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Home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경제, 빠오우(保五)시대
곽복선 소속/직책 : 경성대학교 중국학과 / 교수 2025-05-26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경제는 2024년 4/4분기에 이어 금년 1/4분기에도 5.4%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안정적인 성장국면을 보여주었다. 또한, 중국통계국이 지난 5월 19일 발표한 1~4월 중국경제상황을 보면 안정적인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안정적 경제성장의 근거로 금년 들어 4월까지 공업생산의 비교적 빠른 증가, 서비스업 안정적 성장, 시장판매 안정적 증가, 고정자산투자 지속적 확대, 상품교역규모 지속 증가, 취업상황 안정, 도시조사실업률 하락, CPI 소폭 하락 등의 사항을 들었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일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기인 2022년도 경제상황 발표 시 사용했었던 ‘(내외부 어려운 상황의)압력을 힘껏 버티어내면서’라는 표현을 다시 사용하면서 ‘안정적 경제성장’을 하였다고 자체 진단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중국경제가 어려운 국면임을 시사했다.1)
그러나 지난해 4/4분기와 금년 1/4분기 두 분기의 단기적인 성장추세를 넘어서, 수년에 걸친 중장기적 성장추세를 살펴보면. 중국경제가 최근 들어 어느 시기보다도 더욱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 노정되고 있다.2) 중국정부로서는 금년이 14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규획의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5%대의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 재정, 산업, 지역발전 등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3)
중국경제, 장기적인 성장률 하락세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그림1) 추이를 보면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 발생으로 잠시 경기침체를 겪었던 중국경제는 빠르게 회복되어 상당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었다. 한때 중국정부는 안정적 취업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8%대 경제성장을 유지해야한다(빠오빠 保八)고 천명했었다. 그러나 2012년 2/4분기부터 7%대로 성장률이 둔화되었고, 2015년 3/4분기부터는 6%대로 성장률이 둔화되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경제가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규모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어느덧 고도 성장기가 끝나고, 이제는 5%대 성장을 지키기 위한 빠오우(保五)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4)
<그림1>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단위:%)
자료:각 년도 통계공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활용 저자 작성
그러나 금년에도 5%대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지는 쉽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중국경제는 코로나시기를 나름대로 잘 극복하고 회복기를 넘어 성장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자체평가하고 있지만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삼두마차인 소비, 투자, 수출 중에서 어느 것 하나 경제성장을 확실히 이끌 강력한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쌍순환 정책의 한 축인 내수를 강력하게 견인해야하는 소비, 투자 부문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수출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에서 벗어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간의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이러한 상황이 바로 나타난다.(표 1, 표 2)
GDP대비 총통화량(M2)의 수준을 보면 230%대로 이전의 200%대보다 훨씬 통화량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대미환율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 추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와는 반대로 CPI 0% 수준(월별로는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오가고 있다), PPI는 지속적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물가지표만 놓고 보면 중국은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면 물가상승이 있어야하는데 중국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공업기업의 이윤도 3년 연속 감소하여, 기업들의 경영사정이 악화되고 있고, 도시지역실업률도 여전히 5%대에 머물고 있으며, 개선되기는커녕 정부의 금년도 실업률 목표가 5.5%이어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5)
한편 쌍순환의 다른 날개인 대외분야도 시원한 모습이 아니다. 우선 상품수입의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아세안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지속되면서 상품무역수지흑자가 상당한 폭으로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분야에서는 오히려 적자가 상당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외자유입(FDI)금액이 2022년을 정점으로 대폭 감소하고 있다.
<표1>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추세(1)
자료: 각 년도 통계공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활용 저자 작성
<표2>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추세(2)
자료:각 년도 통계공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활용 저자 작성
내수 부진, 경제성장 견인력 약화
중국경제의 성장패턴을 보면 소비상황을 반영하는 소비품소매총액 증가율이 지난 20년간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았다(코로나 시기인 2020, 2022년 제외)(그림1). 쉽게 말해 소비가 경제성장을 이끌어 오는 역할을 감당해 온 것이다. 역사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대일 때 소비(소비품소매총액)는 12~14%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성장률이 6%대로 하락했을 때도 소비증가는 8~10%를 기록하며 경제를 견인했다.
그런데 지난해에 처음으로 소비품소매총액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1.5%p나 낮았었고, 금년 1/4분기에도 0.8%p나 낮은 4.6%증가에 그쳤다.(4월까지는 4.7%증가)소비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성가 활성화 되기 어려움을 알 수 있다.
<그림2>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소비품소매판매총액 증감률 (단위: %)
자료: 각 년도 통계공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활용 저자 작성
투자 역시 부동산개발투자의 지속적 급감으로 극심한 부진상황을 보여주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경제를 강력하게 견인했던 것은 소비가 아니라 고정자산투자였다.6)
<그림3>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고정자산투자증가율 (단위: %)
자료:각 년도 통계공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활용 저자 작성
그러나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사회간접자본의 중복투자 문제와 지방재정적자의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투자가 둔화되었고, 근년 들어서 부동산개발투자가 계속 2자리수의 감소를 보이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끌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그림3)
역사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대일 때 투자(고정자산투자 총액 기준)는 13~17% 증가하였었다. 그러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5~8%대로 떨어지면서 경제성장률도 6%대로 떨어졌고, 이제는 경제성장률을 훨씬 하회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년 들어서도 1~4월간 SOC투자 5.8%, 제조업투자 8.8%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개발투자가 10.3%나 감소하여 고정자산투자는 4.0% 증가에 그쳤다. 역시 5% 경제성장률보다 1%p 이상 낮은 수치이다.
중국의 고도경제성장을 이끌면서 경제침체기에는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고정자산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제를 안정화시켰었는데 이미 그 효력을 상당부분 상실한 상황이다. 사실상 부동산개발투자의 극심한 침체는 자산 감소효과를 통해 오히려 소비증가도 어렵게 하면서 중국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는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2024년은 물론 금년 4월까지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보면 신규 주택의 경우 상해, 태원(太原)을 제외한 68개 도시, 기존 주택의 경우 70개 도시 전부가 모든 면적에 걸쳐 가격이 하락하였다.
<표3> 중국경제성장률과 소비, 투자 증가율
자료: 각 년도 통계공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활용 저자 작성
외국인투자유치도 부진, 2년 연속 유치금액 대폭 감소
지난해 중국에 투자한 외자기업은 5만9천여 개사로 2018년 이래 최대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투자유치금액은 1,160억 달러로 2023년 대비 500억 달러나 대폭 감소하여, 10년 전인 201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년들어서도 1/4분기 투자기업수는 12,603개사로 4.3% 증가하였으나, 투자금액은 2,692억 위안(약 376억 달러)으로 전년동기대비 10.8% 감소하였다. 이렇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외자기업들이 중국경제에 대해 그리 낙관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중국통계국포털(國家數据https://data.stats.gov.cn)에 따르면 중국에서 경영 중인 외자법인 수는 2022년 기준 홍콩, 대만, 마카오 투자기업을 포함하여 25만6천여 개사로 전체 법인 3,282만여 개사의 0.78%에 불과하다(직원수 8명 이하의 개인 기업은 제외된 통계). 지난해 외자기업의 수출은 9,789억 달러로 중국 수출의 27.4%를, 수입은 8,201억 달러로 중국 수입의 31.7%를 차지하였다. 중국수출입의 30%를 1%도 채 되지 않는 외자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외자기업의 투자가 대폭 감소하고 있는 상황은 외자유입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 보다 적극적인 경기활성화 조치 필요
중국정부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소비, 투자 부문의 진작을 통한 내수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앙정부의 예산과 초장기국채 발행을 통해 소비와 주요 건설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3월 개최된 전인대의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정부는 2025년 3천억 위안(한화 약 54조원)규모의 초장기특별국채 발행을 통해 전자전기, 자동차, 건자재 분야 등에 대한 소비촉진 정책7)을 지속 실시할 것임을 공표하였다. 또한, 중앙정부예산에서 7,350억 위안(한화 약 132조원)을 투입하여 중국의 중대전략적 프로젝트(북경-천진-하북지역 협력 발전, 장강경제벨트, 광동-홍콩-마카오 대만구, 해남개혁개방, 황하유역생태보호, 일대일로 연관 국가협력)와 과학기술, 에너지, 식량, 생태환경 등 20여 중점분야의 안전능력제고에 나설 계획임을 공표하였다.8) 이미 소비제품의 교체소비를 지원한 성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기업들에 대한 감면세조치9) 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지불준비율 및 대출금리의 지속적 인하10)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외무역이나 외자유치의 대폭 증가는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5% 성장(빠오우)을 이룩하려면 결국 내수를 얼마나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 또한 아킬레스건인 부동산개발투자의 감소세를 어떻게 반전시킬지가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 소비촉진과 부동산 불황을 타개하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있지 않으면, 중동지역의 불안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물류문제, 미중 무역전쟁 지속 등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대외환경으로 인해 중국경제는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금년에 빠오우가 가능할지 대단히 불투명하다고 할 수있다.
---
*각주
1) 5월 19일 발표한 4월 경제상황(4月份国民经济顶住压力稳定增长 2025.05.19. 国家统计局)의 표제어인‘顶住压力稳定增长’은 3% 성장에 그친 2022년 경제상황 발표 시 사용했던 표현 ‘2022年国民经济顶住压力再上新台阶’과 같다.
2)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고관세부과 정책과 이미 트럼프 1기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디커플링 현상이 더욱 어려움을 가중 시킬 것으로 보이나, 본 분석에서는 지면상의 문제로 미중관계를 다루지 않았고 중국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데이터만을 중심으로 중국경제 상황을 다루었다.
3) 매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5년차)의 경제성장률을 보면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9·5(1996~2000)기간 8.4%, 10·5(2001~2005)기간 11.3%, 11·5(2006~2010)기간 10.6%, 12·5(2011~2015)기간 6.9%, 13·5(2016~2020)기간 2.2%로, 10·5기간을 제외하곤 모두 5개년 계획의 초반부(1년차~2년차)보다 낮은 수치였다.
4) 금년 3월5일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치앙(李强)국무원총리는 정부업무보고시에 금년도 경제성장률 목표를 5%좌우로 제시하였다.
5) 일정규모 이상의 공업기업은 그 기업의 주요 영업업무수입이 2천만 위안/년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6) GDP에서 투자는 고정자본형성을 의미하지만, 중국의 경우 고정자본형성(固定資本形成總額)과 고정자산투자(=SOC투자+제조업투자+부동산개발투자)를 구분하여 발표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경제성장관련 투자통계 발표 시 고정자산투자총액 수치로 발표하고 있다.
7) ‘초장기국채 3,000억 위안을 발행하여 소비제품의 교체소비를 지원한다.(安排超长期特别国债3000亿元支持消费品以旧换新), 2025.03.05. 政府工作报告
8) ‘금년 중앙정부예산내에서 7,350억 위안을 안배하여 투자를 진행한다.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며, 이에 수반되는 초장기대출 등 융자를 강화하고, 각 지역·조직간 협력을 강화하여,.’양중(국가중대전략실시 및 중점영역안전능력)‘건설을 저극적으로 지원한다.(今年中央预算内投资拟安排7350亿元.用好超长期特别国债,强化超长期贷款等配套融资,加强自上而下组织协调,更大力度支持“两重”建设.)’ 2025.03.05.政府工作报告
9) 季度支持科技创新和制造业发展主要政策减税降费及退税达4241亿元, 2025.05.19 国家税务总局办公厅
10) 지난 5월15일을 기해 중국인민은행은 지준율을 0.5%p 낮추었다.(中国人民银行决定下调金融机构存款准备金率 2025.05.07. 中国人民银行)
[참고자료]
2015~2024 년도 中华人民共和国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
政府工作报告 2025.03.05.
中国人民银行 홈페이지(http://www.pbc.gov.cn)
国家税务总局 홈페이지(https://www.chinatax.gov.cn)
4月份国民经济顶住压力稳定增长 2025.05.19. 国家统计局
이전글 | 트럼프 2기 대중정책과 중국의 대응 및 향후 과제 | 2025-05-26 |
---|---|---|
다음글 |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 하에서의 한, 중 협력과 법률 시장 | 2025-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