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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兩會) 읽기

강준영 소속/직책 : 한국외대 교수 2015-03-16

■ 양회의 의미 - 2015년,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 제시
 

  ㅇ 중국 정부는 3월 5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열고 2015년 정치 일정의 시작을 알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제헌국회 역할을 수행하고 1954년 9월 제1차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최되면서 공산당의 자문 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 직능대표제로 운영되는 정협은 최근 민생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건의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건의해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중국 헌법 상의 최고 권력 기구이며 중국의 핵심 정치 제도임. 대개 전 해에 열리는 공산당 대표대회나 당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중전회)의 중요 정책 건의를 심의 통과시켜 정책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 이 정책을 헌법상 최고 권력의 최고 집행 기관인 국무원이 집행하는 구조임. 따라서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핵심 의제는 항상 국무원 총리가 발표하는 ‘정부 공작(업무) 보고’ 임.


■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 내용과 정책 방향 
 

  ㅇ 3월 5일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보고는 우선, 경제적으로 중국 경제가 뉴노멀(新常態)시대에 본격 진입했음을 선언하고 경제 성장률을 7%내외로 발표하면서 ‘경제의 중고속 성장 유지와 질적 성장’이라는 이중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함. 각종 민생 현안을 비롯해 환경 문제에 관한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한 법 집행을 천명했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촹커(創客/벤처 기업가)의 집중 육성에 4억위안 (한화 약 7조원)에 달하는 창업 기금 조성해 지원할 것임을 강조함. 또 고속성장이 더 이상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모델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실크로드 경제지대 및 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을 적극 추진함을 선언. 일대일로 정책은 정치경제적 양면전술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향후 약 10년간 최소 8조 8천억 위안(한화 약 1천 540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임. 이밖에 정부의 가격 통제를 최소화하겠다는 가격개혁, 중소형 민간 은행 설립 등을 포함한 금융 개혁, 외국인 투자법을 전면 개방하여 투자 제한 품목을 절반으로 축소하겠다는 새로운 시장 개방정책 및 정부의 권한을 하급 기관에 이양한다는 작은 정부 건설과 한중일 3국 FTA의 추진도 발표.
 

   ㅇ 시진핑 체제를 유지하는 중요 구성요소로 ‘네 개의 전면(4個全面)’을 제시함. 네 개의 전   면이란 18차 당 대회에서 제기된  ‘모든 국민이 의식주 방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전면적 소강(小康)사회’ 구현, 18기 3중전회에서 제시된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전면적 개혁 심화’, 그리고 18기 4중전회에서 확정된 '전면적인 법에 의한 통치(依法治國)’ 및 ‘엄정하게 당을 관리한다는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임. 이는 이미 작년 12월 시진핑의 장쑤(江蘇)성 시찰 때 본격 제시된 것으로, 지난 2년간의 시진핑식 통치 이념을 집대성해 이번   전국인대에 공식 거론함으로써 시진핑 시대의 개혁을 주도할 새로운 이념으로 떠올랐다고 할 수 있음. 앞으로 ‘네 개의 전면’은 지속적인 이론화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중국공산당의 ‘세 가지 의식(三種意識)’이 강조되고 있음. 이는 중국의 꿈을 달성하기 위한 투철한 ‘사명 의식’과 현대 중국 사회 문제의 해결을 지향하는 강력한 ‘문제 의식’ 그리고 역사적 사명을 책임질 ‘담당 의식’을 제기하고 있음. 때문에 정치적으로 강력한 부패 사정 정국이 계속될 것임. 특히 양회 진행 기간 중에도 부정부패 관련 대표들에 대한 수사 및 현장 체포 등이 이루어져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알림.  특히 올해는 부패 척결 영역을 군과 국유기업 그리고 대학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중국 사회 전반에 대한 강력한 사정 정국은 계속될 것임.
 

 ㅇ  강한 중국 건설을 위한 강군 건설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천명함. 이를 위해 작년의 12.2%보다는 떨어지지만 전년 대비 10.1% 증가된 8천 868억 위안(한화 약 155조 5천 억 원)의 국방 예산을 통과시켜 두 자리 수 증가를 유지함. 늘어나는 국방예산은 주로 최신형 핵 잠수함, 항공모함 전단 구축 및 차세대 전투기 등 첨단 장비 개발에 사용될 것으로 보임. 리커창 총리는 ‘강한 군대가 주권과 안보를 근본적으로 수호한다’면서 첨단 무기와 장비를 강화할 것을 천명함. 또 푸잉(傅瑩) 전국인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뒤 처지면 바로 당한다’는 아픈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군대 건설이 필요하다고 대답. 특히 시진핑 주석은 해방군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군대와 민간 영역의 융합 발전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방향을 국가 전략화해 강군 건설과 국방 건설에 매진할 것을 촉구함.     
 

 ㅇ 지난해 중국식 통일방식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야기된 홍콩문제에 관해서는 ‘홍콩기본법’에 들어있던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과 홍콩 법원이 종심권을 갖는 ‘고도의 자치’를 삭제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함.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 차기 대선에서 대만 독립 성향을 지닌 민진당 후보의 당선을 우려해 중국이 ‘대만 독립’ 분위기에 대해서는 높은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재삼 천명하면서 대만에 대한 다섯 가지 마음을 강조함.  ’양안의 미래에 대한 충분한 믿음(信心), 문제해결을 위한 인내심(耐心), 대만동포에 대한 성심(誠心) 그리고 중화부흥에 대한 일치된 마음(薺心)과 양안 평화통일에 대한 결심(決心)을 제시함.
  
■ 시사점 
 

ㅇ 이번 양회는  중국 정부가 강조하듯 전면적 심화개혁의 핵심 년도이며 전면적 의법치국 원년임. 전체적으로 시진핑 체제가 구축되어 본격 가동되는 해로 ‘네 개의 전면’이 시진핑 체제의 새로운 지도 이념으로 제시될 조짐이 보이는 등 정치적 자신감을 표출한 회의로 볼 수 있음.
 

ㅇ 전국정협과 전인대의 일부 논의에서도 나타났지만 향후 중국의 국내적 안정은 민생문제의 해결에 있다고 볼 수 있음. 부패척결 정국을 주도하면서 정부적 차원에서의 시진핑식 국가 통치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민심을 얻지 못하게 되면 중국 정부 역시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음. 특히 정협에서 호적제도 개선, 취업 문제와 급여 인상, 양로제도 개혁 등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건의가 제기되고, 21개 대학의 교수들이 ‘두 자녀 문제’ 등에 대한 의사를 공개 건의서를 통해 제시하는 등 민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함.
 

ㅇ 중국의 중속 성장 시기 진입을 강조하는 뉴 노멀은 경제적 의미외에 시진핑식 통치 구현이라는 정치사회적 뉴노멀도 포함하고 있음. 일단 현재까지 보이는 시진핑의 뉴노멀은 경제적으로는 덩샤오핑식 개혁개방 노선을 견지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마오쩌둥식 안정을 희구하는 ‘정좌 경우(政左經右)’의 단면을 보이고 있음. 따라서 경제적 뉴노멀에 대한 대비는 물론 정치사회적 뉴노멀에 대한 대비도 전략적으로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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