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EU 태양광 산업 회복에 주요 변수로 부상한 중국
CSF 2024-03-14
□ EU는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 확대와 역내 공급망 개발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음. 현지 산업 육성을 위해 중국산 수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경한 편이나, 중국산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보호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는 않음.
◦ 회원국 태양광 산업 회생 촉구하는 EU...중국산 수입 제한 요청에는 선 그어
- 폴리티코(POLITICO)가 입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 문건에 따르면 EC는 최근 회원국들에게 유럽 태양광 산업을 회생시킬 것을 약속하는 공동선언에 서명할 것을 촉구함.
- EC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에너지 부처 장관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태양광 산업 상황 악화에 따른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높은 수준의 환경·혁신·노동 표준에 기반한 태양광 패널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국가 주도 프로젝트 경매와 같은 여러 지원 옵션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함.
- 동 서한에는 △토지에서 태양광 패널 사용과 농업 진행이 함께 이루어지는 영농형 태양광(agri-photovoltaics) 도입 및 공공건물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 등과 관련해 EU 생산업체에 유리한 조건 제시, △현지 기업 대상의 국가 보조금 수령 규정 완화 독려, △민간 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모색, △태양광 분야의 일자리 확대 등의 방안이 언급됨.
- EC는 “상술한 조치들을 통해 태양광 산업의 악순환을 근절하고 유럽 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함.
- 다만 다수 유럽 태양광 관련 기업들은 서한 상의 계획만으로는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이며,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들로 인해 유럽 지역이 태양광 생산 공급 과잉과 산업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함.
- 이들은 지난 몇 달간 중국산 태양광 제품 물량 공세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중국산 수입을 제한할 것을 요청했으나, 2024년 3월 4일(현지시각) EC는 중국산 제품 수입을 금지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짐.
◦ 중국 태양광 산업, 전례 없는 성장세
-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태양광 산업도 전례 없는 성장을 경험하며, 세계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음.
- 중국은 2023년 한 해에만 신규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 216.88GW를 추가하면서, 2023년 말까지 누적 용량 609.49GW를 기록함. 2023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기존 전망치를 넘어섰으며, 중국과 전 세계 시장에서 동시에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음.
- 중국 태양광산업협회(China Photovoltaic Industry Association)는 공격적인 태양광 사업 확장 및 효율성 향상 등에 힘입어 2023년 말 중국 태양광 입찰가가 와트(W)당 1위안(약 183원) 이하로 2023년 초 대비 40% 하락했다고 설명함.
- 역대 최고 변환효율(conversion efficiency)을 자랑하는 태양전지 등 기술 발전 덕분에 중국은 태양광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함. 2023년 중국의 태양광 업계 생산액은 1조 7,000억 위안(약 311조 원)을 돌파했고, 생산된 태양광 모듈 499GW 가운데 거의 절반이 수출됨.
- 블룸버그NEF(BloombergNEF)는 2024년 세계 신규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이 29%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중국의 경우 255GW(AC)와 314GW(DC)의 신규 용량을 추가할 것으로 추정함.
-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륙 사막 지역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시설 도입을 추진하고, 이것이 모듈 가격 하락 및 정부 지원책 등과 맞물리면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중국의 유틸리티급 태양광 프로젝트 규모가 옥상 태양광 설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짐.
◦ 아시아에서 중국 태양광 모듈 수입 가장 크게 증가...유럽, 보호주의 경계해야
- 중국의 태양광 제품 수출 대상지 다각화 움직임이 세계 재생에너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
-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태양광 모듈 수출은 총 22만MW 규모로, 2022년 대비 5만 5,000MW 이상 증가함.
- 2023년, 아시아의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 증가율이 유럽을 추월함. 유럽이 중국산 태양광 설비를 문제 삼으면서 무역 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임.
- 물량만 놓고 보면 유럽은 여전히 최대 수출대상지이나, 중국의 전체 수출 중 유럽의 비중은 2022년 55%에서 2023년 46.35%로 줄었음. 아시아가 23%로,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이 14%로 뒤를 이음. 미국의 비중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짐.
- 2023년 유럽 수출 감소세를 상쇄한 것은 태국, 브라질, 멕시코, 한국, 말레이시아 등지로의 수출이었음. 향후 무역 분쟁 때문에 북미, 유럽 시장에서의 중국산 점유율이 줄더라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청정에너지 모멘텀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중국 태양광 모듈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임.
- 이러한 가운데 유럽에서는 중국산 (저가) 태양광 설비 수입 제한을 두고 정부와 기업의 입장이 엇갈린 상황임.
- 유럽태양광제조협의회(European Solar Manufacturing Council)는 (중국산 설비의 수입 때문에) 유럽 태양광 패널 공급이 과잉 상태이며, 유럽 기업들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함.
- 다만 EU 당국은 수입에 의존해서라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을 늘리려 함.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EU는 희토류,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공급망 관련 제품 가운데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음.
- 일부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채 무역 장벽을 세운다면 유럽 태양광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지역의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 지적함.
- 이들은 유럽 태양광 산업이 성장하려면 △일부 규제 절차 간소화, △현지 기업과 지역 외 기업 간의 자유로운 경쟁 보장 및 협력 장려, △전문가 양성 시스템 구축, △역내 생산 태양광 설비 구매자에 대한 혜택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임.
[관련 정보]
[참고 자료]
1. Politico 「EU presses countries to rescue drowning solar industry」, 2024.03.01.
https://www.politico.eu/article/eu-solar-pledge-aid-drowning-industry-green-energy/
2. Science Business 「Commission wants to keep the doors open for Chinese solar panel imports」, 2024.03.08.
https://sciencebusiness.net/news/renewables/commission-wants-keep-doors-open-chinese-solar-panel-imports
3. BNN 「China's Solar PV Industry Soars: Global Impact and Future Prospects Unveiled」, 2024.02.29.
https://bnnbreaking.com/world/asia/chinas-solar-pv-industry-soars-global-impact-and-future-prospects-unveiled
4. Reuters 「China steers solar module export stream towards Asia」, 2024.02.28.
https://www.reuters.com/markets/commodities/china-steers-solar-module-export-stream-towards-asia-2024-02-28/
5. Pv Magazine 「Why the EU should avoid PV protectionism」, 2024.02.29.
https://www.pv-magazine.com/2024/02/29/why-the-eu-should-avoid-pv-protectio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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