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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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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채권시장 외국인 자금 유출과 위기

안지연 소속/직책 :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2023-09-21

중국 채권 시장 세계 2위 규모 

지난 20년간 중국 채권시장은 매년 10~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 12월 현재 중국 채권시장은 잔액 기준 21조 달러로 세계 2위 규모이다. 이는 세계 1위인 미국의 51조 달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중국 채권시장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왔다. 이러한 성장은 전체 채권시장 규모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역내시장(onshore market)이 견인하였다.

역내시장의 채권은 중국 정부(국채 39%, 지방채 29%), 정책금융기관(정책금융채 21%) 위주로 발행되고 있다.1) 역외시장(offshore market)에서는 정책금융채의 비중이 정부채보다 많은 편이다. 중국 채권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였으나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하게 중국경제 규모 대비 채권시장 규모는 121%로 미국 204%, 일본 285%, 프랑스 174%와 비교하여 낮은 편이다.




채권시장 개방과 외국인 투자


중국의 채권시장은 2010년 8월에 대외 개방되었다. 초기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미미하였으나 2018~2021년 동안 외국인 보유의 채권 잔액은 연간 20~50%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2022년 12월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채권투자 규모는 전체 시장 규모 대비 2.1%, 0.46조 달러 수준이다.2) 


중국 정부는 2017년 7월 채권통(Bond Connect) 도입, 2018년 11월 외국인에 대한 채권이자소득 면세, 2019년 9월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및 위안화적격투자자(RQFII)의 투자한도제한을 폐지하면서 채권시장 개방 및 외국인 투자자 확대를 노력했다. 채권통은 홍콩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여 계좌를 개설한 후 본토 채권시장의 딜러들과 거래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결제 대행 기관을 통한 직접 투자 방식에 비하여 투자 절차가 간단하고 거래위험이 적은 장점이 있다. 2023년 7월 기준 채권통을 통하여 중국 본토의 채권은 0.8조 위안이 거래되었으며 일평균 38십억 위안이 거래되었다. 주로 거래된 채권은 국채(43%), 정책금융채(43%), 양도성예금증서(13%), 기타(1%)이다.3) 


이와 더불어 중국 국채가 글로벌 채권지수인 Bloomberg GAI(2019년 4월), JPMorgan GBI-EM(2020년 2월)에 편입되었다. 또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 이전인 2022년 상반기까지 중국 채권수익률(국채 10년 만기, 2.6%)은 그 당시 미국, 영국 등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게다가 중국의 채권시장은 다른 선진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다변화 전략에 주요한 시장이 될 수 있다.


중국 채권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적은 홍콩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그 이외는 금융 중심 국가인 싱가포르, 영국, 룩셈부르크, 미국 순이다. 2013년 이후 외국인이 보유한 중국 채권의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고, 2020년과 2021년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또한 홍콩 이외의 국가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보유한 중국 채권 비중이 증가하였다. 2020년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을 주요한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


2022년 1월 이후 외국인 보유의 중국 채권 잔액 순증액은 10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였다. 2023년 4월까지도 순유출 추세를 보이다가, 5, 6월 순유입 이후 7월 다시 순유출을 기록하였다. 중국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확보되었고, 글로벌 3대 채권지수인 FTSE WGBI에 편입(2021년 10월) 등의 호재가 있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것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 경기 불안, 중국-미국 금리차 역전(2022년 2/4분기), 위안화 약세, 미중 관계에 대한 우려 등을 꼽고 있다.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과 외채위기 가능성


일반적으로 채권시장에서의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은 외채위기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4) 첫째, 국내 통화가치를 하락시키고, 외화로 상환해야 하는 외화 부채의 부담을 가중한다. 둘째, 외국인 투자자의 유출로 인해 역내 채권시장에서의 수요가 줄어들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이 역시 외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비용을 증가시킨다. 셋째, 외화 부채 상환을 위한 외환보유고가 감소하면 외화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 즉, 외화 보유고를 유지하거나 충전하기 위한 대외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넷째, 외채위기 가능성이 커지면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고, 이로 인한 채권발행 비용이 증가한다. 다섯째, 외화 부채 상환 문제로 정부는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 시스템의 불안도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채권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외국인 자금 유출은 외채위기의 가능성을 높일까? 비록 그동안 외국인의 중국 채권 보유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지만,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위안화 가치를 급격히 하락시키거나 중국 내 채권시장의 금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16조 달러(2023년 7월,  CEIC)로 중국의 대외부채 2.49조 달러(2023년 1/4분기, 중국인민은행)를 상회한다. 다만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 및 금융 시스템 불안을 높일 수 있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


사실 중국의 채무 관련 문제는 외채위기보다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중국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 확대에 있다. 2023년 8월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Country Garden)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주요한 사례다. 중국 내 부동산 부분의 부채 위험은 비구이위안과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에 집중되어 있고, 이와 더불어 은행 부문이 부동산 신용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입이 감소한 지방 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의 과도한 부채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개입을 강화하는 중이다. 부동산 위기가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에 직접적인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은 대부분 국채와 정책금융채에 집중되어 있어서 외국인이 소유한 채권의 채무 불이행 위험은 낮다. 그러나 부동산 위기로 인한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은 지속될 수 있다.


폴 크루그먼은 현재의 중국 경제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르며 금융 연계 등을 통하여 미국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으리라고 진단하였다. 즉, 중국발 위기가 현재의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을 통하여 타 국가로 크게 전이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 채권자금 전망


올해 상반기까지 외국인 채권자금의 순유출이 지속되었으나 그 와중에도 해외 중앙은행과 국부 펀드 등 장기 투자 기관들이 중국 채권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중국과 위안화를 거래하는 국가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는 외화보유자산에 위안화 채권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FTSE Russell에 따르면 외국인 자금 순유출에도 불구하고 2022년 중국 국채는 위안화 기준으로 일본, 영국 등의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또한 미국 달러 기준으로의 손실도 적었다. 또한 2023년에는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완화의 혜택을 지속해서 받아 채권 수익이 긍정적인 편이다. 이렇듯 중국의 채권시장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수익 및 투자 다변화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다만 대외금리차, 위안화 약세, 경기 불안 등은 외국인 투자의 유입의 부정적 요인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외금리차의 경우 미국과 중국 간의 금리가 2022년 이후 역전되었고, 미국과 중국의 국채(10년 만기) 수익률은 각각 4.35%, 2.69%(2023년 9월)로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해 내년까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역전된 대외금리차는 지속될 것이다. 둘째, 중국 외환 당국이 기준환율 절상 고시, 국영은행을 통한 외환 매도 등을 통하여 위안화 약세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가 강세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우려, 경기 전망 악화 등으로 중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상황이다. 


중국 채권시장의 수익성과 매력도를 고려하였을 때 외국인 자금 순유출이 향후 더욱 커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요인들이 지속됨에 따라 외국인의 중국 채권시장 유입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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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CDC(2022)
2) 2022년 12월 말 기준, BIS와 China Bond Connect 자료 취합하여 저자계산
3) China Bond Connect Flash Report, July 2023
4) 외채위기란 특정 국가가 장단기 대외채무 부담의 급증으로 날짜 안에 외화 부채를 상환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참고 문헌]
BIS, https://data.bis.org(검색일: 2023.09.15.)
China Bond Connect,  https://www.chinabondconnect.com/en/Data/Market-Data.html(검색일: 2023.09.15.)
China Bond Connect, Monthly Flash Report, July 2023
China Central Depository & Clearing(CCDC), China's Bond Market Overview 2022.
FTSE Russell, https://www.ftserussell.com/blogs/safe-haven-got-away-or-will-foreign-investors-return-chinas-bond-market-2023(검색일: 2023.09.15.)
IMF CPIS, https://data.imf.org/cpis, (검색일: 2023.08.31.)
Investing.com, https://kr.investing.com/rates-bonds/u.s.-10-year-bond-yield-streaming-chart(검색일:2023.09.15.)
World Bank, https://data.worldbank.org(검색일: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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