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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창장(長江) 중하류 지역의 가뭄 현황 및 영향

박진희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연구원 2011-06-16

1. 가뭄 현황


■ 수자원이 풍부해 ‘물고기와 쌀의 고향(魚米之鄕)’이라고 불려온 창장 중하류 지역에 올 봄부터 극심한 가뭄이 지속됨.

- 중국 국가기후센터(國家氣候中心)에 따르면, 올 봄 이래 창장 중하류 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194mm로, 평년 동기대비 50% 감소하였음.
- 특히 장시(江西),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장쑤(江蘇), 안후이(安徽) 5개 성(省)의 가뭄이 심각하여, 이들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최근 60년 중 최저치를 기록함.


■ 극심한 가뭄으로 인하여 창장 중하류 지역 호수의 물이 고갈되고 주민생활에 큰 피해가 발생함.

-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성 포양후(鄱陽湖)는 5월 28일 측정결과 수위가 10.8m로 작년 동기대비 7m 정도 감소하였고, 저수량은 7억 4000m³로 예년의 13% 수준으로 하락함. 
- 재해구제 업무를 담당하는 중국 민정부(民政部) 구재사(救災司)에 따르면, 5월 27일을 기준으로 상기 5개 성의 3,483만여 주민이 가뭄 피해를 입었으며, 423만여 명의 주민과 107만 마리의 가축이 식수난을 겪음. 농작물 피해 면적은 370.5만 ha(헥타르)이고, 직접적인 경제손실액은 149.4억 위안에 달함.


2. 정부의 대응조치


■ 5월 중순까지 가뭄이 지속되자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구호활동에 돌입함.

- 중국 민정부와 국가감재위원회(國家減災委員會)는 후베이, 후난, 장시, 안후이성에 차례로 재해구재응급시스템을 가동하고 구호팀을 파견함.
- 중국 재정부와 민정부는 8,000만 위안의 구호자금을 마련하여 후베이, 후난, 장시성 등에 전달함.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5월 31일 후베이성의 가뭄피해 지역을 방문해 재해현황을 살피고 농민을 위로함.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역시 6월 1일 피해지를 차례로 방문하며 구호활동을 감독하고 가뭄대책업무 좌담회를 주최함.  


■ 가뭄으로 인한 창장 중하류 지역의 용수·수운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싼샤(三峽)댐1)의 물을 20일간 60억㎥ 방류하고, 인공강우 작업을 진행함.


3. 가뭄의 경제적 영향


■ 극심한 가뭄으로 용수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창장 중하류의 농경지와 수산 양식장이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해 인근 지역의 농수산물 가격이 상승함.

-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채소가격은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만에 19% 급등함.
- 인근의 광저우(廣州)에서도 후베이산 수산물의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상승하였고, 후베이산 쌀값 역시 3일 만에 kg당 2.7위안에서 2.8위안으로 상승함.
- 창장 중하류 지역은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특히 후베이, 후난, 쟝시성은 올벼 생산량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55%에 달함. 가뭄이 올벼 성장기에 발생함으로써 곡물가격의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


■ 가뭄으로 인한 곡물과 수산식품 가격의 상승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에 영향을 미침.

-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대비 5.5% 상승하여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 식료품이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만큼, 창장 중하류 지역의 가뭄이 CPI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됨.

■ 그러나 전문가들은 6월 초에 국지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가뭄 피해면적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전국의 올벼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113.3만ha(헥타르)정도 증가하였기 때문에 가뭄이 곡물가격과 CPI의 추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함.


4. 가뭄의 정치·사회적 영향


■ 극심한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가뭄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었고, 이는 싼샤댐에 대한 비난을 불러일으킴.
- 싼샤댐이 가뭄을 불러일으켰다는 주장이 피해지역 주민들과 네티즌, 몇몇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기됨.
○ 피해지역 농민들은 싼샤댐 준공 후 창장 중하류 지역에 이상고온·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하였고, 창장 상류에 위치한 싼샤댐의 저수활동으로 인해 창장의 물이 중하류로 유입되는 것을 막았다고 비난함.

○ 인민일보 웹사이트에 자신을 고등학교 지리교사라 밝힌 한 네티즌은, 싼샤댐으로 인해 쓰촨(四川)지역에 형성된 저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서쪽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여름 계절풍이 북상하지 못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었다고 주장함.

○ 중국 지진국 지질연구소의 가오젠궈(高建國) 연구원은 싼샤댐의 건설로 창장과 중하류 지역 호수간의 물 조절 리듬이 깨져 가뭄피해가 가중되었다고 주장함.

-  중국 국무원이 싼샤댐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조치를 밝힌 「싼샤후속업무규획(三峽後續工作規劃)」을 5월 18일에 통과시키면서 싼샤댐에 대한 의구심이 가중됨.
○ 본 규획의 세부항목 중 하나가 싼샤댐의 물 비축이 창장 중하류지역에 가져온 악영향을 개선하는 내용과 관련되어 주목을 받음. 
 
-  그러나 정부 주요기관의 전문가들은 싼샤댐을 가뭄의 원인으로 보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강우량 감소가 가뭄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함.
○ 중국 기상국 국가기후센터 저우빙(周兵) 연구원은 △중국 동부 대기대순환의 이상 △열대대류와 남해계절풍의 발달로 인해 취약해진 수증기 이동 통로 △찬공기의 활동 강화로 창장 중하류지역에 한랭·온난전선 미형성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강우량이 감소하였다고 설명함.

○ 후베이성 기상국의 리우민(劉敏) 주임은 정기적으로 검측한 데이터에 따르면 싼샤댐 건설 전후로 발생한 기후 및 습도 변화가 미미하다며, 싼샤댐을 가뭄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함. 
 
○ 싼샤댐 주 설계자이자 중국공정원(中國工程院·중국과학기술연구센터) 원사(院士·최고 과학자에게 헌사하는 칭호)인 정쇼우런(鄭守仁)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의 싼샤댐 방류량이 자연상태보다 많았다며, 싼샤댐은 오히려 가뭄피해를 줄였다고 주장함.

○ 이 외에도 창장 중하류 지역에 수력발전소 건립과 수로공사가 무분별하게 진행되어 창장과 호수의 수위를 낮췄다는 의견도 제기됨. 


■ 가뭄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에는 지역간 이해관계 및 정부에 대한 불만 표출 등 여러 가지 성격이 혼재되어 있음.
- 중국 중앙정부 한 관계자는 모든 문제를 싼샤댐으로 돌리는 행위의 본질은 중앙·지방간의 이익다툼(博奕)이라 비판함.
- 싼샤댐 뿐만 아니라 남수북조(南水北調)2)와 같은 대형 수리공사가 지역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불만이 창장 중하류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제기됨.
- 이와 같이 대형 수리공사가 주변 지역민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추진되고 있다는 불만이 이번 가뭄을 계기로 가중되고 있어, 중국 정부가 남수북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



1) 창장 상류에 위치한 세 협곡인 취탕샤(瞿塘峽)·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를 잇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댐으로, 1994년에 착공하여 2009년에 완공됨. 전력생산과 홍수통제를 주 목적으로 건립되었는데, 수몰지역 주민 이주문제 및 역사유적, 생태계 파괴 문제 등의 부작용으로 비판을 받았음. 

2)중국 남부의 풍부한 수자원을 물이 부족한 북부로 끌어오는 사업으로, 동선, 중선, 서선으로 이뤄진 3개의 수로가 완공되면 연평균 448억㎥의 물이 북부 황허(黃河) 유역으로 수송됨. 2002년 착공되었고 2050년 완료될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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