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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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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동향세미나]반도체 제조업체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

임민경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전문연구원 2010-06-15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은 바로 랴오닝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경제기술개발구(經濟技術開發區)에 위치한 광전자다롄유한공사(光電子大連有限公司, 이하 광전자)의 신동춘(申東春) 총경리입니다.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광전자는 매우 성공적으로 현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한국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로서 중국 내수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경영 전략과 현지 경영의 어려움 및 장차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을 위한 조언에 관해 들어보았습니다.


KIEP 임민경 연구원(이하 KIEP): 안녕하세요, 다롄경제기술개발구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무척 놀랐습니다.


신동춘 총경리(이하 신): 네, 벌써 25년이 넘었으니까요. 다롄경제기술개발구가 1984년 9월에 비준을 받아 개발이 시작됐으니 그 때와 비교하면 많이 발전했지요.


KIEP: 그래도 광전자를 찾기는 쉬웠습니다. 개발구 노란공장이라고 하니 택시 기사가 다 알던데요? 광전자가 다롄경제기술개발구에 입주한 한국기업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경영현황은 어떤가요?


신: 광전자의 본사는 한국 익산에 있습니다. 중국에는 1991년 심양법인에 이어 1996년 9월 다롄에 중국 현지법인이 설립되었고 상하이, 천진, 홍콩, 심천에 각각 영업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대련법인은 부장급과 팀장급을 포함해 약 850명의 현지직원이 일하고 있고, 한국에서 파견한 주재원은 7명입니다. 주재원은 주로 핵심기술 관리자입니다.


과거처럼 생산기능만 의존해서는 이길 수 없어... 현지진출 후에도 끊임없는 기술혁신만이 중국 내수에서 살아남는 길. 
 

사진 : 광전자다롄유한공사 전경


 

 KIEP: 최근 많은 외자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과거 임가공 위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점차 중국 내수시장 진출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데요, 반도체 제조업체로서 광전자는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고 있나요?


신:
내수시장 진출은 바로 중국기업과의 전면적인 경쟁을 의미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기업이 과거처럼 생산기능만 강조해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도 끊임없이 기술진보를 이뤄야만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상황입니다. 광전자도 과거에는 다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한국 본사에서 납품되어 중국으로 재수출했지만, 2010년부터는 다롄 공장에서 생산해 직접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시장의 특징을 반영한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판매하려는 계획입니다.


KIEP: 아, 그럼 생산기지를 아예 중국으로 옮긴 건가요?


신: 그렇죠. 본사에서는 앞으로 기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죠. 물론 중국 내에서도 소위 말하는 프리미엄 시장은 본사에서 직접 영업을 합니다. 이 곳 다롄 법인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특히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직접 영업을 할 계획입니다. 최근 중국의 전자시장은 중·저가 위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 모든 수요를 한국 본사에서 파악하고 원가를 맞추어 영업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우선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니까요.


KIEP: 중·저가 전자시장의 구체적인 특징은 무엇인가요?


신: 브랜드 파워는 비교적 낮으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이 주로 진출한 시장입니다. 예를 들면 반도체를 탑재한 전자완구, 중저가 가전 시장입니다. 이들 중·저가 시장에 적합한 재료로 제품을 생산해 직접 영업을 합니다. 물론 일부 대기업을 상대로 한 프리미엄 시장은 여전히 고급 재료로 생산해 해당 시장에 맞는 품질을 유지합니다.


KIEP:
중국 내수시장을 보다 세분화해서 현지법인과 한국 본사의 역할 분담을 확실히 정한 거군요?


신: 네. 현지법인은 내수시장의 변화를 파악해 신속히 대응하고, 한국 본사는 기술혁신에 좀 더 집중하자는 전략이지요. 동일한 제품일지라도 프리미엄시장과 중저가 시장은 완전히 다른 시장이므로, 본사와 현지법인 간의 역할 분담이 명확해지면 각 타겟시장이 요구하는 영업이 가능해집니다. 시장의 성격을 고려한 제품개발과 영업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지화에 대한 고정된 관념 버려야... 현지 경영의 핵심은 바로 “독자적 경영”의 가능 여부.


KIEP: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겪고 있는 공통된 문제 중 하나로 현지화 경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까 신 사장님께서 말씀하셨고 또 제가 오늘 이 곳을 방문하면서도 느꼈지만 회사에 현지인 고용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현지화 경영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점이 있나요?  


신: 사실 많은 한국기업이 현지화에 대한 필요성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현지화가 단순히 한국인이 적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죠. 즉, 현지화에 대한 고정된 생각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현지경영의 핵심은 바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토대로 한 “독자적 경영”입니다. 과거 비즈니스 모델은 본사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현지 시장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현지법인의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현지화 경영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봅니다.


KIEP:
그럼 현지경영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신: 아무래도 금융권으로부터 융자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자금압박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 밖에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도 한국기업이 직면한 난제 중 하나입니다. 대금 결제 및 회수의 어려움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반면, 이 지역은 물류나 유통망이 매우 잘 갖춰져 있어 운송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 독자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고 일반 물류회사에 위탁도 가능합니다.


KIEP: 마지막으로, 장차 내수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한국기업을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신: 중국정부가 제공하는 우대정책에 기댈 수 있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물론 몇몇 특정 산업에 한해 우대정책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이제는 끊임없는 기술혁신만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중국기업과 똑같은 제품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반드시 중국제품과 차별화를 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차별화는 결국 타깃 시장이 무엇인지, 제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주변 지인들의 말에 의존한 주먹구구식 판단이 아니라 전문적인 해외투자 컨설팅을 통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진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은 한국기업이 컨설팅 비용을 아까워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하고 들어와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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