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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베이징의 세계도시 건설, 소프트 경제력이 키포인트

김부용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0-06-30

올림픽 이후의 베이징, 세계도시를 꿈꾸다


 지난해 말부터 베이징을 세계도시로 건설하자는 목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기 시작했고 올해 초 개최된 베이징시 양회에서 베이징을 세계도시로 건설하자는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됨에 따라 현재 베이징에서는 세계도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실 베이징에서 세계도시라는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2005년 국무원의 비준을 거쳐 통과된 ‘베이징시 도시종합계획(2004-2020년)’에서다. 그러나 세계도시가 지난해 말부터 조명을 받게 된 데에는 국내외 정세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대외적으로 볼 때, 중국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세계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중요 이슈에 있어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위상 변화에 힘입어 수도 베이징의 글로벌 도시로서의 위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일각에서 얘기하듯 ‘중국인들의 동네잔치’로 비춰졌을지 모르나, 어쨌거나 베이징은 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편, 대내적인 측면에서는 중국내 도시 간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베이징은 새로운 포지셔닝이 필요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방도가 높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도시로 육성됨으로써 베이징-톈진-허베이 일대를 잇는 지역경제발전을 견인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2009년 베이징시 1인당 GDP가 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어느 정도 여건을 갖추게 되자, 베이징은 세계도시로 건설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게 된 것이다. 최근 베이징시는 세계도시 건설을 향한 첫 국제세미나도 개최하여 베이징의 세계도시 건설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그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세계도시는 어떤 도시?


  그렇다면 어떤 도시를 세계도시라고 일컫는 걸까? ‘세계도시’라는 단어는 1889년 독일의 문학가 괴테(Gethe)가 제일 먼저 제기한 것이다. 그는 ‘세계도시(독일어로 Welstadt)’라는 단어로 당시의 로마와 파리를 묘사하였다. 그 후 1915년 건축가이자 도시계획의 선구자인 패트릭 게데스(Pattrick Geddes)는『진화중인 도시(Cities in Evolution)』라는 책에서 ‘세계도시(World City)’라는 영어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세계도시의 이론과 실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서방에서 20세기 80년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때로부터 많은 학자들과 기관들에서는 세계도시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으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연구가 프리드만(Friedmann)의 세계도시가설, 쌔쓴(Sassen)의 글로벌도시, 스코트(Scott)의 글로벌도시구역이다(표 1 참고).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세 학자는 세계도시의 직능, 주체, 지역단위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글로벌 조직 및 관리능력을 세계도시의 근본적인 특징으로 보고 있다.

 

표 1. 세계도시에 대한 3개 대표적 연구

자료:『2010년 세계도시 건설 국제세미나 자료집』


  지금까지 세계도시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말하여 세계도시는 ‘국제 대도시의 첨단형태로서 전 세계의 경제,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시’로 해석된다. ‘개방도가 높은 도시’를 국제도시라고 한다면 세계도시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도시’이다. 다시 말해 세계도시는 국제경제의 중심으로 세계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외교적 영향력과 국제정치 발언권을 갖고 있으며, 전 세계 문화의 중심이자 기술혁신, 금융, 서비스, 교역의 중심이고 국제행사의 무대가 되는 도시이며, 다국적기업과 국제기구, 그리고 인재가 집결된 도시이다. 동시에 편리한 교통과 선진적인 교육 및 양호한 거주 조건을 갖춘 도시이다.
  현재 뉴욕, 런던, 도쿄 및 파리가 세계도시로 불린다(파리의 영향력은 아직 그렇게 크지 않다). 이들 도시의 공통된 특징은 도시인구가 1,000만 명 이상으로 규모가 매우 크며, 정치, 경제 등 다방면에서 세계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또한 상주 국제기구, 특히 상업기구 수가 많고 국제회의 개최 횟수, 입국 여행자수 등 면에서도 다른 도시들에 비행 상당한 우위를 갖고 있다.


베이징은 세계도시에 얼마나 근접했나?


  현재 베이징시는 이미 국제도시의 문턱에 들어섰다. 2009년 베이징시 1인당 GDP는 만 달러를 돌파하였는데, 세계은행의 최신 기준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이미 중등 수준의 부유한 도시에 속한다.
  2009년 서비스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로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하는 세계도시의 마지노선에 근접하고 있다.
  2009년 수도 국제공항의 연간 고객 수송량은 6,500만 명 이상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고객 수송량이 많은 공항이다. 또한 수도 국제공항 제3터미널은 단일 공항터미널 규모로는 세계에서 최대로 인천공항의 1.5배에 달한다.   
  2009년 베이징시 금융업 부가가치는 1,720억 위안으로 금융업이 시 전체 경제성장에 대한 공헌률은 16.7%로 경제성장의 중요한 엔진이 되고 있다.
  베이징시에 입주한 세계500대 기업 본부수는 26개로 도쿄와 파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또한 2008년의 올림픽 개최로 베이징은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으며, 글로벌 경제위기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수도 베이징의 세계적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밖에 도시규모, 도시화수준, 서비스업 취업비중, 정보화수준 등도 세계도시 기준에 근접했거나 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베이징시는 여전히 세계도시와 현저한 격차를 보인다. 2009년 베이징시 1인당 GDP가 만 달러를 돌파하긴 했지만, 이는 세계도시가 공인하는 1.5-2.5만 달러와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며 런던의 5분의 1정도밖에 안된다.
  베이징시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70%를 넘겨 세계도시에 근접하고 있으나 총량은 여전히 작은 편이다.
  비록 베이징시는 중국에서 제일 큰 재산권거래소를 갖고 있지만 세계도시들에 비해 거래량이 매우 적은 편이다. 또한 도쿄, 뉴욕, 런던 등 도시에는 증권거래소가 있으나 베이징에는 아직 없다.
  현재 베이징시 주재 국제기구본부는 국제 대나무 및 등나무협회(International Network for Bamboo and Ratton, INBAR)와 유엔아태농업기구(UN-APCEAM) 등 몇 개밖에 없는데다 이 기구들의 국제적 영향력도 크지 않다.
  베이징시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서 중국의 문화중심지이다. 이렇듯 문화자원의 우위는 있으나 현재 문화적 영향력은 주로 전통적인 분야에 집중되어 있고 세계적 문화단체나 문화행사가 별로 없는 실정이다.
  베이징시의 R&D 수준은 중국내에서는 선두 지위에 놓여있지만 국제 선진도시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다. 이밖에 생태환경문제도 심각한데 2008년 베이징시의 미립자 농도는 122마이크로그램/입방미터로 지난 세기 뉴욕의 2배, 도쿄의 2.5배에 달한다.


세계도시로의 건설, 관건은 소프트 경제력


  위에서 살펴보았듯 베이징시는 세계도시 건설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였으나 아직 세계도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계도시를 건설해야 할까? 세계도시 건설은 하드 경제력과 소프트 경제력으로 나누어 토론할 수 있다. 하드 경제력 면에서는 금융업의 발전을 가속화하여 경제에 대한 금융의 견인차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업이 도시경제의 핵심이 되는 것은 세계도시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인프라 건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육로, 철로, 항로 등이 발달한 교통허브로 부상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 경제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즉, 투자의 안정성 보장, 지식재산권 보호, 비정부기구(NGO)의 발전 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건전한 공공서비스 감독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세계도시 건설에 매우 중요하다. 어느 기자가 베이징시의 맹인도로를 조사해본 적 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지나가는 맹인이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원인은 바로 맹인도로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맹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차지가 되어 맹인들이 감히 지나다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 도시들은 관리시스템 구축을 매우 중요시한다.
  베이징을 세계도시로 건설하는 것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베이징이 국제금융중심, 국제행사무대, 인재집결지, 국제정치중심지로 발전하기만 하면 자연히 세계도시로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이는 매우 그릇된 생각이다. 사실 인성화가 결핍된 도시는 제 아무리 도시기능이 우월하다 해도 결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없다. 
  베이징시는 2050년까지 세계도시 건설이라는 목표를 제시하였기에 남은 기간 동안 소프트 경제력을 강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1.『北京商报』(2010. 1. 25),「베이징: 대국 굴기 속 세계도시 전략」.
2. 中国新闻网(http://www.chinanews.com/)
3. 베이징시 국제도시 발전연구원·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 발전연구중심(편),『2010년 세계도시 건설 국제세미나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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