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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Temu), 쉬인(Shein)에 대한 미국의 규제와 시사점

홍진영 소속/직책 : 인하대학교 정석물류통상연구원 연구교수 2023-06-13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테무와 쉬인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주목받고 있다. 

2008년 중국에서 시작된 쉬인은 팬데믹 동안 급성장하게 된다. 쉬인의 매출액은 2019년 31억 달러, 2020년 100억 달러, 2021년 160억 달러, 2022년에는 매출액 227억 달러를 달성하여 세계 2위 SPA 상품인 H&M의 200억 달러 매출을 뛰어넘었고, ZARA의 매출액 300억 달러를 따라잡고 있다. 2025년 목표매출액은 585억 달러로 이는 ZARA의 운영사인 인디텍스와 H&M 매출을 합한 규모보다 크다(어패럴뉴스 2023.1.11, Financial Times 2023.2.17). 10달러짜리 원피스와 5달러짜리 상의 제품 등 초저가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 유럽 및 아시아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 쉬인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고, 딥러닝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체 소프트웨어로 디자인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중국 내 6,000개 이상의 공급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며 24시간마다 업데이트되는 신상품 개수가 6,0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KOTRA 해외시장 뉴스. 22.7.29). 

쉬인이 패스트 패션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나 성공을 거두자 2020년 9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테무가 진출하면서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022년 9월 선을 보인 테무의 애플리케이션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미국 무료 애플리케이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매년 2월 열리는 미국 NFL 결승전 슈퍼볼은 미국 최고의 축제이자 광고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결승전 텔레비전 광고료가 30초당 650만 달러(81억 7,000만 원, 2022년 기준)이다(한겨레신문 2023.2.7.). 테무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shop like a billionaire)’란 메시지로 30초짜리 광고를 선보였는데 슈퍼볼 광고 이후에는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45% 증가하는 등 경쟁기업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다음 그래프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바바 산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미국에 본사를 둔 위시 그리고 쉬인과 테무의 접속자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테무의 방문자 수는 경쟁기업 대비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테무의 모회사인 PDD홀딩스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PDD홀딩스의 자회사인 핀둬둬는 중국 내 가장 인기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약 9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테무는 핀둬둬가 만든 해외 직구 쇼핑 앱으로 가정용품부터 의류,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초저가로 판매하고 있다. 핀둬둬가 테무의 홍보를 위해 사용한 광고비는 10억 위안(약 1,912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중앙일보 2023.4.11.). 테무(TEMU)는 ‘Team Up, Price Down’이라는 뜻으로 핀둬둬의 단체 구매 사업모델을 적용하였다. 단체 구매 사업모델은 지인들과 공동 구매를 통해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특정품목을 89% 할인하는 등 초저가 상품과 앱 내 반짝 세일로 신규 사용자를 확보하는데 핵심 구실을 하였다. 


사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미국 진출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9년 알리바바는 오피스디포와 파트너십을 맺고 B2B 시장에 진출하였고, 같은 해 징둥은 구글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구글 쇼핑(Google Shopping)에 진출하였다(ZDNET Korea 2019.3.7). 테무와 쉬인의 진출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알리바바와 징둥과 유사하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우선 두 기업 모두 B2C(Business to Customer) 사업에 진출하여 직접적으로 미국 소비자와 연결되면서 고물가로 지친 2030 등 젊은 소비자층을 주로 공략하였다.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로 홍보하고 친구를 추천하면 할인 쿠폰과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짧은 시간 내에 끌어들였다. 미국에 진출한 기존 중국기업들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다른 시장에 진출한 것과 달리 두 기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동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테무는 쉬인을 타깃으로 더 저렴한 의류 상품 등을 내놓으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테무의 가격은 쉬인에 비해서 평균 25%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250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제공하는 멀티카테고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쉬인도 의류에서 벗어나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하였다. 두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쉬인은 미국 현지의 트렌드를 빠르게 수용하여 곧바로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쉬인의 저가 제품으로 인해 미국 내 의류 산업 및 유통 산업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된다. 초저가의 옷을 빨리 만들기 위해 의류 제조 공장 노동자의 인권 침해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강제노역으로 생산된 면화가 포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시대에 환경 오염과 강제노동 등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에 역행하는 경영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은 2019년 이후로 쉬인을 상대로 한 상표권과 저작권 침해 소송 건수가 최소 50건인데 이는 경쟁기업인 H&M의 10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테무의 경우, 지식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40%는 아마존이 점유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국제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아마존을 이용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2020년 허위 거래와 후기 작성을 단속하여 아마존에서 중국 판매 계정을 대규모로 폐쇄하였고 브랜드가 없는 바이파이(白牌) 제조사들은 아마존의 규정 준수를 위한 추가 비용을 지급할 수 없으므로 남은 재고를 테무에 공급하게 되는 협력관계가 형성되게 되었다. 테무는 1만여 개 제조업체가 제삼자 입점 형태로 온라인 조달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 광둥에 대형 창고를 마련하여 소포장 물류 수송 방식으로 미국에 상품을 발송한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미국으로 직배송하는 제품에 대해 수출관세 면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800달러 이하 국제 우편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기반 운영과 직배송 방식은 쉬인과 테무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저가격 정책을 펼 수 있던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최근 이에 대해 규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블루머나워 미 하원세입위 무역소위원장은 비시장국 제품에 대한 최대 면세 한도(de minims)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수입 안보 및 공정 법안(Import Security and Fairness Act)’을 발의하였다. 이는 800달러 미만 소규모 수입액에 대한 악용을 막고자 하는 태도나 실제로는 테무와 쉬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상거래 업체나 특별수송업체들은 중국 외 다른 나라 생산자들부터의 제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반대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한국무역협회 통상뉴스 2022.1.14.).

그러나 이보다 더 우려하는 점은 데이터 측면이다. 바로, 미국 소비자의 구매데이터, 방향, 배송주소, 결제정보 등 다양한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다. 미·중 경제 안보 검토위원회(USCC)는 테무와 쉬인은 물론 기타 유사한 중국 플랫폼의 데이터 위험, 조달 위반 및 지식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SCMP 2023.4.15.). 사이버 보안 연구자들은 핀둬둬가 사용자의 모바일 보안을 우회하여 다른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가 무엇을 하는지 확인하고 메시지를 읽으며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테무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테무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틱톡에 이어 중국산 앱에 대한 데이터 프라이버시(Data Privacy) 문제가 이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CNN Business 2023.4.24.).

그렇다면 아마존, 월마트 등 기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대응은 어떨까? 아마존은 현재 테무와 쉬인의 매출액 규모가 아마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쟁자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아마존이 판매하는 제품들은 안전하고 품질이 보증된 상품들이기 때문에 테무와 쉬인과는 달리 초저가 제품 공급으로 인한 문제점에서 벗어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마존의 대규모 감원이 테무와 쉬인의 성장으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마존의 매출액과 성장률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쉬인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서 후발주자인 테무는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암호화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직원의 절반 이상을 엔지니어로 두고 연구개발 비용을 전년 대비 15% 늘려 우수 인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경향신문 2023.3.28). 쉬인은 인디애나주 화이트 스톤에 이어 캘리포니아 동부에 2개의 물류 창고를 더 추가해 상품의 배송 기간을 기존 10~15일에서 3~4일로 단축하고, 1,500만 달러를 투입해 노동력 착취 문제 개선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공표하였다. 초저가 경쟁력의 비결이었던 소액 면세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쉬인이 미국에 직접 창고를 건설한 것은 미 당국의 규제 움직임을 회피하고 각종 논란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냉담한 반응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중국과는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움직여 틱톡처럼 퇴출 위기에 휩싸이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 당국의 규제가 과연 효과를 보일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빅데이터, AI를 활용해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키는 서비스 및 제품 개발로 인해 제2. 제3의 테무와 쉬인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더구나 이들 기업은 외부적으로는 보스턴과 싱가포르에 각각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 창고를 건설하고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직접투자를 수행하고 있다. 

결국 이번 테무, 쉬인 문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항들이 결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테무와 쉬인의 규제 회피와 환경 오염 등 ESG에 역행하는 경영방식, 데이터보호 등 여러 문제 등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소비자 보호, 지식재산권, 미국 기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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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CNN Business, 'Too good to be true?' As Stein and T emu take off, so does the scrutiny (available at: https://edition.inn.com/2023/04/23/tech/temp-shin-us-concerns-lint-honk, 2023.6.2)
Financial Times, Stein gives investors lofty revenue projections as it prepares for IPO (available at:https://wow.ft.com/content/9709f1b8-a8b8-4210-bdrm-784a3025758d, 2023.6.1)
Insider Intelligence, Chinese E commerce in the US (available at:https://www.insiderintelligence.com/content/chinese-ecommerce-us、2023.6.1)
SMCP, US accuses Shein, Temu of data risks in latest action targeting Chinese-backed apps (available at:https://www.scmp.com/tech/tech-war/article/3217179/us-accuses-shein-temu-data-risks-latest-action-targeting-chinese-backed-apps?utm_source=copy_link&utm_medium=share_widget&utm_campaign=3217179, 2023.6.6)
KOTRA 해외시장 뉴스, 미국서 잘나가는 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은 왜 보이콧의 대상이 되었나 (available at: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195755, 2023.6.4)
ZDNET Korea, 中 알리바바·징둥, 미국 시장 진출 (available at: https://zdnet.co.kr/view/?no=20190307074103, 2023.6.5)
경향신문, 미·중갈등 뚫은 쇼핑앱 테무, 아마존·월마트 제친 비결은? (available at:https://m.khan.co.kr/economy/market-trend/article/202303281633001#c2b, 2023.3.28) 
어패럴뉴스, 중국 초저가에 흔들리는 패스트 패션, 지속가능성 압력 ‘임계점’ (available at: http://m.apparelnews.co.kr/news/news_view/?idx=203128&cat=CAT100, 2023.6.4)
중앙일보, 미국 휩쓴 중국앱 핀둬둬가 낳은 모바일 쇼핑 앱 TEMU (available at: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4075#home, 2023.6.5)
한국무역협회 통상뉴스, 블루머나워 미 하원세입위 무역소위원장, 중국산 제품에 대한 최대면세한도 혜택 박탈 법안 발의 예정, (available at: https://www.kita.net/cmmrcInfo/cmmrcNews/cmercNews/cmercNewsDetail.do?pageIndex=1&nIndex=1818673&no=1&classification=&searchReqType=detail&searchCate=&searchStartDate=&searchEndDate=&searchType=title&searchKeyword=, 20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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