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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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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주력 발전의 군사안보적 함의

이동규 소속/직책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23-09-18

중국 우주력발전의 군사안보적 함의1)

중국은 2000년대 이후 로켓 제작, 인공위성 발사를 비롯하여 달 착륙, 화성 탐사,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우주정거장 건설 등을 진행하며 우주개발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본격적으로 우주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중국의 경제적인 부상을 바탕으로 우주 기반 기술(space-based technology) 개발에 박차를 가했는데, ‘창어(嫦娥) 4호’ 달 뒷면 착륙, ‘창어(嫦娥) 5호’ 달 토양 샘플 채취, ‘톈원(天問) 1호’ 화성 착륙,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톈궁(天宮) 우주정거장 완공은 중국의 우주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8월 2일 중국은 펑윈(風雲)-3F 기상위성을 발사하며 올해에만 이미 32번의 궤도 발사를 시행했다. 본 글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우주력이 군사안보적으로 어떤 함의를 갖는지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미중 우주 경쟁을 전망한다.

우주력과 국가안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간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우주 기반 기술이 현재는 물론 미래의 전쟁 수행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주 모빌리티(mobility) 기술, 위성기술, 글로벌항법위성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등의 우주 기반 기술은 이미 적군의 군사 훈련 및 작전 탐지, 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의 군사작전에서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우주 자산 교란 위협, 대위성 공격 위협,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s: Directed Energy Weapons)의 위험성도 높아졌다. 최근 군사작전 수행 과정에서 인공위성의 활용이 필수인 점을 고려하면, 우주력 없이는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전 양상도 정보전(Information Warfare), 무인화 장비에 의한 원격전(Remote Control Warfare), 우주전(Space Warfare) 등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2) 우주력 강화는 국가안보 수호에 있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 우주력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

걸프전(1991년) 당시 감시정찰, 항법시스템, 통신 등 우주 기반 기술을 활용해 승리를 거둔 미국은 우주 기반 기술 및 우주 자산의 군사적 활용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중국의 우주 관련 군사 전략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중국의 우주 관련 군사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으나, 중국군의 발전 추이와 군대 개편 등을 통해 중국이 우주력을 어떻게 군사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다. 

중국이 내놓은 강군몽(强軍夢) 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군사지능화(軍事智能化; military intelligentization)’이다.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강군몽이라는 발전 목표를 제시하면서 군사지능화를 가속하고 정보통신체계에 기반한 전투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이 핵심 전투력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자주적으로 주요 기술혁신에 매진해야 한다.”라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이,3) 중국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화, 정보화, 자동화, 무인화라는 군사혁신이 강군몽 실현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즉, 미국의 군사력과 비교해서 열세인 중국은 전통적인 군사력 증강 외에도 AI, IoT, 드론, 우주 기반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술 개발을 기반으로 미국과 군사 우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국방백서에서 첨단기술과 우주기술을 중시한다는 것도 이러한 중국 정부의 의도를 보여준다. 2010년도 이후 중국의 국방백서는 정보화에 기반한 국방기술 산업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군사력 강화를 위해서 첨단기술의 발전에 주목하고, 이를 가속하기 위해서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제시한 것이다. 《2015년 중국의 군사전략(2015年中國的軍事戰略)》 백서는 무기 및 장비의 지능화와 무인화 추세가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핵, 우주, 위성, 항공모함, 무기, 전자 등의 분야에서 국방산업의 기술과 제품을 발전시키는 것이 전략적 우선순위임을 명시하고 국가안보를 위해서 정보 및 우주에 대한 지배권 확보가 중요함을 강조했다.4) 2019년에 발간된 《신시대의 중국 국방(新時代的中國國防)》 백서는 AI,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같은 첨단기술이 군사 분야에 활용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군사기술과 전쟁 양상의 변화가 중국의 군사안보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5)

이러한 인식하에 중국은 AI 등의 미래기술과 군사 영역을 연계하는 군사지능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015년 12월 창설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지원부대도 중국 우주력의 군사적 활용 방안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이다. 중국군의 전략지원부대는 우주 관련 장비의 개발과 시험, 군사위성 운용 및 정보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새롭게 창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방백서는 전략지원부대가 중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 역량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창설 당시 부대 책임자로 군사과학원 출신이 임명된 것을 고려할 때, 사이버전 및 우주전과 관련된 전략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6) 또한, 전략지원부대는 일반참모부 외에도 두 개의 작전 부서, 즉 우주시스템부와 네트워크시스템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주시스템부는 우주 관련 작전을, 네트워크시스템부는 사이버전, 전자전, 심리전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우주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군사 목표는 미국의 우세한 우주 전력을 어떻게 상쇄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중국은 다양한 항우주(counterspace)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비대칭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8) 특히, 중국이 2007년도에 반위성무기(ASAT: anti-satellite weapons)를 사용해 자국의 저궤도 기상위성 파괴에 성공한 이후 중국의 지상발사 ASAT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에 시험 발사된 지상발사 ASAT는 고도 36,000km 상공에 이르기 때문에 정지궤도에 있는 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이러한 운동에너지 무기 외에도 중국은 전자전 능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상 기반 레이저무기와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운영해 저궤도 감시위성 센서를 방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 

이처럼 우주공간을 또 하나의 전쟁터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은 우주 기반 기술과 우주자산을 활용해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 내 군사력 투사 차원에서 미국이 통신과 원격 센서를 기반해 원거리 작전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주력의 우위는 중국이 미국의 역내 군사적 영향력 확장을 저지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향후 전망

중국의 우주력이 발전하면서 미중 양국 간 우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예전부터 중국의 우주굴기를 경계해 온 미국의 경우, 2019년부터 미국 국방정보국이 ‘우주 안보에 대한 도전(Challenges to Security in Space)’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의 우주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경쟁국들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우주를 무기화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우주굴기로 전쟁터의 영역이 우주공간으로까지 확대되었고, 미국의 우주 지배력에 도전하고 있음을 인식하여 2017년 6월에 국가우주위원회(National Space Council)를 재가동시키고, 연달아 ‘국가우주전략(National Space Strategy)’과 ‘우주정책지침(Space Policy Directive)’을 발표하며 우주력 발전을 강조했으며 공식적으로 2019년 12월 우주군(U.S. Space Force)을 창설하고, 2022년 11월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의 우주군사령부(U.S. Space Forces Indo-Pacific)를 설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전략경쟁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최근 국제정세는 세계적 상호의존성이 손상되고 진영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 등장했을 뿐 아니라, 주도국 간의 군사충돌 가능성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우주굴기를 자국의 우주 지배력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기에 우주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끌어올릴 것이고, 중국은 자국의 우주력을 앞세워 비대칭 전략을 추구함으로써 적어도 역내에서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정도의 군사 우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중 간의 우주경쟁은 기술, 산업,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출되고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과정에서 우주협력체계가 분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국은 자국 기술력을 바탕으로 톈궁 우주정거장을 설립했다. 2021년 3월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주 관련 국제협력체제에서 퇴출된 러시아와 공동으로 ‘국제 달연구기지(ILRS: International Lunar Research Station)’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는 2020년 10월 미국이 출범시킨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에 대응하고, 미국 및 서구 국가들을 배제하고 자신들이 주도하는 우주 개발 관련 국제협력체계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자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1992년),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A호(2015년), 최초의 발사체 누리호(2021년),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2022년 12월) 발사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준의 우주기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등 우주개발 주도국들의 우주력 발전 수준, 기술력, 자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열세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중국의 우주력을 견제하여 한미 간 우주협력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한미정상회담(2021년 5월) 직후 아르테미스 협정에 가입했고, 2022년 12월 14일에는 주한 미 우주군(USSFK: U.S. Space Forces Korea)이 창설되었다. 이로 한미연합전력의 우주전투 능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키고 한미동맹의 범위를 우주 분야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의 우주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계기로 독자적인 우주력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 우주 관련 기술 개발은 물론, 우주력을 군사적으로 활용 하는 방안 역시 모색해야 한다. 또한, 빠르게 발전 중인 우주 기반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우주개발, 우주력 활용과 연관된 법·제도적 장치를 구비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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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글은 이동규, 《톈궁 우주정거장 건설과 중국의 우주력》, 아산리포트, 아산정책연구원, 2022의 일부 내용을 군사안보적 관점으로 수정 및 보완한 것임.
2) 박상중·조홍제, 〈주변국 우주군사전략이 한국군에 미치는 함의〉, 항공우주정책 법학회지 제35권 제4호, 2020, p. 251.
3) “習近平強調堅持走中國特色強軍之路, 全面推進國防和軍隊現代化”, 中國政府網, 2017.10.18., http://www.gov.cn/zhuanti/2017-10/18/content_5232658.htm. 
4) 《2015年中國的軍事戰略》. 
5) 《新時代的中國國防》. 
6) 김상배, 《우주경쟁의 세계정치》, 한울엠프러스, 2021, p. 105. 
7) 박남태·백승조, 〈중국군 전략지원부대의 사이버전 능력이 한국에 주는 안보적 함의〉, 국방정책연구 37권 1호, 2021., p. 143-145.
8) Oskar Glaese, “China’s Directed Energy Weapons and Counterspace Applications”, The Diplomat, 2022.06.29., https://thediplomat.com/2022/06/chinas-directed-energy-weapons-and-counterspace-applications. 
9) U.S. DIA, “China Military Power: Modernizing a Force to Fight and Win,” U.S. Defense Intelligence Agency, 2019, https://www.dia.mil/Portals/110/Images/News/Military_Powers_Publications/China_Military_Power_FINAL_5MB_2019010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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