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트럼프 2기 대중정책과 중국의 대응 및 향후 과제

김동현 소속/직책 : 연세대학교 글로벌인재대학 국제통상전공 / 조교수 2025-05-26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1월 20일, 4년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쏟아진 무역정책에 전세계가 큰 혼란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보호무역주의 하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무역 환경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5월 12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145%, 125%의 관세를 향후 90일간 각각 30%, 10%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긴장 완화의 조짐이 보였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IMF는 4월 발간한 <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전세계 무역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025년 2.8%로 하향 전망하였다. 미국과 중국도 각각 공급충격과 수요충격으로 성장률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1기 무역정책의 중국에 대한 영향

이렇게 글로벌 무역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어떤 대응을 보일지 살펴보기 위해, 먼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이 겪었던 영향을 검토할 수 있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무역정책의 목표는 대중국 관세 부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자국 제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 상승이 우려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축했다. 무역 이론에서는 수입 대국인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해 수출국이 새로운 판로를 찾기 어려워 가격을 낮춰 수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같이 중국 수출업자들이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 정책의 성공 여부는 자국 내 제조업 일자리 증가 및 수입 물가의 상승 여부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 

관련 연구들은 이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미국이 명확한 성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Cavallo et al. (2021)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에서 관세 전가율이 0.95에 달해 중국이 관세로 인한 가격인상분을 거의 대부분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것을 밝혔다. 이는 중국 수출업자가 다른 국가로의 수출 전환을 이루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당시 시행된 관세정책은 미국의 경기 침체를 유발하며 약 24만 5천 명의 실업을 초래하였다. 이는 제조업의 부흥 및 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OXFORD, 2021).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 감소 정책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Freund et al. (2024)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사이에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감소한 반면, 한국, 멕시코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하였다. 하지만 이로인해 총수입이 오히려 증가하였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 수입의존도를 줄인 것으로 보이지만, Alfaro and Chor (2023)의 연구는 중국이 베트남, 멕시코 등을 통해 미국에 우회수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중견국(middle power) 국가들의 대미국 수출이 증가할수록, 중국의 해당 국가에 대한 수출과 투자규모도 상승하는 것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론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기 행정부에서는 1기 행정부와 달리, 미국이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대중국 수입관세가 더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관세는 최근 미중간 합의로 관세수준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51.2%에 달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지난 4월 중국의 대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 감소한 반면,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가 증가하였다. 다만, 같은 기간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비록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으나, 재고확보 등으로 인해 아직 관세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의 무역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며, 이전보다 더 강력한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과 전 세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외부 충격에 대응할 전략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내수시장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자립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대미국 수출감소에 대응해 국내 내수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국 수출비중 2018년 19.2%에서 2024년 14.7%로 이전에 비해 감소하여 미국 의존도를 이미 크게 줄였으나, 추가적인 대미국 수출 감소에 대응하고, 대외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2025년 양회의  <정부 업무 보고>에서 내수시장 확대를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로 명시했다. 사실, 내수확대는 중국 정부가 꾸준히 강조해온 핵심적인 정책목표 중 하나로, 2020년에 발표된 14차 5개년 규획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그동안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여 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이 주요 선진국이나 비슷한 경제 수준의 국가들에 비해 약 20% 정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내수시장 확대는 단순 소비촉진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수반해야한다. 이에 따라 올해 발표된 <소비촉진을 위한 방안>(提振消费专项行动方案)에서는 ‘이구환신’1)과 같은 소비촉진 계획 뿐만 아니라, 가처분소득 증대를 위한 자산 시장 개혁과 사회보장 제도 강화 등 경제 구조 전반을 보완하는 정책들이 포함되었다. 이는 기존의 소비지출 확대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들과 달리, 소비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다루고 있어 해당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 중국정부는 다른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개선을 통해 수출다변화를 추진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의 관세부과가 본격화된 올해 4~5월에 동남아 3개국 순방과 러시아 방문 등의 외교일정을 소화했고, 베이징에서 중남미·카리브해 국가 정상 및 외교장관이 참가한 대규모 포럼도 개최했다. 이러한 외교 현장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이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글로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나라와 협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혔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과의 3국 FTA 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7월에는 유럽연합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되어 있는 등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에 속하는 국가들과도 관계개선에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미국을 대체할 수출대상국을 확보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외교적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기술혁신을 통해 기술자립도를 높혀 미국에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4년 양회에서 등장한 ‘신질생산력’이라는 키워드는 이러한 중국의 정책 목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올해 <정부 업무 보고>에서 나타난 관련 정책에서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인재양성 및 산학연 협력을 강화를 주요 과제로 강조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기술발전을 경계하며 지속적으로 제재를 가해왔으나, 최근 중국의 Deepseek 등으로 인공지능 기술발전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자, 미국의 제재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ASML의 EUV 장비의 수출이 통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파운드리업체 SMIC가 7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를 양산에 성공하는 등 중국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성과는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 자립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며, 오히려 중국 정부의 지원 환경이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엔비디아의 첨단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통제가 강화되는 등 관련 제재 강도가 강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책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향후 중국의 기술 자립 달성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직면한 과제

위와 같이 미국의 무역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견고해 보이지만, 중국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 중에서 중국의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기술발전 전략의 지속가능성 여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지속적으로 내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오히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날만큼 침체된 상황이다. 내수 침체로 인한 물가 하락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최근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일본이 겪었던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이다. 이는 자산가격 하락에 따라 부채규모를 더욱 줄이면서, 자산가격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는 현상을 의미하며, 일본의 장기 경제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도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본과 같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과거 일본에 비해 크지 않고, 대출도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중국 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소득대비 부동산 가격이 일본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사전에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기술발전의 역설이다. 위엔위엔 앙 존스홉킨스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최근 기고문에서 중국경제의 역설(China’s Economic Paradox)을 언급하며 최근 기술개발 중심의 중국경제 전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르면 기술개발로 탄생한 신생산업은 현실적으로 부동산 등 전통 산업을 빠르게 대체할 만큼 성장하기 어려워 경제성장 동력의 공백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차와 같은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이다. 이와 같은 생산성 향상은 기술 교육을 받은 젊은 근로자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며, 고령 근로자와 같은 사회적 소외계층을 더욱 소외시킨다. 따라서 첨단 기술 경제로의 전환에는 정부의 산업 정책 투자, 근로자 재교육,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 등이 필수적이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GDP 성장과 건전한 공공 재정이 동반되어야한다. 이러한 지원이 부족하면 사회·경제적 격차가 심화될 위험이 크다. 다만, 최근 중국의 소비촉진정책과 함께 이러한 사회보장제도 강화 등의 정책방향이 포함되어 있어 이러한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협상 타결로 인해 중국의 전략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향후 관세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수 확대, 외교 관계 다변화, 기술 혁신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한다. 이와 함께 내부적인 경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이 이러한 여러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각주
1) 노후된 제품과 설비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도록 장려하여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이다. 산업 설비 교체 시에 대출 금리 우대 혹은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포함된다.

[참고문헌]
政府工作报告, 新华社,2025.3.12. (검색일: 2025. 5. 18)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503/content_7013163.htm
徐高:中国经济的短期压力和长期出路,北大国发院, 2023.8.14. (검색일: 2025. 5. 18) https://mp.weixin.qq.com/s/3niQAbzJ-K36Y6kM0zidnQ 
独家专访辜朝明:资产负债表衰退?中国和日本不一样, 第一财经, 2024.5.8. (검색일: 2025. 5. 18) https://mp.weixin.qq.com/s/L3W37p9NP-WNmcameTtrLQ
Alfaro, L., & Chor, D., (2023). Global Supply Chains: The Looming “Great Reallocation”. No. w31661.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Ang. Y., (2024). China’s Economic Paradox, Project Sydicate (검색일: 2025. 5. 18) https://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xi-jinping-policies-led-to-tech-boom-growth-slump-by-yuen-yuen-ang-2024-09
Cavallo, A., Gopinath, G., Neiman, B., & Tang, J. (2021). Tariff pass-through at the border and at the store: Evidence from us trade policy. American Economic Review: Insights, 3(1), 19-34.
Freund, C., Mattoo, A., Mulabdic, A., & Ruta, M. (2024). Changing global linkages: A new cold war?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150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5). World economic outlook: A critical juncture amid policy shifts (April 2025). International Monetary Fund.
OXFORD ECONOMICS. (2021). The US-China Economic Relationship. A Crucial Partnership at a Critical Juncture. The US-China Business Council, Oxford.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