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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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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4대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과 경영 전략

최의현 소속/직책 : 영남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2024-03-27

1. 들어가며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전 세계는 물론이고 웬만한 개별 국가에서도 매출액 1, 2위를 다투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이다. 2021년 기준으로 나이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7.4%, 아디다스는 15.6%이다. 한국의 경우(2020년)에는 아디다스가 14.1%로 나이키(12.9%)를 조금 앞선다. 스포츠는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다는 말이 있듯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인기는 중국 땅에서도 영원히 식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2021년 아디다스가 중국 브랜드인 안타에 추월당하여 중국 시장 점유율이 3위로 내려갔고, 2022년에는 나이키마저 안타에 1위 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2022년 스포츠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안타, 나이키, 아디다스 그리고 리닝의 순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중국 브랜드가 연이어 글로벌 브랜드를 앞지른 현상의 원인을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는 애국 소비(궈차오) 열풍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외부적 요인보다는 경제적, 시장 내부적인 요인이 좀 더 근본적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현대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로도 점유율 회복이 안 되는 이유를 정치적인 요인으로만 해석하면 곤란하다. 이제 중국 시장만 놓고 따지면 중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은 현대자동차보다 우위에 있다. 그렇기에 이제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도요타, 폭스바겐 그리고 테슬라마저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McKinsey(2023)는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퇴조하고 로컬 브랜드가 점유율을 높이는 현상을 중국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더 ‘스마트’해져서 제품의 이미지보다는 가성비를 추구한다고 분석하였다.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풍조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중국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을 조금씩 높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스포츠 브랜드는 자국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혁신 전략을 짜고 있을까. 본 고에서는 안타를 중심으로 중국의 4대 스포츠 브랜드의 성격, 재무적인 특징 그리고 경영 전략을 비교 분석하여 이들이 중국 시장에서 어떻게 글로벌 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중국의 스포츠 브랜드 현황

중국 스포츠 브랜드 시장은 나이키, 아디다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탑2와 안타, 리닝, 터부, 361° 등 국내 4대 업체 등 6개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이다. 중국 국내 스포츠 브랜드의 순위는 안타, 리닝, 터부, 그리고 361°의 순서가 유지된다. 

1991년 설립된 안타는 2007년 홍콩 증시에 상장되었으며, 다수의 중국 국가대표팀에 장비를 제공한다. 세계 여러 곳에 디자인 연구센터를 갖고 있으며, 특히 신발 제작에 강점이 있다. 리닝은 중국 육상종목의 스타인 리닝(李寧)이 설립한 회사이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안타보다 높았지만, 선수용 의류(신발) 납품 시장에서의 강점을 소매용 시장에서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1년 설립된 터부(Xtep, 特步)는 사명에서 오는 이미지처럼 러닝화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브랜드이다. 361°는 중국 4대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가장 늦은 2003년에 설립되었다. 2010년 이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일부 국가대표팀의 운동복을 후원하면서 국제적으로 브랜드명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개별 브랜드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나이키는 2020년을 정점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이고, 아디다스는 2019년부터 그러한 추세가 나타났다(<표 1> 참고). 이에 비해 중국의 안타, 리닝 그리고 터부는 계속해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하였다. 4대 브랜드 가운데 361°는 시장점유율이 3%대 초반에서 정체되어 있다. 


3. 4대 스포츠 브랜드의 재무제표 분석

4대 스포츠 브랜드의 경영성과를 재무적인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면 <표 2>와 같다. 매출액 면에서 이들 4대 브랜드는 대체로 두 배씩의 차이가 있다. 안타의 매출액은 리닝의 두 배, 리닝은 터부의 두 배, 또한 터부는 361° 매출액의 두 배 정도이다. 브랜드별 매출액 순위는 이전과 같지만, 그 격차는 다소 벌어졌다. 안타가 2015년 이후 약 5배 정도 기업 규모를 늘리는 동안 리닝은 3.7배, 터부와 361°는 각각 2.4배 및 1.6배를 늘리는 데 그쳤다. 4위 업체가 1위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매출액에서의 두 배 차이가 고착화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를 차감한 지표이고,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총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안타는 매출액의 증가보다 매출총이익의 증가가 더 높았다. 매출총이익률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크고, 증가율도 높았다. 리닝의 매출액은 2016년에는 안타의 60% 수준이었는데 2022년에는 4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총이익률도 대체로 40% 후반에 머물러 있다. 터부는 여러 재무제표에서의 실적이 상위 두 브랜드에 비해 열위에 있었다. 다만 매출액과 매출총이익에서 4위 업체인 361°와의 격차를 벌렸다. 361°는 2021년부터 매출액이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이며, 매출총이익률에서는 터부 수준까지 올라섰다. 


4. 주주서한을 통한 브랜드별 경영 전략 변화 비교

주주서한(CEO letters for stock holders)은 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자가 주주들에게 1년에 한 번 정도 보내는 공개 문서로 전년도의 경영성과에 대한 분석과 향후 기업의 경영 전략과 목표를 담고 있다. 4대 브랜드가 공개한 최근 6년간 주주서한을 코로나 전후로 구분하여 이들의 경영 전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텍스트마이닝 방법의 하나인 단어구름(word cloud)으로 시각화하였다(<그림 1>참고). 
  
먼저 안타의 주주서한을 분석하면, 2016~2019년의 주주서한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에 ‘멀티 브랜드(multibrand)’가 있다. 안타는 필라(Fila)와 코오롱스포츠의 중국내 판매권을 갖고 있으며, 2018년에는 핀란드 스포츠 브랜드인 아머(Amer)를 인수했다. 안타라는 자체 브랜드 이외 이들 해외 브랜드의 중국 내 판매에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채널(channel)’은 판매 채널을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과 함께 온라인 판매망을 발전시키겠다는 의미이다. ‘혁신(innovation)’은 온라인 비즈니스 전략에 있어서 물류와 판매방식에서의 혁신을 의미한다. 종합하면 이 시기 안타의 경영 전략은 브랜드 및 판매망 다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한편, 코로나 시기였던 2020~2022년의 주주서한에 주로 등장 한 단어로는 글로벌(global)과 아머(Amer)가 있다. 아머는 안타가 인수하기 전에 이미 전 세계 34개국에 진출해있었다. 중국 국내 브랜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안타가 이제는 자체 브랜드와 아머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둘째, 리닝의 경우, 2016~2019년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에 ‘체험(experience)’이 있다. 리닝이 선수용 유니폼 시장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시장에서는 경쟁업체에 밀리는 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소비자 체험을 전략적으로 내세웠다. 2020~2022년에는 ‘싱글(single)’과 ‘다중 카테고리(multicategory)’가 눈에 띈다. 안타가 신발이라는 단일 제품에 집중하는 데 비해 리닝은 육상, 농구, 배드민턴 등 5개 분야의 용품 시장을 주된 시장으로 한다. 이것이 다중 카테고리 전략이다. 안타와의 정면 대결이 아닌 자신의 상대적 강점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셋째, 터부의 주주서한에서는 2016~2019년과 2020~2022년 모두 ‘러닝(running)’이 등장한다. 터부는 러닝화 중에서도 마라톤신발이라는 특수화에 치중된 이미지가 강하다. 2020~2022년 단어구름에는 케이스위스(K-swiss), 써코니(saucony), 팔라디움(palladium) 등 구미계 신발 브랜드가 등장한다. 터부는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2019년 이들 브랜드를 인수했다. 대중 스포츠, 패션 스포츠, 프로 스포츠로 시장을 구분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의 다양한 신발 제품을 내세운다는 경영 전략이다. 


넷째, 361°의 주주서한에서는 ‘키즈(kids)’가 눈에 띈다. 361°는 전략적으로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아동용 운동복에 집중한다. 아동용 운동복의 매출 비중이 21%로 타사(15% 수준)에 비해서는 높은데, 신발이나 성인용 의류로의 확장성이 다소 부족하다. 
  
4대 스포츠 브랜드의 기술혁신 성과를 비교하면 <표 3>과 같다. R&D 투자율은 신생기업인 361°가 높지만, 매출액에서 안타와 큰 차이가 있어 절대적인 투자는 업계 1위인 안타가 우위에 있다. 중국 내 특허 출원 실적도 안타는 나머지 3개 업체와 큰 격차를 보인다. 신발, 의류와 같은 제품에서는 발명에 해당하는 특허보다는 기존 특허를 응용한 실용신안의 많고 적음이 제품의 기능성 측면에서 더 우위에 있을 수 있다. 실용신안에서 업계 2위인 리닝은 4위 업체에 비해서도 뒤졌다. 리닝은 디자인 특허에서도 하위를 기록하였다. 실용신안과 디자인에서의 약점은 리닝이 소매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5. 맺음말

중국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성장세는 위축되고, 중국 기업은 약진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함께 중국 소비자들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중국 브랜드의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의 4대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성은 상당히 차별화될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현재 선두 주자인 안타는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하려 한다. 내수 시장에서는 인지도를, 해외 시장에서는 자회사로 편입한 해외 브랜드를 활용할 것이다. 
  
리닝은 내수 소매시장에서의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어 기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신발과 같은 주력 상품에서 리닝 브랜드가 경쟁 브랜드에 비해 별다른 우위에 있지는 못하다. 기술 혁신 면에서 리닝은 안타와는 큰 차이를 보였고 오히려 매출액이 떨어지는 터부와 361° 수준에 그쳤다. 신생 브랜드인 터부와 361°는 각각 러닝화와 아동용 신발이라는 초기의 이미지가 고착되어 여타 제품으로의 확장성에서 고전하는 편이다. 따라서 중국 스포츠 브랜드 시장은 안타를 선두로 하여 리닝, 터부, 361° 등 세 업체가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점유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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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편명선. 2022. 「중국의 궈차오(애국소비) 열풍과 우리 소비재 기업의 대응 전략」. 『Trade Brief』, no.3. 한국무역협회.
McKinsey. 2023. China consumption: Start of a new era.
安踏. Annual Report:2016-2022
(https://ir.anta.com/en/financial.php)
李寧. Annual Report:2016-2022
(http://ir.lining.com/en/ir/reports.php)
361°. Annual Report:2016-2022 
(https://ir.361sport.com/html/index.php)
特步. Annual Report:2016-2022
(https://www.xtep.com.hk/en/ir/reports.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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