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중국 경제회복의 키워드, 소비부진의 원인과 전망

홍창표 소속/직책 : KOTRA 중국지역본부 본부장 2023-12-18

2020년 초 촉발된 코로나19로 인한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 3년을 꼬박 채우며 2023년 2월 초 종식 선언되었다.1) 중국 국민은 물론, 외부의 시각 역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일거에 분출되며 빠른 경기회복과 소비 견인형 경제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했다. 중국의 씽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중국사회과학원은 연초 6%의 성장률을 예상할 정도였다. 특히 소비 측면에서 2023년 4분기 소비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0.4% 성장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저효과로 인한 소비 부문의 반등 또한 충분히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2023년 12월 현재 중국경제는 생각만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며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5%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올 3월 양회에서 제시된 5% 내외의 경제성장 목표는 달성이 예상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답답한 지표의 흐름이 느껴진다. 

이하에서는 중국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와 특히 소비 부문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예상보다 더딘 소비회복

엄격했던 코로나 방역 통제 완화 이후 시장은 3년 동안 도시별 봉쇄로 인하여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일거에 분출되면서 이른바 ‘보복성 소비’가 경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금년 1~3분기까지의 소비 동향을 보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여전히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사분기 동안의 중국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총액수는 34조 2,107억 위안(약 6,270조 4,79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 늘었다. 2022년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과 주요 도시 봉쇄에 의한 기저효과까지 감안해도 코로나 발발 전 시기의 8%대 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상품 소비(30조 5,002억 위안, 약 5,590조 3,816억 원)가 전년동기대비 5.5%, 외식 소비(3조 7,105억 위안, 약 680조 1,717억 원)가 18.7% 각각 증가했다. 온라인 소비(상품+서비스, 10조 8,198억 위안, 약 1,983조 3,775억 원)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1.6%로 집계됐다. 이 중 온라인 상품 소비는 전년동기대비 8.9% 증가하며 중국 소매판매 총액에서 26.4%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 소비만 놓고 보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이 역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시 대폭 둔화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춘절과 국경절 기간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하여 1주일간의 긴 연휴를 보내게 한다. 여행과 외식, 상품 소비가 밀집되는 연휴 특수 기간의 주민 1인당 소비지출을 비교하면, 2023년은 전년 대비 개선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는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국경절 연휴 기간의 소비지출만 2019년 대비 높게 나왔는데, 올해 중추절 연휴가 국경절과 이어지며 예년보다 긴 ‘초장기 황금연휴’여서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조차 일평균 소비액으로 따지면 2019년을 소폭 하회하는 실적이다.

현지 중신(中信)증권 연구부에서 중국 주민의 1인당 소비 지출과 1인당 가처분 소득으로 계산한 소비의욕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2023년 1~3분기 중국 주민의 소비의욕지수는 2017~2019년 평균치의 93~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분기는 강력한 제로코로나 방역통제를 실시했던 2021년보다도 낮았다.2)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사실은 가계 저축률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인 금년에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코로나 기간 중에는 이른바 ‘락다운’으로 인한 강제저축 효과도 있겠지만, 리오프닝된 금년에도 저축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2020~22년 중국 가계 저축률(household saving rate: 저축/가처분소득)을 보면, 2019년 대비 2~4%p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방 가계 조사 데이터에 의하면 2019년 중국 가계 저축률은 29.9%인데 비해, 2020년은 34.1%, 2021년 31.4%, 2022년 33.5%로 상승했다. 금년의 경우 35%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축적된 중국 가계 초과 저축(excess saving) 규모는 기관별로 추정치가 상이하지만, 최소 4조 위안(약 752조 원)에서 최대 7.4조 위안(약 1,39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3)

소비회복 부진 원인

중국의 소비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이유는 소득 성장세 둔화와 부동산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1) 가계 소득의 둔화

2023년 1~9월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91조 3,027억 위안(약 1경 6,738조 5,24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했다. 전년도 1~3분기 누적 기준 중국 경제성장률이 3%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보다 강력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은 고용 환경 악화와 취업 부진으로 이어진다. 악화되는 청년실업 문제는 중국 소비심리 개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중국 16~24세 청년실업률은 9~14% 수준을 유지한 반면 코로나19 발발 후 첫 졸업 시즌에 해당하는 2020년 7월의 청년실업률은 16%대로 치솟았다. 코로나 재확산, 주요 도시 봉쇄 등 잇따른 악재로 경기둔화가 심화하며 2022년 청년실업률은 20%에 육박했다. 2023년 4월 20.4%로 사상 처음 20%를 돌파한 중국 청년실업률은 6월 21.3%까지 올라갔다. 청년실업률이 졸업 시즌을 앞둔 2분기부터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7월부터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경기회복의 완만한 흐름과 고용 악화는 1인당 가처분 소득 증가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금년 1~9월 누계 기준 중국 주민의 1인당 가처분 소득 전년대비 증가율은 6.3%에 불과했다. 리오프닝 이후에도 여전히 팬데믹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 전 증가율이 8~9%였음을 감안하면 괴리가 크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 비중은 55% 이상에 이르는데 전년동기대비 6.8% 늘어난 모양새다. 코로나 3년 2020~2022년 연평균 성장률 6.2%와 비교한다면 소폭 상회에 성공했으나 팬데믹 이전 2017~2019년 연평균 증가율 8.5%와는 격차를 보인다.

2) 부동산 시장 경기침체

여느 나라와 유사하게 중국 역시 가계 자산 구성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2019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추진한 ‘도시주민 가계 자산 구성 조사’에서 주택 자산은 가계 자산의 약 60%를 차지한다. 4) 

작년 4월부터 꾸준한 중국 주택가격 하락세는 2023년 9월 기준으로 18개월 연속 이어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자산 감소 효과가 소비심리 호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위의 내용처럼 중국 가계 초과 저축의 증가 추세는 단기간 내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소득의 감소와 부동산 자산 가격의 하락,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증시 등등 가계 재정의 건전성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서 저축 대신 지출로 전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강도를 높이고 하반기 들어 다양한 소비 진작책과 부동산 대책을 공표하고 있으나 경기하강 위험 증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심리 불안 등으로 소비회복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중국의 소비회복은 중요하다. 상품 소비보다는 외식을 비롯한 서비스 소비가 중국 전체 소비회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부진 회복을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중국의 상품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년 1~9월 기간 중 전체 소매 판매 총액에서 상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이른다. 이는 상품 소비가 회복되어야 전체 중국 소비를 견인하고, 이어 우리의 대중국 수출 증가에도 긍정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4년에도 중국경제는 대내외 환경 변화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기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중국정부는 ‘안정’과 내수 확대 중심의 경제정책을 입안함으로써 경제 체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민생개선, 소득양극화와 지역격차 해소 등에 주력하면서 출산장려, 교육·보건 복지 증진, 도시화 및 도농격차 해소,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부패 척결 등 정책을 계속하여 시행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변화와 시장기회 창출에 적극 대응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부가적으로 나타날 각종 리스크에 대해서도 사전 모니터링과 함께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구축도 아울러 요구된다.

---
1) 중국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는 2023.2.23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났으며 코로나19가 기본적으로 종식됐다”고 밝혔다.
2) <疫后居民消费发生的四个结构性变化>, 中信證券, 一周宏观专题述评(第八十四期), 2023.11.6
3) 중국 가계 초과 저축의 소비 전환 가능성 점검, 이정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3.3.6
4) <什么是消费中长期的驱动力?>, 申萬宏源硏究, 2023.10.25

[참고문헌]
1. <중국 가계 초과 저축의 소비 전환 가능성 점검>, 이정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3.3.6.
2. <中 소비 회복 미진의 원인과 소비 행태 변화>, KOTRA, 2023.11.16.
3. <中 리오프닝 이후 K-소비재 수입동향>, KOTRA, 2023.5.30
4. <중국 방역당국 "코로나19 종식…방역에서 큰 승리">, 2023.2.24. 노컷뉴스, https://news.zum.com/articles/81491400 (검색일 : 2023.12.8.)
5. <疫后居民消费发生的四个结构性变化>, 中信證券, 一周宏观专题述评(第八十四期), 2023.11.6.
6. <什么是消费中长期的驱动力?>, 申萬宏源硏究, 2023.10.25.
7. <중국 경제진단 웨비나>, KOTRA, 2023.9.19
8. 중국 국가통계국
9. wind
게시글 이동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