 첫 위안화 결제도 이루어졌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의 대표적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 화웨이의 연구센터도 방문하였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견제하려는 중국과 거대 시장인 중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브라질의 이해가 맞았다고 할 수 있다.1)

본 논문에서는 70년대 이후 중국과 브라질의 관계 변화에 대해 연구해 보겠다. 연구범위는 경제와 문화 교류 부분을 중심으로 한다. 

시기별 중국 브라질 관계 변화 

1) 70~80년대 시기

중국과 브라질은 1974년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였다. 1974년 등장한 에르네스트 가이제우(Ernesto Beckmann Geisel) 대통령이 실용적인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브라질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15일 중국과 브라질은 정식으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체결하였다. 하지만, 중국은 당시 문화대혁명 말기에 해당하는 시기였고 브라질은 이런 상황에 있는 중국 공산당에게 완전한 신뢰를 보여주지 못했다. 문화대혁명이 종료되고 덩샤오핑(鄧小平)이라는 지도자가 등장한 이후 중국은 개혁개방 정책을 시행하였다. 덩샤오핑은 평화와 발전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 되었기에 이를 받아들이고 사회주의 현대화를 건설하겠다고 선포하였다.

이에 중국과 브라질 간의 문화교류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1978년 중국 우한(武汉) 서커스단 50여 명이 브라질을 방문하였고 이는 20년간 중단되었던 중국 브라질 예술 교류를 회복시켰다. 이후 1985년 11월 중국과 브라질은 문화교육 협력 협정서를 체결하고 양국 정부가 주축이 되는 중국-브라질 문화혼합위원회(中国巴西文化混合委员会)를 만들기로 합의하였다.2)

2) 199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체결 이후 

양국은 199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장쩌민(江泽民) 중국 국가주석은 1993년 11월 브라질을 방문한 자리에서 브라질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정의하였다. 이는 양국이 1988년 7월 6일 경제 및 무역 분야, 문화 및 교육 그리고 해상운송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맺은 29개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성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특히 양국이 서둘러 진행시킨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3)

문화교류 방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91년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중국-브라질 문화혼합위원회(中国巴西文化混合委员会) 회의가 개최되었고 여기에서 양국은 <1991-1992년도 중국-브라질 문화교육협력 시행계획(中巴文化教育合作执行计划)>에 서명함으로써 문화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중국과 브라질 간 문화교류는 정부간 협의를 통해 내용, 규모 면에서 크게 확대되었다.
 
이 기간에 중국 브라질 문화혼합위원회는 문화교류 분야를 음악, 희곡, 서커스, 조형예술, 영화, 티브이, 도서, 출반 등의 문화예술 영역까지 확대하였다. 중국 영화대표단이 여러 차례 브라질에서 진행된 국제영화제에 참석하였고, 양국 간 다양한 예술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중국은 포르투갈 언어 교육을 확대하고 일부 학교에서 포르투갈어 수업을 개설하였다. 브라질에서도 많은 학생이 중국의 전통의학, 태극권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로써 90년대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가운데 중국과 문화교류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다.4)

2004년 11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브라질을 방문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디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정부는 2004년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최초로 중국의 시장경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후진타오 정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소위 ‘룰라-후진타오의 밀월 시대’를 열게 되었다. 

문화 협력 방면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2001년 11월 양국 외교부는 베이징에서 제4차 문화혼합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였다. 같은 해 브라질은 8개월간 중국문화제를 개최하였다. 문화제 기간 중국의 예술가들이 브라질 7개 도시에서 경극, 전시회, 회화예술전, 경극 조형예술전 등을 진행하였다. 2003년 2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진행된 중국 ‘진나라 병마용 및 고궁문물전(秦兵马俑和故宫文化展)’에는 70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참여했다. 

2004년 브라질에서 ‘중국 느끼기-중국문화의 남미행’이라는 전시회가 개최되었고 상하이박물관이 주최한 ‘중국청동기전’이 개최되었다. 상파울루에서 윈난(云南) 예술대표단의 ‘윈난(云南)이미지’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2010년 4월 양국은 <2010~2014년 공동행동계획(2010年至2014年共同行动计划)>을 체결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하에 각 영역의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로 하였다. 공동행동영역에는 문화, 교육 협력도 포함되었다. 중국과 브라질 간 언론매체 교류가 확대되어 2011년 중국의 CCTV 남아메리카 지점이 문을 열었고 브라질의 주요 매체들과 기자들이 중국을 방문하였다.5)

이 시기 양국 간의 경제협력이 크게 확대되었다. 브라질이 2010년 BRICS 정상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양국은 에너지, 광업, 금융서비스, 농업뿐만 아니라 무역 분야에서도 협력 증진 방안을 마련했다. 양국 간 무역은 처음에는 에너지 관련 상품 및 식량 등과 같은 부분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차 통신 및 금융서비스 분야로 확대되었다. 그 결과 브라질은 10년간 중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이외,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 역시 크게 증가하여, 중국의 대기업 임원, 젊은 기술자, 사업가들이 브라질에 대거 진출하였다.6)

3) 2012년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후 

2012년 6월 양국은 <공동행동계획>의 후속 조치로 <10년계획>을 체결하였다. 2012~2021년까지 과학기술, 경제협력 및 인문교류 방면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여기에 문화교류영역도 포함되어, 브라질에 중국문화센터를 만들고 중국에 브라질 문화센터를 만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외, 방송영화 영역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신문출판 분야에서 공동으로 신문출판기구를 만들기로 하였다. 교육영역에서는 대학생 교류를 확대하고 상호 장학금 지급을 하기로 한다. 언어교육 방면에서도 교류가 확대되어 중국은 브라질에 공자학원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였다.7)

2014년 7월 시진핑 주석이 중국-브라질 수교 40주년을 기념하여 브라질을 방문하였다. 시진핑 주석은 호세피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양국 관계가 긴밀하게 발전하였으며 향후에도 브라질 지도자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협력만 지속되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경제 부분에 있어서 브라질 국내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제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였다. 그 결과 중국은 곧바로 브라질 기업을 헐값에 사들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자신이 원하는 브라질 기업들을 과거 3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들로 인수하였다.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는 2007~2016년 10년 동안 총 461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언론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다. 

“2017년 지정학적 전략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 
“중국의 식욕을 자극하는 브라질” 
“중국과 브라질은 언제까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

2018년 브라질 대선기간 동안 당시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자이르 볼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가 “중국은 브라질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을 구매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 기간 중국과의 경제 관계가 잠시 침체되었다고 할 수 있다.8)

반면 교육 협력 방면에서 양국 대학 간 교류 및 협력을 활발히 진행되었다. 2020년 중국 중원공학원과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이 컴퓨터 전문학사생 교류협의서에 서명하였다. 이외, 국가급 전문기술 연구 방면에서 연구 교육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칭화대학의 중국-브라질 기후변화 및 에너지 기술 연구센터가 만들어졌다. 이외 양국 학자들의 교류를 통해 역사, 경제, 문화, 등 방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브라질 발전 보고서> 등과 같은 학술적 성과를 내었다.9)

결론 및 전망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과 브라질은 70~80년대를 거쳐, 199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문화 및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브라질은 10년간 중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2017, 2018년 브라질 내부에서 중국의 투자 확대로 인한 부정적인 목소리들이 있긴 했지만, 양국 간의 경제, 문화 협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 협력을 시사하며 달러 패권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상하이 신개발은행에서 “매일밤 나는 왜 모든 국가들이 무역을 달러에 기반해야 하는지 자문한다. 왜 우리는 자국 통화에 기반한 무역을 할 수 없는가”라며 국제무역에서 달러 지배를 종식시키자고 연설하기로 했다.10) 룰라 대통령이 중·미 경쟁 구도에서 미국의 달러지배를 비난하면서 중국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중국과 브라질 간의 경제 및 문화 협력은 앞으로 더욱 긴밀해 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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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TN, “미 보란듯 손잡은 시진핑- 룰라.. ‘전략적 동반자 관계’” 2023. 4. 15 , https://www.ytn.co.kr/_ln/0104_202304150538386216
2) 左晓园,「中国对巴西的文化外交:实践与挑战」, 『拉丁美洲研究』 2020 p. 79-80 
3) 최금자, 「브라질 –중국 관계 변화」, 『중남미 연구』 제38권 1호 2019년 p. 6 
4) 左晓园,「中国对巴西的文化外交:实践与挑战」, 『拉丁美洲研究』 2020 p. 80 
5) 左晓园의 논문  p. 82 
6) 최금자의 논문 P. 3
7) 이는 중국의 문화외교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2013년 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제12차 회의 주제를 “국가 문화소프트파워 제고“라고 정하고, 시진핑 총서기는 문화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총서기는 문화소프트 파워를 강화하여 당대 중국의 가치관념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8) 최금자의 논문, p. 17-18 
9) 庞若洋, 张方方, 「中国与巴西教育合作交流的现状,·挑战 与展望」  『世界教育信息』  2022 p. 13
10) 뉴시스, “룰라 중국 떠나며 ‘미국은 우크라서 전쟁 조장하지 마라” 2023. 4. 16 https://www.news1.kr/articles/5016731 

[참고문헌]
庞若洋, 张方方, 「中国与巴西教育合作交流的现状,·挑战 与展望」  『世界教育信息』  2022 
左晓园,「中国对巴西的文化外交:实践与挑战」, 『拉丁美洲研究』 2020 
뉴시스, “룰라 중국 떠나며 ‘미국은 우크라서 전쟁 조장하지 마라” 2023. 4. 16, https://www.news1.kr/articles/5016731 
최금자, 「브라질 –중국 관계 변화」, 중남미 연구 제38권 1호 2019년 
YTN, “미 보란듯 손잡은 시진핑- 룰라.. ‘전략적 동반자 관계’” 2023. 4. 15, 
https://www.ytn.co.kr/_ln/0104_20230415053838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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