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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신세대 농민공은 이런 것을 원한다

정지현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0-12-03

  아직 새해가 시작되지도, 구정설인 춘절(春節)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도 아닌 11월 말 현재, 중국 남부의 일부 지역에서 “인력부족 현상(用工荒)"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중국 국가통계국은 조사단을 구성하여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근로자) 공급 최대지역인 허난성(河南省)의 공사현장과 고용업체를 찾아다니며 신세대 농민공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하여 조사를 하였다. 



 

  조사결과 저임금, 불안정한 생활, 높은 소비물가, 낮은 사회보장 등을 주요 문제로 제기하던 1세대 농민공(구세대 농민공)과는 달리, 신세대 농민공들은 삶의 질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다양하게 표출하였다. 1세대 농민공들이 제기한 문제들, 즉 일반적으로 논의되던 농민공 공통의 문제 외에도 신세대 농민공들이 느끼고 바라는 것들은 주로 다음의 6가지로 정리된다.


1. 현재 일하고 있는 도시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하고 생활하는데 영향을 주는 최대의 장애요인은 너무나 비싼 집값이다. 농민공의 임금소득 수준이 낮은데다가 임금인상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보다 훨씬 느려 도시에 집을 사는 일은 너무나 요원하다. 


2. 지식 및 기술력을 갖춘 농민공의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허난성의 경우, 신세대 농민공 중 중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의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하여, 중요한 기술 인재 등으로 기능하기에 여전히 부족하다.


3. 자녀교육 및 사회보장 문제 등 기본적인 공공서비스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신세대 농민공 중 양로, 의료, 실업보험의 혜택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여전히 낮고, 호적 등을 이유로 농민공 자녀를 받아주지 않는 학교도 여전히 존재한다.


4.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너무 커 꿈을 실현하기가 어렵다. 신세대 농민공 대부분은 자신감과 희망으로 충만하지만 복잡한 사회와 고단한 생활환경에 부딪쳐, 공부하고 (직업)훈련을 할 시간과 여력이 없어 기술 숙련 및 향상 등 자기개발을 하기가 어렵다.

5. 신세대농민공은 현재 친구를 사귀고 연애 및 결혼을 할 적령기이나 사회적인 교류의 폭이 좁고 소득이 낮으며 농민공 남녀 비율이 불균형하여 "친구를 사귀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없고, 연애를 하고 싶어도 적당한 사람이 없으며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도 그럴 상대가 없다"고 토로하였다.


6. 노동권익 침해 현상이 심각하다. 현재 신세대 농민공과 관련된 낮은 근로(노동)계약 체결률, 임금체불, 열악한 위생 환경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 밖에도, 신세대 농민공에게 산재가 발생할 경우, 고용업체의 60% 정도만이 그 의료비용을 지불한다. 농민공이라는 신분 때문에 병원에 가기도 어렵고 치료비도 비싸다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산재 및 직업병 등 고액의 의료비용은 농민공의 시련을 가중시킨다.


  신세대 농민공들은 그들이 도시의 젊은이들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며, 정신적인 풍요로움과 타인으로부터의 존중을 갈망하고 있었다. 또한 사회가 그들에게 틀지어 놓은 농민공이라는 딱지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였다. 일부 신세대 농민공들은 자신이 신세대 농민공인지 몰랐다가 인터넷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자신은 그저 도시에서 일하는 근로자(공인)일 뿐인데 왜 그 이름 앞에 꼭 ‘농민’을 붙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였다.  


  신세대 농민공에 대한 중국 사회의 관심도 상승을 반영하듯, 최근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비교적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1)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 광저우, 칭다오 등 대도시에서 일하는 내륙지역 출신 농민공들의 반응 역시 위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그들은 그들의 부모세대와는 달리 기본적인 학교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자존감, 이상향, 직업, 소득수준, 생활환경 등에 대한 의식이 변화하였다. 심지어 최근에는 농민공의 애환을 노래로 만들어 지하철 역에서 공연을 하는 농민공 밴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전문가들은 신세대 농민공들이 표출하는 새로운 특징, 새로운 요구, 새로운 문제를 매우 중시해야 하며 신세대 농민공의 권익유지를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각종 권익을 보호하는 강도를 더욱 강화하고 기술훈련을 강화하여 농민공의 전문기술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밖에도 농민공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존중하며 사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함과 동시에 각종 문화ㆍ오락 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여 그들이 건전하게 삶을 즐기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급속히 발전하게 된 근저에는 농민공의 땀과 눈물이 서려있다. 이러한 농민공의 세대교체는 중국에 기진출하였거나 신규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기업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중국에 진출하여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요즘 젊은 농민공들은 자신의 권익을 당당하게 주장하고 불평등한 처우라고 느낄 경우 강하게 표현하거나 이직을 선택한다고 한다. 물론 팍스콘 선전(深圳) 공장의 경우처럼, 불합리함을 강하게 느끼면서도 현실과 직접 부딪쳐 싸울 강단이 없는 젊은 농민공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신세대 농민공들은 힘든 육체적 노동이 많은 건축 분야 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제조 및 서비스업을 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힘든 육체노동과 관련된 기업의 인력난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그들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첨단 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자신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많은 정보를 교류하기 때문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경영태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중국 사회가 신세대 농민공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우하는 태도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현 시점에서, 한국기업은 한편으로는 이들을 한국 특유의 情 문화로 따뜻하게 대해주고 인정해 주면서 기업 내 소속감을 강화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농민공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중서부 지역으로의 이전을 적극 고려하거나 기계화ㆍ자동화를 통한 고용 최소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  신세대 농민공이라는 표현은 2010년 1월 31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2010년 중앙 제1호 문건인 「도농통합발전 역량을 강화하여 농업ㆍ농촌 발전의 기초를 다지는 것에 관한 약간의 의견」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본 의견은 도농통합발전 관련 적정 조치 마련 및 신세대 농민공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의 발표 이후 신세대 농민공 문제에 대한 연구 및 조사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자료: 第一财经日报,新华网河南频道,工人日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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