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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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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최근 중국의 청색금융(Blue Finance) 시행 동향과 한계점

김혜진 소속/직책 : 경남대학교 중국학과 부교수 2024-03-18

국제사회에서의 청색금융 개념 확산

해양에서의 환경오염 문제가 점차 심각해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청색금융(Blue Finance)” 개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국제금융공사(IFC)는 청색금융을 “해양 보호 및(또는) 수자원 관리 개선에 기여하는 융자 또는 재 융자 활동에 제공되는 투자”로 정의하고 있다.1)  기존의 환경 보호를 위한 금융 지원이 육지와 해양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던 것과 달리, 청색금융은 그 공간적 범위를 해양으로 한정시키고 있다. 또한 기존의 해양관련 금융 지원이 주로 해양 자원의 개발 · 이용을 목적으로 하던 것과 달리, 청색금융은 해양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색금융의 시행 방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청색채권(Blue Bond)의 발행인데,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이 2018년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1,500만 달러 규모로 발행한 것이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청색채권은 별도의 종목이 아니라 녹색채권의 하위 종목으로 발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와 용도를 산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관련 자료를 종합해 보면, 2019년 1월 노르딕투자은행(NIB)이 2억 1,300만 달러(수자원 관리 프로그램), 2019년 4월 세계은행(WB)이 1,000만 달러(플라스틱 쓰레기 해양오염 방지 프로그램), 2021년 9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3억 달러(해양 생태시스템 보호 프로그램) 규모의 청색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초 한국수출입은행이 10억 달러 규모의 청색채권을 발행하며 청색금융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

청색금융 본격화를 위한 준비 : 국제금융공사(IFC)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

청색금융 개념이 확산되고 청색채권이 시범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함에 따라 관련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려는 노력 역시 뒤따르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2022년 국제금융공사(IFC)가 발표한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을 들 수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청색금융이 지원할 수 있는 소위 청색 경제활동을 9개의 카테고리(A~I)로 분류하고, 카테고리별로 보다 세부적인 경제활동을 제시하며 총 40개의 경제활동을 도출하였다.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은 처음으로 어떤 경제활동을 청색 경제활동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범위 규정을 시도한 것으로서, 향후 청색금융 관련 논의를 한층 더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통해 투명성과 신뢰성이 제고될 경우, 국제기구나 각국 정부와 같은 공적 영역 이외에 사회 자본의 참여 역시 보다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서의 청색채권 발행을 통한 청색금융 확대

중국에서 역시 청색금융의 시행은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도 주로 청색채권의 발행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9월 글로벌 시장에서 청색채권을 최초로 발행하였으며, 3) 같은 해 11월부터는 국내 시장에서도 청색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하였다. 4)

청색채권이 청색금융의 주요 수단으로 등장함에 따라 실행 부문에서도 청색채권 발행 관련 제도를 속속 정비해 나가고 있다. 2021년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선전 증권거래소는 각각 기존의 채권 관련 규정에 청색채권 발행 관련 조항 5) 을 추가하였는데, 청색채권을 “모집자금이 주로 해양 보호와 해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연관된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녹색채권”으로 정의하고, 발행인은 해당 채권을 녹색채권의 명목으로 발행하되 채권 명칭 뒤에 “청색채권(蓝色债券)” 표기를 덧붙일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제도 정비는 중국 내 청색채권 발행을 보다 가속화하여, 2022년 4월 말 기준 중국이 국내에서 발행한 청색채권은 이미 건수로는 14건, 금액으로는 91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6) 



한계점 1 : 협소한 청색 프로젝트 범위 규정

그러나 중국의 현 단계 청색금융은 관련 규정 및 시행 체계 차원에서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중국의 청색채권 발행은 기존에 존재하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은 청색채권 발행에 완전하게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으로는 중국런민은행이 2015년 발표(2021년 개정 발표)한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绿色债券支持项目目录)》을 들 수 있다.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은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모집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녹색 프로젝트로 6대 분야 총 199개 활동을 도출한 바 있다. 

청색채권은 이러한 녹색 프로젝트 중에서도 특히 “청색”을 띠고 있는, 즉 해양 보호와 해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연관된 활동을 근거로 발행되고 있다.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의 녹색 프로젝트 중에서 청색 프로젝트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아보면 <표 3>과 같다.


청색 프로젝트는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의 6대 분야 중 4개 분야에 넓게 걸쳐져 있으나, 총 199개 녹색 프로젝트 중 청색 프로젝트로 볼 수 있는 것은 13개(7%)에 불과하다. 비록 녹색 프로젝트의 일부가 청색 프로젝트와 교집합적인 성격을 지니기는 하나, 모든 가능한 청색 프로젝트를 담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제금융공사(IFC)의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은 청색 경제활동을 9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였는데,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에서 이들 카테고리와 유사한 성격의 항목을 찾아보면 <표 4>와 같다.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은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의 9개 카테고리 중 6개 정도에 부합하는 경제활동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 친화적 제품(C)” 또는 “해양 친화적 화학품 및 플라스틱 관련 산업(D)”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전혀 대응되는 항목이 없는 실정이다.

이렇듯 청색 프로젝트 분류와 관련하여 공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보다 다양한 프로젝트 분야에서의 청색채권 발행을 저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실상 청색채권의 성격에 부합하는 채권이 정식으로 청색채권이라는 명칭으로 발행되는 것도 어렵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채권시장에서 해양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연관된 다수 채권이 청색채권으로 라벨링되지 못하는 현상이 공식적인 청색채권과 성격상의 청색채권 간의 각종 통계상의 불일치를 야기하고 있는 모양새다. 7) 

한계점 2 :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편중된 자금 활용

중국에서 청색채권 발행을 통해 모집된 자금이 주로 어떠한 분야에 사용되었는가를 살펴보면 대부분(14건 중 12건, 91억 위안 중 86억 위안)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표 2 참고). 이는 국제금융공사(IFC)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청색 경제활동 9개 카테고리 중 마지막 카테고리인 “해상 재생에너지 생산(I)”에 해당된다. 

중국의 청색채권 모집자금 사용처는 《청색금융가이드라인(Blue Finance Guidelines)》이 규정한 청색 경제활동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보다 해양 보호에 초점을 맞춘 활동, 예를 들어 “해양 친화적 제품(C)”, “해양 친화적 화학품 및 플라스틱 관련 산업(D)”, “해양 생태계 회복(G)” 등에 해당하는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즉, 중국의 청색채권 모집자금은 "해양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대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여전히 개발 · 이용적인 성격이 강한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서 청색채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가적으로 발행을 긍정 또는 장려하는 분위기가 펼쳐짐에 따라, 단순히 지리적 입지를 해양으로 하는 다수의 건설 프로젝트가 청색채권 발행을 새롭게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나가며 

중국에서 청색금융에 대한 관심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청색금융의 전 단계로서의 녹색금융 시장 규모가 이미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청색금융의 가장 대표적인 시행 방식은 청색채권 발행인데, 청색채권의 선행 모델로서의 녹색채권 발행량은 2022년 기준 중국이 세계 1위를 기록하였다. 8) 

이렇듯 중국이 녹색금융 추진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청색금융에 다시금 주목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 내 많은 연구자들이 중국이 녹색금융에 있어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청색금융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9) 

그러나 기존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계속해서 청색채권 발행에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중국의 현실에 부합하는 청색 프로젝트의 범위를 재정리하여 청색채권 발행에 적용할 독립적인 청색채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은 현 단계 중국의 청색금융 시행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청색채권 모집자금의 사용처 역시 일반 해양 건설 프로젝트에 집중되지 않고 보다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만 중국이 발행하는 청색채권에 대한 국내 · 외 신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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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lue Finance Guidelines,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IFC), 2022, p.14
2) 수출입은행은 2023년 1월 총 35억 달러(3년 만기 10억 달러, 5년 만기 15억 달러, 10년 만기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하였으며, 그 중 10년 만기 10억 달러는 청색채권(친환경 · 고효율 선박 건조 지원)의 형태로 발행, "수출입은행, 35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국내 최초 ‘블루본드’도 함께". Insight Korea. 2023.1.5.
3) 중궈은행(中国银行) 마카오 지점과 파리 지점이 3년 만기 5억 달러, 2년 만기 30억 위안 두 종류의 청색채권을 발행
4) 싱예은행(兴业银行)이 칭다오수도집단유한공사(青岛水务集团有限公司) 명의로 3년 만기 3억 위안의 청색채권을 발행
5) "上海证券交易所公司债券发行上市审核规则透明指引第2号-特定品种公司债券", "深圳证券交易所公司债券创新品种业务指引第1号-绿色公司债券(2021年修订)“
6) 刘景允 외, "我国蓝色债券市场发展现状及展望", 『债券』, 2022. 6, p.41.
7) 唐明知 외, "蓝色债券市场发展研究", 『银行家』, 2022, p.97. 
8) 중국에서 녹색채권 발행량은 2020년 일명 "두 개의 탄소(双碳)", 즉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정점에 이르게 하고(碳达峰),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碳中和)"는 목표를 선언한 이후 크게 증가하여 2021년 682억 달러로 미국(835억 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2022년에는 854억 달러로 미국(644억 달러)을 추월하여 최대 발행국으로 등장
9) 何丹, "蓝色金融国际实践研究及对中国启示", 『区域金融研究』 2021年 第1期, 2021

[참고문헌] 
"수출입은행, 35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국내 최초 ‘블루본드’도 함께". Insight Korea. 2023.1.5.
Blue Finance Guidelines,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IFC), 2022
何丹, "蓝色金融国际实践研究及对中国启示", 『区域金融研究』 2021年 第1期, 2021
刘景允 외, "我国蓝色债券市场发展现状及展望", 『债券』, 2022
唐明知 외, "蓝色债券市场发展研究", 『银行家』, 2022
《绿色债券支持项目目录》, 중국런민은행 홈페이지, http://www.pbc.gov.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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