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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한국계은행의 동북 3성 진출 현황 및 현지화 전략

임민경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전문연구원 2010-07-09

오늘 인터뷰를 진행할 분은 하나금융경제연구소 금융시장팀에서 중국경제를 담당하고 계신 동아이잉(董艾穎) 연구원이십니다. 중국은 과거 단순가공무역 중심에서 벗어나 첨단서비스업으로 산업고도화를 실현하기 위한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금융은 서비스업의 핵심으로서, 중국 서비스업 발전의 중심에는 바로 금융업의 육성이 포함됩니다. 하나은행은 중국 동북 3성에 선도적으로 진출한 한국계은행으로서 2009년 4월 하얼빈에 지점을 개설한 지 약 1년 여 후인 2010년 6월, 지린성의 대표적 은행인 지린(吉林)은행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동북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계은행의 동북 3성 진출 현황 및 현지화 전략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KIEP 임민경 연구원(이하 KIEP): 안녕하세요, 제가 얼마 전 출장 시 방문했던 하나은행 하얼빈 지점에서도 느꼈지만, 하나은행은 중국 동북지역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애영 연구원(이하 동): 네, 얼마 전 언론에도 보도되었지만 이번 지린은행 투자 건도 사실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어요. 동북 3성의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영업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이지요.


KIEP: 먼저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대해 여쭤볼게요. 2001년 WTO가입 이후, 중국의 금융시장개방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나요?


동: WTO가입을 기점으로 중국 금융부문의 대외개방은 조금씩 확대되고 있습니다. 금융업 중 은행업이 타 업종에 비해 대외개방 수준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고요. WTO가입 5년 만인 2006년 12월부터 중국정부가 외국계은행의 법인설립을 허용하면서 중국은행업이 전면적으로 개방되어 이제는 법인, 지점, 사무소 등 다양한 형태로 중국은행시장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에 업무 취급 영역은 원칙상으로 중국계은행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은행업의 대외개방수준이 가장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KIEP: 그럼 기타 금융업의 경우는 진출 문턱이 높은가요?


동: 증권업의 경우, 2004년 12월부터 외국인 지분율 33% 이내에서 합자증권회사의 설립을 허용했고요, 보험업은 생명보험의 경우 2004년 12월부터 50% 합작보험사 설립만 가능합니다. 손해보험의 경우 2003년 12월 이후 100% 외국계 보험사 설립이 가능해졌고요. 그러나 주식시장의 경우에는 현재 총 외국인 투자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금융업 중 개방정도가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KIEP: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했음에도 왜 여전히 한국계은행이 중국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힘들까요?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은행이 겪는 정책적 규제나 불이익이 무엇이죠?


동: 아무래도 외국계 금융기관이 중국금융시장 영업범위에 있어 여전히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2006년 은행업이 전면적으로 개방되기 이전에 진출 한국계은행의 주요업무는 한국진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결제업무에 국한되어 있어 큰 폭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은행업이 본격적으로 개방되면서 위안화 업무가 가능해진 이후, 외국계은행이 중국시장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시장 환경도 마련이 되었지요. 하나은행의 경우도 사실 2000년부터 분행 형태로 중국에 진출했다가 중국은행업이 전면적으로 개방되면서 2007년 하나은행유한공사(韓亞銀行有限公司) 법인을 설립했고 기존의 분행은 모두 하나은행유한공사의 지점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은행카드, 펀드판매 등 각 업무영역 별 라이센스 취득에 있어서는 진출한 외국계은행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허가조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해서 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금융위기 이후 중국금융당국이 금융시장 개방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KIEP: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은행이 당면한 난제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동: 결국 예대비율의 문제인데요, 원칙상으로는 법인으로 진출한지 5년이 되면 예대비율은 중국계은행과 같은 75%를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예대비율을 맞추려면 예금을 유치해야 하고, 예금을 유치하려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고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방금 말씀드렸듯이 현재 한국계은행은 각 업무영역에서의 라이센스 취득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도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대비율을 75%에 맞추는 것은 현재 외국계은행이 직면한 큰 난제이며 기타 글로벌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한국계은행의 경우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KIEP: 그럼 이러한 난제는 중국금융당국의 규제완화를 통해서만이 해결이 가능하겠네요?


동: 그렇죠. 우선 중국금융당국으로부터 짧은 시일 내에 파생상품영업, 신용카드 등 라이센스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또 중국현지은행과 협조해 고객기반을 share하는 방안을 찾는 등 다양한 경로로 중국현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KIEP: 방금 글로벌은행에 비해 한국계은행은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금융선진화를 꾀하고 있는 중국계은행과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은행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동: 중국계은행은 고객기반이 튼튼하고 정보의 모든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계은행보다 유리한 영업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은행도 지명도와 진출역사 등의 측면에서 한국계은행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이렇게 열악한 경쟁 환경에서 한국계은행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는 경영진과 현지실무자들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계은행은 중국시장에서 단순히 대형화만 추구하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업무를 특화시켜 그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봅니다.


KIEP: 예를 들면요?


동: 하나은행의 경우 아시아 최고의 PB(Private Banking)업무1)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의 PB금융경험을 중국시장에서 변용·적용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지요.


1) 은행에서 거래예금자를 상대로 자산 컨설팅을 제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금융 포트폴리오 전문가 혹은 그 업무를 지칭함.


KIEP: 현재 하나은행은 중국 동북 3성에 선도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지역 금융시장 환경이 매우 열악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출의 고삐를 당기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동: 동북 3성의 경제수준은 남부연해지역에 비해 떨어지지만 중국정부의 동북진흥계획 등에 힘입어 성장속도는 매우 빠른 편입니다. 규제 측면에서 볼 때, 사실 이는 중국 전체에 적용되는 것으로 외국계은행이 우위를 갖는 분야에서는 이를 견제하는 요소가 존재합니다. 단 동북 3성의 지방정부는 외국계은행의 자금유입과 선진경영기법의 전수를 희망하고 있어 외국계은행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경쟁 환경은 중국계은행의 점포 네트워크가 절대적인 우위를 지니며 HSBC와 시티, 하나, 국민은행 등이 진출한 상황입니다. 타 지역보다 외국계은행의 점포 수는 적은 편이고, 그 마저도 주로 선양(沈陽)과 다롄(大連)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KIEP: 그렇다면 현재 중국 동북지역의 금융시장환경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동: 동북 3성의 가계금융환경은 우호적입니다. 비록 영업기반은 남부연해지역에 비해 떨어지나 가계여신이 기본적으로 수익성 높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이고 목표시장인 PB시장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금융시장환경은 기업자금조달의 은행의존도가 타 지역보다 높고, 동북진흥에 힘입어 기업의 자금수요도 높은 편입니다. 중국계기업은 우량기업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외국계은행에 대한 선호심리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한국계기업은 일부를 제외하고 중소기업 위주인 상황이고요.


KIEP: 그럼 하나은행이 생각하는 한국계은행의 100% 중국 현지화란 무엇입니까?


동: 외국계은행의 현지화는 중국에서 영업확대와 지속적인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현지화란 단순히 중국직원을 고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전략, 상품 및 서비스전략, 브랜드전략과 조직전략 등 모든 측면에서 전면적인 현지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고객전략에 있어서는 기존의 한국기업과 조선족 동포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선에서 벗어나 중국인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고요. 상품 전략의 현지화는 중국인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의미하며, 브랜드 전략의 현지화란 선진적 금융기법을 지닌 외국계은행으로서 중국인을 위한 은행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현지화 전략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조직전략의 현지화는 한국계은행의 경영문화를 이해하는 현지인 경영인재를 양성해 중국직원의 loyalty를 향상하는 것입니다. 즉 한국계은행의 현지화 전략은 100% 중국인 경영, 중국인을 위한 은행을 만들려는 목표보다는 한국계은행이 축적한 금융기법을 중국시장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하나은행은 기존 중국 현지법인의 영업력 확대와 함께 지린은행과의 업무제휴 및 임직원 파견을 통해 지린성과 연변자치주의 금융시장 공략과 새로운 부대수입원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일종의 현지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지요.


KIEP: 마지막 질문입니다. 2010년도 중국계은행의 높은 성장세 전망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은행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동: 2009년 글로벌 주요 은행들이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반면, 중국계은행은 동 기간 대규모 순이익을 시현하였고 2010년 자본금 확충에 나서며 새로운 성장국면에 진입 중입니다. 이 같은 성장세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금융위기 이후 중국정부가 경제부양을 위해 4조 위안의 투자계획을 시행하면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경쟁 측면에서 보면 외국계은행에 다소 불리했습니다. 정부 주도의 공공투자가 급증하면서 금융지원도 공공투자 부문의 대출에만 편중되어 외국계은행은 정부 프로젝트 투자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국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은행영업환경의 전체 호조세도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계은행의 중국시장 내 발전 여지는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중국 경제성장 모델이 수출중심에서 내수위주로 전환되면서 중국 소비시장은 더 빠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의 집중화와 중산층 부상이라는 현실에 의거해 소매금융의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고 중국소비시장 확대의 기회를 충분히 이용해야 합니다.


둘째로는 특색시장을 찾아 진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금융위기 이후 선박금융 분야에서 유럽계와 미국계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중국금융기관이 중국의 지리적 우세와 선박제조, 해상운송업의 급성장 등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선박금융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은행이 선박금융에서의 경험과 중국현지에서의 사업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외에도 현재 중국계은행의 급속한 겸업화 추세를 볼 때, 한국금융기관이 은행업 뿐 아니라 증권, 보험, 자산운영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고 한중 양국의 자본시장 투자급증에 따른 연계사업 강화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동북 3성에서의 영업 현황


2010년 7월을 기준으로, 하나은행은 중국에 총 7개 분행(Branch)과 4개의 지행(Sub-Branch)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북 3성의 주요 도시인 선양(沈陽), 창춘(長春) 및 하얼빈(哈爾濱)에 모두 분행이 위치해 있으며, 그 중 가장 최근에 설립된 하얼빈 분행은 2009년 4월 개점해 현지화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동북 3성의 중심도시인 선양에 위치한 하나은행 선양분행은 일종의 중국 현지화 testing 지점으로서, 현재 중국인 지점장과 한국인 실무책임자의 쌍두마차 체제로 경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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