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동향세미나]베이징, 외자도 좋지만 인재가 좋아

김부용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0-09-29

중국은 주공토포(周公吐哺), 삼고초려(三顾茅庐), 유재시거(唯才是举)라는 말들이 있다. 모두 중국 역사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표현한 말들이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돌고 돈 오늘날 인재의 중요성은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정부가 첫 번째 중장기 인재발전 계획으로 '국가 중장기 인재발전 계획요강'을 발표한데 이어 베이징시 정부에서도 지난 8월 첫 지역 차원의 인재 육성 방안인 '수도 중장기 인재발전 계획요강'을 발표하였다. 경제성장 전략이 전환기를 맞은 중국이 '인재가 미래'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해 인재로 산업을 이끄는 전략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2일, 베이징시는 고급 인재 육성과 유치를 위한 <수도 중장기(2010~2020년) 인재발전 계획요강>(이하 계획)을 발표하였다. 올 초에 개최된 양회에서 세계도시 건설 목표를 제시한 바 있는 베이징시가 뉴욕, 런던, 동경 등 도시에 맞먹는 세계 일류의 인재도시로 육성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동 계획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2020년까지 노동연령 인구 중 고등교육(중국에서의 고등교육은 전문대 이상을 가리킴) 수혜자 비율을 42%, 기술직 중 첨단기술 인재비율을 30%, 인적자본 및 인재자본이 경제성장에 대한 공헌도는 각가 45%와 60%로 향상시킬 전망이다. 동시에 노동인구 만 명당 R&D인력은 260명, 인구 백만 명당 특허 출원건수 3,000건 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동 계획에서는 베이징시, 톈진시, 허베이성의 고급 인재들에 대해 호적(戶口)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최근 징진지(京津冀) 지역일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역내 산업이전의 수요에 의해 호적제도를 완화한 것이다. 중국의 호적제도는 호적이 아닌 다른 지역(도시와 농촌도 구분)에 거주할 경우 자녀의 학비나 의료, 보험료 등이 비싸 사실상 거주이전의 자유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특히 농촌 주민들의 도시로의 이주를 막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농촌개혁을 위해 중국정부는 지난해 도농 호적제도 일원화를 재천명하는 등 호적제도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도농간이 아닌 성시(省市)간 호적제도 완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재 육성 및 유치를 위한 베이징시의 노력 또한 심상치 않다. 베이징시는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등 명문대학내 시립학원 혹은 연구소를 설립하여 필요한 인적자원을 기획,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베이징의 중관춘(中關村) 등 지역을 인재 특구로 지정하여 해외 고급인재 유치를 촉진하기로 했다. 이들 인재특구에서는 국외의 선진 경험을 참고하여 국내 최초로 국제일류 수준의 창업시스템을 구축하며, 지역내 창업기업을 활성화하여 첨단기술산업과 신흥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의 경쟁력 있는 지역과의 교류를 활성화해 서로 상관된 산업간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중국기업의 국제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간 협력체제 구축으로는 ‘중관춘-실리콘밸리-(인도의 실리콘밸리인) 방갈로르’, ‘금융가-월스트리트’, ‘CBD-맨하튼’, ‘화이로우(懷柔)-헐리우드’ 등이 있다.


 베이징시 정부는 인재 육성과 유치를 위해 인문·사회, 과학기술, 녹색, 첨단기술 산업 분야의 인재양성에서 당정인사 자질 제고, 해외 고급인재 유치에 이르는 12개 중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해외 고급인재의 유치이다. 베이징시는 2009년 4월부터 ‘해외인재 유치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는데 프로젝트에 선정된 대상자에게는 일시 보조금으로 100만 위안이 주어지며, 자녀 학교 입학, 의료, 사회보험, 비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88명의 해외 고급인재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베이징시에 안착하였으며, 베이징시의 6개 창업기업에 2명 이상의 ‘해외인재 유치 프로젝트’에 선정된 글로벌 인재들이 자리를 잡고 베이징시의 첨단기술산업과 신흥산업의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신저우 세포 프로젝트 유한회사(新州細胞工程有限公司)의 부총경리 마닝닝(馬寧寧)은 그 중 한명이다.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마닝닝 박사는 베이징시 ‘해외인재 유치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2009년 귀국하였다. 미국 씨티은행에 근무하던 그의 부인도 과감히 직장을 버리고 그와 함께 귀국하였다. 현재 그들의 수입은 미국에 있을 때보다 3분의 2가량 줄어들었지만 잘한 선택이라고 마닝닝 박사는 말한다.  중국, 그리고 베이징시의 빠른 경제성장에서 발전성을 보아낸 것. 미국도 이들을 붙잡지 못한다.


 최근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해외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개혁개방 초기 기술과 자금의 부족으로 외자를 유치하였다면, 오늘날에는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외자뿐만 아니라 인재 유치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돈이 있기에 가능한 얘기다. 과거 인재들에 적절한 대우를 해주지 않아 많은 인재를 떠나보냈던 중국이 이제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재들을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고 있다. R&D에 대한 투자도 막대하다. 2000년 GDP 대비 0.9%에 그쳤던 R&D 투자가 2009년 현재 1.6%까지 높아졌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짝퉁의 나라’가 아니다. 중국의 나노기술은 이제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고, 생명공학 분야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0년 9월 28일자 뉴스에서는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가는 고속열차가 416.6km/h의 시속으로 시운전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다시 세계기록을 돌파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대도시의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저탄소 친환경 대중교통인 입체쾌속버스(立體快巴)가 개발돼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의 30여년 만에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는 면에서 빠른 발전을 거두고 있다.


 중국이 빠르게 기술을 추격해오고 있고, 향후 인재 육성과 유치를 통해 추격속도를 가속화하려는 지금, 한국도 언제까지 중국에 대한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참고자료: 베이징시 정부 사이트, 北京日報)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