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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간특집] 중국 부동산 위기, 반전은 없나

CSF 2023-09-29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미국서 파산보호 신청, 비구이위안은 디폴트 위기


중국의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년 동안 지속된 중국의 부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포브스(Forbes) 등 세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헝다그룹은 8월 17일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파산보호법 15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법 15조는  외국계 기업이 채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에 대해 채권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음을 규정하고 있다. 


헝다그룹은 중국 280여 개 도시에서 1,300건이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와 축구 클럽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2년 전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하며 중국의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이후 중국 전체에서 주택 판매의 40%를 책임지던 부동산 기업들이 디퐅트에 빠졌다. 곳곳에서 주택 건설이 중단되면서 ‘유령 도시’들이 생겨났다. 공급망은 와해되었고 투자했던 기관들은 자금 경색에 시달리게 되었다.


한때 중국 최대 매출을 자랑했던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园)도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해 있다. 가디언(Guardian) 등 외신들은 비구이위안이 8월 초 달러 채권 2건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디폴트를 면하기 위해서는 30일 간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9월 초까지 이자지불을 완료해야 한다. 


비구이위안의 총 부채는 1조 4천억 위안으로 헝다그룹의 약 60% 규모이지만 주택 프로젝트 규모는 4배에 달해 건설이 중단될 경우 사회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비구이위안은 올해 안에 70만 채를 완성해 인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상반기 동안 절반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 평가 기관인 S&P 글로벌 레이팅(Globa Ratings)은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의 7월 신규 주택 판매는 2022년 대비 33% 감소했으며 이가운데 비구이위안의 판매는 60%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부문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주택 판매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개발업자들이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공사 완료와 이자 지불이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부문 부채의 현실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는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와의 Q&A를 인용해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 재고 판매를 통해 조달해야하는 자금이 2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부채는 8조 4,000억 달러에 달한다. 2008년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개발업체 부채는 각각 GDP의 9.3%와 7.3%로 합하면 총 GDP의 16.6% 수준이었다. 이 금액은 이후 10년 동안 급격히 증가해 2020년 말 부동산 총 부채는 GDP의 54.5%로 정점을 찍었다. 주택담보대출은 GDP의 34.0%에 달했고, 부동산 개발업체의 차입도 20.5%로 폭증했다. 


이처럼 주택담보 대출 규모가 막대한 것은 중국 주택구입자들이 일반적으로 거액의 계약금을 대출을 통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가계 대출부담이 작년 상반기가계 가처분소득의 22%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담이 소도시 주민들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말 중국 정부가 ‘3대 레드라인’(△순부채율 100%이하 △유동부채 대비 현금성자산 1배 이상 △선수금 제외 자산부채율 70%이하)을 포함한 부동산 기업 부채 감축 조치를 시행하면서 부동산 부문의 총 부채는 2022년 말 GDP의 48%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 정책으로 많은 민간 개발업체들이 자금난을 겪으며 디폴트에 빠졌다.


단 왕(Dan Wang) 항셍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대 레드라인 정책이 부동산 부문의 부채 조절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가 단기간에 이루어지면서... 부동산 기업들의 유동성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확산되는 주택 경기 침체로 중국 경제 전체가 위협받고 있으며 소비심리 뿐만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중국 정부의 경제 실무진은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경제의 부동산 의존도를 줄이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고 전했다. 


외신 “부동산 위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더 해”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는 헝다의 경우처럼 과도한 레버리지가 아닌 신뢰의 상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리오프닝으로 짧은 반등을 보인 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는 부동산 관련 공급망의 붕괴 가능성이다. S&P 글로벌(Global)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의 대금 지급액은 2021년 2,850억 위안에서  2022년 1,920억 위안으로 감소했다. 이 금액은 올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정부의 개입으로 기사회생 할 가능성이 있지만 공사에 직접 참여하는 수많은 엔지니어링 업체와 자제업체들은 대금을 받지 못한다면 도산을 피할 방법이 많지 않다.  


부동산 위기가 국영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우려를 낳고 있다. 2021년 이후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국제 채권 시장에서 배제되었으나 국영 기업들은 국내 채권 시장을 활용해 안전성을 확보했기에 주택 구매자들은 후자를 선택해 왔다. 다만 국영 기업들도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비구이위안 같은 기업 하나가 파산해도 큰 지장은 없겠지만 부동산 부문이 계속 악화된다면 은행들은 정부로부터 자금 제공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은행의 수익률은 낮아지고 부실채권의 비중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회 불안의 위험도 우려된다. 비구이위안이 자금 회수를 위해 주택 가격 인하에 나선다면, 부동산 가격도 전면적으로 하락할 것이고, 더 큰 폭의 디스카운트를 기대하며 구매를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예전 침체기에도 먼저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가격 인하에 항의하며 인하된 만큼 환불을 요구한 사례들이 있다.  


실제 비구이위안의 가장 큰 채권자는 은행이 아닌 선분양으로 집을 산 구매자들이다. 지난 해 수천 명의 구매자들이 주택 인도 지연에 항의해 모기지 지불을 중단한 바 있다. 비구이위안 디폴트 발생 시 당사가 공사를 진행 중인 300개 도시에서 더욱 광범위한 규모로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맞도록 놔둔다면 시장에 엄청난 파장과 패닉이 발생할 것이고, 구제 금융으로 개입한다면 이것이 선례가 되어 추후 더 많은 구제 금융을 제공하며 몰락하는 부동산 부문에 발목이 잡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닛케이(Nikkei)에 따르면 중국의 거대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와 비구이위안의 소식이 전체 부동산 부문에 대한 위험 신호로 확산되면서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의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비구이위안 이자상환...정부도 부양책 내놓고 있어”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 푸링후이(付凌晖) 대변인은 8월 15일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가 중국 부동산업계 회복 및 주택 인도 보장 조치 등과 관련해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대해 발표했다.


푸링후이 대변인은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은 조정 구간에 있는 가운데, 일부 부동산 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몇몇 선두 부동산 기업의 경우 채무 리스크가 발생해 시장심리에 영향을 줬다. 다만 이는 단계적인 문제로, 시장 조정 메커니즘이 제 기능을  발휘하고 부동산 시장 정책이 조정·개선된다면 부동산 기업 리스크 역시 점차 완화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에 대한 우려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희소식이 하나 들렸다. 비구이위안이 9월 5일 달러화 채권 이자 2250만 달러를 상환해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내용이었다. 1일에는 채권단 회의를 개최해 9월 2일 만기 도래 예졍이던 39억 400만 위안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한을 3년 연장하기도 했다. 


헝다의 경우 9월 7일 기준으로 지역법원에서 건설계약, 어음·채권 청구 관련해 515억 위안 초과 규모의 강제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비구이위안의 이자 상환 소식과 중국 정부의 부양책 시행만으로도 9월 5~6일 동안 헝다 주가는 70%, 비구이위안 주가는 23%씩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人民银行)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国家金融监督管理总局)이 8월 31일 최고 80%에 육박했던 주택 구매 최소계약금을 생애 첫 번째 및 두 번째 구매시 각각 20%, 30%로 하향 조정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1선도시에서는 9월 1일부터 ‘런팡부런다이(认房不认贷)’ 정책을 적용했다. 


해당 정책에 따르면 무주택자는 주택 구매 목적의 대출 이력 보유 여부와는 상관없이 본인이나 가족 명의의 주택 보유 여부만 따져 금융기관으로부터 생애 첫 주택과 동일한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런팡부런다이(认房不认贷)’ 정책은 2015년에도 실시한 바 있으며, 2023년의 경우 1선 및 일부 2선 도시를 제외한 적지 않은 지역에서 7월부터 시행해왔다. 


중국 현지에서는 8월말부터 내놓고 있는 부양책들이 9월 상순 중국 부동산 시장심리를 호전시켰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부동산 거래가 점점 활성화된다면 중국 부동산 위기와 관련된 부담도 한결 덜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3년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에 대한 이해- 김경환,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신흥국주식 파트장


중국 부동산 문제의 발현과 진행 과정은 19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나 2008년 미국 가계 부실 및 파생 상품이 촉발한 ‘리먼 사태’ 혹은 대한민국의 가계 부채 문제와 비슷한 듯 매우 다른 과정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역시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가계 부채와 고령화, 도시화와 산업화 속도 둔화, 주택 공급 과잉 등 문제와 완충 시도가 반복될 것이나, 일단 리오프닝 원년인2023년에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문제들을 평가하려면 중국 부동산 특유의 구조와 정책 접근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국 부동산 공급자(디벨로퍼+지방정부)와 가계 부채의 크기 자체나 시스템 위험의 영향력 등에 집중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경제 성장의 탈(脫) 부동산 시도의 파급력(장기 불황형 위험)과 중단기 부양책의 실효성, 가계 주택 수요 회복 속도와 2023년 대차대조표 불황의 장기화 여부 등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필자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2023년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부동산 문제가 큰 틀에서 우발적이지 않으며, 중국 경제와 부동산 시장 관점에서 연착륙 유도 과정이 질서정연하지는 않지만 결국 통제 가능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시스템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며 반복적인 경기 불황 위험과 부동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수반될 수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약 25년간 중국은 ‘가계(주택거래/부채)-지방정부(토지재정)-디벨로퍼(건설/부채)’의 삼각 구도를 통해 ‘수출-제조업’ 다음으로 큰 부동산 견인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 2020년 기준 중국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 65%,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최대 40%, 건축업과 부동산업의 GDP 비중 최대 15%, 고용시장의 최대 10%, 은행권 대출 잔액의 최대 30%까지 영향력이 커졌다. 중국 수뇌부는 부동산 성장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고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이라는 판단 하에 길게 보면 2016년 ‘방주불초(房住不炒: 집은 사는 곳이며 투기 대상이 아님)’ 켐페인을 시작으로, 좁혀보면 2018년 이후 공급자 대상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을 시작으로 역대 가장 강력한 탈(脫) 부동산 정책과 규제를 반복 시행하고 있다. 큰 틀에서 정책의 핵심은 2010년 이후 부채 비율이 위험 수위를 넘은 공급자(디벨로퍼+지방정부)와 상대적으로 건전한 가계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것이며, 규제가 대폭 강화된2016년 이후 가계 주택거래의 등락에 따라 디벨로퍼의 신용 위험과 지방정부 재정수입 약화 및 인프라 투자 둔화 등 문제 역시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고 있다. 


2023년 중국 부동산발 위험 역시 전후 관계를 보면 시작이 아닌 결과에 가깝다. 현재 문제의 발단은 약 4년간 진행된 디벨로퍼 대상 디레버리징(부채 감축)과 구조조정 후유증에 2023년 가계의 펜데믹 후유증 및 수요 진작 정책 실패가 촉발한 것이다. 2023년 경제와 자산시장에는 분명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당초 디레버리징으로 촉발된 위험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2023년 신용 위험의 제도권 금융으로 전이될 여지는 적고, 정책 카드와 가계의 레버리지(부채 확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불행 중 다행이다.   


결국, 2023년 중국 부동산의 핵심 문제이자 선결 과제는 가장 건전하고 레버리지 여력이 컸던 ‘가계의 변심’이라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회복의 관전 포인트로 정책 추가 완화와 시스템 위험의 통제라는 조건 하에서 ①가계 레버리지 재개과 구매력 회복, ②핵심 데이터인 주택 거래 회복과 소비 제한 요인 완화, ③지방정부 재정 수입 회복과 디벨로퍼 문제의 선순환, ④정부 공급 정책(준공/재개발)의 강도 순으로 중요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 투자 증가율이 2년 반래 최저치(1~4월 0.4%)를 기록하며 채용 여력도 급격히 위축되었다. 실제로 금년 4~5월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8.8시간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여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신규 채용보다 기존 인력 활용에 중점을 두는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중국 디벨로퍼 신용 위험과 향후 경로 예상


8월 이후 중국 최대 민영 디벨로퍼 벽계원(컨트리가든)에 대한 디폴트 우려와 중룽(中融) 국제 신탁 환매 중단 이슈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신용 위험 공포로 확산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3/4분기 국내외 금융시장은 부동산 부양책과 가계 수요 회복이 확인되기 전에 디벨로퍼 위험과 파급력에 대한 공포에 압도된 모양새다.우선 우리는 2023년 중국 디벨로퍼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이슈가 빈발하면서 ‘중국판 리먼사태’ 혹은 ‘통제 불능’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해당 문제는 큰 틀에서 볼 때 우발적이지 않고 통제 가능한 이슈라는 점을 위에서 언급했다. 다만, 경제와 금융시장 관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인 점은 ①탈(脫) 부동산과 구조조정 취지가 시작점이다 보니 개별 업체의 문제에 대한 개입과 지원 결정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고 시장 기대 및 템포와 엇박자일 수 있다는 점, ②2023년 가계 수요 촉진을 위한 정책(투기 방지와 실수요 촉진)의 신뢰도가 낮아진 상태에서 향후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2024년 상반기까지 중국 디벨로퍼 신용 위험과 연착륙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첫째, 벽계원(컨트리가든) 이슈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벌었다. 벽계원은 당초 상환이 어려웠던 11개 위안화 채권(거래정지) 관련 3년 연장 상환 방안이 채권단의 동의를 얻었다. 3-4선 도시 매출 비중이 70%라는 특성상 빠른 매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부양책 효과와 자구책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둘째, 8월 이후 중국 정부는 더욱 강력한 부양책을 통해 시황 회복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택거래가 회복될때까지 부동산과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만약 4/4분기까지 주택거래 상황이 보다 나빠지지 않고 부동산의 실질금리 하락(정책금리 하락이 주택가격 상회)이 이어질 경우 대형 디벨로퍼들이 줄이어 도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중국 부동산업의 산업 집중도가 낮고(2023년 주택판매 면적 1위 벽계원 비중 2.7%), 중국 부동산업이 국영/민영 여부와 지역 노출도 등 변수에 따라 실적 차이가 극명한 양극화 구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넷째, 부동산 문제가 유발한 신탁사 등 2금융권 이슈의 경우 2018년 이후 실제 신탁 자산 규모와 부동산 투자 비중이 줄었다는 점과 개별 디벨로퍼와 달리 중국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실제 파급력은 작을 것으로 판단한다.


2023년 중국 가계의 변심과 하반기 부양책 대폭 강화 


하반기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 관점에서 마지막 퍼즐은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이며 핵심은 결국 주택거래의 회복이다. 리오프닝 이후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세는 예상치에 한참 못미쳤다. 2023년 1/4분기 반짝 반등 이후 2/4분기부터 주택거래(면적/금액)와 지방정부 토지양도 수입은 각 전년비 25%-30%대 감소세로 다시 전환되었다. 


7월 24일 중앙 정치국회의부터 가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표출되고 정책 기조 변화가 시작되었다. 정치국회의에서 ‘부동산 수급 관계의 중대한 변화에 적응하고, 최적화된 정책을 적시에 시행하겠다’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당장 의미가 없는 ‘방주불초(房住不炒: 집은 사는 곳이며 투기 대상이 아님)’ 단어는 삭제했다. 2022년 이래로 투기 금지와 실수요 진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했던 중국 수뇌부가 이제는 가계 수요 자체가 문제임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3년 상반기 평균 4.14%(일부 3.9%)로 2021년말 대비 150bp 하락했는데, 올해 상반기 신규 가계 대출 총액 3.5조위안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역으로 0.2조위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4분기 기준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사상 최초로 역성장을 기록했고, 2022년 이전 30%대였던 은행권 신규 대출에서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4분기 3%까지 급락했다. 


2023년 중국 가계의 부채 축소와 주택거래 부진 원인은 중단기적으로 크게 두가지다. 첫째,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 간 금리차가 크게 늘어나며 조기상환이나 대환이 급증했다. 2023년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추정 상환액은 약 3.7조위안(YoY+1.3조위안)까지 급증했고, 현금 상환과 변칙성 대환이 대폭 증가하며 주택거래와 소비까지 제한했다. 동기간 대출 상환 강도를 보여주는 RMBS(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 조기상환비율지수는 작년 말 0.11에서 올해 6월 중순 0.22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현상은 2019년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LPR(대출우대금리) 5년물+가산금리’를 적용한 이래 2018년말-2022년 대출 평균 금리는 약 5.3%대에 고정된 반면, 상반기 신규 대출은 3.9%까지 하락해 양자 간 격차가 최대 140bp까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 소득과 투자심리에 타격을 입은 가계는 ①저금리의 사업자/신용 대출을 활용해 변칙성 대환을 하거나, ②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고정금리과 예금을 활용해 기존 보유 대출의 조기 상환에 집중했다. 


둘째, 주택거래 실수요자의 구매력을 제한하는 요인도 많았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대출 한도 확대와 금리 인하가 ‘생애 첫 주택’에만 몰리는 가운데, 주요 1-2선 30개 도시 중 절반 이상이 여전히 ‘무주택+대출기록 보유’의 경우 2주택으로  간주하는 정책을 지속하면서 실수요를 제한하고 있다. 상하이를 예로 생애 첫 주택은 계약금 비율 35%에 금리 4.55%를 적용하지만, 일반 무주택자는 계약금 비율 70%에 5.25%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중국 수뇌부는 정치국회의를 계기로 8월부터 달라진 부양책을 시작했다. 첫째, 기존 대출 금리를 일부 하향조정하고 가계 상환 부담을 보다 덜어나갈 전망이다. 9월 25일부터 시중은행 대부분이 2022년 이전 대출에 대한 대환 혹은 가산금리 조정에 돌입한다. 


현지에서는 최소 30-40bp 금리 인하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동 조치가 하반기 가계 대출 조기상환 현상을 완화시키고 주택거래와 소비 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9월 이후 1-2선 다수 도시가 ‘무주택+대출기록 보유’ 상태를 ‘생애 첫 주택’와 동일시해 계약금 비율(LTV와 반대 개념)과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있다. 본래 시행하지 않았던 대도시들까지 전부 시행한다면 선수금 비율은 평균 10-15% 하락하고 실수요 회복에 일조할 것이다. 셋째, 9월 2주차 기준 1-2선 12개 도시가 지역내 주택 구매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계약금 비율과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있다. 넷째, 주택 준공/입주 지원 프로젝트가 재차 활성화되고(채권발행/대출), 성중촌(도심 빈민가) 재개발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3-6개월이 1차 고비,중국 부동산 관전 포인트


우리는 향후 3-6개월이 중국 부동산 위험과 연착륙 관련 1차 고비라고 판단한다. 관전 포인트로 9-10월 성수기 주택거래 회복(감소폭 축소) 여부, 4/4분기 가계 대출 증가세 전환 여부, 2024년 1/4분기 디벨로퍼 채권 만기 금액 증가 따른 매출, 채권발행 회복 여부 등을 제시한다. 한편, 강화된 정책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9월 주택거래는 7-8월의 전년비 -20%~-30%대 감소세에서 2주차 기준 누적 -10%대로 축소되기 시작했다. 중국 금융시장 관점에서 최소 10월까지 감소폭 축소와 가격 안정이 확인되어야 중국 부동산에 대한 비관론이 일부 진정되기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책 당국이 주택거래 회복 전까지 계속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선진국 대비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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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 사이트>

진룽제(金融界) 「任泽平:房地产政策正迎来历史性拐点 政策组合拳力度为过去十年之最」,2023.09.07.

https://finance.jrj.com.cn/2023/09/07153937826780.shtml

차이롄서(财联社)「恒大地产被强制执行20亿 累计被执行515亿」,2023.09.07.

https://www.cls.cn/detail/1457195

정취안스바오(证券时报)「地产"三仙"彻底爆发!一则利好传出,中国恒大狂飙70%,融创中国两天翻倍!做多空间打开?」, 2023.09.06.

https://www.stcn.com/article/detail/970970.html

화샤스바오(华夏时报) 「碧桂园宽限期内支付了两笔美元债利息,且首支展期债券方案获通过」,2023.09.05.

https://www.chinatimes.net.cn/article/130334.html

징지찬카오바오(经济参考报) 「一线城市全面执行“认房不认贷” 市场活跃度提升」,2023.09.04.

http://www.jjckb.cn/2023-09/04/c_1310739748.htm

중궈신원왕(中国新闻网)「北上广深全部“认房不认贷”,楼市将迎“金九银十”?」, 2023.09.02.

http://www.chinanews.com.cn/cj/2023/09-02/10071027.shtml

제몐신원(界面新闻)「中报看楼市|恒大时隔500多天复牌,股价大跌86%,上半年净亏超390亿」,2023.08.28.

https://www.cls.cn/detail/1457195

쥐펑차이징(巨丰财经) 「申万宏源:认房不认贷潜在效果几何?」,2023.08.26.

https://jfinfo.com/news/4030388

징지관차왕(经济观察网) 「中报看楼市|恒大时隔500多天复牌,股价大跌86%,上半年净亏超390亿」,2023.08.15.

http://www.eeo.com.cn/2023/0815/601360.shtml


<해외 매체 사이트>

포브스(Forbes)「Evergrande Bankruptcy: Chinese Real Estate Sector In Crisis As Evergrande Collapses」, 2023.8.22.

https://www.forbes.com/sites/qai/2023/08/22/evergrande-bankruptcy-chinese-real-estate-sector-in-crisis-as-evergrande-collapses/?sh=48bd9a991004

가디언(Guardian) 「China’s property crisis deepens with developer Country Garden at risk of default」, 2023.8.18.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3/aug/18/china-property-crisis-deepens-as-developer-country-garden-at-risk-of-default-evergrande

파이낸셜 타임즈(Finnancial Times)「On China’s property mess and its banks’ ‘impossible trinity’」, 2023.8.24. 

https://www.ft.com/content/f4382d3a-b423-4151-a204-8789960ff42a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China Is on Edge as Fallout From Its Real Estate Crisis Spreads」, 2023.8.20. 

https://www.nytimes.com/2023/08/20/business/china-property-crisis-country-garden.html

로이터(Reuters)「China's property crisis leaves Country Garden with unpaid workers, silent sites」, 2023.8.23. 

https://www.reuters.com/business/unpaid-workers-silent-sites-chinas-property-woes-hit-country-garden-2023-08-23/

이코노미스트(Economist)「‘How bad could China’s property crisis get?」, 2023.8.16. 

https://www.economist.com/finance-and-economics/2023/08/16/how-bad-could-chinas-property-crisis-get

니케이(Nikkei)「ASEAN markets grow cautious as China's property crisis worsens」, 2023.8.18. 

https://asia.nikkei.com/Business/Markets/ASEAN-markets-grow-cautious-as-China-s-property-crisis-wors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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